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자연 신학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 한국신학연구소 / 2000.3.5
- 현대물리학등 자연과학과의 신학의 대화를 지도한 판넨베르크의 저작
이 책은 신학자들과 자연 과학자들 간에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대화를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킨다. 신학을 특성상 과학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부분적으로 자연 과학 분야와 동일한 방법과 영역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창조와 보전과 지배라는 기독교이 고전적 사명은, 근대 과학과 결합된 ‘자연의 신학’을 통해 발전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 목차
- 추천의 글….(4)
- 역자 서문….(6)
- 편집자 서문: 판넨베르그의 신학과 자연 과학….(11)
- 과학자들에게 던지는 신학적 물음들….(35)
- 창조론과 현대 과학….(57)
- 하느님과 자연: 신학과 자연 과학 간의 논쟁사에 관하여….(87)
- 우발성과 자연 법칙….(119)
- 상령론과 자연의 신학의 과제….(191)
- 영과 에너지: 떼이야르 드 샤르뎅의 현상학….(213)
- 영과 정신….(227)
○ 저자소개 :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Wolfhart Pannenberg, 1928 ~ 2014)
1928년 10월 2일 독일 슈테틴 (현재 폴란드의 슈테친)에서 세무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루터교에서 유아세례를 받았지만, 유년기에는 기독교에 적대적인 부모로 인해 신앙생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18세 무렵 강한 종교적 체험을 하게 되었는데, 후에 그는 이 체험을 “빛 체험”이라 불렀다.
그는 이런 체험을 학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철학자들과 종교 사상가들의 다양한 책을 읽었다.
고등학교 때에는 문학 교사의 권유로 기독교를 깊이 탐구하여 “지성적 회심”에 이르렀으며, 그 결과 기독교가 최선의 종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어린 시절 클래식 음악에 심취하여 피아니스트나 혹은 카라얀 (Herbert von Karajan)과 같은 지휘자가 되고 싶었다.
그는 15세 때 도서관에서 니체의 ‘음악의 정신으로부터 비극의 탄생’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을 경험하였을 뿐만 아니라 군인으로 전쟁의 끝에 가담하게 되면서 결국 전쟁포로로 1945년 여름을 맞았다.
포로 생활 이후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 1946년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이후 1947년 베를린대학교에 입학하여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베를린대학교에서 3학년을 마치고 1950년 여름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계속 공부하였다.
그는 교의학과 관련된 많은 신학 서적들을 읽었으며, 성서 해석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철학에 더 많은 관심을 두었다.
그는 1953년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둔스 스코투스의 예정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1958년 부퍼탈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1958 ~ 1961)로 3년 뒤에는 마인츠대학교 (1961 ~ 1968)로 옮겨 교의학을 강의했다.
1963년 시카고 대학에 초빙되어 교환교수로만 한 학기를 머물렀다.
그리고 1968년 뮌헨대학교 교수 (1968 ~ 1994)로 초빙되어 은퇴할 때까지 강의했다.
판넨베르크의 계시 사상은 K. 바르트와 역사를 정신과 자유가 계시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헤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는 역사가 하나님의 자기계시라는 헤겔의 역사관을 그대로 수용하는 한편, 그리스도의 부활은 예기적 (proleptic) 사건이며 역사는 그 예기적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런 견해는 강한 바르트적 경향에도 불구하고 신정통주의 신학자들은 물론 불트만을 지지하는 자유주의 신학자들로부터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헤겔좌파, 마르크스와 에른스트 블로흐에게 철학적 뿌리를 가지는 몰트만도 은연중에 판텐베르크를 비판했다.
저서로서는 ‘역사로서의 계시’ (1961), ‘예수, 신과 인간’ (1964), ‘신학과 하나님의 나라’ (1969), ‘신학적 관점에서의 인간론’ (1983), ‘조직신학’ 1-3권 (1988 ~ 1993), ‘신학과 철학’ (1996), ‘유비와 계시’ (2007) 등이 있다.
– 역자 : 박일준
○ 독자의 평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자연 신학. 공부하기 이전에 일반적으로 종교와 과학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면 대부분 그 둘이 독립적이거나 또는 대립적이라고 할 것이다.
뭐 그야 리처드 도킨스를 비롯한 유발 하라리까지 많은 학자들이 종교성에 대해서 불필요하거나 또는 극복되어야 하는 정도로만 해석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나 이 두명의 학자가 일반서적에서 굉장히 큰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를 들어서 이기적 유전자나 21세기를 위한 제언 같이 많이 읽는 대중서를 집필했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학은 과학과 어쩔 수 없이 배척점에 있어야만 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는 자연과학과 신학의 위치를 서로 용납가능한 것이라고 그러한 작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특히나 우리가 과학적 지식은 합리적이고 경험적이어야 한다고 가정하면서 종교적 감성들은 증명 불가능한 하나님의 실재와 관련된 근거 없는 억측들을 늘어 놓으면서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더럽힌다고 가정한다.
판넨베르크가 보기엔 과학적 사유가 종교성으로부터 벗어나게 된 계기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바로 계몽중의 이후라는 점이다. 그 이후에는 지식이 검증가능한 부분에 머물게 되면서 객관주의로 흐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판넨베르크는 과학적 지식이 집중하고 있는 근본적인 대상이 결국 실재라는 부분을 지적한다. 흔히 오해하는 것은 여기서 실재가 신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과학자들은 이해하기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실재가 하나님을 의미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 이전에 맥락을 살펴본다면 우리는 언제나 원자나 미립자를 유물론적인 관점에서 분명 실재한다고 여기고 있다. 단순히 원자가 자연 현상을 잘 설명해주기 때문에 사용한다는 도구주의적 관점으로 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실재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과학적 지식은 세계애 대한 실재성을 탐구하고 있다. 반면에 신학은 가설적으로 실재에 대한 지식을 새우고 그것이 어떻게 세계에 영향을 주는가를 검증해야 한다.
어쩌면 그 둘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실재에 대한 탐구 그리고 우발적인 상황에 대한 가설 정립 그리고 가설에 대한 검증의 필요성등이 있겠다.
따라서 판넨베르크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신학이 결국 하나님에 과한 과학으로서의 신학이라는 점이다. 이런 부분은 정말 판넨베르크의 아주 독특한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적 방법에 있어서 필수적인 비판적 검증과 반증 절차들은 신학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교리적 명제에 대한 비판적 검증과 그것이 어떻게 하나님의 현실성을 드러내는 가에 있어서 검증과정을 거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부분을 보면 어느정도 판넨베르크가 칼 포퍼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특히나 책 후반부에서 판넨베르크가 밀도있게 주장하는 ‘장’ 개념은 상대성이론과 연계되어 설명하게 된다. 상대성이론으로 발견된 중력장의 개념은 질량이 있는 물체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것이 중력이 아니라 오히려 왜곡된 공간으로 인하여 물체가 떨어지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런 ‘장’이 신학에 있어서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한 새로운 개념으로 과학과 신학의 연계성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장 개념은 자연 세계 속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영을 인식 가능케 해주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판넨베르크의 이러한 시도들이 단순힌 신학적 차원에서 머물 수 없는 이유는 그의 시도들이 세계 역사의 부분에서 해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