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 인간 교육론 외 (빌헬름 폰 훔볼트 / 책세상 / 2019.11.30)

서적소개 인간 교육론 외 빌헬름 폰 훔볼트 / 책세상 / […]

서적소개

인간 교육론 외

빌헬름 폰 훔볼트 / 책세상 / 2019.11.30

18-19세기 유럽은 오직 이성과 과학만이 사회의 진보를 가능케 하리라는 믿음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독일의 정치가이자 교육 사상가 훔볼트는 단일한 목적만을 강조하는 교육은 인간의 다양성을 해치고 틀에 박힌 인간을 만들어낸다고 보았다. 또한 진정한 교육은 개인의 감성과 다양성을 자유롭게 보장하고 개인의 특성을 균형감 있게 계발하는 전인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의 교육관은 마르크스, 비스마크르, 아인슈타인, 하이네 등을 배출한 훔볼트 대학의 창립으로 이어졌으며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사상은 실용성만을 강조하고 수단화, 획일화되고 있는 현재의 교육에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 양대종

인간 교육론

인류의 정신에 대하여

국가 활동의 한계 규정 시도를 위한 생각들

Ⅰ 들어가는 말

Ⅱ 인간의 최종 목적

Ⅲ 국가 그리고 시민의 안녕

Ⅳ 국가의 최종 목적

Ⅴ 외부의 적에 대한 안전

Ⅵ 국가의 공교육에 대하여

Ⅶ 국가와 종교

베를린 고등 학술 기관의 내외 조직에 대하여

해제 – 활동적 삶과 관조적 삶의 건강한 조화 | 양대종

1. 훔볼트와 인본주의 교육 사상

2. 훔볼트의 생애와 사상

3. 번역한 텍스트들에 대하여

4. 훔볼트 교육 이론의 현대적 의미

저자소개 : 빌헬름 폰 훔볼트 (Friedrich Wilhelm Christian Carl Ferdinand von Humboldt, 1767 ~ 1835)

1767년 프로이센 왕국의 수도인 베를린 근교에 위치한 포츠담에서 부유한 귀족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프로이센 개혁 시대이자 이른바 ‘괴테의 시대’를 살았던 그는 평생에 걸쳐 인간의 본성을 중심에 둔 교육, 언어 그리고 국가의 역할을 탐구한 인본주의 사상가이자 교육가, 언어학자, 외교관, 정치가였다.

유년 시절부터 당대의 유명한 지성인들을 가정교사로 두고 고전어와 현대어, 수학, 경제학, 통계학, 법학 등 학문 전 분야에 걸쳐 세심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으며, 이는 그의 교육관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독일 최초의 근대식 대학으로서 계몽주의 이념이 지배적이던 괴팅겐 대학에서는 철학과 역사, 고전어를 전공했다. 실러, 괴테 등 바이마르 고전주의자들과 긴밀히 교제했으며, 특히 실러를 자신의 학문적 이상으로 삼았다.

1801년부터 프로이센의 교황청 주재 외교 사절로 로마에서 6년을 보냈으며, 귀국 후에는 문화교육국장으로 임명되어 당대 프로이센의 교육 제도를 개혁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교육의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 무엇보다 인간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두었으며, 개개인의 능력을 균형 잡힌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 과정에서 모든 국가적 통제가 배제되어야 한다고 여겼다. 그의 사상은 그가 주도한 교육 개혁 정책에 반영되었으며, 훗날 훔볼트 대학으로 개칭된 베를린 대학의 설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정치가로서 현역에서 물러난 후에는 베를린 근교의 테겔 성에서 15년간 지내면서 20세기 언어학의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비교 언어 연구에 몰두했고, 1835년에 향년 68세로 사망했다.

대표작으로 『국가 활동의 한계 규정 시도를 위한 생각들』, 『역사 저술가의 과제에 대하여』, 『자바섬의 카위어에 대하여』가 있다.

