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드는 법
대니얼 클라인 / 책읽는수요일 / 2014.2.11
– 늘 청춘으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눈앞에 놓인 인생의 단계를 가장 만족스럽게 보냈던 철학자들의 가르침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75세의 유쾌한 노학자 대니얼 클라인은 영원한 청춘을 꿈꾸며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현자들의 섬에서 찾아낸 ‘청춘 이후의 삶과 시간의 지혜’를 전해준다.
이 책의 배경은 그리스의 이드라 섬이다. 70대에 들어선 클라인은 이 섬으로 여행을 떠나 기쁨의 철학자, 에피쿠로스에게 나이가 들어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다. 뿐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세네타, 키르케고르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과 카뮈와 사르트르의 문학적 조언들을 아우르며 놓치기엔 아까운 인생의 마지막 선물들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노년기를 지나 ‘초고령기’를 맞이할 생각을 하면 두렵다고 고백한 대니얼 클라인은 광적으로 젊음에 집착하는 사이 손틈새로 빠져나가는 시간들에 대해 경고한다. 노년에 대한 끊임없는 사색의 결과인 이 명상록에서 저자는 “제대로 노년을 보내는 방법은 ‘영원한 청춘’을 추구하는 사람처럼 숨 가쁘게 야망을 품는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절망감에 휩싸여 지내는 것도 아니고,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 확실히 알고 그 길을 찾는 것은 어떤 연령대에든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향락만을 추구하는 가짜 에피쿠로스주의자처럼 살지 말고, 진정한 에피쿠로스의 제자답게 검소하고 절제하는 태도로 살면 인생의 절정기를 최대한 즐기며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운이 좋은 사람은 젊은이가 아니라 일생을 잘 살아온 늙은이다. 혈기가 왕성한 젊은이는 신념에 따라 마음이 흔들리고 운수에 끌려 방황하지만, 늙은이는 항구에 정박한 배처럼 느긋하게 행복을 즐긴다.”는 에피쿠로스의 말처럼, 저자는 평범함 속에서 우주를 볼 수 있는 노년을 보내며 인생의 절정기를 만끽하고 있다.
○ 목차
프롤로그. 에피쿠로스와 함께 여행을
1장. 즐겁게 살지 못하면 바르게도 살 수 없다
욕망을 해소시키는 정원으로의 초대 | 버킷리스트를 버리다 | 일상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법 | 에피쿠로스가 살아 있다면 | 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 자신에게 충실할 것 | 남들과 어울리는 기쁨 |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할 것인가 | 몽테뉴가 주는 교훈 |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2장. 세월은 똑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인생을 살펴보기에 가장 완벽한 시간 | 지루함에 관하여 |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자유 | 내가 학교를 그만둔 이유 | 모두가 진실일 필요는 없다 | 인생은 언제나 놀이 |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3장. 고독한 만큼 나에게 가까워진다
기억은 점점 더 풍요로워진다 | 홀로 생각하고 대화하는 기쁨 | 자서전을 쓰고 싶은 충동 |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 혼란 그 자체가 바로 나이다
4장. 아름다움은 선택이다
변치 않는 아름다움에 관하여 | 성적 욕망이 주는 짐 | 나는 선택한다 고로 존재한다 | 영원을 꿈꾸면 절정을 잃는다 | 두 번은 살 수 없는 시간 | 정열이 가라앉은 편안함 | 결혼은 오래 지속될수록 빛난다
5장. 살아 있음이 곧 기적이다
일상사와 정치에서 벗어난 삶 |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을 권리 | 지나침과 부족함 사이에서 | 반성하지 않는 삶 | 도전하지 않으면 자기를 잃는다 | 답이 없는 질문들 | 무엇이 존재하고 있는가 |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6장. 능력 밖의 것들을 내려놓다
망각의 늪에 빠지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 어둠 속에 갇히는 두려움 | 우울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 | 쓸모없는 인간이 되기 전에 | 자살할 수 있는 권리 | 진단을 기다리는 시기 | 기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 낭만을 동경하는 마음으로
7장. 한순간에 영원을 붙든다
우리가 신을 만들어내는 이유 | 영원성밖에 남은 것이 없다 | 머리가 유연해지는 시간 | 깨달음에만 집중하기 | 마음 챙김에 관하여 | 평범함 속에서 우주를 본다
에필로그. 인생의 단계마다 각기 다른 의미와 즐거움이 있다
역자의 말. 항구에 정박한 느긋한 배처럼
○ 저자소개 : 대니얼 클라인 (Daniel Klein)
1939년 델라웨어 생. 미국인이 사랑하는 작가이자 세계 여러 나라에 소개된 교양 철학 저술가이다. 하버드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여러 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며, 방송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술집에 들어온 플라톤과 오리너구리 한 마리 : Plato and Platypus Walk into a Bar』와 같은 대중 교양서를 주로 집필하였으며, 지난 2009년에는 소설 『현재의 역사 : The History of Now』로 「포워드 매거진」선정 올해의 책 은메달을 수상하였다. 현재 아내와 함께 매사추세츠 주에서 살고 있다.
