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투데이
시드니 밤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인가?
시드니 밤 경제에 크게 이바지 했던 킹스크로스(Kingscross)가 2014년 2월 24일부터 알콜 판매를 제한하는 음주판매 제한법(Lockout law)이 실시된 이후 5년이 지난 오늘 과거 번영을 누렸던 나이트클럽이나 식당과 주점 자리가 많이 비어 있고 시내와 가까워 일부는 주택가로 많이 전환하고 있다.
“Lockout” 법이란 밤 1시 30분까지만 술을 팔고 더는 못 팔게 하고 주객들도 3시까지는 술을 마시고 돌아가야 하는 법이다. 밤을 즐기려고 이곳에 온 사람들은 보통 11시나 12시부터 음주를 시작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1시 반까지 사서 마셔도 3시까지는 있을 수 있으니 크게 취하지 않는다. 그래서 술 때문에 사고를 야기하지 않는다.
이 법은 미국, 스웨덴, 네델란드 등에서 사용하여 많은 실효를 보았고, 국내서도 서부호주, 퀸스랜드, 뉴카슬에서도 실행을 한 것이다. 술꾼들 때문에 고생하던 경찰이나 응급실로 오는 환자 때문에 의사들이나 간호사들은 이 법을 적극 지켜 나가기를 바라지만 과거처럼 아침 5시 까지 술을 팔아야 술취한 사람들이 정신없이 팔아주는 덕으로 생활하는 이곳 장사꾼들에게는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정부 집계에 의하면 이 법 때문에 킹스크로스와 시내 및 뉴카슬까지 유흥업소에 근무했던 3만6천명이 직업을 잃었고 160억의 손해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시드니 Lockout 법 때문에 밤에 주류 판매는 44% 줄고, 식당은 51%가 매상이 줄어든 상태이다. 이 법을 실행하게 된 이유는 킹스크로스 지역에서만 매년 360명이 술꾼들 폭행으로 입원했고, 이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이유없이 주먹으로 때려(Coward Punch) 75명이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매년 1,800명이 이유없이 폭행을 당했다. 더욱이 2012년과 14년에는 길을 거닐던 2명의 젊은이가 이들 주먹에 맞아 사망했다. 이들을 감시하는 50명의 경찰들이 매주 공격을 당했다.
더욱이 “Time Out”이란 여론조사 기관에서 시드니 안전문제가 세계 도시중 39위로 모스크바, 델리 만도 못하는 서열을 기록하는 반면 시드니 경쟁도시인 멜본은 세계 도시중에 2위로 안전한 도시로 나타났다. 멜본은 법에 어떠한 제한도 없이 밤 경제를 잘 이끌러 나가고 있다.
주류 판매 제한법(Lockout Law)은 16년 만에 노동당에서 정권을 인수한 보수당 “베리 어 패럴” 전 NSW 주지사가 이법을 통과 시켰다. 그 결과 5년이 지난 현재 킹스크로스 지역에 범죄는 50%가 줄어들고 시내(C.B.D)와 옥스퍼드 스트릿, 서리힐 등은 14%가 줄어들었다. 반면 “뉴타운, 본다이 비치, 구지” 같은 킹스크로스 인근 지역에 범죄는 증가 되었다.
시드니와는 달리 멜본은 밤 경제에 많은 수입을 얻고 있다. 멜본 시내(Inner Melbourne) Sally Capp 시장은 이곳 밤 경제는 몇년 전에는 3억1천만 불에 불과했지만 2018년은 10배 이상 증가된 35억불로 크게 늘었다. 시드니와는 달리 주류 판매보다 Entertain Sector(영화, 음악회. 관광사업 기타)가 수입이 더 많다. 수입 내역을 보면 식당수입 22억불, Entertainment Sector(영화, 음악회, 관광 등) 9억불 주류값 3억불로 되어 있다. 식당은 497개소에서 2018년에는 1770개로 크게 증가 되었고, 앤터테인멘트 장소는 467개로 증가되었다. 술집인 Bar나 팝은 크게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과거 호주 전체 경제의 30%이상이 NSW주에 경제력이라고 했으나 이제는 인구면에서도 재정면에서도 빅토리아 주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9월 8일 그라디 배네직클리안 주지사는 시드니 밤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적어도 금년안에 Lockout 법을 철회하겠다고 말하고 주택 지역으로 변하는 Kingscross는 1년 더 연장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과거 유흥가 였던 곳이 많이 주택지역으로 변화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거주자는 2,099명에서 6,504명으로 크게 증가 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29대부터 39세로 젊은 층이다. 시내와 가까워 모이고 있다. 시드니 다른 곳은 집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아파트 값이 47%나 올라 57만5.381불에서 84만3.5332불로 거래되고 있다. 대부분 전문직종들이다. 반면 과거에 종사하던 관광업종이나 문화 여가 분야 종사자들은 11.9%나 하락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처럼 밤영업자는 줄고 낮에만 일하는 상점이 70개소나 생겨났다. 그리고 Kingscross 포함된 Potts point 카은슬(Council)에 총 12,300명 인구에 체육관(Gym)이 12개나 개업하고 있다.
