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인문학교실 : 홍길복 목사의 ‘잡기장과 라틴어 인문학’ 중에서 – 톨스토이의 명언들 중에서 (1, 2) / 도스토옙스키가 남긴 명문들 중에서 (1, 2) / 바이칼 호수에서 들리는 소리

시드니인문학교실 : 홍길복 목사의 ‘잡기장과 라틴어 인문학’ 중에서 톨스토이의 명언들 […]

시드니인문학교실 : 홍길복 목사의 잡기장과 라틴어 인문학중에서

톨스토이의 명언들 중에서 (1, 2) / 도스토옙스키가 남긴 명문들 중에서 (1, 2) / 바이칼 호수에서 들리는 소리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6)

톨스토이의 명언들 중에서 (1)

저는 한 20여년전 모스크바 장로회 신학대학에서 초빙강사로 몇 주 머무는 동안 모스크바에 있는 ‘레오 톨스토이 박물관’도 둘러보았지만 특별히 시간을 내어 ‘야수나야 뽈랴나’에 있는 톨스토이의 생가와 그가 잠들어 있는 묘지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젊은 날, 크게 감명을 주었던 ‘전쟁과 평화’ ‘부활’ ‘안나 카레리나’를 떠올리며 주말 이틀을 야스나야에서 보냈습니다. 비석 하나도 없이 숲 속에, 그냥 스치면 누구의 무덤인지도 알수없는 자리에 역사의 큰 문호요 사상가가 누워있었습니다.

톨스토이가 남겨놓은 책 중 ‘인생이란 무엇인가? – 제 1편 진리’ (채수동, 고산 옮김, 동서문화사, 2011년 27쇄)를 펼쳐보았습니다. 이 책은 톨스토이 살아 생전에 이미 3판을 찍었는데 그 때 그 때 마다 부제가 달리 붙었다고 합니다. ‘삶의 길’ ‘인생독본’ ‘나날을 위한 지혜로운 생각’ 등 입니다. 저희는 젊은 시절, 아주 작게 축약된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 제가 갖고 있는 이 책은 1,200쪽이 넘는 두터운 책 입니다. 1년, 365일, 날자 별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흔히 필독서라고는 하지만 그이가 쓴 소설들과는 달리 읽기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오늘 잡기장은 그 중에서 매달 1일에 쓴 글 가운데서 한마디 씩을 추려 보았습니다.

성경이나 불경이나 사서삼경을 포함한 경전들이나 유명인사들의 명언들을 대부분 짧고 단순명료 합니다.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 말씀들은 한결같이 단순하고 간단명료한데 훗날 사람들은 이리 저리 살을 붙여대고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단문, 단상, 명언들은 서둘러 빨리 읽지 말고 천천히 읽고, 또 한번 더 읽으면서 깊이 음미하며 생각해 볼 때, 우리 마음과 생각을 새롭게 해 준다고 봅니다.

* 1월 1일 –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을 많이 아는 것 보다는 참으로 중요한 것을 조금 아는 것이 더 낫습니다.

* 2월 1일 – 그 어떠한 것도 정신적인 것을 물질적인 것으로 바꿔치기 하지 마십시오.

* 3월 1일 –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인생을 참되게 살 수 없습니다.

* 4월 1일 – 모르는 것, 무식한 것, 못 배운 것을 걱정하지 마십시오. 무서운 것은 잘못된 것, 거짓된 것, 악한 것을 알고 있는 인간들입니다.

* 5월 1일 – 모든 두려움의 원인은 당신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 속에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 6월 1일 – 쓸데 없는 일을 하기 보다는 아무 일도 안하는 것이 선한 일입니다.

* 7월 1일 – 모든 진리의 밑바탕에는 하느님이 계십니다.

* 8월 1일 – 자유는 자유를 찾음으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는 진리를 알게 될 때, 얻어지는 것입니다.

* 9월 1일 – 무엇이든 자신을 마비시키는 것은 범죄를 준비하는 행위입니다.

* 10월 1일 – 고독해 지면 신의 음성이 잘 들립니다.

* 11월 1일 – 인간에게는 본래 아무런 권리도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오직 의무만 있을 뿐입니다.

