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
아스클레피오스 (Aesculapius)
아스클레피오스 또는 아에스쿨라피우스(그: Ἀσκληπιός, 라: Aesculapius)는 그리스 신화에서 의학과 치료의 신이다. 로마 신화에서도 같은 신의 모습으로 나온다.
○ 생애 신화
– 탄생
아폴론은 코로니스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코로니스가 이스큐스라는 남자와 눈이 맞았다는 까마귀의 말만 믿고 진노하여 코로니스를 죽여 버렸다. 뒤늦게 이를 후회한 아폴론은 까마귀에게 화풀이하여 몸 색을 하얀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꾸어 버린 다음, 재빨리 코로니스의 몸 속에서 아들을 꺼내는데 그 아이가 바로 아스클레피오스였다. 아폴론은 현자 켄타우로스 케이론에게 이 아이를 맡겨 양육시키게 하였다. 케이론에게 의술을 배운 아스클레피오스는 뛰어난 의사가 되어 죽은 사람까지 살려낼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 가족관계
아스클레피오스는 에피오네와 결혼하여 두 명의 아들과 5명의 딸을 두었다.
.아들: 마카온, 포달레이오스
.딸: 이아소, 휘게이아, 아케소, 아글레이아, 파나케이아
이 딸들의 이름은 모두 병의 치료, 약, 의술에 관계된 것으로 그리스 신화에서는 모두 치료의 여신으로 간주된다.
– 죽음
아스클레피오스의 죽음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전승이 있다. 먼저 그가 죽은 사람을 치료하여 살려내면서 황금을 받았기 때문에 제우스의 노여움을 받아 죽었다고도 하며 아스클레피오스가 자꾸 죽은 사람을 살려내어 저승에 죽는 사람이 더 이상 오지 못하게되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지하세계(저승)의 신 하데스가 제우스에게 찾아가 하소연했다. 하데스의 뜻을 받아들인 제우스가 벼락을 던져 죽여 버렸다고도 한다.
○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의술의 신. 아폴론의 아들이며,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의학의 상징적 존재이다.
아스클레피오스는 기원전 800년 경에 살았던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에도 이상적인 그리스의 의사로 언급되고 있으며, 플라톤 역시 히포크라테스를 아스클레피오스의 자손이라는 의미의 ‘아스클레피아드(Asklepiade)’라 불렀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문에서도 두 번째로 등장하는 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렇듯 아스클레피오스는 기원전부터 유능한 의사의 대명사였다.
어머니는 테살리아의 왕녀 코로니스로, 아폴론이 그녀를 애인으로 삼았을 때 같이 살 수 없으니, 하얀 까마귀를 전령으로 내려주었다. 그러나 코로니스는 바람이 났고, 까마귀는 이를 잽싸게 아폴론에게 알려주었다. 분노한 아폴론은 코로니스를 활로 쏴 죽였으나 곧 후회하고 입이 싼 까마귀를 노려보았는데 태양신의 눈이 너무 뜨거워 까마귀는 털이 모두 타버려서 검은 털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까마귀자리 참조). 한편 코로니스는 죽을 당시 임신한 상태였는데, 아폴론이 아이를 구해주었다. 이 아이가 바로 아스클레피오스다.
이후 케이론에게 맡겨져 키워지는데, 그 과정에서 예언능력이 있던 케이론의 딸 오퀴로에가 아버지와 그의 운명을 예언했다. 하지만 신들은 그녀에게 허락없는 천기누설의 죄를 물어 반인반마에서 완전한 말로 바꾸어버린다.
의술의 길을 추구해서 죽은 사람까지 되살릴 수 있는 위대한 의술을 얻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르테미스가 죽은 히폴리토스를 데려와 그를 살리라고 명령하자 살려주는데, 이것에 화가 난 운명의 여신들과 하데스가 제우스에게 아스클레피오스가 더 이상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했고 결국 신들의 간청을 수락한 제우스의 번개에 맞으면서 생을 마감한다. 이때 히폴리토스도 같이 번개에 맞아 다시 저승으로 보내지고, 사건으로 인해 격분한 아폴론은 제우스의 번개를 만든 퀴클롭스들에게 화살을 쏴 몰살시켜버린다. 비록 현대 관점으로 보면 아폴론은 빼도박도 못한 막장 부모이긴 하나 아스클레피오스가 죽었을 땐 눈물을 흘리며 그의 시체를 안아줬다는 말도 있는 걸 보면 적어도 아들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만큼은 진심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후에는 퀴클롭스들을 부활시킨 후 아폴론을 달래려던 제우스에 의해 신격화되어 의술의 신이 되었다. 병 주고 약 주고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은 병원의 역할도 하였으며 입원해 있다가 꿈 속에서 아스클레피오스가 나타나 치료해주어 완쾌했다는 전설도 많이 남아있다.
