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소개
멕시코 초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de Rivera, 1907 ~ 1954)의 ‘헨리 포드 병원 : Henry Ford Hospital (The Flying Bed)’
프리다 칼로 / 금속판에 유채 / 30.5×38cm / 1932년 / 돌로레스 올메도 박물관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de Rivera, 1907 ~ 1954)는 멕시코시티 코요아칸 출신으로, 여섯살 때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게 되고 불의의 사고로 인한 30회가 넘는 수술과 극심한 신체적 고통에 평생 시달렸으며 3번의 유산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독특한 자신의 예술로 승화시켜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원래는 화가가 될 생각은 없었고 의사가 되고 싶어서 입학시험을 쳐서 국립 예비 학교에 들어가 의대 과정을 밟았으나, 18세 때 버스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생명을 잃기 직전까지 갈 정도의 부상을 입게 되고, 결국 의사의 꿈을 접게 되었다.
그러다 깁스를 하고 무료하게 누워있는 것이 지루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이후 화가 디에고 리베라 (1886 ~ 1957)에게 자신의 작품들에 대한 좋은 평을 받고 자신감을 얻어 실제로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1929년에는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하였고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떠나기도 했으나, 본인은 미국에서의 삶을 불편히 여겼고 결국 멕시코로 돌아왔다.
이후 디에고의 계속되는 외도로 인해 부부사이의 관계는 급격히 나빠졌으며, 결국 프랑스를 다녀온 직후인 1939년 이혼하게 된다.
이혼 후 미국에 잠시 머무는 동한 사진가 니콜라스 머레이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였지만, 이듬해 다시 디에고와 재혼하였다.
1953년에 4월에는 처음으로 멕시코에서 개인전을 열였으나, 이후 지병의 악화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으며, 이듬해 47세의 나이에 폐렴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사후 수십년이 지난 2002년에는 작가의 일생을 담은 전기 영화 ‘프리다 (샐마 헤이엑 주연)’가 개봉했으며, 현재는 작가가 일생을 보낸 집을 개조한 ‘프리다 칼로 박물관’이 멕시코 코요아칸에 운영되고 있어 프리다를 사랑하는 전 세계의 많은 팬들을 맞고 있다.

프리다 칼로 (Frida Kahlo)의 ‘헨리 포드 병원’은 자신의 유산 경험을 그린 작품이다.
프리다 칼로의 일생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잘 알려져 있는 바,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은 데다 학생 시절 대형 교통사고를 겪으면서도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화가로 성공한 여성이다.
멕시코의 위대한 화가로 일컬어지는 디에고 리베라 (Diego Libera)와의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했고, 신체의 고통이 일생 따라다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임신을 원했다.
멕시코에서 활동하던 디에고 리바라가 디트로이트에 있는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사에 초청을 받아 벽화를 그리던 시절 그녀는 임신을 했고, 그 회사의 부속 병원인 헨리 포드 병원에서 유산을 했다.
그녀가 누워있는 침대의 옆면에 ‘Henry Ford Hospital Detroit’라고 쓰여 있는 것은 자신이 유산한 장소를 기록한 것이다.
프리다가 갈망했던 아이를 잃었을 때의 절망적인 심정을 담은 작품이 <헨리 포드 병원>이다.
1930년 프리다 칼로는 아이를 잃은 충격 속에 13일 동안 헨리 포드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다.
침대는 황량한 공장을 배경으로 덩그러니 놓여 있고 그 위에 누워있는 것은 프리다 칼로 자신이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 중에 스스로 강조하는 특징으로 마치 서로 맞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양 눈썹을 늘 자화상에 그려 넣었다.
프리다 칼로는 그림 속에서 처연한 표정으로 커다란 눈물방울을 흘리고 있으며, 벌거벗은 신체의 하반신 아래에는 피가 흥건하다.
유산을 하고고 아직 부른 배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는데, 그 손에서 막 빠져나가려고 하는 듯이 보이는 혈관 같은 줄이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여러 가지 것들을 이어주고 있다.

– 헨리 포드 병원 : Henry Ford Hospital (The Flying Bed)
.작가: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제작년도: 1932년
.재질: 금속판에 유채
.규격: 30.5×38cm
.소장: 돌로레스 올메도 박물관
<헨리 포드 병원>은 프리다 칼로 자신의 자전적인 슬픔과 고통을 처음으로 담아낸 예라는 점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당시 프리다는 벽화 제작을 의뢰받은 남편 디에고 리베라를 따라 미국 디트로이트로 떠나 있었고, 첫 번째 임신을 하게 되지만 안타깝게도 석 달만에 유산을 하게 되는데, 이때의 쓰라린 기억을 구현한 것이 이 작품이다.
화면 속에서 프리다는 디트로이트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황무지에 홀로 놓인 침대 위에 누워 있으며, 배가 불러 있어 임신을 했지만 흰 침대 시트 위에는 붉은 피가 낭자해 있어 결국 유산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프리다는 이 때의 경험이 너무나도 쓰라렸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눈물을 흘리는 표정으로 그려넣었다.
그리고 프리다가 손에 쥐고 있는 탯줄을 연상시키는 붉은 끈에는 각각 여섯 개의 사물이 연결되어 있는대,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하나하나 짚어가자면 생명이 잉태되는 과정을 묘사한 장면과 프리다가 잉태했을 태아, 달팽이, 골반 뼈, 꽃, 의료기구이다.

이들이 내포한 뜻을 하나하나 해석해 보자면 우선 생명이 잉태되는 모습과 태아, 그리고 의료 기구는 프리다의 임신과 유산까지의 과정을 상징하며, 골반 뼈는 교통사고로 인해 심하게 다친 자신의 신체를 나타낸다.
그리고 하단의 보라색 꽃은 입원 중 디에고가 선물해 준 꽃이라고 하는데, 유산을 안타까워하는 남편의 마음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꽃이 시들어가고 있는 점을 보아선 교통사고로 인해 임신을 해도 유산을 하게 된 자신의 처지를 빗댄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달팽이는 다소 해석하기 모호하지만 더디게 진행되는 유산의 과정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작품은 자신이 겪은 유산이라는 경험을 여러 가지 상징들을 통해 고독하고 처절하게 구현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벌거벗은 채 공장 배경의 대지에 홀로 누워있는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아기를 애도하고, 피를 흘리며 자신의 신체가 겪은 일들을 여러 가지 사물들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칼로는 생명을 탄생시키고자 했지만 그것은 자기 자신이 죽을 뻔했던 경험이었고 결국 아기를 살리지도 못했다.
많은 여성들이 경험했을 법한 이러한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미술작품 속에 표현한 것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