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 곤충 사육(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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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곤충 사육(3)

곤충 사육의 필요성
곤충 사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소비를 권장한다. 곤충은 건강에 좋고 영양소가 풍부하므로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바다 생선 등의 주류 식품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단백질, 불포화지방, 칼슘, 철, 아연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곤충이 많다. 곤충은 이미 많은 지역 및 국가에서 일상적인 음식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식용으로 권장되는 곤충은 대부분의 가축보다 훨씬 적은 양의 온실가스(GHG)를 방출한다. 예를 들어 메탄은 흰개미와 바퀴벌레를 포함한 극소수 곤충에서만 배출된다. 곤충 사육에 토지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생산을 늘리기 위해 땅을 개간할 필요가 없다. 사육지에는 사료만 있으면 요구사항이 대부분 해결된다. 곤충 사육에 따른 암모니아 배출량 역시 돼지와 같은 기존 가축보다 훨씬 낮다. 곤충은 냉혈동물이기 때문에 사료의 단백질 전환율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귀뚜라미는 소의 1/12, 양의 1/4, 돼지와 육계의 1/2에 해당하는 사료만으로 같은 양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곤충은 유기 폐기물을 먹이로 키울 수 있다. 곤충은 저기술 및 저자본 투자로도 채집·사육할 수 있으므로 여성이나 땅을 소유하지 않은 사회 극빈층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소형 가축으로 도시와 농촌 사람들 모두에게 생계의 기회를 제공한다. 곤충 사육은 투자 정도에 따라 간단한 기술로도 가능하거나 매우 수준 높은 기술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 따른 이상 기후의 재난[災難]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 여름의 한국의 폭염[暴炎] 이 그 실례[實例]이다. 40℃에 가까운 더위 속에서 한국은 전례가 없는 몸살을 겪었다. 한국의 기상청에 따르면, 2018년 최고 기온은 8월 1일 41.0℃로 강원도 홍천에서 기록됐다. 이날 북춘천(40.6℃), 의성(40.4℃), 양평(40.1℃), 충주(40.0℃)도 40도 이상인 것으로 측정됐다. 2018년 이전까지 40도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76년 전인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단 한 번뿐이었다고 한다. 전국에 기상 관측소가 설치되어 있는 95곳 중에서 57곳(60%)이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 치웠고, 최저 기온이 30도가 넘는 날씨가 며칠씩 계속되는 등 초열대야 현상에 시달렸다. 온열질 환자도 3,000명이 훌쩍 넘었다. 작년에 등록된 온열질 환자는 1,574명이었다. 때 마침 지난 달[10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총회가 열렸었고 치열한 논의 끝에 하루 연장된 2018년 10월 6일 오후,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회원국들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이 1988년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로 총 195개의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기후 변화, 영향 및 대응 정책에 관한 평가 보고서 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5번의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2015년 파리 협정 채택시 극적으로 합의된 지구온난화 1.5℃ 목표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IPCC에게 공식적으로 작성을 요청한 것이다. 지면 할애[割愛]상 상세하게 밝힐 수 없으나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은 명명백백한 현실이다.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현재 전지구 평균 온도는 약 1℃ 상승하였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면 2℃ 상승에 비해 일부 기후 변화 위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지구 해수면 상승은 지구 온난화 2℃ 대비 1.5℃에서 10cm 더 낮아지며, 여름철 북극해 해빙이 녹아서 사라질 확률은 지구 온난화 2℃에서는 적어도 10년에 한 번 발생하나 1.5℃에서는 100년에 한 번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산호초는 1.5℃ 상승시에도 70~90퍼센트 정도 줄어들 것이며, 2℃ 상승시에는 거의 모두(99% 이상)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투발루(Tuvalu)라는 국가가 있다. 