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5.18 제40주년 추념사(追念辭)
시드니 민주연합(民主聯合)의 박광하입니다. 존경하는 시드니의 민주시민(民主市民) 여러분, 오늘 이 시간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민주 항쟁(抗爭)으로 숨진 영령(英靈)들을 추모(追慕)하고 유가족(遺家族)들을 위로하며 이 땅에 정의(正義)를 바로 세우기 위해 목숨을 바친 고귀(高貴)한 정신을 기리고자 자리를 함께 하였습니다.
오늘의 40주년 추모식(追慕式)은 그 어느 해 보다 의미(意味)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지난 4.15 총선(總選)에서 민주(民主) 진보진영이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쾌거(快擧)를 이룩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5.18 민주항쟁을 부정 왜곡(歪曲)하며 망언(妄言)과 모욕(侮辱)적인 막말을 일삼아 오던 국우 정치인들을 일부나마 퇴출(退出) 시켰다는 것입니다.
핼릿 카아(Edward Hallett Carr)라는 영국의 역사학자는 “역사(歷史)는 현재(現在)와 과거(過去)의 끊임없는 대화(對話)이다”라는 말을 남겼고, 또한 ‘역사(歷史)는 미래(未來)의 거울’이라고 하고 “역사(歷史)를 잊은 민족(民族)은 미래(未來)가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광주민주항쟁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고 대한민국(大韓民國)의 민주주의(民主主義) 역사(歷史)속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민족애(民族愛)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1독립만세운동(獨立萬歲運動), 4.19혁명(革命), 80년대의 6월 민주항쟁(民主抗爭), 5.18광주 민주화운동(民主化運動), 촛불혁명(革命)으로 이어져 온 것이며, 지난달 4.15총선(總選)의 압승(壓勝)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4.125총선(總選)의 승리는 잠시 감간의 승리(勝利)의 기쁨을 안겨준 것뿐입니다.
민주주의(民主主義)는 결과(結果)가 아니며 과정(過程)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진실(眞實)을 밝히고 정의(正義)를 바로 세우는 과업(課業)을 생각하면 까마득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5.18 당시 헬기가 사격을 해서 그 흔적(痕迹)이 남아 있고 이를 목격(目擊)한 생생한 증언(證言)이 있는데도 기총사격을 한 헬기는 없고 명령자(命令者)도 없습니다.
몇일 쯤 까지만 해도 반란 수괴(首魁)로 심판(審判)을 받은 자가 헬기사격을 전면(全面) 부인(否認)하지 않습니까?
불의세력(不義勢力)을 응징(膺懲)하고 진실(眞實)을 밝히는 일은 이로서 겨우 첫발을 내 디딘 단계에 불과(不過)합니다.
지난 40년간 5.18은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못 부르게 했던 극우 세력(勢力)들이 이제 주춤하고 뒤로 물러서고 있는 과정(過程)입니다.
그동안 호주 민주시민(民主市民)들은 모국(母國)에서 불의(不義)가 난무(亂舞)하고 진실(眞實)이 가려질 때마다 함께 모여 정의(正義)를 부르짖고 진실(眞實)을 밝히려 촛불을 들어왔습니다.
국민(國民)의 생명(生命)을 짓밟고 국민(國民)의 생명(生命)을 지키지 못한 국가(國家)를 향해 통렬(痛烈)히 꾸짖어 왔습니다.
다시는 대한민국(大韓民國)에서 5.18 같은 원통(寃痛)함과 세월호 같은 참혹(慘酷)함이 일어나지 않도록 통렬(痛烈)하게 꾸짖어 왔습니다.
그동안 보수진영에서 빨갱이 타령으로 기득권(旣得權)을 지키려 위세(威勢)를 떨어 왔습니다만 이제 그 세력(勢力)이 상실(喪失)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민주시민(民主市民)들은 목숨을 바치고 주먹밥을 나눠먹으며 지켜온 민주주의(民主主義)의 가치(價値)를 한순간도 외면(外面)할 수 없습니다.
40년 전(前) 광주의 5월의 죽음과 아픔을 우리들 자신의 것으로 삼는 결의(決意)에 한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慰勞)하고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사회(社會)야 말로 민주사회(民主社會)이며 새로운 미래(未來)를 여는 가치(價値)입니다.
5.18 40주년을 맞아 5.18 영령(英靈)들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님들의 숭고한 뜻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맹세의 시간이 되어야겠습니다.
삼가 5.18 영령(英靈)들의 명복(冥福)을 빌며 유가족(遺家族)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0년 5월 18일 호주 시드니민주연합 박광하
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38khpark@hanmail.net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북랩)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