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소개
아담과 이브 (Adam and Eve)
알브레히트 뒤러 / Oil on panel 2 panels, each 209cmx81cm / 1508년 / Museo del Prado, Madrid
알브레히트 뒤러 (독: Albrecht Dürer, 1471년 5월 21일 ~ 1528년 4월 6일)는 독일의 화가, 판화가, 조각가다. 르네상스의 대표적 화가이며, 특히 목판화, 동판화 및 수채화에서 독창적 재질을 보였다.
그는 르네상스 최성기에 이탈리아에 유학하여 그 영향을 받았으나, 뒤에 독자적인 화풍을 창조하고, 북유럽적·독일적인 미의 전통을 쌓은 화가이다. 이론적 연구에도 뛰어나 <인체 비례론> 및 <원근법에 관한 고찰> 등의 저서도 내고, 또 이상미 (理想美)에 관하여도 논하였다. 수채화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였으며, 인문주의와 종교 개혁에도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 주로 종교화·초상화·풍경화 등을 제재로 하였으며, 동판·목판 등 판화에도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작품으로 <아담과 이브>, <동방 세 박사의 예배>, <자화상>, <요한 묵시록> 등이 있다.

○ 뒤러의 ‘아담과 이브‘
15세기 말, 독일 루네상스의 대표적인 예술가였던 알브레히트 뒤러는1471년 독일의 뉴렘버그에서 태어났다. 그의 우수한 목각 (woodcut prinst) 프린트 실력으로 20대에 이미 유럽 전역에 명성을 날리면서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당대의 유명한 라파엘, 지오바니 베리니, 레오나도 다 빈치 같은 이태리의 예술가들과 교우하였을 뿐 아니라 독일의 휴매니스트들과의 접촉을 통해 유럽 북부 르네상스의 유력한 인물로 떠올랐으며 말년에는 황제 막시밀리안 1세의 후원을 받기도 하였다.
그는 판화를 비롯해서 성당의 제단화와, 초상화와 자화상, 그리고 수채화 등 다양한 분야에 재능을 보였으며 독일에서 발전한 인쇄기술로 책들을 제작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그의 <아담과 이브>는 한 쌍, 즉 두개의 널판에 오일로 그린 그림으로 1507년에 완성되었다. 그는 이보다 3년 전인 1504년에 구리 동판에 같은 제목으로 동일 인물들을 조각했었는데 그 후 이태리 베니스를 다녀와서 이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은 북유럽에서는 처음으로 그려진 실물대의 나체 그림이라는 점에서 뒤러가 이태리를 여행하면서 본 작품들을 통해 인간형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영향을 받아들였음은 물론 독자적인 인물화를 통해 남여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묘사하려 하였던 인본주의적인 발랄함이 뿜어나고 있다.
<아담과 이브>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구약 창세기의 인간 창조 설화에 근거하고 있다. 생명나무를 가운데 두고 뱀의 유혹을 받아 이브가 사과를 따서 아담에게 주는 장면이나, 하나님의 진노가운데 에덴 동산을 쫒겨나는 아담과 이브 등 <아담과 이브>는 항상 같이하는 동체로 표현된데 반해 이 그림에서는 각각의 공간을 따로 차지한 채 어두운 공간을 배경으로 생명나무의 잎사귀로 각자의 치부를 살짝 가린채 각자의 모습을 밝게 들어내고 있다.
원죄를 범하고 하나님의 진노 앞에 머리를 숙이고 쫒겨나는 <아담과 이브>가 아니라 “하나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지어내시되 남자와 여자로 지어내신 ” 아름다운 신의 작품을 그려 낸 것이다. 분명 유혹의 결실인 생명나무 한 개씩을 들고 있음에도 그들의 얼굴에는 어둠의 그늘이 전혀 없다. 화가는 이브의 그림 뒷쪽에 팻말을 달아 놓았는데 “독일인 알브레히트 뒤러, 주후 1507년. 마리아 탄생일이 지난 후에 그리다.”라고 적혀 있다.
비록 뱀의 유혹에 넘어가지만 인간은 아름답다고 하는 휴매니즘의 정신이 흠뻑 들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성경 속 인물이 아닌 인간의 모습 그려
중세 기독교 교리에서 이브는 아담을 유혹해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한 원인을 제공한 악녀였다. 인류 타락의 근원이 여성이라고 생각한 그릇된 인식으로 말미암아 중세의 화가들은 이브를 표현함에 있어 남자를 유혹하는 여성으로만 표현했었다.
하지만 중세 이후 르네상스 시대에서부터는 아담과 이브의 테마가 인식의 변화로 새롭게 표현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아담과 이브는 첫 번째 인간으로서 에덴동산에서 벌거벗고 살았다는 성서에 기반을 둬 인체를 누드로 그릴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
중세에는 종교관에 충실해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의 원죄를 그렸다면 알브레히트 뒤러의 ‘아담과 이브’라는 작품은 인물은 성경에서 빌려왔으나 실은 인간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아담과 이브’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돌아와 제작한 작품으로 뒤러가 그린 아담과 이브 작품 중에 유화로서는 유일하다.
이 작품에서 아담과 이브는 그 시대에 평범한 사람을 모델로 그렸기 때문에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이탈리아 화가들의 그림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이브는 이 작품에서 9등신에 가까운데 그것은 완벽한 고전적인 균형의 미를 추구했다기보다 오히려 고딕적인 형태미가 더 나타나고 있으며 아담의 포즈는 그리스 조각의 아름다운 청년을 모티브로 한 ‘쿠로스’의 자세다.
작품을 들여다보면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들고 있으면서도 그들의 표정은 마치 유혹을 즐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화면에서 아담과 이브는 벌거벗은 몸을 나뭇잎으로 가리기는 했으나 성경을 나타내는 천사나 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담과 이브는 죄를 지어 에덴동산을 쫓겨나면서 느끼는 죄의식을 찾아 볼 수 없고 오히려 벌거벗은 몸을 당당히 드러내고 있다.
어두운 배경 속에 아담과 이브가 들고 있는 사과와 가지, 잎은 너무나 부드럽고 사실적으로 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뒤러가 이 작품에서 이브의 원죄를 표현하지 않은 것은 세상의 중심은 인간이라는 르네상스의 정신에 충실해서다. 르네상스 정신이 북유럽으로 전파되면서 성경과 신에 대한 해석이 중세와 달라졌다. 아담과 이브는 성경 속 인물이 아니라 현실 속의 인물처럼 표현됐다.
알브레히트 뒤러 (1471~1528)는 이상적인 인체 표현을 위해 소묘나 펜 판화로 아담과 이브를 주제로 많은 작품을 그렸다. 그는 이 작품을 제작하는 데 있어 남녀 수백 명의 모델을 놓고 신체 부위를 연구해 인체 비례 이론을 정립했다. 뒤러는 인체를 연구하면서 해부학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한 것이 아니라 미술의 표현에 있어 완벽함을 추구하는 데 목적으로 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