전국민이 1만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서 국가이다. 해안선의 길이는 24km로 면적은 26평방km이다. 인구는 2015년 기준 1만869명 수도는 푸나푸티(Funafuti)이다. 기후는 북동 무역풍의 영향으로 온화하며 거의 모든 국민이 어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다. 코코넛, 바나나 등 열대 식물 외에는 농산물 재배가 곤란해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원조를 받고 있다. 2015년 현재 국민 총생산은 3,830만달러, 1인당 국민소득은 3,880달러이다. 투발루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년 5mm씩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으며, 현재 최대 해발고도가 5m에 불과하여 전국토가 수몰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투말루를 예로 들었을 뿐 남태평양의 거의 모든 섬들은 유사한 상황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한겨레 “물바람숲”
한겨레신문[2018.10.19]의 생태환경 웹사이트, 물바람숲 “곤충 99% 줄어, 생태계 흔들” 칼럼을 소개한다. 지구가 ‘제6의 대멸종’을 맞고 있다고 할 때 우리는 코뿔소나 자이언트판다 같은 크고 카리스마 있는 포유류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세계의 생물종 가운데 포유류는 5% 이하일 뿐이고 곤충과 거미 등 절지동물은 70%이상이다. 하찮고 성가시기만한 벌레가 실은 생태계의 기초를 이룬다. 곤충은 종이 다양하기도 하지만 양도 풍부하다. 그런데 멸종과 별개로 곤충의 양 자체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곤충의 양을 장기간 측정한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곤충 없는 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구 생태계 먹이그물이 토대부터 흔들린다는 경고가 나온다. 브래드퍼드 리스터 미국 렌슬레어 폴리테크닉대 생물학자는 푸에르토리코의 잘 보전된 열대림에서 1970년대부터 곤충을 연구해 왔다. 그는 1976∼1977년 이 원시림에서 곤충과 이를 먹는 새·개구리·도마뱀을 조사했다. 그는 2012∼2013년 멕시코 공동연구자와 함께 다시 같은 장소를 찾아 같은 방법으로 조사했다. 연구자들이 16일 과학 저널 미 국립학술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밝힌 결과는 충격적이다. 포충망을 휘둘러 잡은 곤충과 거미의 마른 중량은 1977년과 2013년 사이 4분의 1∼8분의 1로 줄었다. 끈끈이를 숲 바닥과 중간에 설치해 포획한 곤충의 양은 30분의 1∼60분의 1로 감소했다. 약 40년 사이 최고 99%의 곤충이 사라진 셈이다. 줄어든 나방, 나비, 메뚜기, 거미 등 가장 흔한 10종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곤충과 거미의 감소는 이들을 주 먹이로 삼는 척추동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나무 열매나 씨앗을 먹는 새는 그대로였지만 벌레를 먹는 새는 90%가 줄었다. 벌레를 먹는 도마뱀도 30%이상 감소했다. 개구리의 양도 곤두박질쳤다. 연구가 이뤄진 루킬로숲은 1930년대부터 철저히 보전돼 사람에 의한 교란이 거의 없는 곳이다. 또 1970년대부터 푸에르토리코의 농약 사용량은 농업 축소와 함께 80% 줄었다. 그렇다면 왜 이 천연림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연구자들은 “지난 30여년 동안 숲의 온도는 평균 2도 상승했다. 우리의 연구는 이런 기후온난화가 숲 먹이그물의 붕괴를 일으킨 원동력임을 보여준다”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온도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은 열대림에서 기온 상승은 생물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연구자들은 “기후온난화가 절지동물의 감소를 초래했고, 이는 다시 곤충을 먹는 동물의 감소를 부르는 고전적인 상향식 파급 효과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장기 연구에서 곤충의 격감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열대 아메리카 이외에 유럽 온대림의 보호구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지난해 10월 보고됐다.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플로스 원’에 실린 논문에서 1989∼2016년 사이 독일의 보호구역 63곳에 설치한 표준화한 곤충 포획장치에 얼마나 많은 나르는 곤충이 잡히는지를 비교해 분석했다. 놀랍게도 곤충의 양은 27년 동안 75%나 줄었다. 그러나 유럽 연구자들은 곤충 감소의 원인이 기후변화나 토지이용 때문이라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농약과 비료를 많이 쓰는 집약농업과 토지가 쉴 틈을 주지 않는 농사법의 변화가 곤충 격감을 초래했다고 보았다. 