* 12월 1일 – 남자가 여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남자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Carpe diem !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7)

톨스토이의 명언들 중에서 (2)

단순한 소설가를 넘어 한 시대의 폭넓은 사상가로 자리한 톨스토이는 인생과 종교, 삶과 죽음, 정신과 자유 그리고 평화와 비폭력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글을 썻고 명언들을 남겼습니다. 그는 평생 평화주의자요, 비폭력주의자요, 무정부주의자요, 그리고 채식주의자로 살았습니다. 인터넷을 통하여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글들이지만 그 가운데서 몇 개를 추려서 여기 잡기장에 남겨놓습니다.

* 좋은 말은 짧고 단순합니다.

* 선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은 늘 기억하면서 자기가 한 선행은 즉시 잊어버립니다.

악한 사람은 그 반대입니다. 자신의 선행은 평생 자랑하면서 자기가 한 나쁜 일은 금새 잊어버립니다.

* 깊은 강물은 돌을 던져도 흐려지지 않습니다.

* 좋은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지 마십시오. 좋은 인간이 되겠다고 마음 먹으십시오.

* 인생을 가치있게 살려는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훈련 부터 해야 합니다.

* 현명한 사람은, 현명하게 질문할 줄 알고, 주의 깊게 들을 줄 알고, 때를 따라 침묵할 줄을 압니다.

* 사랑은 나에게는 허약하고, 타인에게는 강합니다. 그래서 수영을 못하는 부모도 물에 빠진 자식을 건지겠다고 물 속으로 뛰어드는 것입니다.

*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말하나?’ 하면서 마음 쓰는 사람은 평생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없습니다.

* 두 사람이 싸우거나 논쟁을 할 때는 그 두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책임이 있습니다.

* 어떤 사람에 대해 한 가지만 보고 ‘좋다 나쁘다’ 판단하는 것은 당신이 실수하는 것 입니다. 사람에게는 다양한 측면이 있고 또 인간이란 늘 변하기 때문입니다.

* 길을 걷는 사람 치고 목적지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룻길이 아닌 인생길도 마찬가지인데 우린 거의 인생의 목적지를 잊어버리고 살아갑니다.

* 사랑하면 이해되고, 미워하면 알 수 없는 것이 사람 입니다.

* 고통 가운데서 하는 사랑이 인생을 행복하게 합니다.

*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현재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 삶을 이해하는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 당신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은 다 욕을 먹으면서 삽니다. 인간 세상엔 비난 받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 살아있는 사람은 모두 다 무엇인가를 믿습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믿음 없이는 못 사는 존재입니다.

* 이해 받지 못하는 것에 익숙해 지도록 노력하십시오.

* 단순함, 선함, 그리고 진실함 – 다른 말로 겸손, 관용, 정직 – 이 3가지가 없이는 결코 위대한 일도 할 수 없고 위대한 사람이 될 수도 없습니다.

* ‘죽이지 말라’는 말은 다만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말입니다.

* 몸에 맞는 옷 보다 양심에 꼭 맞는 옷을 입으십시오.

* 그는 춥고 헐벗기는 했지만 불행하지는 않은데 나는 잘 먹고 잘 입고 사는 데도 불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우리는 아들을 위해 죽을수는 있지만, 그 아들을 위해 살 수는 없는 부모들입니다. 참 이상하지요?

* 행복한 가정들은 거의 비슷 비슷한 모습으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들은 모두들 제각기 다른 이유로 불행해 집니다. (이 마지막 말은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으로 문학역사상 가장 유명한 귀절이라고들 합니다)

Carpe diem !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8)

도스토옙스키가 남긴 명문들 중에서 (1)

‘시드니 인문학교실’은 그동안 서양철학사를 중심하여 ‘인간을 탐구하고 자아를 성찰’해 보자는 목포를 갖고 뜻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모여 책도 읽고, 준비해온 사람의 이야기도 듣고, 토론도 해 왔습니다. 문사철과 시서화를 폭넓게 고루 공부하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습니다.

