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선박 충돌 뒤 다리 붕괴
확인된 실종자 6명은 모두 포트홀 보수 공사 작업자들
지난 3월 26일 (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선박이 교각에 충돌해 다리가 무너졌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새벽 1시 30분쯤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선박이 충돌했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로 길이 2.6㎞ 정도인 다리가 붕괴됐고, 차량 여러 대가 추락해 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볼티모어 소방당국은 최대 20명이 물에 빠져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소방당국은 이 충돌을 ‘대규모 사상자 사고’로 규정했다.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대교 붕괴 사고 (Francis Scott Key Bridge Collapse / Baltimore’s Key Bridge collapses) 개요
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 2024년 3월 26일 새벽 1시 27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길이 2.6km의 프랜시스 스콧 키 대교에 선박이 충돌하여 붕괴된 사고다.
○ 사고 경위
미국 동부 표준시 (EDT) 기준 2024년 3월 26일 오전 1시 27분경 [KST] 퍼탭스코 강 (Patapsco River)을 통해 체서피크 만으로 진입해 최종 목적지인 스리랑카 콜롬보로 향하고 있던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선 MV DALI 호가 주간고속도로 제695호선 (I-695)에 속하는 볼티모어 벨트웨이 (Baltimore Beltway) 일부인 프랜시스 스콧 키 대교에 충돌했다. 약 2초 후 강철로 된 교량은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10여초만에 반대편 구조물까지 모조리 붕괴되었다.
DALI호는 볼티모어 항에서 출항한 지 약 45분 만에 교량과 충돌했다. DALI 호의 선박관리회사가 싱가포르 해양항만청 (MPA)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DALI 호는 도선 중에 동력 상실로 인해 정해진 경로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정상 경로에서 점점 오른쪽으로 이탈하였다고 한다. 충돌 전부터 촬영된 영상에 의하면 1차 동력 상실 후 복구가 있었으며 바로 이어진 2차 동력 상실에 의해 충돌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2차 동력 상실 후 복구가 있었지만, 이때는 이미 교각에 너무 가까웠으므로 결국 충돌을 회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 국적의 선원 22명은 모두 구조되었다고 한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에 의하면 충돌 직전 갑자기 모든 동력을 잃고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선박이 송신한 조난 신호가 교량 관리자들에게 전달되어 교량에 더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는 걸 막았다고 한다. 크리스 밴홀런 연방 상원의원 (민주당, 메릴랜드)은 조난 신호가 당국자들이 교량의 일부 통행을 막을 충분한 시간을 줬다면서 이에 따라 붕괴 당시 교량을 건너는 차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영상에 의하면 교량 포트홀 보수 작업을 위해 정차 중이던 차량 4대가 추락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 차량들 내부에 탑승자는 없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확인된 실종자 6명은 모두 포트홀 보수 공사 작업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들로 과테말라, 멕시코,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국적이다.
메릴랜드주 교통 당국은 모든 차로들을 폐쇄하고, 차량들을 우회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볼티모어 소방국은 이 충돌을 ‘대규모 사상자 사고’로 규정하고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외신들은 소방당국이 최대 20명이 물에 빠져 실종된 것으로 보고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2명을 구조했다고 밝혔으며 1명은 경미한 부상에 그쳤고 1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 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해안경비대가 앞장서 오전 4시쯤부터 여러 대를 해상에 출동시켰다. 오후 7시 30분쯤부터 수색을 중단했지만 실종자 6명을 계속 수색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는 관계자들이 교량 붕괴 및 추락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오전 6시쯤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NTSB가 이 조사를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 해안경비대가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의장 제니퍼 홈엔디 (Jennifer Homendy)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B) 관계자들이 배에 탑승해 전자제품과 서류에서 정보를 복구할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주지사 웨스 무어는 다이버들이 1피트 정도밖에 볼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 사고 선박 정보
사고 선박인 DALI 호는 울산 소재의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2014년 진수된 선령 10년의 컨테이너선이다.
사고 시에는 싱가포르 머스크 해운에서 운용 중이었다.
10,000TEU의 수송 능력을 가졌으며, 사고 당시 4,679TEU의 화물을 적재한 상태였다.
○ 여파
무역, 경제 분석가들은 미국 경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볼티모어는 2023년 기준 미국 10위 컨테이너 물동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비중이 높진 않으나, 단기적인 우회로 대체로 인하여 동부 해운 운임료는 상승할 것이며, 볼티모어 지역 경제 한정으로는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볼티모어는 러스트벨트 부근의 자동차와 철강, 석탄 등의 물동량 비중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단기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규모적인 측면에서 보면, 볼티모어가 막히면 일간 2억 달러 이상의 금액이 부두를 통과하지 못하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미국 동부 물류선이 앞으로 몇 달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망 위험관리업체 에버스트림은 “볼티모어항에서 발생한 물류 부담이 인근 필라델피아 등으로 번지며 구인난과 공급망 붕괴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몇 달간 미 동부 지역에 혼잡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붕괴 시점 후로 볼티모어항에 정박중인 선박들은 다리 붕괴 여파로 대서양으로 진출하지 못하여 볼티모어항에 갇혀 있다.
인도 시기가 10년을 넘었기 때문에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선사의 책임이 클 것으로 예측되나, 그래도 미국 볼티모어 선박 충돌 때문에 3월 27일 오전 10시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주들은 약세인 반면, 해운주는 강세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고속도로 교통량에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볼티모어 항을 지나가는 고속도로는 I-895 (하버 터널 스루웨이: Harbor Tunnel Thruway), I-95, 그리고 무너진 다리 구간이 포함된 I-695 (볼티모어 벨트웨이: Baltimore Beltway) 이렇게 세 개이며, 이 중 I-95는 뉴욕과 워싱턴을 이어주는 핵심 고속도로이고, I-695는 볼티모어 북부 외곽을 돌아가는 순환고속도로이다. 볼티모어 남동부의 교량이 붕괴되어 여기를 통과해야 하는 교통량이 I-895, I-95로 우회하므로 그곳 교통량이 늘어나지만, 고속도로에 정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량이 무너지는 데에는 20초가 걸렸지만 원인규명을 하는데에 걸리는 시간은 최대 2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사고원인이 선박의 동력계통 문제라면, 선박을 건조한 현대중공업의 책임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선박은 보통 문제가 생기더라도 보증기간이 훨씬 지난 선박은 자체적으로 수리 및 관리하는 시스템이기에 오히려 선박관리사의 책임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간에 달리호가 중국에서 수리와 개조를 받았다고 하여, 중국업체측의 책임공방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반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방 정부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조만간 볼티모어로 향하겠다고 발언했다.
포드 모터 컴퍼니의 CEO는 이번 사고로 인해 자사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항로를 우회하여 부품을 조달하겠다고 인터뷰했다.
볼티모어 연고의 MLB 팀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X(트위터)를 통해 공개 팀 훈련과 팬 행사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사고 선박은 볼티모어 직전에 버지니아주 포츠머스 항에 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주 항만청 관계자는 사고 선박이 출항할 때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서, 볼티모어 항에 기항할 예정인 선박들이 버지니아에 화물을 하역할 수 있도록 항구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트 부티지지 운수장관은 이 사고가 공급망에 중대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볼티모어 항은 미국 최대의 자동차 무역항으로, 2023년 75만 대의 자동차를 처리했다. 한편 GM과 포드 등의 자동차 기업들은 화물의 경로를 다시 설정하고 있다며, 공급망이 조금 길어지겠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