– 역자 : 김유신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국내외 기업에서 기획 · 관리 담당 임원으로 일하다가 40대 후반에 인생항로를 바꾸어 미국 에이브러햄링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J.D.과정을 수료하고 번역계에 투신하였다. 지금은 우리나라 법전을 영문으로 옮기는 업무에 종사하면서 틈틈이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번역 ·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진짜 일하러 회사에 가라』 『부의 이동』『적극적 사고의 힘』『황금씨앗의 비밀』 『자조론』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영원한 청춘”을 꿈꾸다 보면 내 인생에 유일무이하고 소중한 단계를 스스로 버리게 된다. (…) 만족스러운 노년을 보내려면, 의식이 온전할 때 이성적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남은 시간을 솔직하게 인정하면 그 시간을 가장 적절하게 이용하고 싶어질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천천히 움직이면 나름대로 품위가 있어 보인다. 나는 천천히 움직이는 습관에 쉽게 적응하고 이내 능숙해졌다. (…)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서 우선 균형 감각을 점검한 다음에 조심스럽게 두 발로 방바닥을 딛고 일어나 창가로 한 발 한 발 다가가노라면 우아하게 춤을 추는 것 같다. 신경과 동작이 서로 일치한다. 그렇다. 나는 이제 나이 듦의 제약에 굴복하고 있다. 그러나 패배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때로는 아주 당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세월은 똑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중에서
키르케고르는 죽음을 맞이하면 두려움에 떨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시나트라는 죽음을 애통하게 받아들이는 동시에 젊은 시절에 대한 달콤한 추억을 회상하는 기쁨을 아쉬움 속에서나마 누리 수 있다고 위로하는 것 같다.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을 과연 키르케고르가 시나트라보다 더 진실하게 받아들였을까? 나는 그렇다고 확신할 수가 없다. – ‘아름다움은 선택이다’ 중에서
노인은 자신의 인생 여정을 되돌아보기에 가장 적합한 단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젊은 시절에는 마음속에서 타오르고 있었지만 출세라는 목표 때문에 희미해진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 문제들을 곰곰이 생각해보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다. 존 레논의 말을 알기 쉽게 바꾸어 표현하면, “인생은 인생의 의미에 대하여 철학적으로 사색하고 있는 동안 진행되는 것이다.” – ‘살아 있음이 곧 기적이다’ 중에서
타소의 정원에서는 노년기의 이상적인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늙은이인 나로서는 이러한 평화로움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들에게 내가 바라는 것이라고는 함께 어울리는 것밖에 없다. 신나는 일이나 대단한 업적도 기대하지 않는다. 사실, 이 순간에는 바로 여기에서 누리고 있는 것 이상으로 우주에서 바라는 것이 없다. 이집 식구들의 얼굴에서 “세상을 보고” 있으니까.’ – ‘한순간에 영원을 붙든다’ 중에서
○ 출판사 서평
