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AI 이후의 세계 : 챗GPT는 시작일 뿐이다, 세계질서 대전환에 대비하라
원제 : The Age of AI: And Our Human Future
헨리 A. 키신저, 에릭 슈미트, 대니얼 허튼로커 / 윌북(willbook) / 2023.5.22
“AI시대, 인간이란 과연 무엇이며, 이 지구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성찰해야”
본서 저자는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 슈밋 (구글 전 CEO), 허튼로커 (MIT 학장)는 정치, 경제, 과학 분야의 리더들로 그들의 날카로운 통찰을 통해 AI너머에 찾아올 본격 인공지능 시대, 인류의 미래를 살핀다. 사회, 경제, 정치, 외교,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AI가 일으킬 혁명적 변화 속 우리가 빠지게 될 딜레마를 4년에 걸쳐 논의한 내용을 한 권에 담았다.
한국어판 서문은 카이스트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썼다. 김대식 교수는 한국어판 서문 말미에 “이제 서서히 끝나가는 호모사피엔스의 시대, 우리보다 더 똑똑하고 뛰어난 기계의 시대가 시작될 가능성을 탐색한다. … 이제 인간을 능가하는 진정한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더 이상 외면하고 무시할 수 없다. 2022년 처음 쳇GPT를 경험한 우리는 앞으로 인간의 자리와 역할이 어떻게 달라질 지에 관하여 반드시 토론해야 한다. 우리보다 더 뛰어난 존재가 나타나 우리에게 묻기 전에 스스로 먼저 묻고 답해야 한다. 인간이란 과연 무엇이며, 이 지구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
생성형 AI가 내놓는 뛰어난 결과물에 감탄하며 실용적 활용법에 주목하고 있는 오늘날이지만 이 신기술이 인류에게 끼칠 철학적 · 전략적 영향에 관한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를 대신해 생각과 판단을 해주는 인공지능을 당연하게 여길 ‘AI 네이티브’ 세대의 등장이 예고된 가운데,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지금 당장 모든 시민이 여러 질문들과 마주하여 AI의 효용과 한계를 합의해야 한다. 저자들은 ‘아직’ 인간이 미래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역설한다. 본서가 출판된 지 벌써 두어 해가지났다. 더 늦어지기 전에 진지하게 AI 이후 호모사피엔스의 의미와 역할을 생각해야 한다.

○ 목차
한국어판
서문: 생성형 AI가 사피엔스에게 던지는 화두
머리말: 챗GPT는 지적 혁명을 예고한다
들어가며
1장. 현주소
2장. 그간의 궤적: 기술과 사유의 역사
3장. 튜링의 시대에서 현재, 그리고 그 너머로
4장.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5장. 안보와 세계질서
6장. 인간의 정체성
7장. 미래
감사의 말
미주
찾아보기

○ 저자소개 : 헨리 A. 키신저, 에릭 슈미트, 대니얼 허튼로커
– 저자: 헨리 A. 키신저 (Henry A. Kissinger)
1923년 독일 퓌르트 출생으로 1938년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동 대학 정치학 교수로 재직했다. 닉슨 행정부와 포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담당 대통령보좌관(1969년 1월~1975년 11월), 제56대 국무장관(1973년 9월~1977년 1월)을 지낸 그는, 이념이나 도덕보다 권력 및 물질적 요소에 의거하는 레알폴리티크 (Realpolitik, 현실정치)의 신봉자로서 미국의 외교 정책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데탕트 정책을 주도하여 미국과 소련 사이의 긴장 완화를 이끌어냈고, 중국의 개방과 함께 중미 관계의 물꼬를 텄으며, 1973년에는 베트남전 해결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국제 컨설팅 기업 키신저어소시에이츠 (Kissinger Associates)의 회장이다.
– 저자 : 에릭 슈미트 (Eric Schmidt)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컴퓨터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아직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구글에 합류해서 세계 굴지의 기술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2011년까지 최고경영자를 지내고 이후 회장과 기술고문을 역임했다. 그의 통솔하에 구글은 혁신을 중시하는 문화를 토대로 급속히 인프라를 확장하고 제품을 다각화했다. 구글에서 나와 2017년에는 공익에 기여하는 우수한 인재를 선도적으로 지원하는 자선기관 슈밋퓨처스 (Schmidt Futures)를 공동설립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더 밝은 미래를 건설할 방안을 모색하는 팟캐스트 〈에릭 슈밋의 재창조를 위한 대담 (Reimagine with Eric Schmidt)〉을 진행하고 있다.
