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교과서에서 말하는 영양소와 건강론
일상적인 대화 내용 중에 건강에 관한 것은 거의 빼 놓을 수 없는 화제가 되고 있지만 과학적 관점에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과학교과서는 검증된 지식을 망라하여 학습하는 것이기에 가장 보편적인 지식이라고 봐야 한다. 교과서에서 말하는 건강론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무기염류[나트륨, 칼륨, 칼슘, 인, 염소, 마그네슘, 황, 철, 요오드 등] 물로 이루어 진 것이 우리 몸이며 이런 것 들을 필요한양 만큼 섭취하면 에너지가 발생되고 생체 활동이 유지되는 것이다.
사람이 활동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있는 상태에서도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며 이를 기초대사량이라고 한다. 보통 성인의 경우 남성은 체중 1kg당 1시간에 1 칼로리를, 여성은 0.9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보고 있다. 이 기초대사량에 각자의 활동에 따라 에너지를 합산한 것을 음식으로 섭취하면 우리의 몸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영양소를 5가지를 들고 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미네랄,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있으며 이를 섭취하면 위와 장에서 소화되어 영양소의 목적에 따라 칼로리로 변하기도 하고, 인체에 필요한 조직이나 장기로 운반되어 이용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되는데, 다양한 화학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효소라는 물질이 개입하게 된다. 이 효소라는 물질의 원료는 단백질의 기본단위인 아미노산과 비타민, 미네랄[무기염류]이다.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을 주 영양소라 하고 에너지원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몸을 구성하거나 생리기능을 조절하는 비타민, 미네랄[무기염류],물을 부영양소라고 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쌀과, 밀가루, 감자, 고구마, 등이 탄소화물 식품이고 어느 것이나 소화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포도당[C6H12O6,]이 되는 것이며 탄수화물 1g당 약 4kcal의 열량을 낸다고 보고 있다. 다음은 지방인데 지방은 한 분자의 글리세롤[C3H5(OH)3]과 세 분자의 지방산[CnH2n+2O2]이 결합된 화합물이다. 지방의 열량은 약 9kcal로서 탄수화물과 함께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지방산을 함유하며 당이나, 단백질, 인 등과 결합한 화합물을 지질[脂質]이라고 하는데, 세포막의 성분인 인지질, 늘 건강관련 화제로 오르고 내리는 콜레스테롤이나 성호르몬 등이다. 육류나 콩 등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우리 몸의 세포막, 근육, 헤모글로빈 및 효소, 항체, 호르몬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 된다. 단백질은 1g당 4kcal의 열량을 낼 수 있지만 체내에 충분한 양의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저장되어 있을 때에는 에너지원으로 거의 이용되지 않는 것이다. 단백질은 20여종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며 구성되는 아미노산의 따라 그 종류를 구분하기도 한다. 비타민은 에너지원으로 쓰이거나 몸을 구성하지는 않지만 적은 양으로 생리 작용을 조절하고 특히 효소의 작용을 도와줌으로써 물질대사 촉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 하며 부족하면 결핍증이 나타나므로 매일 적당량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몸의 약 65%를 차지하는 물은 혈액, 림프 등 체액의 주성분이고 각종 영양소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물질을 녹여서 생체내의 화학반응을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네랄[무기염류]인데 몸의 구성성분이 되거나 생리 기능을 조절하여 물질 대사가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미네랄은 물에 용해된 상태로 흡수되며 몸에 불필요한 양은 오줌과 땀으로 몸 밖으로 배출되게 되는 것이다.
다른 야생 동물도 인간과 거의 비슷하게 영양소가 들어 있는 먹이를 섭취하고 에너지를 얻어 생체활동을 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인간처럼 요리를 하지 않고 자연물을 음식으로 하는 것이다. 인간이 요리를 발명하게 되면서 건강문제가 복잡하게 나타나게 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원시시대에는 인간도 야생동물과 요리 하지 않은 자연 속에 동식물이 음식 재료였다. 인간의 요리가 발명 된 후 먹기 좋은 맛있는 음식을 과식하게 됨으로써 비만과 질병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에 주목해야 된다. 음식의 본질을 따져 보면 물과 탄수화물, 지방이 99%이고 나머지는 극히 일부이다. 겉모습과 풍미는 바뀌지만 본질은 같다. 한국인의 성인남녀의 평균 1일 소모 열량은 일반적으로 2000~2500kcal정도이다. 각자의 체중과 신장 활동 등을 고려하여 계산하면 자기에게 필요한 열량을 쉽게 알 수 있으며 이 기준에 맞게 음식을 섭취하면 되는 것이다. 가장 나쁜 것이 독이고, 그 다음 나쁜 것은 약이며, 다음은 건강식품이라고 말한다. 건강식품 다음은 음식이다. 음식은 매일 먹어야 하고 어쩌다 가끔 먹으면 좋은 것이 건강식품인 것이다. 약은 독을 약하게 희석해서 사용하는 것이기에 특수한 경우에만 먹어야 되는 것이다.
교과서에서 말하는 음식과 건강관계로 볼 때 균형 있게 음식물을 선택해서 과식 하지 않으면 건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과식으로 인해서 비만이 생기는 것이고 질병이 발생하는 것인데 우리 몸에 특별나게 좋은 음식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정력에 좋다는 해구신[海狗腎]은 과학적인 근거도 없고 그 증거를 누구도 보여주지 못하였다. 원숭이 골을 먹는다고 기억력이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며 뱀탕을 먹어서 원기왕성 해졌다는 것을 실증시킨 사람은 없다. 소화되면 단백질과 지방 등 일반 육류 식품과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 낭설[浪說]에 현혹[眩惑]되고 있는 것이다.
음식은 문화의 산물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맞다. 소문난 맛 집의 음식이 영양학적으로 우수해서 아니라 입에 당기는 맛에 끌려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의 김치가 우수한 식품이기는 하지만 식품으로서의 우수성보다 김치 담글 때 김장문화가 여러 세대에 걸쳐 김치 나눔을 통해 공동체 연대감을 높이고 소통을 촉진함으로써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해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게 된 것이다. 김치의 영양학적인 우수성도 있지만 소금으로 요리된 김치의 나트륨은 과다 섭취에서 오는 위암 등의 부작용도 함께 인식하여야 한다. 영양이 부족할 때 밥은 보약이다. 보통 때 먹는 밥은 그냥 밥이다. 그러나 과잉섭취 하면 밥도 독이다. 현대인에게는 영양이 부족하지 않다. 음식은 그저 음식이다. 교과서에서 말하는 과학상식으로 건강을 지켜도 부족함은 없다고 본다.
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북랩)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