눈앞에 놓인 인생의 단계를 가장 만족스럽게 보냈던 철학자들의 가르침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75세의 유쾌한 노학자 대니얼 클라인은 영원한 청춘을 꿈꾸며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현자들의 섬에서 찾아낸 ‘청춘 이후의 삶과 시간의 지혜’를 전해준다. 저자는 인공치아 시술 대신 그리스의 이드라 섬으로 여행을 떠나 기쁨의 철학자, 에피쿠로스에게 나이가 들어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다. 에피쿠로스뿐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세네카, 키르케고르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과 카뮈와 사르트르, 윌리엄 블레이크의 문학적 조언들을 아우르며 놓치기엔 아까운 인생의 마지막 선물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흘러가는 시간을 즐기고, 사라지는 기쁨을 음미하며, 항구에 정박한 배처럼 느긋하게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 Best Books of 2012 by NPR & New York Times, 아직도 죽음이 두렵다고 말하는 75세 노학자가 현자들의 섬에서 찾아낸 청춘 이후, 더 아름다운 삶의 비결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50대 못지않은 건강을 유지하는 노인들을 종종 방송에서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영원한 청춘”을 위해 여전히 런닝머신 위를 뛰거나 생활전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바쁘게 살아간다. 언뜻 보면 나이에 굴복하지 않고 세월을 거스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미 턱뼈는 줄어들어 틀니를 해야 하고, 조금만 걸어도 관절마다 소리가 나고, 발기 부전 치료제를 먹어야 겨우 정력이 살아날까 말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전성기를 노년까지 연장하려는 풍조는 사그라지지 않는다.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의 저자 대니얼 클라인도 나이를 부정하는 유행에 휩쓸려 인공치아 시술을 할 뻔 했다. 그는 치과 의자에 누워서 드릴로 들들 들볶이는 대신, 석양과 바다가 아름다운 그리스의 이드라 섬, 카미니 마을로 여행을 떠났다.
저자가 하버드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시절에 처음 방문했던 이드라 섬은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그대로 물려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나이를 받아들이며 유난히 아름다운 인생의 저녁을 보내는 곳이었다. 일흔다섯 살이 되어 다시 찾은 섬에서 그는 위대한 사상가들의 서적을 탐독하는 한편, 그 섬에 사는 노인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사색을 계속한 끝에 ‘인생의 마지막을 가장 진실하고 만족스럽게 보내는 방법’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 책 한 권에 정리했다.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닷컴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젊어져야 한다는 욕망마저 잠재우는 놀라운 성찰을 보여준다.”고 추천했다. “매력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이 철학 탐구는 평범한 사람도 감성적으로 학구적인 철학에 쉽게 접근하게 해 준다.”고 ‘커커스 리뷰’는 극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강한 호소력으로 현대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영원한 청춘’ 신드롬을 흥미롭게 비판하고 있다.”며 이 책의 가치를 밝혔다.