역사, 정치, 경제, 자연과학, 미술, 음악, 문학, 심리학, 사회학, 커뮤니케이션, 종교 등을 한 두 번씩 나누어 보긴했지만 문학 작품을 직접 읽고 이야기를 나눈 것은 두 번 있었습니다. 한번은 토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019년 2월 – 주경식 교수) 이었고 또 한 번은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2019년 11월 – 최진 선생) 였습니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1821 ~ 1881)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백치’ ‘악령’ 같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 러시아의 소설가요, 사상가로 톨스토이와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양대 문호 중 한 사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저는 한 20여년 전 모스크바에 몇주 머물러 있을 때, 주말 저녁 모스크바에서 기차를 타고 새벽에 상트 페테르부르크 (St. Petersburg)에 도착했습니다. 북유럽의 베니스라고 말하는 그곳에 들려 그 유명한 에르메타주 박물관, 겨울궁전, 그리스도 부활성당, 성이삭성당 등등, 러시아의 문화, 역사, 정치의 현장을 꼭 보고 싶었습니다. 오전엔 긴 시간을 에르메타주 (The State Hermitage)에서, 헨리 나우웬 (Henry Nouwen)을 따라, 렘브란트 (Rembrandt)의 ‘돌아온 탕자’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엔 도스토예프스키를 찾아 유명한 뎁스키 수도원 안에 있는 공원묘지를 찿아갔습니다. 150년이 가까이 된 그의 묘지에는 오래된 십자가와 그의 흉상이 새겨 있었고 비석에는 이름과 함께 알지 못하는 러시아글씨가 쓰여 있었습니다. 저를 안내해 주신 분이 설명해 주었습니다. 저 글은 ‘요한복음 12장 24절 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말하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 하면 한 알 그대로 있으려니와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저는 그의 대표적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지금까지 3번 읽었습니다. 제일 마지막으로 읽은 것은 1998년, 당시 18년 동안 일했던 한 교회를 사임하고 아픔과 회한 가운데 있던 때였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무덤 앞에서 저는 젊은 시절, 제 인생 길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명언을 속으로 욺조리면서 짧은 기도를 받쳤습니다.

“만일 어느 누군가가 예수 그리스도는 진리가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한다면, 그럼 나는 그 진리를 포기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겠다” – 도스토예프스키의 그 말은 지금도 때때로 제 갈등하는 인생길의 안내문이 되곤 합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니콜라이 1세 치하에서 반체제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1849년 12월, 그는 러시아 셰머노프 사형장의 사형대 위에 섰습니다.

‘사형 집행 5분 전이다!’ 집행관이 소리쳤습니다.

시간은 흘렀습니다.

‘자 이제는 사형을 집행하겠다!’

그런데 집행관이 소리치던 그 시간, 멀리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멈추시오! 형집행을 멈추시오!’

한 병사가 황제의 칙령을 가지고 달려왔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를 죽이지 말고 시베리아로 유배를 보내라’

그래서 그는 극적으로 살아났고 그 후 4년간의 시베리아 유배생활을 통해, 삶과 죽음, 고통과 절망의 관문들을 통과 하면서 위대한 문학, 위대한 인생을 엮어가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더 제 인생의 안내문이었던 그 귀절을 앞에 쓰면서 그 외 그가 남겨 놓은 명문들 중 몇개를 추려봅니다.

* 만일 어느 누군가가 예수 그리스도는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낸다면, 그럼 나는 그 진리를 포기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겠습니다.

* 산다는 것은 하느님이 내리신 선물입니다.

* 인생이란 5분이 모여서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긴 인생도 모두 5분의 연속일 뿐입니다.

* ‘내일 죽는다 하더라도 오늘 이 일을 할 것인가?’ 그걸 물어 보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 인생이 불행해 지는 것은 자기가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 인생에 고통이 없다면 그건 인생이 아닙니다.

* 실패했다고 낙심하지 말아야 하듯이, 성공했다고 날 뛰지도 말아야 합니다.

* 가장 가혹한 형벌은 의미 없는 삶을 지속하게 하는 것입니다.

* 인간은 불행해 지면 생각하게 되지만, 행복해 지면 있던 생각 마져도 버리는 존재입니다.

