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21개국 정상,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 채택
올해 의장국은 말레이시아, 주제는 ‘공동번영의 회복력 있는 미래를 향한 인적 잠재력 최적화‘
문재인 대통령, 역내 경제협력과 포용성 증진 위해 세 가지 제안
“위기 극복을 위해 APEC이 다시 ‘연대의 힘’을 발휘할 때 … ‘APEC 미래비전’, 회원국 간 연대와 협력 의지 성과물”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 전문포함]
세계 최대 지역협력체인 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올해는 11월 20일, 화상으로 열렸다.
APEC에 가입된 회원국은 총 21개국으로, 올해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정상회의의 주제를 ‘공동번영의 회복력 있는 미래를 향한 인적 잠재력 최적화’로 정했다.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는 개회사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를 대응하는 데 있어서 함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면서, 글로벌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APEC은 팬데믹 이후의 경제 회복을 견인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역내 경제를 회복하고, 개방적이고 자유로우며 예측가능한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APEC의 미래청사진으로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채택했다.
이는 ‘2020년까지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 실현’이라는 APEC의 목표를 제시한 보고르 선언(1994)의 기한이 도래한 만큼 향후 20년간(2040년까지) 유효한 새로운 비전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에 포함된 무역투자 자유화, 디지털 경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등 3개 핵심 영역은 한국의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인 한국판 뉴딜 정책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역내 경제협력과 포용성 증진을 위해 세 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아-태지역 무역자유화와 경제공동체 실현’이라는 APEC의 ‘원대한 꿈’을 언급했다.
그런 뒤 “코로나는 많은 것을 달라지게 했지만 우리가 추구해온 꿈마저 바꿀 수는 없다”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APEC이 다시 ‘연대의 힘’을 발휘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세 가지 제안을 설명했다.
첫 번째,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이동을 촉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협의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코로나 속에서도 국경을 봉쇄하는 대신 교류를 계속하며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개방적 통상국이 많은 아-태 지역의 미래 성장은, 자유무역으로 모두가 이익을 얻는 ‘확대 균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내 경제 회복을 앞당기기 위한 다자무역체제 강화를 역설하면서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은 WTO 개혁 논의를 위한 내년 12차 각료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위기가 불평등을 키우지 않도록 포용적 회복을 위한 포용적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속에서 한국은 고용·사회 안전망을 토대로 디지털, 그린, 지역균형 뉴딜을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을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으로 채택했다”고 소개하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설명했다. 그런 뒤, “우리가 ‘함께 잘 사는 길’을 찾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세 번째는 “‘디지털경제’와 ‘그린경제’의 균형 잡힌 결합을 모색해야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APEC 디지털 혁신기금’을 활용하여 아-태지역 내 5G생태계 혁신사업과 개인정보 보호 및 데이터 활용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11월 중 중소기업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두 개의 포럼을 개최하고, 내년에는 ‘글로벌 가치사슬 내 디지털 경제역할에 대한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세 가지 제안은 미래비전에 골고루 반영됐다.
미래비전은 ①무역투자=지역경제통합,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관련 작업 진행 ②혁신·디지털 경제=혁신기술개발 촉진, 디지털 인프라 개선, 데이터 이동 활성화 ③포용적·지속가능 성장=질적 성장 추구, 포용적 인적자원 개발, 환경문제 대응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APEC 미래비전’은 회원국 간 연대와 협력의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물”이라며 “자유로운 무역투자, 혁신과 디지털 경제, 포용적 성장 등 세계 경제전환기의 핵심 의제들을 균형 있게 반영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20년 아-태 지역의 공동번영을 위한 지향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시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실 본관인 프르다나 푸트라(Perdana Putra)를 배경으로 빨간색 넥타이와 포켓스퀘어, 라벨 핀을 착용하고 앉은 자세로 단체사진 촬영에 임했다. 프르다나 푸트라는 2019년 3월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국빈방문 당시 정상회담이 이루어진 장소이기도 하다.
APEC 정상회의는 통상 회원국 정상들이 주최국 전통의상을 입고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전통이 있다.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당시에도 각국 정상들은 부산 동백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두루마기를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바 있다.
이날 회의는 화상으로 이루어졌지만, 전통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각국 정상들은 프르다나 푸트라를 가상의 배경으로 해 빨간색 넥타이와 포켓스퀘어 (여성은 스카프), 라벨 핀을 착용하고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 [전문]
우리의 비전은 우리 모든 국민과 미래세대의 번영을 위해 2040년까지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회복력 있고 평화로운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APEC의 임무와 자발적이고 비구속적이며, 합의도출을 기반으로 하는 원칙에 충실하면서, 우리는 다음 세 가지의 경제적 동인을 추구함으로써 이 비전을 성취할 것이다.
무역과 투자
아시아·태평양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상호 연결된 지역경제로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공정하고 비차별적이며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무역과 투자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제공하기 위하여 계속해서 함께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제 기능을 다 하는 다자통상체제를 수립하고, 국제무역 흐름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있어 기존에 합의된 WTO 규범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재확인한다. 우리는 높은 수준과 포괄적인 지역 업무수행에 기여하는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의제에 관한 업무를 포함한 시장 주도적인 방식으로 보고르 목표와 역내 경제통합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우리는 원활한 연계성, 회복력 있는 공급망, 그리고 책임감 있는 기업경영을 촉진할 것이다.
혁신과 디지털화
우리 모든 국민과 기업이 상호 연결된 세계 경제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보다도 시장 주도적이고 디지털경제와 혁신이 뒷받침되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우리는 생산성과 역동성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하여 구조개혁과 건강한 경제정책을 추구할 것이다. 우리는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데이터 흐름을 촉진하며 디지털 거래에서 소비자와 기업 간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서 협력할 것이다.
강력하고 균형되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포용적인 성장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충격, 위기, 세계적 유행병 및 다른 비상사태에 대해 회복력을 갖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는 중소기업, 여성 그리고 미지의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 이들을 포함한 모두에게 확실한 이익과 더 큰 건강과 안녕을 가져다주는 질적 성장을 증진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국민이 미래를 위한 기술과 지식을 더욱 잘 갖출 수 있도록 경제적이고 기술적인 협력뿐 아니라 포용적 인적자원개발도 강화할 것이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하여 기후변화, 기상이변, 그리고 자연재해를 포함한 모든 환경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국제적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경제정책, 협력, 그리고 성장을 촉진할 것이다.
지역경제협력을 위한 최고의 포럼이자 현대적이고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아이디어 육성의 장이라는 APEC 고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바람직한 조직관리와 이해관계자의 관여를 통하여 기관으로서의 APEC의 지속적인 개선을 수용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동등한 파트너십, 공동 책임, 상호 존중, 공통의 이해, 그리고 공동 이익의 정신으로 APEC ‘미래비전’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우리는 적절한 이행계획 수립과 비전의 진전에 대한 검토를 하면서 2040년까지 비전을 달성할 것이다.
제공 = 청와대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