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말씀
용납(forbearing)과 용서(forgiveness) 1
인류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만큼이나 큰 사건은 없었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이유는 죽은 사람이 살아난 사건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성경에는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는 사건들이 꽤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도 여러 번 죽은 자를 살리셨고(회당장 야이로의 딸, 베다니의 나사로, 나인성 과부의 외아들), 베드로도 여제자 도르가를 살렸고, 사도바울도 유두고라는 청년을 살렸던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사건이 다른 사건들과 차별되어 인류역사상 가장 큰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이유는 그 분의 죽음은 전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죽었던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또한 하나님께서 그 분의 영광을 위하여 인류의 죄를 용서하시겠다는 작정(decree)에서 일어났던 사건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도바울은 골로새서 3장 13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제사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인간의 죄를 용서해 주신 것과 같이 우리들도 서로 용납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가 뉘게 혐의가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여기서 용납한다(forbearing)는 말과 용서한다(forgiveness)는 말의 의미는 누군가와 의견이 상충되는 일이 있다면, 또는 금전적으로, 심적으로 피해를 입은 일이 있었다면, 그것을 참을 줄 알아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용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용서하는 방법이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우리들을 용서하신 것과 같이, 예수님께서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속죄 제사를 지내신 것같이 희생과 고통을 감수하면서 적극적으로 용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용납 (forbearing)은 용서하는 과정에서 겪게 될 희생과 고통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용납은 우리 의지를 발휘하여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용납해야 하는 것은 원어적인 의미로 보면, 하나님의 명령입니다(forebearing enjoined).
이 용납을 조금 실감 있게 표현하자면, 우리 몸에 가시가 들었을 때를 상상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그만 가시가 살 속에 파고 들어있을 때, 우리들은 고통과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그 가시를 빼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들과 의견이 상충되고 대립되어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을 또는 물질적인 손해를 끼친 사람을 용납하라고 하십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 몸에 박힌 가시를 빼내지 않고 견디는 것으로 비유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그 가시로 인하여 환부가 화끈거리더라도 참아내야 하는 것으로 비유될 수 있습니다. 즉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을 멀리하고 배제시키는 것이 아니라 품어 안으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나무로 비유하자면, 예수님께서는 죄 없고 흠 없는 참 포도나무로서 기꺼이 죄로 병든 가지였던 우리들을 깨끗하게 씻겨주시고 접붙여 주셨습니다. 그렇게 은혜로 새로운 생명수를 공급받게 된 우리들 서로는 누가 누구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서로 부둥켜안으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사랑의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 13:7)”
부둥켜안을 때 희생과 고통이 따르더라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힘든 부분을 참고 부둥켜안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성경이 전하는 용납의 의미입니다.
그리고 성경은 하나님의 용서를 받으려면 우리들 피차가 서로 용서(forgiveness)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용서하는 것은 희생과 고통의 과정을 지나서 어떤 원인으로든 사람들 간에 생긴 아픈 과거의 상처, 마음속에 뿌리내린 분노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경은 말씀하시기를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그렇게 용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내용의 말씀은 성경 곳곳에서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예수님께서 주기도문을 가르치실 때도 말씀하셨습니다. 즉 “마음의 적들을 용서했습니다. 하나님!”이라는 기도는 하나님께서 꼭 듣고 싶어 하시는 내용이며 예배자로서 꼭 해결해야 할 핵심적인 선결 과제인 것입니다. 하나님과 대화를 원한다면 이 용서의 문제만큼은 꼭 해결하라는 주문이기도 합니다. 그 뜻은 기도로 하나님과 대화하려고 할 때, 그 대화창구의 열쇠가 사람들 간에 용서하는 것이라는 말도 됩니다. 그만큼 용서는 우리들이 구원을 향하여 갈 때 꼭 선결해야 할 사랑의 실천인 것입니다.
손창건 전도자(시드니 가정공동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