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투데이
선거로 나타난 바뀌어진 사회 양상
보수당이 예상을 뒤엎고 78석을 얻었다. 노동당은 67석으로 패했다. 노동당의 텃밭이었던 퀸스랜드주에서 보수당이 23석을 얻었고 노동당 6석인 이변을 보였기 때문이다. 호주 인구는 2,500만 명이다. 퀸스랜드 500만 명을 뺀다면 인구 80%가 사는 지역에서 노동당은 61석, 보수당은 55석에 표를 얻은 것이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노동당이 승리한 셈이다.
그간 대략 200번 여론 조사가 있었지만 보수당의 승리를 예고한 어떤 여론조사 결과도 없었다. 2013년에서 2018년간 5년간에 보수당은 3명의 수상이 바꿀 정도로 지도체재가 엉망인 상태에서 보수당 자체도 3선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오죽하면 스콧 모리슨 수상은 보수당 승리을 보고 “기적”(Miracle)이라고 할 정도이다. 2016년 선거에 76석을 얻어 과반수에 한 표 더 얻었는데도 보수당은 승리를 자축했다. 그보다 2석이나 더 얻었으니 대승인 셈이다.
퀸스랜드는 석탄매장이 가장 많고 석탄광부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대략 NSW를 포함해 5만명 정도 된다. 근래 기후변화 정책으로 직업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들의 일자리를 마련하는데 적극적이지만 기후변화 정책을 이행하는 노동당으로서는 석탄의 수출마저 막고 있다. 이로 인해 당과 노조간에 분쟁이 많았다. 광부들은 석탄 광산에 관대한 보수당에 투표를 했다. 반면에 도시에서 10만불 이상 연봉자들이나 대학출신들이 진보성향의 노동당에 지지를 보냈다.
호주 경제학자 Terry Rawnsley는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크게 양극화 되었다고 한다. 규제완화, 무역장벽 철회, 기술의 발전, 경제 세계화로 인해 살아가는 사람들과 이로 인해 직업을 잃은 가난한 사람들과의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있다. 빈부의 차이는 극심해 졌다.
호주에서 제일 수입이 많은 지역이 시드니 북부 팜비치(Postcode 2108)이다. 2013-14년 사이 가구당 23만 불이다. 5년 전에는 이곳이 전체 20위도 되지 않았는데 근래 10만 불이 늘어났다. 새롭게 은행 간부들이 근래 이사를 많이 왔다. 반면 시드니 어본(Auburn) 지역은 37,000불이다. 4년보다 1,400불 늘어났다. 빈부차이로 미국이나 영국(Brexit)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2019년 연방 선거가 “미국의 트럼프 정책이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정책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영국 런던 시민들은 유럽연합에 남기를 원하지만 이민자들 때문에 직업을 빼앗기는 서민들은 유럽연합에서 강제로 이민을 할당해 주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브리스베인. 멜본, 시드니 같은 도시에는 직장이 안정되고 생활도 안정되어 기후변화와 같은 정책에 적극 찬성하고 있지만 농촌지역,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먹고 사는 경제가 우선일 수도 있다. 근래 미·중의 무역전쟁으로 점점 어려워지는 호주 경제를 많은 사람들이 실감나게 경험하고 있다. 내년도에는 28년 만에 호주에 불황이 올지 모른다는 여론에 많은 사람들이 수궁을 한다. 국민의 70%이상이 유럽에 일가친척을 두고 있어 유럽의 영향을 호주는 빨리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인구에 0.5%도 되지 않는 호주에 기후변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여 하는 것을 이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저임금 자들에게 인건비를 올리겠다는 노동당을 외면하면서 호주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원하였다.
