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이해
에베소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1. 저자 및 수신자
1) 저자
성경 자체가 본서의 저자를 바울로 밝히고 있다(1:1). 역사적인 증거도 풍부하다. 많은 초대 교부들이 바울의 저작권을 인정하였고, 신약의 정경에 속하는 책들 중 초기에 형성되기시작한 책들과 고대 역본들(라틴역, 시리아역 등)도 에베소서를 사도 바울의 서신에 포함시켰다. 에베소서를 다른 사람이 썼다면, 그 사람은 바울보다 월등하지 못하더라도 대등한 정도의 깊이를 지닌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초대 기독교의 역사에서 바울에 비견될 만한 영적 통찰력을 지닌 인물을 찾아볼 수 없다(F. F. Burce). 한편 에베소서는 ‘사도 바울의 서신들의 왕관’(Armitage Robinson), ‘인간의 글들 중에서 가장 거룩한 글’(Samuel Taylor Coleridge), ‘서신들의 여왕’(William Barclay), ‘바울 사상의 진수’(F.F. Bruce), ‘바울 사상의 면류관’(C. H. Dodd), ‘크리스천 종교의 정제된 근본요소’, ‘크리스천 신앙의 가장 권위있고 가장 완전한 대요’, ‘탁월하고 중대한 사상과 교리를 넘칠 정도로 가득 찬 서신’ 등으로 표현된 것으로 바울 서신에서 후대의 것이며 또한 가장 원숙기에 기록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또한 에베소서는 서신서들 중에서 ‘통찰력이라고는 거의 결여되어 있는 학도들이 아직도 이 에베소서를 하나의 무미건조한 산물이거나 또는 지루하고도 기교 없는 자료를 모은데 불과한 것으로 본다’고 하여 문전 나그네와 같은 합당한 취급을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에베소서는 특별히 1-3장에서 교리적인 논의를 하고, 4-6장은 교회로서의 삶의 지침을 제공해주고 있다. 모울은 에베소서 4장 이하가 영적 축복의 거룩한 결과들이라고 언급하였다.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며, 자녀로서 가지는 놀라운 축복들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한편 에베소서에 대한 바울의 저작권을 반대하는 주장도 없지는 않다. 우선적으로 그들은 에베소서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이 다른 서신들이나, 신약성경 전체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들이 많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 대표적인 단어들이 ‘διαβολο’(마귀), ‘하늘에서’ 등이 자주 사용된다. 이런 식으로 에베소서에서 나오는 단어들 중에서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단어가 42개가 된다. 그 중에서 38개는 신약의 다른 곳에서는 사용되지만 바울 서신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다른 점은 문학적으로 에베소서의 대부분이 골로새서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에베소서가 골로새서의 확대판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굳스피드(Goodspeed)는 “에베소서가 골로새서를 중심으로 하여 바울서신의 모든 내용들 중에서 중요한 문구들을 발췌하여 다시 짜 맞춘 명문집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95절로 된 골로새서 가운데 2/3가 에베소서와 사상적으로, 언어적으로 부분적으로든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에베소서는 골로새서와 쌍둥이 서신이라고 불리운다(에베소서는 155절로 구성되었는데, 그중에 75절이 골로새서에 등장한다). 더 나아가서 이들은 에베소서가 8개의 다른 서신들에도 의존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가지는데 에베소서가 가지는 강력한 외증들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이 어렵게 된다. 그리고 본 서신에는 모방자가 기록하기에는 어려운 전형적인 바울의 특징들이 있는데, 그것은 교리적 진리와 윤리적 의무를 함께 연결하는 방법이나, 어떤 주제를 다루다가 갑자기 새로운 주제로 나가는 방식 등이 바울이 가지는 특유의 습관들이다. 궁극적으로는 어휘들이 가지는 유사성이나 차이점을 가지고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본서는 바울이 저작자가 아니라는 아무런 증거도 가지고 있지 못함, 나아가서 모방자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사상의 웅대함과 독창성이 눈에 띈다. 또한 다른 서신들의 문학적인 의존에 대해서 언급할 때 중요한 문제들을 내포하게 되는데, 그것은 저작 연대의 문제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에도 에베소서에는 유대인과 이방인의 갈등의 문제가 이미 해결된 것처럼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에베소서의 바울 저작권을 반대한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장벽의 철폐는 최소한 주후 70년 이후의 일이었으며, 엡 2:2, 11은 본 서신의 수신자들이 모두 한때 이방인이었음을 입증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2:3에서 저자 자신도 독자들과 동일시함으로 저자가 이방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성전 파괴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나 암시가 없는 것으로 보아서 오히려 에베소서는 주후 70년 이전에 기록된 것이 분명하며, 2:11에서 ‘너희 이방인’이라는 언급을 볼 때 저자는 유대인이었음에 틀림없다. 위와 같은 다양한 비평들에도 불구하고 에베소서의 저자는 사도 바울 이외에 다른 사람은 없을 것이다.