물론 고대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은 병원이라고는 해도, 당시의 기술력 부족으로 의료행위의 수준은 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은 항상 도심지에 벗어난 외곽지역에 있었기에 요양온 환자가 신전에 기거하며 심신을 가다듬고 자연치유력을 발휘하기 좋은 환경이라, 자연치유력으로 살아나 도시로 돌아갈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에피오네와의 사이에서 이아소(뜻은 의료), 판아케아(만병통치), 아이글레(광휘), 히게이아(위생), 아케소(치유)라는 딸들과 마카온과 포달레이리오스, 텔레스포로스라는 아들들을 두었는데 딸들은 간호사, 아들들은 의사가 되었다. 아리스토다마라는 여자와의 사이에서 아라투스라는 아들이 또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에피오네와 그녀와의 사이의 아이들 모두 신격화되어 의술과 관련된 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신전 지역민들에게는 워낙에 토착 신앙이라 기독교가 로마 제국에 공인되어 널리 퍼진 후에도 신전이 오래 유지되었다. 하지만 결국 기독교도에 의해서 신전이 폐쇄되어 아스클레피오스 신앙은 사라지게 된다.
파우사니아스의 지리서를 보면 레우키포스의 딸 아르시노에와 아폴론의 아들이라는 설도 있어서 그런지 고전 시대 라코니아에는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이 많았던 듯하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라케다이몬의 왕 히포코온의 집을 어느날 암퓌트리온의 아들 알카이오스가 방문했는데, 그의 사촌이 사나운 그 집 개를 죽였더니 히포코온의 아들들이 알카이오스 일행을 다굴쳤다. 다나오이 최고의 영웅도 이 불한당들에겐 어쩔 수 없었는지 엉덩이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타위게토스 산에 숨었는데, 이때 아스클레피오스의 도움으로 부상에서 살아났다고 한다. 알카이오스는 그에게 감사하며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을 세웠는데, 그리스 이야기에는 이와 관련한 기사가 많다.
○ 의학의 상징
아스클레피오스는 의학의 신이 되었으며, 고대인들은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에서 하루를 보내면 모든 병이 낫는다는 신앙을 가졌다. 그의 상징은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로 알려진 지팡이로 뱀 한마리가 또아리를 틀면서 지팡이를 기어오르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
아들인 아스클레피오스가 죽자 화가난 아폴론은 제우스에게 벼락을 만들어 준 퀴클롭스를 죽여버리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아폴론은 테살리아의 왕 아드메토스에게 가서 1년간 속죄의 뜻으로 양치기로 살았다. 제우스는 아스클레피오스를 하늘로 올려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는데 그 별자리가 바로 뱀주인자리라고 한다.
어떤 신화에서는 아스클레피오스가 살려 주는 바람에 자신이 죽게 된 발단의 그 사람이 바로 히폴리토스라고도 한다.
전승에서는 아스클레피오스가 제우스의 번개를 맞아 죽은 글라우코스(Glaukos)를 치료하던 중 뱀 한 마리가 방안으로 들어왔는데 이에 깜짝 놀란 아스클레피오스가 자신의 지팡이를 휘둘러 그 뱀을 죽였는데, 잠시 후 또 한 마리의 뱀이 입에 약초를 물고 들어와 죽은 뱀의 입 위에 올려놓았고, 그러자 죽었던 뱀이 다시 살아나고, 이것을 본 아스클레피오스는 뱀이 했던 대로 그 약초를 글라우코스의 입에 갖다 대어 그를 살려내었다. 그리고 그는 존경의 의미로 자신의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한 마리의 뱀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 두 마리 뱀과 지팡이
‘두 마리 뱀과 지팡이’로 구성되어 있는 상징물이 헤르메스의 지팡이이므로, 의학의 상징으로 적합하냐는 충돌이 일어났다.
첫째, ‘두 마리 뱀과 지팡이’는 헤르메스를 상징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그것은 수메르의 치료의 신인 ‘닌기쉬지다(Ningishzida, 기원전 3000년경: 상징 중에 )’의 상징, 또는 성경에 등장하는 모세의 지팡이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둘째, 헤르메스의 지팡이도 의학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헤르메스는 연금술사(alchemy)의 신이기도 하기 때문이며, 또한 헤르메스의 상징을 의학의 상징으로 사용하던 시기 보건활동은 해양 교역과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헌인 길가메쉬 서사시에서부터 나무에 걸린 뱀은 부활과 치유의 상징이었다.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생명의 나무 역시도 수천 년 간 지속되며 아담과 이브 설화나 이집트의 세계수, 신비주의 유대교의 세피로트의 나무 등으로 변주되며 꾸준히 이어져왔다. 다시말해 수메르 문명에서 기원하여 오랫동안 두 마리의 뱀과 나무를 쓰는 종교적 상징이 치유와 의술을 나타내었는데 그것이 근동의 여러 문명과 이집트에 수천년간 지속되며 유지되었고 그게 그리스로 들어가서 아스클레피오스와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되었다. 그러므로 이 변주 둘 다 치유의 상징이 맞는거지. 뱀이 하나는 치유의 상징이며 둘은 아니다. 라고 보는 시각이 오히려 고고학적으로 틀린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두마리인 버전이 훨씬 원본에 가깝다. 즉 1950년대에 네덜란드 의사협회의 권고는 미숙한 고고학적 판단으로 한 권고였는데 근동 고고학이 좀 더 발전하고 알고보니 오히려 수천년간 지중해 전역에서 쓰여진 전통대로 정확하게 쓰고있었던 상징을 고작 그리스 지방에서 살짝 변조되어 2백년간 쓴 상징으로 뜯어고치라고 한 권고가 되어버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의학의 상징으로 채택한 것은 오류였으나, 이미 오랜 기간 사용되었으므로 현재의 상징으로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두 마리 뱀과 지팡이’는 헤르메스를 상징하며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의학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것은 오류라는 주장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