– 저자 : 대니얼 허튼로커 (Daniel Huttenlocher)
코넬대학교에서 뉴욕 소재 디지털 기술 대학원 코넬테크의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 학장과 교무처장을 지낸 후 현재 MIT 슈워츠먼컴퓨팅대학 초대 학장으로 있다. 그간 연구 성과와 교수 능력을 인정받아 ACM 연구자상, CASE 올해의 교수상 등을 수상했다. 코넬대 컴퓨터공학 교수, 제록스 팰로앨토연구소 (PARC) 연구원 및 관리자, 핀테크 스타트업 CTO를 역임하며 학계와 산업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맥아더재단, 코닝, 아마존 등 여러 조직의 이사회에 참여했다. 미시간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 역자: 김고명
성균관대 영문학과에 들어가 졸업을 앞두고 지원했던 대기업 인턴에서 미끄러진 다음 미련 없이 번역가의 길을 택했다. 글밥 아카데미에서 번역을 배웠다. 영문학과 경영학의 양다리 덕분인지 경제경영서 번역 의뢰가 맨 처음으로 들어왔다. 성균관대 번역대학원에 들어가서 공부를 더 했다. ‘글맛’이라는 필명으로 브런치도 운영 중이다. 옮긴 책으로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우리 대 그들』, 『마이크로트렌드 X』, 『다시 일어서는 힘』,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도무지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 『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 『리더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등이 있다.
– 서문: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뇌과학연구소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MIT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았다. 이후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조교수, 보스턴 대학교 부교수로 근무했다. 주로 뇌과학과 뇌공학, 사회 뇌과학, 인공지능 등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중앙Sunday에 《김대식의 Big Questions》를 연재했으며 조선일보에 뇌과학 칼럼 《김대식 교수의 브레인 스토리》를 연재중이다. 저서로 『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김대식의 빅퀘스천』이 있다. KBS 1TV에서 과학 정보 토크쇼 《장영실쇼》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문ㆍ과학ㆍ예술을 토대로 미래형 인재를 키우는 리더 양성 프로그램 ‘건명원’의 과학분야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 인상깊은 귀절들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뒷방에만 있었다. 온라인 몰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AI 알고리즘이 상품을 구분하고, 모빌리티 서비스를 사용하면 AI 알고리즘이 가까운 택시를 배정해주었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다르다. 기계가 인간 고유의 지적 노동을 대신해 결과물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인류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_ p.15 「한국어판 서문: 생성형 AI가 사피엔스에게 던지는 화두」 중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생성형 AI의 상호작용성에 선뜻 의문을 제기하도록 정교한 변증법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의문을 던지는 목적은 단순히 AI의 답변을 정당화하거나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사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연합된 회의주의하에서 AI를 체계적으로 검사해 그 답변이 과연 온전히 믿을 만한지, 혹은 어디까지 믿을 만한지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의 무의식적 편향을 의식적으로 완화하며 엄격히 훈련하고 부단히 연습해야 한다. _ p.29~30 「머리말: 챗GPT는 지적 혁명을 예고한다」 중에서
2020년에 미국의 AI 스타트업들은 투자금 약 380억 달러를 유치했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AI 스타트업에 몰린 투자금도 각각 250억 달러와 8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 정부가 공히 AI를 연구하고 그 성과를 보고하는 고위급 위원회를 조직했다. 이제는 정치 지도자와 기업 경영자가 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을, 최소한 AI를 저마다의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것을 목표로 하겠다는 선언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_ p.37 「들어가며」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AI가 이해할 수 없고 신기한 기술로 느껴지겠지만, 대학·기업·정부에서 AI를 개발하고 운용하는 법을 연구해 일반 소비자용 제품에 점점 많이 도입하는 만큼 이미 많은 사람이 부지불식간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AI를 개발하는 사람은 많아졌어도, 사회적·법적·철학적·정신적·윤리적 측면에서 AI가 인간에게 끼칠 영향을 탐구하는 사람은 위험할 정도로 소수에 불과하다. _ p.63~64 「1장 현주소」 중에서