– 영원한 청춘을 꿈꾸는 것은 인생의 절정을 놓치는 것… 기쁨의 철학자, 에피쿠로스와 함께 떠나는 여행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00곳”을 매뉴얼대로 방문하고 눈도장을 찍은 것만으로 만족하는 여느 사람들과는 달리, 저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또 하나의 조용한 집에 자리 잡았다. 그는 단골 식당에 자주 들러 일흔네 살의 그리스 친구 타소와 잡담을 나누기도 하고, 걷고 싶지 않을 때에는 지나가는 당나귀 몰이꾼을 불러 당나귀를 얻어 타고 블리호스라는 이웃마을로 나들이를 가면서 이따금 멈추어 담배를 즐기기도 한다. 그의 방랑은 대부분 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는 행복한 죽음을 위한 여행을 하는 동안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세네카, 에피쿠로스의 사상은 물론 하이데거, 헤겔, 키르케고르, 니체, 사르트르, 셰익스피어, 그리고 심지어는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의 “정열이 차분하게 가라앉을 때 찾아오는 평온함과 자유”에 대한 생각까지 독자들과 함께 나눈다. 때론 키르케고르보다 시나트라의 가사 속에서 노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그는 이드라 섬의 느린 삶의 속도를 높이 평가하지만, 도시인처럼 생활하지 않고 올리브오일을 더 많이 먹기만 하면 노년을 충족하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다든가, 오래 지속된 부부관계가 “노년에 가장 큰 위안”이 되니 배우자에게 충실하라는 그의 말은 좋은 충고가 된다. 책은 향락만을 추구하는 가짜 에피쿠로스주의자처럼 살지 말고, 진정한 에피쿠로스의 제자답게 검소하고 절제하는 태도로 살면 인생의 절정기를 최대한 즐기며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운이 좋은 사람은 젊은이가 아니라 일생을 잘 살아온 늙은이다. 혈기가 왕성한 젊은이는 신념에 따라 마음이 흔들리고 운수에 끌려 방황하지만, 늙은이는 항구에 정박한 배처럼 느긋하게 행복을 즐긴다.”는 에피쿠로스의 말처럼 평범함 속에서도 우주를 볼 수 있는 노년이야말로 인생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다.
– 흘러가는 시간을 즐기며, 사라지는 기쁨을 음미하며… 인생의 단계마다 각기 다른 삶의 의미와 즐거움이 있다!
대니얼 클라인은 노년기를 지나 ‘초고령기’를 맞이할 생각을 하면 두렵다고 고백한 최초의 저자이다. 그는 광적으로 젊음을 유지하려는 세태를 보면서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면서 차분하게 인생의 황혼기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죽음을 아주 먼 일이거나 남의 일처럼 여기며 살다가 갑자기 망각과 무의식이 지배하는 ‘초고령기’를 맞이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허무하게 끝나는 것인가. 책은 일상사와 정치의 감옥에서 벗어날 때 얻을 수 있는 이득, 지루함과 권태에서 벗어나는 법, 성적 충동과 성적 노스탤지어를 다루는 기술, 그리고 죽음을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관을 꼼꼼히 따진다.
한편, ‘초고령기’에 이르면 몸과 마음이 분리되게 마련이지만 ‘초고령기’에 대해서 지나치게 고민하지 말라는 충고도 담겨있다. 즐겁지 않으면 바르게도 살 수 없고, 능력 밖의 것들을 내려놓고 깨달음에만 집중할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뛰어난 통찰력이 담긴 이 명상록에서 저자는 “제대로 노년을 보내는 방법은 ‘영원한 청춘’을 추구하는 사람처럼 숨 가쁘게 야망을 품는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절망감에 휩싸여 지내는 것도 아니고,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 확실히 알고 그 길을 찾는 것은 어떤 연령대에든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사색할수록 우리는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 사색하고 글을 쓰며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조금씩 바꾸기 때문이다. 저자를 따라 위대한 현자들의 섬을 여행하다보면 인생의 단계마다 각기 다른 의미와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64) 중에서 _ 9월 21일자
–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드는 법”
지난해 10월, 인문학친구들과 같이 그리스와 터키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전 오래전에 한번 읽었던 책이지만 다시 꺼내 읽은 책이 있었습니다.
대니얼 클라인 (Daniel Klein)이 쓴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Travel with Epicurus) 입니다.
이 책은 클라인이 75살 때, 그리스의 작은 섬 ‘이드라’ (Hydra)로 여행을 가서 쓴 엣세이입니다. 이드라는 아테네에서 남쪽으로 한 70여km 쯤 떨어진 아주 작은 섬인데, 그는 예술가들의 섬이라 불리우는 그 곳에서 다시 그 옛날의 Epicurus를 만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남긴 잡기장을 여기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람이 늙지는 않고 계속 젊게만 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즐겁게 살지 못한다면 절대 바르게 살수도 없다.
너무 늦는 경우는 하나도 없다.