퀸스랜드에 홀엄마로 정부의 보조금으로 살아가는 Ms. Biring(31세)은 2명의 어린 딸이 있다. 스코트 모리슨 수상이 선거 연설에서 “Build a Strong Economy”을 외치면서 어린 자녀들을 위해 좋은 직업을 마련하고 대학의 길도 열어야 한다고 했다. 텔레비전에 자기 딸과 비슷한 나이에 수상의 딸이 같이 있는 것을 보고 공감해 보수당에 투표했다고 한다. “노동당도 생활보조금을 주지만 그들은 과거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었지 않는가?”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대한 도시인들의 바람도 거세다. 시드니 부촌인 Warringah에서 25년을 계속 당선된 기후변화 정책을 절대 반대했던 토니 아버트 전 수상이 낙선되고 기후변화를 적극 지지한 Zali Steggal이 승리한 것 이외는 시드니에서 보수당은 계속 승리하였다. 이곳에서 6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과거 노동당의 아성인 Lindsay(펜리스) 지역에도 자유당이 당선되었다.
선거인 나이도 문제이다. 나이가 들수록 진보적인 사고에 반대하고 보수적 성향을 띄게 된다. 10년 전에는 도시와 농촌 지역에 나이차가 1.2세 차이가 있으나 현재는 2.5세 차이가 난다. 농촌지역에 젊은이들이 도시로 오고 있다. NSW 북쪽해안 Lyne선거구의 평균 나이가 50세이다. 호주 평균 38세보다 높다. 가장 나이 젊은 멜본 선거구보다 20년이 높다. 나이도 노동당과 보수당 지지도가 다르다.
또한 국민들이 소유한 광산 소유가 2008년 9%에서 현재는 21%로 증가 되었다. 이들 역시 석탄광산의 무용화는 바라지 않을 것이다. 어러운 가운데 당선된 스콧 모리슨 수상이 좋은 수상이 되어 주길 바란다.
헌법상 호주 최초의 거주자로 원주민이 인정돼야
호주 국민들이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은 6만년 간 이곳 호주 땅에 살아오면서 이 땅을 지켜온 호주 원주민들을 대우해주지 못한 것이라 한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들은 영국정부에게 자기 소유의 땅을 팔아 영국 이민자들이 정착하게 되었다. 그런데 영국정부는 호주를 “아무도 거주하지 않는 땅”(Terra nullius)이라고 규정하였기 때문에 이 땅에 거주했던 원주민들은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그저 “자연 유산” 정도로 취급해서 많은 학대와 백인들에 의해 무수히 학살당했다.
백인 상륙 179년 만인 1967년 보수당 하올드 홀트(Harold Holt) 수상이 “원주민을 인구조사에 포함하고 투표참가 허가”를 국민투표(Referendum)에 제안한 결과 90.77%로 대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 내용이 헌법에 기재된 것은 아니다. 지난번 동성연애 찬성 61.7%에 비교하면 큰 지지였다.
전 보수당 하워드 수상 재직 시기인 1999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그 당시는 공화정을 할 것인가?라는 큰 과제와 같이 제안되어 통과되지 못했고, 2007년에 하워드 수상이 원주민 문제를 헌법에 기재하자는 안을 가지고 투표하려 했으나 노동당 케빈 러드(Kevin Rudd) 수상에게 패해 이루지 못했다. 2013년에 토니 아버트 수상도 실시하려 했으나 임기도 못 채우고 그만두었다.
문제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1901년 호주 연방정부가 성립된 후 44개의 국민투표를 실시했지만 8개만 승리했다. 이중에 노동당이 제안한 것이 25개, 보수당이 제안한 것이 10개다. 노동당 제안 성공은 4%이었고 보수당 제안 찬성은 37%이었다.