빌헬름 폰 훔볼트 인간교육론 외‘ _ 김항 (연세대 국학연구원 HK교수)

ㆍ국가로부터 자유로운 대학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대학에 근무하면서 연구하고 교육하는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대학만 없으면 이 사회가 얼마나 좋아질까 하고 말이다. 단순하기 그지없고 말이 안되는 이야기인 줄은 잘 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대학 아니면 어린 청소년들이 그 좁고 답답한 교실에 처박혀 꽃다운 시간을 허비할 일도 없을 테고 소득의 상당 부분을 십년 넘게 수상한 사교육 기관에 상납하지 않아도 될뿐더러 별로 배우는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대학에 천만원 안팎의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될 것 아닌가. 도대체 대학이 뭐기에 이토록 많은 이들을 고통에 빠지게 한단 말인가.

대학이 진리의 상아탑이자 국가 백년지계를 위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구로 각광받던 날들은 지났다. 이제 대학은 계급 양극화와 상징자본의 불균형 분배를 고착화시키는 고약한 기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국가와 자본의 요구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자본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앞장서서 챙겨주는 일이 대학의 임무가 되었고, 국가와 자본이 공동체의 공공적 규범이나 자원분배를 원칙으로 작동하지 않음은 초등학생도 아는 일이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이 땅의 대학에는, 답이, 없다.

만약 훔볼트였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19세기 국민국가 형성의 길 위에서 대학 개혁의 실무를 담당하여 현대 독일 대학의 제도적 초석을 마련했고, 부국강병이란 국가 목적 아래 갈수록 전문화되어 분화되어 가는 연구와 교육 개혁을 위해 전인적 인문교육을 강조한 위대한 교육철학자라면 말이다. 이번에 출간된 <인간 교육론 외>(책세상)는 대학 개혁론을 포함하여 훔볼트의 교육철학을 일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며, 이 짧은 편역서를 읽으면 현재 이 땅의 대학이 처한 답 없는 상황에 일정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훔볼트가 피력한 교육철학이나 대학관을 접해보면 이 땅의 현실은 정말 답이 없다고 절망할 수밖에 없다.

각 분과학문을 통괄하는 종합적 지식이야말로 대학이 담당해야 하고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의 정점이라는 믿음, 그 믿음에서 출발하여 국가의 간섭은 최소화하고 지원은 최대화해야 한다는 대학 개혁 정책이 도출되는 논리, 그리고 그렇게 자유와 인류적 가치에 충실한 대학이야말로 국민국가 형성의 초석이 되리라는 호소, 그 어느 것도 지금의 대학 연구자들과 교육 관료들에게 기대할 수 없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훔볼트의 교육철학과 대학론은 철지난 원칙론이자 이상론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 내용만을 읽는다면 말이다. 그러나 훔볼트의 사유가 가진 현재성은 그런 원칙과 이상 자체가 아니라, 그 원칙과 이상이 처한 역사 맥락을 고려할 때 생생한 함의를 던져준다.

훔볼트 시대의 독일 대학은 극소수의 엘리트 집단을 위한 교육기관이었다. 훔볼트가 말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는 어느 하나의 학문에 치우침 없는 통합 학문을 통해 형성되고 달성되어야 하는데, 대학이 그것을 담보할 수 있는 기관인 까닭은 대학의 구성원이 국가를 지도하는 공적인 임무를 담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훔볼트의 교육철학은 해체되는 과정에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공고했던 신분제적 사유에 기초한 것이었으며, 그런 한에서 대학이 체현해야 하는 통합적 지식과 가치를 엘리트 계층의 규범으로 체화시키자는 구체적 목표를 내포하는 것이었다. 그는 국가의 지배계층이 국가로부터 자유로운 지식과 가치를 가져야만 독일이라는 신생 국가가 생존과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음을 굳게 믿었던 것이다. 여기서 훔볼트 역시 신분제적 사유에 종속되어 있었다는 하찮은 비판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대학은 국가로부터 자유로울 때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훔볼트의 변증법이다. 그는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더 강력한 국민 통합을 원했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가로부터 전적으로 자유로운 정신을 요청했던 것이다.

과연 이 땅의 현실은 어떨까? 국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자유를 정신에게? 생각하면 할수록, 훔볼트를 읽으면 읽을수록, 이 땅의 대학과 교육, 정말, 답이, 없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