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위 고 투게더 (We Go Together) – 2018 메시지 뮤지컬 ‘그리스’ 연출 노트 2탄
극장은 언제나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좋은 공연일수록 극장 리허설을 길게 하고 꼼꼼하게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가 않습니다. 우선은 극장의 스케줄과 공연팀의 스케줄이 맞아야 하고 다음으로는 기술팀의 스케줄과 배우들의 스케줄을 조절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극장 대여 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내에서 극장을 대여합니다.
이번 공연장은 220석 규모의 극장으로 ‘그리스’를 올리기에는 적당한 사이즈였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은 무대의 뒷쪽인 백스테이지가 너무 좁다는 것입니다.
원래 공연을 위주로 하는 대학의 극장이라는 그런지 그랜드 피아노가 두 대 씩이나 무대에 있었습니다. 이 두 대의 피아노를 다른 곳으로 치울 수가 없었기 때문에 백스테이지쪽으로 밀어 넣고 그 사이에 밴드가 들어갔습니다.
우리들의 생각은 뒷쪽 공간을 좀 넉넉히 만들어 배우들이 좌우 무대로 움직일 수 있는 통로로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상황을 바꿀 수 없으니 가능한 부분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먼저는 배우들의 등장과 퇴장의 위치를 약간씩 수정을 하였습니다. 다음에 나오는 쪽으로 퇴장을 하고 그쪽에서 다음 등장에 필요한 의상을 갈아입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그리스 라이틴이라는 자동차의 등장을 뒷쪽이 아닌, 옆쪽에서 나오기로 하였습니다. 배우들 또한, 한 번에 좌우에서 쏟아져 나오듯이 등장하는 장면들을 수정해서 공간이 좀 더 여우가 있는 오른쪽 옆에서 나오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배우들이 약간 당황을 하였지만 침착하게 집중력을 가지고 금방 적응을 했습니다. 무대 뒷쪽의 밴드팀도 각자의 자리를 잡았습니다. 약간은 비좁은 상황이지만 최대한 공간을 확보하고 무사히 리허설을 마쳤습니다.
이렇게 공연 전날 리허설을 끝내고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티켓과 안내를 맡은 팀에서 급하게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내려가 보니 모두들 사색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좌석 배치도와 극장의 좌석이 다르게 배치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거기에 티켓 좌석이 더블로 예약이 된 자리들도 몇몇이 있었습니다.
공연에 관한 리허설은 음악 감독과 기술 감독에게 위임을 하고 이 상황을 서둘러 해결해야 했습니다. 오전에 극장에 미리 예약이 되어진 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팀은 2시에 입장을 하였습니다. 이제부터 1시간 30분후면 관객을 입장시켜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서둘러 스텝들을 모아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좌석 배치도에 맞게끔 좌석의 위치를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의자의 숫자가 모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무대 뒷쪽에 배우들이 쉴 수 있도록 준비한 의자들을 극장으로 가지고 와서 좌석 뒷쪽에 배치를 하였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기차까지 다니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관객들은 공연 시작 한 시간전부터 극장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공연 시간이 15분 정도 남은 상태에서 모든 것이 정리가 되고 관객들의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좌석을 움직였지만 공간적인 제한 때문에 더 만들 수 없었던 좌석도 있었습니다. 그런 좌석의 관객들은 앞쪽의 VIP 좌석으로 바꿔드렸고 좌석 배정이 겹친 분들에게도 양해를 구해서 빈좌석쪽으로 배정을 하였습니다.
4시, 공연 시작보다 10분 정도 늦게 2018 메시지 뮤지컬 ‘그리스’의 첫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무대의 막이 걷히고 그동안 준비한 모습들을 담은 영상이 나타났습니다. 배우들의 특색 있는 모습에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시작을 알리는 라이브 밴드팀의 오프닝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오프닝이 끝나고 본격적인 뮤지컬 넘버들이 나오기 시작할 때, 앞쪽의 출입구에서 다섯 명의 남자 주인공들인 티버드(T-Bird)가 등장을 하며 멋진 노래들 불렀습니다. 티버드의 등장이 끝나자, 이번에는 무대의 양쪽에서 여자 주인공들인 핑크 레이디(Pink Ladies) 들이 등장을 하며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1절이 끝나고 2절이 시작될 때, 무대에는 앙상블팀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Yr 3부터 Yr 9까지로 구성된 8명의 앙상블팀은 무대의 분위기를 더욱 끌어 올렸습니다. 아역 배우들부터 어른 배우들까지 함께한 무대는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른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큰 공부가 될 것이고 공연에 있어서는 아이들의 등장이 신선함을 선물해 줄 것이라는 계획이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비장의 무기인 자동차의 등장과 함께 그리스 라이틴(날쌘돌이)이 시작되면서 무대는 화려한 댄스로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신나는 락앤롤 음악에 맞춘 배우들의 움직임은 관객들의 박수를 자연스럽게 유도하였습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1막 공연이 끝나고 잠시 휴식 시간이 찾아 왔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친 이후에 찾아온 평화와 같았습니다. 큰 기대가 없이 공연장에 찾았던 관객들은 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것인지 팜플렛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2막의 시작을 알리고 관객들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불이 켜진 후 빠른 비트의 음악과 함께 무대가 열리고 무대에는 하이스쿨 댄스 파티를 빛내는 미러 볼(Mirror Ball) 이 등장을 하였습니다. 화려한 무대와 댄스가 어울려졌고 연속으로 네 곡의 노래가 무대를 채우자 관객들의 호응은 최고조로 올랐습니다.
마지막 곡인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를 마지막으로 40여분 간의 2막이 마무리 되면서 배우들에 대한 찬사의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커튼 콜이 시작되고 배우들의 인사가 이어졌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우들을 도왔던 스텝들과 기술팀의 소개가 끝나고 무대의 배경으로 쓰였던 막이 올라가지 라이브 밴드의 모습이 등장했습니다.
이번 뮤지컬 그리스는 음악적 비중이 컸던 만큼 18곡의 노래를 포함해 무려 35곡을 밴드가 연주를 했습니다. 어떤 관객들은 MR로 진행한다고 생각을 했다가 마지막에 라이브 밴드의 등장을 보면서 전율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밴드의 인사가 끝나고 다시 한 번 배우들의 인사가 끝나면 연출이 등장을 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연출의 인사는 간단합니다. 음악 감독과 함께 무대에 나와서 인사를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공연인 소위 막공은 좀 다릅니다. 잠시 마이크를 받아서 제작 과정부터 함께한 각 파트의 감독들을 무대에 올려서 인사를 시킵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연 진행에 도움을 준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불러서 감사를 나눕니다. 그리고, 올해 공연에도 함께해 주신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인사를 드리며 공식적인 공연의 마지막을 알립니다.
“2018년 메시지 뮤지컬 ‘그리스’는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2019년에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2018 메시지 뮤지컬 ‘그리스’는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2019년 작품을 준비합니다.
2019년에는 두 개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5월 공연 예정인 연극 ‘옥탑방 고양이’와 10월 공연 예정인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입니다. 벌써 6년째이며 9번째와 10번째 작품에 들어갑니다.
이번에는 어떤 배우들과 어떤 작품이 나올까! 2019년에 선보일 ‘옥탑방 고양이’와 ‘사운드 오브 뮤직’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두 주간의 연출 노트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커뮤니티 교회와 메시지 컬리지 사역을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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