Kingscross 지역은 호주 해군기지인 Garden Island가 옆에 있어 2차 대전과 월남전 당시 미군들이 이곳을 방문해 쉬었던 곳이라 곳곳에 Sex Workers가 많았다. 호주는 정부가 허가 하는 공창제도 국가이다. 또한 마약중독자들이 많이 상주하고 있으며, 나이트 클럽, 스트립쇼. 동성애자들을 위한 성 장난감 파는 곳도 많았다.
개인의료보험 가입자 크게 줄어
호주는 1983년 노동당 보브 호크 수상의 무료 의료제도인 “메디케어” 제도로 아직까지 큰 덕을 보고 있다. 이후 급격히 증가되는 고령화와 이민증가로 인한 인구팽창으로 무료 의료제도의 적신호가 켜졌다. 2004-05년에 정부의 의료비 적자는 33억불에서 2014-15년에는 69억에 이르게 되었다. 호주 뿐 아니라 세계가 모두 보건비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래서 “노인들의 건강은 국력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호주는 2011년 한 사람당 보건비가 미화 3,794불에서 2017년에는 4,543불로 올렸고 뉴질래드 역시 4,546불에서 5,386불로 크게 올렸다. 선진공업국가 연합인 OECD 국가들의 평균도 2011년 미화로 3,355불이 2017년애는 4,069불로 크게 상승되었다.
보건비는 “돈먹는 하마”라고까지 부르고 있다. 1996년 집권한 전 하워드 보수당 수상은 메디케어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개인의료보험을 적극 추진했다. 개인 의료 보험 가입자들에게 30%을 보태주면서 개인 의료보험 가입을 추진했다. 가입자는 본인이 원하는 전문 의사를 바꾸지 않으며 보험자를 취급하는 전문의사의 수가는 메디케어 환자 취급시 보다 상당한 금액을 더 지불하며 생명과는 관계없는 무릎 수술을 비롯한 백내장 수술 등 소위 Elective Surgery 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할 수 있게 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 치과 및 안경까지 총 보험자는 전체 호주인의 53.5%이며 병원입원에 관한 Hospital Cover자만은 44.2%이다. 정부는 최하 55%의 가입자를 원하고 있다. 독일은 88%, 불란서는 84%에 비하면 아직도 미약한 숫자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6월 말까지 6만5천명이나 줄었다. 보험 가입자가 이렇게 크게 준 것은 15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보험은 젊은이들이 많이 가입하여 저축되면서 노인 될 때 해택을 보는 것인데 젊은이들이 크게 빠져 나가고 대신 노인들의 가입은 크게 증가세를 보여 정부는 큰 부담을 가지게 되었다. 이 중에 25-29세 사이의 젊은 층은 6.9%가 줄어든 반면에 90-84세는 8.8% 증가 되었다. 65세를 기준으로 보면 65세 미만의 젊은 층은 12만 5천명이 줄어 든 반면 65세 이상은 6만 3천명이 증가 되었다.
떠나는 이유를 보면 젊은 층은 사실상 병원에 갈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비경제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젊은이들의 가입료를 줄여 주거나 세금으로 공제하는 등 특혜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문의사들에게 시술를 받으면 상당액의 Gap Charge를 요구하기 때문에도 문제가 있다. 수술 후에도 개인보험에서 주는 액수 이외에 환자에게 500불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보험 가입자들은 따로 돈을 내는 일이 없다. 보험회사도 점점 메디케어 처럼 의사들의 수가를 내리기 때문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마취비도 따로 내야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주(2019년 10월 7일 현재) 스코트 모리슨 수상은 호주의 개인의료보험은 다른 나라와 달리 정부가 30%를 지원해주는 의료보험이기 때문에 정부의 관심은 더 많다고 말하고 젊은 사람들이 떠나는 문제는 심각하게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식으로 기업이 책임지고 의료보험을 해주는 미국식 스타일을 주장했다. 그러나 호주 의료협회는 미국식 의료보험제도는 적극 반대한다고 말했다. 호주만 어러운 실정이 아니다.
영국 남부지역에 사는 70대 여성 실비아 마시는 얼마 전 집 뒤뜰 계단에서 넘어져 골반을 다쳤다. 남편 존 마시는 응급 전화번호인 999로 전화를 걸어 구급차를 보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구급차가 부족해 보내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여러 번 거듭해 전화를 걸었지만 마찬가지였다. 구급차는 3시간 반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영국은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통해 전 국민에게 무상의료를 제공한다. 영국의 국가의료제도(NHS: National Health Service)는 1948년에 시작되었다. NHS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병원과 주치의(GP)를 지정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환자들은 의약품 처방을 비롯한 모든 의료 및 치과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으며, NHS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이 된다. 지난 50년간 의술의 발달(새로운 시술법, 치료법, 복잡한 검사, 현대 의약품 치료요법, 예방의학 등 모두 비싼 기술의 개발)과 함께 고령화 인구를 위한 의료서비스 증가로 의료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비용증가를 벌충하기 위해 최근에는 환자들로부터 의료비 일정액을 청구하고 있다.
지상의 낙원이었던 스웨덴도 ‘무료 의료는 이제 그만이다. 산부인과를 찾아서 100Km를 가야하며, 진단 후에도 수술은 1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인구 대비 병상도 유럽에서 가장 낮다. 이제 스웨덴 사람들은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 많이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호주에서 개인 의료보험자는 2년 후면 그 해택을 볼 수가 있다. 90세 넘어 호주 노인들이 의료보험에 가입을 되씹어 본다.
하명호(SBS 방송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