Carpe diem !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9)

도스토예프스키가 남긴 명문들 중에서 (2)

* 주로 단문을 중심하는 잡기장인데 좀 긴 스토리 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제 7권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사악한 여인 그류센카가 알료샤에게 들려주는 스토리 입니다.

옛날 한 심술궂고 인색하고 나쁜 성품을 지닌 여인이 있었는데, 죽어서 지옥에 갔습니다.

그런데 착한 천사가 그 여인을 불쌍히 여겨 하느님께 부탁을 합니다.

‘저 노파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느님이 말씀합니다.

‘저 노파가 살아 생전에 착한 일을 한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구원해 주겠노라’

천사는 그 여인의 평생기록을 샅샅이 살펴보다가 마침내 한 가지 선행을 찿아냈습니다.

자기 텃밭에서 양파 한 뿌리를 뽑아 한 거지여자에게 준 일이었습니다. 이 보고를 받은 하느님은 약속하신대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 천당에서 저 지옥으로 양파 한 뿌리를 저 여인에게 던져 주어라. 그녀가 그 양파 줄기를 붙잡고 올라 오거든 천당으로 보내 주어라’

천사는 양파 한 줄기를 지옥에 있는 노파에게 던져 주면서 말 합니다.

‘자 지금 내려 보내는 양파 줄기를 꼭 잡으시오. 내가 위에서 끌어 당길테니 잘 잡고 올라 오시오. 그럼 천당으로 갈 수 있소’

지옥에서 천국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노파는 두 손으로 양파 줄기를 꼭 붙잡았고 천사는 위에서 끌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 지옥에서 이를 보고 들은 다른 죄인들이 그 여인에게 달라붙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좀 살려 주세요! 같이 삽시다!’

허지만 그 노파는 그들을 매몰차게 걷어 차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이건 내 양파야! 너희들을 위한 것이 아니야!’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여인이 자기 몸에 매달린 사람들을 힘껏 발로 차버리던 바로 그 순간, 그 반동으로 양파 줄기는 끊어지고, 그 노파는 다시 지옥, 불구덩이 속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다시 도스토예프스키의 명문으로 갑니다.

*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사랑한다.

* 지옥 같은 인생에서 구원받는 길은 선행, 베품, 나눔, 그리고 공유하는 길 뿐이다.

* 증오는 증오하는 사람을 증오스럽게 만든다.

* 너와 나를 차별하고 단절하는 자들은 함께 죽는다.

* 지옥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인간들이 모이는 곳이다.

* 사랑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공상적 사랑 –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실천적 사랑 – 손과 발과 몸으로 하는 사랑이다.

‘나는 온 인류를 사랑한다. 나는 온 세상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공상적 사랑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실제적으로 우리 앞에 있는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실천적 사랑이다.

*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사랑의 힘이다.

* 인간은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사랑하지 않는 인간은 인간이 아닐뿐더러 그 존재 자체를 존재라고 부를 수 없다.

* 사랑은 인간을 구원하고 탐욕과 이기심은 인간을 말살한다.

* 인간의 잔인성을 짐승으로 빗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짐승에 대한 모독이다. 왜냐하면 짐승들은 인간들 처럼 예술적으로 잔인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 인간의 마음은 악마와 신의 전쟁터이다.

* 진짜 악마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분명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을 것이다.

* 불행은 전염병이다. 불행한 사람들은 절대 한 곳에 모아두지 말고 따로 따로 격리시켜야 한다.

* 인생이란 날마다, 순간 순간 마다 기적의 연속이다. 기적을 믿지 않는 사람은 결코 하느님을 믿을 수 없다.

* 지옥이 어떤 곳인지 아는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 사랑하면 하느님의 신비가 보여진다.

* 두려움이란 거짓에서 부터 생겨난다.

* 매춘부와 살인자도 매일 성경을 읽는다.

* 사람이란 나쁜 짓에 대해서는 말로 욕하지만, 속으로는 사랑하는 존재다.

* 우리는 우리가 욕하는 그 사람과 정말 똑같은 사람이다.

Carpe diem !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30)

바이칼 호수에서 들리는 소리

실뱅 테송 (Sylvain Tesson)은 프랑스 출신의 뛰어난 여행작가이며 엣세이스트 중 한 사람입니다.