(1) 내증
에베소서의 저자는 성경이 지적하듯이 사도 바울이다. 그는 하나님의 뜻으로된 사도였으며, 사도 바울이 다른 서신에서도 주로 사용하는 편지의 양식을 따라서 이 서신을 기록했다. 에베소서의 저자는 자신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된 바울’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3:1에서도 ‘그리스도 예수의 일로 너희 이방을 위하여 갇힌 자 된 나 바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에베소서에는 바울 서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특징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저자는 그의 수신자들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1:16; 3:14-19; 5:15-21) 또한 독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칭찬하기를 좋아하고(1:15; 2:1), 나아가서 사랑의 우월성(5:1, 2, 25, 28, 33)과 덕과 악행에 대한 열거(4:15-5:21) 등은 명백하게 이 서신이 바울의 저작임을 증명하고 있다(핸드릭슨).
(2) 외증
로마의 클레멘트는 ‘고린도인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1:18절과 유사한 말(36장)을 쓰고 있으며, 역시 동서신에서 4:4-6과 유사한 말을 쓰고 있다. 이그나티우스는 ‘에베소인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3:3, 4, 9을 기억나게 하는 구절을 쓰고 있으며, ‘폴리갑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5:25의 말씀과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폴리갑은 ‘빌립보인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4:26을 시사하고, 허마는 그의 제10계명에서 4:30을 쓰고 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는 ‘Stromata’에서(4장 8절) 5:21-25로부터 인용한다. 그는 이것을 ‘에베소인에게 보내는 서신’이라고 인용한다. 클레멘트는 ‘Instructor’에서 4:13-15절을 사용하고 있다. 터툴리안은 ‘우리는 교회의 참된 전통에 기초해서 이 서신이 에베소인들에게 보내진 것이지 라오디게아인에게 보내진 것이 아님을 믿는다’고 말했다(Against Marcion V. xvii). 그는 또 말하기를 ‘이것을 라오디게아인에게 보내는 서신이라고 부르는 자는 말시온이었다’고 한다. 이레니우스는 ‘이단을 반박하여’라는 저서에서 5:30을 인용하고 있다. 힢폴리투스는 이 서신이 Ophites, Basilides, Valentinus에 의해서도 사용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말시온은 그의 정경에서 에베소를 품고 있으며, 무라토리 정경 단편에도 이것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는 주후 4세기경 교회사가인 유세비우스가 모든 역사적인 자료들을 연구한 뒤 내린 결론을 의심 없이 따를 수 있을 것이다.
2) 수신자
엡 1:1은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된 바울은 성도들과 그리스도 예수 안의 신실한 자들에게 편지하노니’라고 언급한다. 그러나 초기의 유명한 사본들에는 ‘에베소에 있는’이라는 말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2세기 중엽부터 나타난 모든 서신의 사본군에서는 ‘에베소 교인들에게’ 라는 말이 기록되어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여기서 에베소서는 누구에게 쓴 글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할 수밖에 없다. 결론만 언급한다면 에베소서는 어떤 제한된 지역에 살고 있는 서신이기는 하지만 단지 지역적으로 에베소 만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환언하면, 에베소가 중심지인 그 지방에 거주하는 신자들에게 주어졌으며, 그것은 에베소교회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교회들을 위하여 쓰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에베소에 있는’이라는 말이 후대에 표준화된 것은 에베소가 당시 교회중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에베소는 사도 바울이 3년 간이나 개인적으로 정착하면서 복음 전도사역을 감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서신들처럼 개인적인 인사말이 없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충격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개인적인 인사말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것은 아마도 사도 바울이 에베소라는 한 교회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에베소를 중심으로 했던 소아시아의 교회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쉽게 추측할수 있다. 에베소는 실제적인 지역의 중심지였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에서 사역을 할 때에도 주변의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음을 알수 있다. 골로새 교회도 바울이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에베소의 사역기간중에 와서 들은 사람들이 세운 교회라고 생각한다. 세례 요한의 마지막 사역지가 에베소였고, 수많은 속사도 교부들의 발원지가 바로 에베소이다. 에베소는 확실히 당시 지역뿐 아니라 기독교회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음에 틀림없다. 계시록에도 보면 일곱 편의 순회 서신의 첫 번 것이 에베소에 있는 교회에 전달되었음은 당시 사회에서 에베소가 가지는 지역적인 중심성을 이해할 수 있다. 수신지에 대한 다양한 이견들이 있기 때문에 본 서신의 저작목적을 결정하기는 어렵다. 회람서신이었음을 전제한다면 우리는 독자들의 상황에서보다는 저자의 상황에서 어떤 목적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바울은 옥중에서 그리스도와 교회를 깊이 묵상했으며, 결국 영광받은 그리스도와 그리스도 안에서의 그리스도인의 특권을 높이 찬양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에베소서가 에베소를 중심한 성도들에게 주어졌다는 가정을 하면, 그곳의 성도들이 그들의 사랑에 대한 그의 만족을 표현하기 위해서 기록되었다는 측면도 기억해야 한다.
