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 곤충 사육(5)

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곤충 사육(5) 곤충의 고부가 가치 인간과 농작물에 […]

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곤충 사육(5)

곤충의 고부가 가치
인간과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존재로 방제 대상 이었던 곤충이 최근 고부가 가치 생물자원으로 재평가 되고 있다. 4회에 걸친 곤충 사육의 칼럼을 통해 곤충의 지구 생태계의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지만 곤충이 미래의 인류의 문화와 문명에 기여하게 될 기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봐야 한다. 이미 2000년에 미국 코넬대학 로지(John E. Losey) 교수는 곤충의 미국 경제 공헌도가 연간 570억 달러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08년, 함평 세계 나비 곤충 엑스포 발표자료에 의하면 세계 곤충산업시장 규모는 ‘07년에 11조원 규모이고, 20년에는 38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을 했었다. 최근 기술의 융복합화 추세로 곤충의 활용 범위도 생명 공학과 생체 모방 공학 등으로 보다 다양화 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일찍부터 곤충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일본은 동물애호관리법(애완 곤충), 식품위생법(식용곤충) 등의 관련법률을 정비하고 정부가 곤충산업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미생물 농약 제조법(천적)’ 및 ‘식물상과 동물상 관리법(곤충관리)’ 등을 통해 곤충 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는 1991부터 10년간 천적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농산물 수출액이 2001년 278억달러, 2002년 325억달러로 성장하였다. 곤충자원의 산업화 관련 특허 건수는 한국, 일본, 미국이 비슷하지만 우리의 기술 수준은 일본의 80% 수준이며 국가별 특허 점유율은 일본 379건(33%), 미국 359(32), 한국 314(28), 유럽 85(7) 등의 순위로 나와 있다(특허청, 2010).
곤충산업기술 수준(%)은 일본(100), 미국(87), 한국(80), 중국(68) 순이다. 한국의 곤충자원 활용은 양봉·양잠과 일부 약용·식용 분야를 제외하고는 2000년 이후부터 본격화하고 있으며, 한국내 곤충산업의 시장규모는 2009년 1,570억원으로 추정되며 2015년에는 약 2배 수준인 3,000억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며, 가장 규모가 큰 분야는 화분 매개 곤충 분야로 2009년 기준 전체 시장의 34%인 540억원을 차지하고 사료 및 식·의약용 분야는 현재 국내 시장이 조성되기 시작한 단계이다.

화분 매개 곤충
환경오염과 농약 사용의 증대로 자연 상태에서 식물의 꽃가루를 매개 해주는 곤충이 감소하여 화분 매개 곤충의 가치가 상승 했다. 화분 매개는 호르몬에 의한 화학적 방법, 바람이나 진동을 이용하는 물리적 방법, 곤충의 도움을 받는 생물적 방법으로 구분된다. 곤충을 이용한 수분은 상품성 향상과 친환경적 재배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관행적인 호르몬제나 인력에 의한 인공 수분은 과실의 상품성과 생산성의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안전한 먹을거리와 친환경 농업의 증가에 따라 화분 매개 곤충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소 오래된 자료이지만 2010년에 한국의 농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토마토, 시설 딸기 등 18개 작목에서 화분 매개 곤충을 활용한 유통 규모가 꿀벌 500억원, 뒤영벌 36억원, 가위벌 기타 4억원으로 나와 있다. 화분 매개 곤충 이용효과로 높은 수정 및 착과율에 따른 생산성 향상, 상품성 제고, 노동력 절감으로 농가소득 5∼21% 증대되었다는 것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화분 매개 곤충은 농진청이 서양뒤영벌의 대량 생산기술을 개발한 후 한국내 수요의 70%까지 대체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가축·애완 동물의 사료 곤충
또한 가축의 안전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사료 곤충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료용 곤충은 귀뚜라미로서 미국에서만 연간 1,500억 원의 시장을 형성 되고 있다고 한다. 애완 동물 종류의 다양화로 도마뱀 등 파충류, 조류, 관상 어류 등의 먹이로서 사료용 곤충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귀뚜라미 외에 밀웜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서 동물들의 건강 증진 및 번식률 증대에 중요한 사료로 사용 되고 있다. 일부 동물원은 밀웜을 자체 사육하여 사료비 절감하고 있으며, 거저리의 유충인 밀웜은 다람쥐, 원숭이, 개구리 등이 즐겨 먹는 먹이다. 한국의 한 사례로 경기도 화성시 소재 귀뚜라미 농원에서 350만 마리의 귀뚜라미를 사육해서 첫해[2000년]에는 1천만원 미만이었으나 2010년의 매출이 1억4천만원을 기록하며 급성장해서 화제가 된일이 있었다.