수다를 떨며 사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수다는 품위 없는 행동이 아니라 새롭고 흥미로운 사상을 만들고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옛날 아테네에는 수다와 소문의 여신, 오사 (Ossa)가 있지 않았던가?
학교에 다니거나 교회에 다니거나, 그저 평생토록 배워야 할 것은 하나뿐이다. ‘사랑하는 법과 사랑 받는 법이다’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지나가지만, 세월은 절대 일정한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변하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변하지 않는 것도 많은 법이다.
놀랄 것이 별로 없어야 비로소 노인이 되는 것이다. 당신이 이것저것 자주 놀라는 것을 보니 당신은 아직 한참이나 젊은 사람이다. ‘이 나이가 되니 세상엔 놀랄 일이 별로 없어요’ 그래야 당신은 노인 축에 끼게 된다.
그렇게도 갈망했던 새로운 것에는 언제나 숙명적인 실망이 내재되어 있다.
이 세상에는 단 두 가지의 비극 밖에 없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는 슬픔이다. 그런데 후자가 전자 보다 훨씬 더 비극적이다.
노년의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는 게으름을 피워도 괜찮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자에게는 미래에 그 보상이 주어지지만, 게으름을 피우는 자에게는 지금 당장 그 보상이 주어진다.
재미를 얻기 위해 노는 것이 아니다. 놀면 재미가 생겨난다.
플라톤이 말했다. ‘순수한 놀이에는 신의 뜻이 담겨있다’ 인생을 놀이처럼 사는 것이 인생을 옳바로 사는 비결이다.
인생은 하나의 놀이다. 그럼으로 거기에는 더 중요한 것도, 덜 중요한 것도 없다.
게으른 사람이 학구적인 사람 보다 훨씬 더 철학적이다. Johann Hamann이 말했다. ‘일하기는 쉽지만 진정으로 게으를려면 참 용기가 필요하다 ‘
노년에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도 큰 축복이다. 사실 늙은이에게 무엇인가 자꾸만 새로운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건 대단히 않좋은 징조다. 그져 노인들은 이미 다 해보고 경험했던 일들이지만, 마치 처음 당해보는 냥 내숭을 떠는 것이다.
노인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에 모든 것을 받아주고 포용하게 된다. 노인들은 인생의 장기판에서 승패가 판가름이 되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게 아무것도 아닌 하나의 게임이었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초조해 하지 않는 것이다.
천천히 생각해야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무슨 일에든 너무 빨리 반응하지 말아라. 한 한달 쯤 뒤에 답장하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다.
그 여자는 제 기분에 따라 자기 나이를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걸 보니 이젠 좀 철이 들어가나보다.
사실 결말이 시작 보다 좋은 케이스는 이 세상에 하나도 없는 거야!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도 욕정이 일어나지 않고 그냥 이쁘게만 보여질 때, 그게 노년이다.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도 유혹하고픈 생각이 없어진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러나 그 나이가 된 것은 축복이다.
모든 죽음은 다 때이른 죽음이다. 죽기에 적당한 나이란 없다.
절제 할줄 모르는 사람은 아직 노인이 아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어찌 늙은이라 할 수 있으랴!
답이 있는 질문은 절대로 철학적 질문도 아니도 좋은 질문도 아니다.
피할 수 없는 것은 승복하고, 통제할수 없는 것은 그냥 내버려 두어야한다.
살 수 있을 때까지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할 때 까지 사는 것이 현명한 사람이다.
늙은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하는 것은 늙은이를 모독하는 것이다.
늙으면 종교에 귀의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힌두교에서는 늙으면 버려야 할 것 중에 종교도 포함시키고 있다. 종교 까지도 버려야 진정 모든 것을 다 버린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노망은 하느님이 주시는 마지막 선물이다. 맨 정신으로 죽기 보다는 노망에 걸려, 죽는 줄도 모르면서 죽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이냐!
– 추천도서: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드는 법, 대니얼 클라인 지음, 김유신 옮김, 책읽는 수요일, 2014.
Carpe diem !
Bonam fortunam !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