2. 저작 연대 및 장소
바울은 주후 61년 봄에 로마에 도착하여 감금된 후 63년까지,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라는 4편의 서신을 썼다. 바울이 죄수로 감금되어 있는 상태에서 썼기 때문에(참조, 엡 3:1; 4:1 빌 1:7, 14 골 4:10, 18 몬 1:9), 이 4편의 서신은 일반적으로 옥중서신이라고 불린다. 에베소서, 골로새서, 빌레몬서는 베바브라가 골로새교회의 소식을 갖고 왔던 62년 경에 쓰여졌을 것이며, 빌립보서는 그후 옥중 생활의 말기에 기록된 듯하다. 바울은 64년 로마에 대화재 사건이 있기 전에 잠시 석방되었다가, 다시 투옥되어 목회서신을 기록한 후 65년경에 로마 옥중에서 순교한 것으로 전해진다.
3. 배경과 목적
에베소 교회는 바울이 친히 3년간 머물면서 온 힘을 다 기울여 세운 교회였기 때문에, 이 교회는 그에게 더욱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당시 로마의 죄수로 갇혀 있던 바울은 에베소에 직접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에베소 교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도 더 많고 간절했을 것이다. 옥중에서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들에게 주어진 축복과 교회에 관한 하나님의 비밀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또한 에베소교회를 포함하여 당시 아시아의 교회들은 이방인과 유대인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늘 분열의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던 바울은 그가 깨달은 하나님의 감취었던 비밀, 즉 그리스도 안에서 이방인과 유대인이 하나가 되어 한 몸(교회)을 이루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이다.
4. 특징
이 서신은 창세전에 우리를 예정하사 그의 자녀로 삼으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신령한 모든 복을 우리에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 찬양을 드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1-3장은 교회가 누구의 뜻으로 말미암아 어떻게 이루어졌느냐는 것을 교리적으로 설명함으로써 교회론을 정립(定立)한 반면에, 4-6장은 교회에 속한 성도들이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기 위하여 실제적으로 어떻게 생활하여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교회는 먼저 하나가 되어야 하며(4:6),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성장해야 하고(4:7-16), 옛 사람의 습관을 벗어버림으로 개인 생활을 새롭게 해야 한다(4:17-5:20). 또한 교회는 여러 인간관계에 있어 서로 복종함을 원칙으로 삼아야 하며(5:21-6:9), 영적 전투를 위해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어야 한다(6:10-20).
5. 에베소서 골로새서와의 관계
두 서신 모두 그리스도의 영광과 그의 목적에 웅대함을 보여주는 교리적인 내용으로 서두를 시작한다. 둘 다 이러한 교리들을 개인생활에 적용시키는 것으로 발전시키며, 이에 이어서 인간 관계에 관한 비슷한 충고로 넘어간다. 상당부분 유사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에베소서와 골로새서의 전달자인 두기고에 대해서도 숙고해야 한다. 두기고에 관한 언급은 거의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서신의 많은 유사성이 단순히 한 서신이 다른 서신을 배껴 쓴 것이라고 결론내릴 아무런 이유가 없다. 유사성 만큼이나 차이점들도 있으며, 동일한 단어에 대해서도 다른 강조점과 다른 의미들을 가지고 표현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6. 내용분해
에베소서의 핵심어는 ‘부요함’과 ‘하나됨’이다. 모든 신자들은 그리스도안에서 그리스도의 부요함과 은혜와 영광을 상속 받을 상속자들이 에베소서에서는 주님도 한 분이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라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연합의 중요성을 드러내고 있다
1) 인사(1:1-2)
2)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교회(1:3-3:21)
3) 교회 안에 거하는 성도의 생활(4:1-6:20)
4) 끝맺는 인사(6:21-24)

임운규 목사 (호주성산공동체교회 시무, 본지 편집·발행인)
CerIII · IV, Diplom, B.Th, M,A, M.Div, M.Th, D.Th, D.Pt c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