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링 브런치 신학토크
본 강좌는 몰링칼리지 한국신학부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브런치 타임에 쉽고 가볍게, 그리고 신앙생활과 교회 스터디 그룹에 활용할 수 있는 신학의 제반문제를 다루고자 한다_ 편집자 주
삼위일체, 그 바른 이해를 위하여(2)
잘못된 삼위일체론
그동안 한국 교회는 삼위일체에 대한 잘못된 예화, 이를테면 물이 끓으면, 수증기가 되었다가, 얼면 얼음이 되는데, 결국 물과 수증기와 얼음이 같다고 설명하는 양태론적 예화 때문에 오해를 많이 했다. 그 결과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도리어 이상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면 한국 교회의 삼위일체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들을 무엇인가?
양태론(Modalism)적 오해
한 분 하나님이 존재하시고, 그 한 분이 역사 속에서 세 가지 양태를 가지고 일하신다고 믿는 이론이다. 즉 하나님이 아버지도 되셨다가, 아들도 되셨다가, 성령님도 되시는 일인 3역을 주장한다. 한국 교회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쓰는 삼위일체 예화인 물, 수증기, 얼음의 비유라든가, 태양, 햇빛, 열의 비유, 한 남자가 가정에서는 남편과 아버지, 직장에서는 사장으로 3인 역을 하는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물로 설명한다. 그러면 불가피하게 양태론에 빠지게 된다. 이는 삼위일체의 대표적인 이단 이론으로 꼽는다.
삼신론(Tritheism)적 오해
이 이론은 아예 하나님은 세 신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보는 이단이다. 세 위격을 가지신 한 하나님이 아닌 세 분의 하나님‘들’이 개별적인 존재로 분리되어 계신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삼신론의 극단으로부터 교묘하게 틀어진 대표적인 이단이 여호와의 증인과 몰몬교이다. 여호와의 증인들은 아들 하나님을 작은 하나님, 즉 피조된 하나님으로 인정할 뿐 아니라, 성령의 인격성을 부인하고 성령 하나님은 하나의 능력으로만 본다. 몰몬교는 아버지 하나님을 수염 달린 할아버지로,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바로 옆에 성령 비둘기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표현하기도 한다.
잘못된 예화들
앞서 언급한 얼음, 물, 수증기같은 비유로 하나님이 성부, 성자, 성령으로 모습을 바꾼다는 양태론적 예화부터 전구 예화 즉 전구에 있는 빛, 열, 본체는 전구(성부), 눈에 보이는 빛(성자), 영향력은 열(성령)로 비유한다. 또 시간에 비유하여 과거, 현재, 미래로 비유해 현재가 변하여 과거가 되듯이 구약시대의 하나님이 신약시대엔 예수님으로, 현재는 성령님으로 변하는 예화도 등장한다.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치 않는 영원한 분이시지 시대에 따라 변하는 분이 아니다.
그리고 삼위일체를 가로, 세로, 높이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가로, 세로, 높이는 물체의 한 단면일 뿐, 그 자체로는 입체를 이룰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일뿐더러, 가로, 세로, 높이는 보는 위치에 따라 서로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하나님의 성품과 너무도 다르다. 또 노른자, 흰자, 껍질로 구성된 계란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세 개의 구성요소가 합해져야 하나의 계란이 되며, 각각은 불완전한 요소이기에 삼위 하나님 모두가 완전하신 분이심을 안다면 절대로 적당한 비유가 될 수 없다.
이처럼 삼위일체에 대한 설명은 난해하다. 그만큼 신비하다는 의미이다. 결국, 하나님의 본질이 셋이라는 점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면 삼신론에 이르게 되며, 하나님이 하나이심을 극단적으로 강조하면 양태론에 이르게 된다. 이 양자는 모두 이단적인 견해로서 정통교회에서 배척되고 있다. 하나님은 절대 독립성을 갖는 세 분이신 동시에 절대 구분되지 않는 오직 한 분이신 하나님이시다.
삼위일체 연구의 중요성
바른 삼위일체론 정립이 중요한 이유는 이단들이 성자 하나님의 신성을 무시함으로써 일어나기 때문이다. 삼위일체를 오용하여 이단이 되는 사이클은 대개 이렇다. 어떤 유명한 설교가나 부흥사가 인기를 얻고 많은 사람이 그를 좇는다. 그러면 그는 성자 하나님의 지위를 낮춘다. “성자 하나님께서는 성부 하나님께로부터 우리를 인도하시기 위해 우리에게 오셨지만 구원을 다 못 이루시고, 위대한 선지자로 일을 하시다가 돌아가셔서 내가 그것을 완성하러 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면서, 자신이 교주가 되어 성자의 자리를 빼앗는다. 그렇게 성자의 자리를 빼앗아 앉아서 그 다음 제 2의 예수, 완성된 예수, 예수의 형님, 그 다음엔 성부 하나님 자리로 밀고 들어간다. 이단은 그렇게 출발해서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보좌를 빼앗는다.
그들이 이런 주장을 하려면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은 동등하다’는 교리 앞에서는 싸울 수가 없다. 처음엔 성부 하나님을 마음껏 높여놓고, 성자 하나님을 분리하여 폄하해 버린다. 그래야 나중에 성자 하나님의 자리에 그가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자 예수님의 인간적인 약점이나 실패처럼 보이는 것들을 교묘하게 공격하면서, 마침내 ‘완성된 참구원자’로서 교주가 되는 것이다.
바르게 알고 바로 믿자
한국교회 내에서는 하나님은 한 분이라고 말하면 정통이고, 하나님은 세 분이라고 말하면 이단이라고 보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고는 바른 사고도 아니고 정통신조에 입각한 사고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의 통일체이시다.
우리가 삼위일체에서 배워야 할 것은 겸손이다. 지음 받은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양식을 온전히 이해하려는 것은 교만이다. 인간은 한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제한된 것밖에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하나님의 존재양식인 삼위일체는 이해하여서 믿는 것이 아니다. 삼위일체는 그냥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와 구속자 아들과 우리를 인도하시는 능력의 성령을 의지하면서 사는 것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길이다
송기태 교수(몰링칼리지 한국신학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