풍부한 영양과 색다른 맛
역사적으로 인간이 곤충을 먹기 시작한 것은 인류가 탄생한 시기와 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미국, 멕시코에서 발견된 “똥 화석”이 선사시대의 인류가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했다는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똥 화석”의 성분 중 딱정벌레 애벌레, 머릿니, 진드기 등이 포함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곤충이 오랫동안 인류의 먹을거리 목록에 올라와 있는 이유는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맛이 좋고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메뚜기와 번데기를 간식거리로 활용 되었다는 것은 널이 알려진 사실이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오늘날에도 세계 여러 지역에서 1,400여종의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한다고 보고하였다. 중남미, 아시아, 호주, 유럽 등에서 곤충을 식용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곤충 사탕도 판매하고 있다.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은 정부로부터 1,000만 유로를 지원받아 인간 소비를 위한 곤충 단백질 생산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신약 개발의 보물 창고-의약 곤충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곤충류를 각종 질병 치료나 건강 유지를 위한 민간 약제로 이용됐다. 조선시대 의학서인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95종에 달하는 약용 곤충이 소개되고 있다.
굼벵이는 단백질 보충용으로 먹거나 간을 보호하는 약재로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서양 의학에서도 기능성 신약 개발을 위하여 곤충에서 추출한 물질에 주목하고 연구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100여종의 곤충으로부터 175개 이상의 새로운 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의약품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쇠똥구리에서 차세대 항생 물질인 천연 항생제를 개발하여 피부 염증 질환 및 장염의 치료 효능을 확인하였으며, 무당 거미의 뱃속에 사는 미생물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인 아라자임(Arazyme)을 추출하여 피부 각질을 없애주는 화장품을 개발하였다. 파리의 유충 ‘구더기’가 욕창과 족부궤양 등의 상처 치료에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는 상식이 된지 오래된다.

곤충을 닮자 : 생체모방(Biomimetics)
인간보다 뛰어난 곤충의 감각 기능, 신체 구조, 행동 습성 등을 공학, 의학, 구조학 등의 분야에 활용하는 생체 모방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곤충의 감각 기능 원리를 응용하여 기능성 물질, 휘발성 물질, 부패 농산물을 자동 검출하는 기능을 지닌 최첨단 바이오센서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나방의 더듬이를 활용하여 야간에도 정확한 비행을 하는 것에서 착안한 곤충 모방 비행체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고도계, 속도계가 필요 없고 야간에도 적외선 장치 없이도 임무수행이 가능하여 생물학전 상황에서 군사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육각형 벌집은 낭비가 전혀없는 완벽한 구조물이기에 육각형 구조의 벌집을 이용한 비행기 및 건축물 구조에 활용할 수 있다.
포장지(골판지), TV 액정화면 구조, 비행기 날개, 고속철 차체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지구생명보고서 2018’
곤충의 기능성을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이 무궁무진하다. 5회에 걸쳐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곤충사육과 관련된 사항을 살펴봤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제쳐 놓고 최우선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은 조금도 쉬지 않고 다가오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생태계의 파괴를 방지내지 지연시킬 수 있는 대안은 곤충사육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탐욕으로 생태 환경이 파괴되면서 겉잡을 수 없이 지구 생태계의 일원이었던 생물종이 자취를 감추고 있지 않은가? 지난 11월 1일[2018]자 한겨레[미래&과학]가 보도한 것을 보면 세계 자연 기금이 10월 30일, 지구 생태 환경 실태를 종합한 ‘지구생명보고서 2018’을 발표했다. 2년만에 발간한 이번 보고서는 2014년까지 취합된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기금이 이날 발표한 ‘지구 생명 지수’(LPI, Living Planet Index)에 따르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난 40년간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전 세계 척추동물의 개체 수가 60%나 감소했다. 지구 생명 지수는 이 단체가 1998년부터 발표해 오고 있는 생물 다양성 지표다. 보고서는 “1970년부터 2014년까지 관측된 생물종 4005종의 개체군 1만6704개를 분석한 결과 평균 60%의 개체군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물종 개체 수의 감소는 열대 지방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중남미와 카리브지역을 포함하는 신열대 지역에선 1970년에 비해 개체 수가 89%나 줄었다. 또 아마존 열대 우림의 20%가 불과 50년만에 사라졌다. 전세계 어류의 가장 큰 서식지인 산호초는 30년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인간은 자연에 주는 것 없이 자연을 끌어다 쓰기만 해왔다. 게다가 소득이 증가하고 인구가 늘면서 그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자연 자원에 대한 인류의 수요량을 나타내는 생태 발자국은 지난 50년간 190%나 증가했다. 세계 자연 기금(WWF) 한국 본부 윤세웅 사무총장은 “2018년 기준 전 세계 인구가 한국인처럼 소비한다면, 세계는 지구 3.5개가 필요하며, 한국에서 지금의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8.5개의 한국이 필요할 정도로 자연 자원에 대한 과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오늘날 자연이 인간의 지속적인 생활 유지를 위해 베풀어주는 자원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무려 연간 125조달러(약 14경20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세계 자연 기금은 추정한다. 하지만 그 뒤에서 자연의 생명력은 빠른 속도로 쇠락해가고 있다. 각성해야 한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