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실버설날잔칫날의 팡파르

특별기고 실버설날잔칫날의 팡파르 엊그제(2월 2일)는 섭씨42도를 웃도는 폭염이 쏟아졌는데 오늘따라 […]

특별기고

실버설날잔칫날의 팡파르

엊그제(2월 2일)는 섭씨42도를 웃도는 폭염이 쏟아졌는데 오늘따라 초가을 날씨마냥 을씨년스럽다. 하나님께서 실버설날잔치날에 행여 어르신들이 더위에 지칠까 염려되어 축복의 날씨를 베푸시는가 보다. 덕분에 햇볕은 구름속으로 살그머니 숨어들고, 이슬을 머금은 보슬비는 워터루 길섶 초록빛 향연의 수목들을 짙게 물들이며, 시드니순복음교회 지붕위를 적셔가며 선선함을 더해 간다. 교회 주차장안으로 들어서니 대성전의 교회씨엠송 메들리가 쉼없이 흘러나오고, 일찌감치 성전에 자리잡은 어르신들은 지긋이 눈감고 기도의 나래를 편다.

밖이 소란하다 싶더니 교회버스에서 힘겹게 내린 어르신들이 쉬엄쉬엄 성전안으로 걸음질 쳐 온다. 어찌들 알고 왔는지 대성전안이 발디딜 틈없이 북새통을 이루며 마주치는 이 마다 눈인사에 여념들이 없다. 요즘 교민사회의 풍족치 못한 경제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잊지 않고 어르신들께 베푸는 시드니순복음교회 성도들의 봉사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올해가 벌써 3번째 어르신들을 모시는 날이라고 하니 그 정성 대단하다 싶다. 잠시 묵상하며 성전을 둘러보니 성전의 십자가와 오롯한 교회의 모토에 눈길이 주춤한다.

“복이 되는 교회, 너는 복이 될 지어다.”

복에 담긴 의미가 되새김질되며 복음전도자인 빌리 그레이엄목사의 “팔복에 담긴 행복”이 가늠된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애통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의에 주린 사람, 긍휼히 여기는 사람, 마음이 청결한 사람, 화평케 하는 사람, 의를 위해 핍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면 행복이 저절로 우리 곁에 온다라는 해법에 도취되며 걸맞은 교회의 표상이라고 자위 해 본다.

연이은 씨엠송에 도취되며 간간이 시간을 보니 예정보다 조금은 늦어지는가 보다. 아니면 옆사람과의 아쉬운 회포를 조금은 더 베풀기 위해서 시간을 늦추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윽고 대성전안이 우렁찬 찬송가로 들먹이고, 나팔불기의 새해 기원과 “야훼이레”의 믿음을 갖는 자만이 하나님께서 마련하실거라는 목사님의 간절한 설교가 이어져갔다. 트롯트에 예수사랑 아리랑을 엮어 부르는 촌극도 벌어지고, 5인조 성가대의 장구 장단에 맞춰 찬양하는 색다른 코러스의 메아리가 성전을 감싸 안으며 깊은 감동의 늪에 빠져들게 한다. 어르신들을 하나님과 가까이 하려는 뭇 성도들의 지극 정성이 지금의 복이 되는 교회를 그려간다고 추이해 본다.

잠시나마 하나님과의 아쉬운 만남의 시간이 끝나가며, 목사님의 두 팔 올려 부르짖는 간절한 축도에 모두들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성전에 들어올 때는 지팡이 짚던 한 할머니가 축도가 끝난 후에는 거짓인양 꼿꼿한 모습으로 나가신다. 믿거나 말거나 희안하기도 하다.

너도나도 시장들 하셨는지 대식당으로 줄행랑들 치신다. 푸짐한 선물과 점심 식탁이 기다리고 있다니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모습들이다. 긴 줄이 식당앞에 이어지면서 평소에 그리 넓어보이던 대 식당이 오늘따라 그리 좁아 보일 수 없다. 어르신들과 그 가족들이 빼곡히 자리잡으니 한마디로 인산인해다. 푸짐한 식탁에는 입에 살살 녹는 갈비찜, 목이버섯 향내의 당면잡채, 향긋한 고사리무침, 파릇한 부추의 오이소박이, 갓절인 김치, 색색깔 송편, 조청유과 그리고 디저트로 과일 샐러드까지 곁들이니 모처럼의 포식에 탈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오래사세요!”

한쌍의 젊은 부부가 한 아름의 선물을 안겨주며 배웅한다.

한 할머니가 툭 내뱉는다.

“호주에 오래 살고 싶지 않아. 이 세상에 제일 살기좋은 나라가 천국이라며? 천국은 호주보다 너무나 살기 좋아 다들 한번가면 안돌아온다는데…”

이상조

(시드니순복음교회 경로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