정보에 맥락이 더해질 때 지식이 된다. 그리고 지식에 소신이 더해지면 지혜가 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소신이 생기려면 홀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인터넷은 이용자에게 수천·수만·수억 명의 의견을 쏟아부으며 혼자 있을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홀로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면 용기가 위축된다. 용기는 소신을 기르고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하며 특히 새로운 길, 그래서 대체로 외로운 길을 걸을 때 중요하다. 인간은 소신과 지혜를 갖출 때만 새로운 지평을 탐색할 수 있다. _ p.89~90 「2장 그간의 궤적: 기술과 사유의 역사」 중에서
생성형 AI를 만들 때 주로 사용되는 훈련 기법은 상호보완적인 학습 목적을 가진 두 신경망을 경쟁시키는 것이다. 이를 ‘생성형 적대 신경망 (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이라고 부른다. GAN은 잠재적 출력을 생성하는 ‘생성망’과 조악한 출력의 생성을 막는 ‘판별망’으로 구성된다. 비유하자면 생성망은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판별망은 유의미하며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선별한다. _ p.111 「3장 튜링의 시대에서 현재로, 그 너머로」 중에서
자유로운 사회가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생성·전송·필터링하는 AI 기반 네트워크 플랫폼에 의존하고 그 플랫폼이 비록 고의는 아닐지언정 혐오와 분열을 조장한다면, 그 사회는 지금껏 없었던 위협에 직면함에 따라 지금껏 없었던 방식으로 정보환경을 단속해야 한다. 이는 긴급한 문제지만 AI에 의존하는 해법은 그 자체로 중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인간의 판단과 AI에 의한 자동화를 저울의 양쪽에 놓고 항상 올바른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_ p.155 「4장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중에서
지금까지 군민 양용성, 확산성, 강력한 잠재적 파괴력을 모두 갖춘 기술은 없었다. 철도는 상품을 시장으로, 군인을 전장으로 수송하지만 잠재적 파괴력이 없다. 원자력 기술은 대체로 군민 양용이고 가공할 파괴력을 만들어내지만, 복잡한 인프라가 요구되기 때문에 정부가 비교적 확실히 통제할 수 있다. 엽총은 널리 보급됐고 군대와 민간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으나 성능의 한계 때문에 전략적 차원의 파괴력은 기대하기 힘들다. AI가 이 패러다임을 깨트린다. _ p.209 「5장 안보와 세계질서」 중에서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라 칭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 이래로 이성과 함께 인간의 주요한 특징으로 꼽힌 것이 복잡한 사회를 형성하고 협력하는 능력이다. 그리하여 각 사회에는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기본 원칙들이 존재한다. 그 원칙들에 의거해 정당한 수단으로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정당성을 무시하고 질서를 잡으려 한다면 폭력에 불과하다. AI시대에도 중대한 판단을 하는 주체는 올바른 자격을 갖추고 이유를 제시할 수 있으며 익명이 아닌 인간이어야 한다. _ p.241 「6장 인간의 정체성」 중에서
지금은 인간의 지능이 인공지능과 연합해 국가적·대륙적·세계적 차원의 일을 도모하는 시대다. 이 변화를 이해하고 그 길잡이가 될 윤리체계를 마련하려면 과학자와 전략가, 정치인과 철학자, 성직자와 CEO 등 각계의 노력과 중지가 모여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 차원에서도 그 같은 노력이 요구된다. 이제 우리가 인공지능과 어떻게 협력해서 현실을 탐구할지 규정할 때다. _ p.273 「7장 미래」 중에서

○ 마치며
지금의 ‘디지털 네이티브’처럼 앞으로는 누구나 인공지능을 스마트폰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할 것이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이 당장 시대적 화두로 성큼 다가왔다. 많은 이가 그 혜택과 활용법에 주목하지만, 이 신기술이 인류에게 끼칠 근본적 영향과 대처에 관한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본서는 인공지능을 어디까지 믿고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를 짚는다. 저자들은 섣부른 의존이나 과신은 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본서는 AI가 인류를 뛰어 넘는 특이점 이후의 세계에서도 ‘인간성’은 무의미해지지 않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아니다. 의식도 없고 성찰 능력도 없다.” 그러므로 정책 결정이나 법 집행 등 중차대한 사안은 인간이 결정하고 감독할 때만 정당성이 확보된다. “판단의 주체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으며 익명이 아닌 인간이어야 한다”는 저자들의 주장은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성찰하도록 한다.
본서는 AI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과학서이자, 인간이 경험할 윤리적 · 존재론적 딜레마를 통찰하는 철학서다.
본서의 저자들은 AI를 둘러싼 수많은 물음에 전부 답을 내리진 않는다. 답이 아니라 오히려 질문을 던진다. 본서는 인간의 이성을 초월한 기계와 함께 살아갈 주체들이 인류의 목적을 정의하도록, 더 활발한 논의와 논쟁에 불을 지핀다.
“AI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 이 책은 인공지능과 공공정책을 더 깊이 논의하는 좋은 출발점이다. 인간과 AI는 서로를 보완하며 다른 관점에서 동일한 현실에 접근하는가? 아니면 인간은 이성을 활용하고 AI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세히 설명해내는, 부분적으로 겹치지만 아예 다른 현실을 인식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품고 읽는다면 유익할 것이다.” – 존 서덜린 (루이지애나대학교 정치학 교수)


임운규 (호주 크리스천라이프 & 에듀라이프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