곤충 사육을 전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키는 확실한 요인이라는 것을 누구나 동의하지 않을 수 없으며, 또한 산업 전망도 밝은 편이다. 호주의 곤충 사육 현황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서 비교할 수 없으나 곤충 사육붐이 조성되고 있는 한국에는 곤충 사육과 관련된 자료가 꽤 있다.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가 금년[2018] 7월에 발표한 ‘곤충 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곤충 사육농가수는 2,136곳에 이른다. 이는 2016년(1,261곳)의 1.7배, 2015년(724곳)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같은 성장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곤충 사육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육성 정책을 적극 추진한 결과다. 2016년에 귀뚜라미·메뚜기 등 7종의 곤충을 식용화할 수 있도록 합법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곤충별로는 흰점박이꽃무지를 키우는 농가가 1,195곳으로 가장 많았다. 장수풍뎅이(415곳)·귀뚜라미(384곳)·갈색거저리(282곳)·사슴벌레(158곳)·동애등에(51곳) 순으로 집계됐다. 판매액별로는 흰점박이꽃무지(166억원)·귀뚜라미(56억원)·장수풍뎅이(24억원)·갈색거저리(24억원)·사슴벌레(12억원)·동애등에(9억원)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501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398곳, 경남 238곳 등이다. 전국의 곤충 관련 제품 판매장은 322곳, 곤충생태공원은 13곳, 체험학습장은 87곳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한국 방문시 곤충사육 현장을 방문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여의히 못했다. 그러나 지방을 순회하는 중에 곤충 생태관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곳곳에 있는 것을 보며 곤충 사육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곤충이 인간과 자연에 주는 혜택
지난 4억여 년의 진화를 통해 매우 다양한 종의 절지동물들이 환경에 적응하며 생겨났다. 지구 상의 알려진 동물 140만 중에서 약 100만 종이 곤충이며 수백만 종 이상의 곤충이 더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통념과는 달리, 알려진 100만 종의 곤충류에서 5,000종 정도만 작물, 가축 또는 인류에게 유해한 해충으로 간주된다(Van Lenteren, 2006). 곤충은 인류의 생존에 필수적인 생태학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곤충은 식물의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확인된 약 10만 종의 수분 매개체 중 대부분인 98%이상이 곤충이다(Ingram, Nabhan 및 Buchmann, 1996). 25만 꽃식물류 중 90%와 전세계 식량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00개의 곡식 중 3/4이 수분 매개체에 의존하고 있다(Ingram, Nabhan 및 Buchmann, 1996). 양봉을 통해 사육된 벌만으로도 약 15%의 곡식이 수분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농업과 자연에 대한 생태학적 공헌의 중요성은 일반적으로 이견의 여지가 없다. 곤충은 폐기물 생물 분해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딱정벌레 유충, 파리, 개미, 흰개미는 곰팡이나 박테리아의 먹이가 될 수 있도록 유기체를 분해하여 죽은 식물을 청소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죽은 유기체의 미네랄과 영양소가 땅속으로 스며들면 다시 식물이 섭취할 수 있는 양분이 된다. 동물의 경우에는 파리 구더기나 딱정벌레 유충과 같은 곤충이 사체를 처리한다. 약 4천 종이 알려져 있는 쇠똥구리 역시 분뇨의 분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쇠똥구리는 24시간 이내에 분뇨더미를 차지하여 파리로 인한 피해를 방지한다. 분뇨가 토양 표면에 남아 있다면 영양소의 약 80%가 공기 중으로 사라지겠지만, 쇠똥구리 덕분에 탄소와 미네랄이 토양 속으로 재순환되어 식물이 사용할 수 있는 부식토로 분해되는 것이다. 1788년 육우가 호주에 도입되었을 때, 늘어나는 소의 배설물을 처리할 호주 쇠똥구리의 수가 부족해짐에 따라 폐기물 생물 분해가 긴급한 문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호주 쇠똥구리는 크기, 질감, 수분 함유량 등 여러가지로 소 배설물과 다른 캥거루와 같은 유대류의 배설물 처리에 적응된 상태였다(Bornemissza, 1976).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호주 쇠똥구리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남아프리카, 유럽, 하와이에서 쇠똥구리를 들여왔으며 도입된 46종 중에서 23종이 정착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