그가 쓴 ‘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임호경 옮김, 까치, 2011, 제가 읽은 책은 2015년 3쇄)는 그가 2010년 6개월 동안 바이칼 호수의 북쪽 삼나무 숲속의 작은 통나무집에서 살면서 쓴 일기식 ‘은둔의 기록’ 입니다. (코로나로 강제적 은둔의 삶을 이어가는 인문학 친구들도 이럴 때 한번 읽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 공간을 차지하면 강자가 되지만, 시간을 차지하면 자유인이 됩니다.

* 자연은 자연이 주는 혜택 때문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대로 사랑해야 합니다.

* 지금 세상은 창기가 따로 없습니다. 모든 산업은 물론, 전에 우리가 한때 거룩한 곳이라고 불렀던 곳도 다 몸과 영혼을 사고 팔고 있습니다.

* 세상엔 고독 보다 더 가치있는 것은 없습니다.

* 고독은 모든 상처에 바를 수 있는 진통제입니다.

* 우리는 고독해 질 때 드디어 하느님과 우정을 맺을 수 있습니다.

* 사람을 오랫동안 만나지 않고 지내다가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가 사람인 줄을 모르게 됩니다. 옛날 사막수도사들도 갑자기 방문객이 나타나면, 마귀가 왔다고 소리지르곤 했습니다.

* 시간에 대해 우리가 지켜야할 예의는, 그냥 왔다가 그냥 가게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양심과 마주치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 술에 취하곤 합니다.

* 숲 속은 자기 양심을 만나기에 아주 좋은 장소 입니다.

* 진정한 사랑이란 나와는 다른 것, 다른 사람, 다른 문화, 다른 전통과 역사, 그리고 내가 살아온 땅과는 다른 땅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와 같거나 비슷한 것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은 노동조합에서 하는 노동쟁의에 지나지 않습니다.

* 목표와 목적이 줄어들거나 없어져야지 삶에는 더 많은 의미가 생겨납니다.

* 인간이란 무슨 계획을 세우는 그 순간 부터 위대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하루 하루 악해지기 시작합니다.

* 인간은 그가 사는 장소로 인하여 바뀌는 존재가 아닙니다. 수백억 짜리 집으로 이사를 했다고 해서 고상하고 거룩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 자신의 처지가 어떠하다고 해도 자신은 행복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행복하고,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불행 합니다.

* 똑같이 눈발이 쏟아지는 장면 앞에서도 그들은 달리 말 합니다.

불교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하고, 기독교에서는 ‘내일은 오늘 보다 좋을 것’이라 하고, 스토아학파에서는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고 하고, 허무주의자들은 ‘모든 것이 다 덮혀버렸으면 좋겠다’고 하고, 무신론자들은 ‘이 모든 것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고 말 합니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말 합니다. ‘눈이 더 쌓이기 전에 장작을 패야겠군!’

* ‘여성의 날’은 남자가 여자에게서 신용을 회복하려고 노력 좀 하라는 날 입니다.

* 입장 할 때는 그냥 무료로 들어가게 해 주고 퇴장할 때 ‘퇴장료’를 받게 하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요?

* 나는 아무도 없는 이 숲 속에서도 하루 한번은 정장 차림으로 식탁에 앉아 식사 합니다.

* 누가하는 말을 듣던, 누가 쓴 글을 읽던 아무 대꾸도 하지 마십시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사실 모든 대꾸나 대화는 싸움을 유발할 자료가 됩니다. 침묵 가운데서 그냥 듣고, 그냥 읽고, 자기 자신과만 이야기 하십시오. 바이칼에 들어올 때 나는 모발폰이나 컴퓨터를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여기서는 그런 것들이 하나도 쓸 수 없는 것들 입니다. 다만 읽을 책들만 몇권 들고 왔습니다. 그런데 사람 소리를 듣지 않으니 하느님이 나타나고 그 분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참고 : 이 책 29-32 쪽에는 실뱅 테송이 만든 이상적 독서목록이 나와 있습니다.)

Carpe diem !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주강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 (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4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