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sing: 교육논단

서미진 박사의 특별기고 사회적 불안감 어느 교회에서 설교를 하게 되었다. 설교를 하고 나서 성도님들의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이었고 그래서 예배 후에 개인적으로 다가와서 좋은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배를 끝나고 나는 마음이 더 불편해져 있었고 그 불편한 마음이 겉으로도 드러나는 지 “사모님, 피곤하세요? 설교 준비하시느라 너무 수고하셨나봐요!” 라는 말씀들을 하셨다. 사실, 필자는 전혀 피곤하지 않았고 단지 많이 긴장되어져 있었다. 그것은 마치 대회에 나간 사람이 순서를 마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과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편안하게 대하지 못하고 설교 후에 오히려 피곤하게 보였던 것이다. 어떤 분은 필자가 하는 말이 이해가 안될 것이다. 보통은 설교를 한 후 사람들의 반응이 좋으면 더 신이나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더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인데 필자처럼 사회적 불안이 높은 사람은 그것이 잘 되지 않는다. 필자처럼 사람을 피하거나 오히려 침묵을 지키는 모습이 있다.한국에서 유명한 베스트 셀러 작가이자 가족 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교수님 한 분이 계신데 그 분을 보면서 어떤 학생들은 교만하다고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강의를 너무나 잘 하시고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는 그분은 너무나 멋진 분이신데 막상 강의를 다 끝나고 나서 학생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전혀 맺지 않으시고 혼자 계시고 아무 말도 안하시고 차를 타고 숙소로 가버리셨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분의 행동이 교만해서가 아니고 내성적이고 사람을 만나고 말을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이셨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전 한 사람이 자신이 얼마나 좋아졌는 지를 필자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너무 기뻐서 함께 칭찬해 주었는데 그 다음 날 다시 나빠졌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상하게도 다시 자신을 힘들게 하는 몇 가지 증상이 나타났다고 하였다. 왜 그런 지 모르겠다고 해서 ‘ 좋아졌다고 말한 후 그대로 되지 않을까봐 걱정되는 마음이 불안감을 만들었던 것이 아닐까요?’ 라고 이야기를 드렸더니 ‘ 왜 그랬는 지 생각해 보니 선생님께 좋아졌다고 말씀 드린 후 다시 나빠지면 어쩌지? 라는 마음이 든 게 맞는 것 같아요’ 라고 말을 했다. 그 분의 다시 퇴행하는 듯한 부분이 사회적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 쉽게 경험될 수 있는 부분임을 필자는 잘 알고 있기에 그 분을 위로하며 불안을 다스릴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안해 드릴 수 있었다. 사회적 불안감이 높은 사람들은 타인의 반응이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그 타인의 반응에 때로는 많이 집착하고 나쁜 반응은 나쁜 반응대로 좋은 반응은 좋은 반응대로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다. 타인의 의견이나 시선이나 지시는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면 되는데 때로는 그들의 의견을 꼭 들어야 할 것 같고 그들의 시선에 부합하는 행동을 해야할 것 같고 그렇지 않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 그 뿐인가? 나 때문에 저 사람이 저렇게 행동하나? 와 같은 자기 비난의 소리를 한다거나 타인의 반응에 의해 이랬다 저랬다 행동을 바꾸는 모습 또는 타인에 대한 부정적 추측이나 해석으로 괴로와하는 특성이 있다. 또한 타인의 나에 대해서 짓는 시선이나 표정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작은 것도 아주 크게 해석해서 부정적 저의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하여 관계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심한 경우 사회적 불안이 높으신 분들은 사람 만나는 것을 회피하고 고립적인 관계를 가지는데 어떤 사람은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서 편안함을 주는 특정 대상과 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힘들어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사회적 불안을 줄일 수 있을까? 불안하면 사람들은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쉽게 선택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불안을 주는 대상을 피하거나 도망가는 것이다. 호랑이를 두려워하는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호랑이를 만나지 않기 위해 산에 가지 않고 심지어 동물원에도 가지 않고 호랑이 인형조차 싫어할 수 있다. 그것은 고쳐야 할 공포증의 문제이나 일상 생활에서 아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호랑이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특정 대상에 대한 공포에 비해서 사회 공포증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사회적 존재이기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 살아간다고 하는 것은 사회에서 고립되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불안은 결코 회피하거나 도망간다고 해결할 수 없다. 반대로 불안을 일으키는 사람들과 부딪히고 접촉하고 눈 마주침을 연습하고 대화를 하면서 불안감을 이겨내어야 한다. 그래서 사회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어지는 방법 중의 하나는 집단 상담을 통해서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며 사회적 불안이 주는 수치감과 불안감을 극복하는 것이다. 집단 상담을 통해 사람들과 있을 때 자신들이 경험하는 두려움과 염려를 표현하게 하고 그것과 관련되어서 각자가 하고 있는 잘못된 생각들, 예를 들면,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거나 사람 앞에서 실패하고 창피를 당하면 어쩌지? 라고 하는 생각들을 함께 나누고 바꾸는 작업을 하고 그리고 동료를 앞에서 앞에 나가서 발표도 하고 그것이 잘되면 대중들 앞에 나가서 연설까지 하는 경험들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면서 부딪힘으로 사회적 불안을 극복하게 하는 방법이다. 또한, 사회적 불안이 높은 사람들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경험이 있거나 수치심의 경험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과거의 사람들로부터 창피와 상처를 경험한 것을 안전한 상담사와 같은 대상과 나누어서 과거의 상처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필자도 어린 시절의 몇 가지 상처들이 있는데 그것을 생각하면 수치감을 느끼곤 했었다. 그 중에 하나가 도둑이 집에 들어왔을 때 어리석게 반응한 나를 부끄러워했던 것이 있었다. 그런데 상처 치유 과정을 겪으면서 그 때 나는 어린 아이였고 어린 아이였던 나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을 깨달으며 내가 느낀 수치감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깊이 수용할 수 있을 때 타인이 바라보는 시선들에도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래서 훨씬 더 사회적 불안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이 지금은 생겨났다. 사회적 불안은 결국, 내가 나를 사랑하고 수용하며 그리고 사회적 상황에 둔감해지도록 과한 부정적 해석을 줄이며, 용기를 가지고, 사람들과 여전히 어울리며, 조금씩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극복되어질 수 있다. 혹시 필자처럼 사람들로 부터 또는 스트레스 받는 환경으로 부터 도망가기를 좋아한다면 나에게 말해보자. “부딪혀 보자. 생각보다 괜찮을 거야!  그리고 부딪히다 보면 좋아질 수 있어 !”  라고 말이다. 서미진 박사 (호주기독교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