원주민 스스로가 2017년 5월 23-26일 사이에 250명의 대표들이 모여 “The Uluru Statement from Heart”라는 내용을 작성해 발표했다. “Uluru”는 원주민들이 신앙하는 호주내륙에 있는 커다란 바위다. 내용은 6개월 내에 국민투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며 차후 원주민 국회의원이 몇 명 선출되어야 하고 “Makrrata(양자 협의라는 뜻) Commission”을 두어서 원주민들이 정부 간에 문제 등을 해결하는 감독 기관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해 10월 26일 전 말콤 턴볼 수상과 빌 쇼튼 노동당 당수를 초청해 합의할 것을 제안했다. 전 말콤 턴볼 수상은 국민투표가 어려운 만큼 호주인들이 모두 찬성할 수 있는 안이 되어야 한다고 부인했다. 빌 쇼튼은 당선되면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원주민들이 지나치게 앞장서는 것 보다 백인들이나 다른 국민들이 앞장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1967년 원주민들이 동등시된 후 1992년 ‘Mabo’(Torress Strait)의 생활터전을 위한 땅 요구로 법원이 이를 허가하자 원주민 각 부족마다 “Land Right”운동이 크게 확산되어 있다. 이들 요구를 다 들어 준다면 호주 땅은 그들의 것이다. 원주민들의 지나친 요구는 나머지 호주인에게 거부반응을 주기도 한다. 국민투표 지지를 위해 좀 자숙해야 한다.
다수 지지를 얻은 스코트 모리슨 수상은 선거공약에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예산도 1억 6천만불을 마련하였다. 원주민장관도 원주민인 서부호주 출신 Ken Watt을 임명했다. 그는 총독 앞에 선서에서도 원주민 옷인 캥거루 가죽으로 만든 것을 입고 선서를 했다. 국민투표가 이번 정권에서 이룩되면 좋겠다.
현재 원주민의 인구는 78만 7천명으로 인구의 3.3%이다. 이 중에 33%가 NSW주에 산다. 퀸스랜드 8.4%, 서부호주 11.7%, NT 9.3%, 빅토리아 7.8%, 남부호주 5.3%, 타스마니아주에 3.6%가 살고 있다. 시드니나 멜본처럼 도시에 사는 수가 32.4%, 시내 변두리에 23.7%, 아주 먼 곳에 11.9%가 살고 있다. NSW주 오렌지(Orange)를 중심으로 서부농촌지역에 사는 원주민의 수는 19,047명인데 평균 연령이 22세, 주당 수입은 998불, 12학년까지 이수자는 21%이며, 뉴잉글랜드 중심으로 서북쪽에 사는 원주민수는 18,419명으로 평균 나이 22세, 주당 수입은 979불이다. 12학년 이수자는 23%이다.
원주민들의 결혼률은 낮은 편으로 24.6%이다. 일반 호주인들의 결혼 비율은 48.1%이다. 원주민들의 이혼율은 11.2%로 일반 호주인들과 비슷하다. 시드니에 원주민들은 나이가 젊다. 평균 23세다. 반면 호주의 도시 평균연령은 36세이다. 원주민 가구당 주 수입은 1,488불이다. 일반 시드니 가구는 평균 1,756불보다 268불이 적다.
원주민들의 6명중 1명은 보건 분야에서 일을 한다. 노동일을 하는 원주민은 15.3%, 전문직종도 13%이다. 원주민들의 54%가 25세 미만이다. 일반 호주인들은 31%가 25세 미만이다. 65세 이상은 5% 정도이다. 일반인들의 65세 이상은 16%이다.
시드니 서부 펜리스 지역은 5%가 원주민들이다. Blacktown 지역에도 3.4%(1만 2천명)의 원주민들이 살고 있다. 시드니에 1970년대 말부터 원주민들이 모여 들었다. 지역사회에 잘 적응하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센추럴 코스트에도 15,400명이 살고 있다. 전체인구 4.6%이다. 시드니 Redfern과 Waterloo 지역은 원주민들의 정치적 도시로 간주되어 있다. 많은 원주민들이 이 지역에 거주하면서 그들의 권리를 찾고 있다. 원주민의 지위가 근래 크게 향상되고 있다.
하명호(SBS 방송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