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이해
역대상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1. 명칭
히브리 성경의 명칭 ‘디브레 하야밈’은 ‘각 시대의 사건들’ 또는 ‘각 시대의 말씀들’이라는 뜻으로, 본서는 이스라엘의 역사 위에 펼쳐진 사건들이 주는 의미와 교훈을 집약적인 동시에 함축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책 (冊)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라틴어 ‘벌게잍’ (Vulgate) 역은 이 표제를 ‘거룩한 역사의 역대기 전서(全書)’ (Chronicle of the Whole of Sacred History)라 붙이고 있다. 독일어판 번역 성경인 루터역도 이 견해를 지지하고 있고, 다른 번역서들도 ‘역대기’라는 말을 채택하여 본서가 거룩한 역사 전체를 연대적인 순서에 따라 서술하고 있음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본서가 원래는 단권의 역사서였으나, BC 150년경 칠십인역의 번역진들에 의해 상․하 두 권으로 구분되었다.
2. 저자 및 기록연대
유대인의 전승에 따르면, 에스라가 기록했다고 한다. 그러나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에스라 활동 시대인 BC 5세기 후반부의 시대 상황, 즉 포로 귀환 후 시대 상황에 해당하는 문체와 형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위의 세 역사서가 적어도 동시대의 특정 계층에 의해 기록된 것이 아닌가라고 추정한다. 특히 족보의 빈번한 사용과 제사 의식 및 절차의 강조, 그리고 모세 율법에 충실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볼때, 회복기의 제사장 계층에 속한 특정 인물에 의해 기록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역대기의 마지막 부분 (대하 36:22, 23)이 그대로 에스라서의 서언으로 (스 1:1-3) 반복, 제시되어 있는 것은, 두 책의 저자가 동일 인물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의미 심장한 증거이다. 따라서 학사 에스라가 이스라엘 역사의 종말적인 시점에서 창세 때부터 에스라 당대까지의 하나님의 역사를 개관하여, 역대기와 에스라서, 두 권의 책으로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에스라는 역대상하에 이어 에스라, 느헤미야를 연결된 역사로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기록연대는 역대기 본문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대상 1:1-9:44까지는 아담부터 야곱의 자손들까지의 족보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역대상 10장 이후에는 BC 1010-970년에 발생한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으며, 역대하는 ВС 970-538년에 발생한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서 자체는 언제, 누가 기록했는가에 대하여 완전히 침묵하고 있다. 단지 본서의 마지막 부분이 BC 538년에 발표된 고레스 (키루스 2세)의 조서에 의하여 유대인들이 바빌론의 포로 생활에서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수 있는 허락된 역사적 상황을 기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대하 36:22). 그리고 역대상에 기록된 족보에는 BC 538년에 유대인들을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귀환한 여고니야 (여호야긴) 왕의 손자인 즈루빠벨 (대상 3:19)과 스룹바벨의 두 손자 인 블라댜와 여사이야 (대상 3:21)까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역대기의 연대는 대략 BC 500년까지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대상 3:21-24에는 바벨론에 사로잡혀 갔던 여고니야 (여호야긴) 왕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알 수 없는 네 사람 르바이야, 아르난, 오바다여, 스가니야의 족보가 언급되고 특별히 스가니야 족보는 4대 후손의 이름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렇지만 만약 스가니야를 BC 616년에 태어난 여고니야왕 (왕하 24:8, 12, BC 586년 바빌론으로 잡혀갈 때에 18세였음)과 동시대의 인물로 간주한다면 한세대를 30년으로 계산하여 그의 4대 후손은 대략 ВС 500년경의 사람들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본서의 기록 연대는 적어도 BC 500년 이후로 추정할 수 있다.
3. 기록목적과 주제
역대기 저자는 바벨론 포로로부터 귀환한 회복된 이스라엘 공동체를 일차적인 대상으로 하여 이 역사서를 기록하였다. 따라서 이 역사서의 가장 주된 관심사는 역사의 계속성 곧 과거 역사와의 연결성이다. “과연 하나님께서 아직도 우리의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가?” “그의 언약은 아직도 유효한가?” 또는, “지금 우리에게는 다윗과 같은 왕도 없고 오히려 바사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는 형편인데, 하나님이 다윗에게 하신 약속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또는 “하나님의 대심판 (다윗 왕가의 몰락과 이스라엘 왕국의 멸망, 그리고 예루살렘과 성전의 파괴 및 바벨론의 포로가 됨)을 당하고 있는 판국에 선민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관계가 무슨 소용인가? 등의 의문에 대한 대답이 역대기 저자에 의해서 주어진 것이다.
1) 과거와의 연속성은 바사의 고레스 칙령에 의한 예루살렘 성전 재건으로 말미암아 제시되었다.
2) 역대기 저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주권적으로 선택하심으로써 자신의 은혜로운 목적을 성취해 가신다는 사실을 강조하여, 그 유산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켰다.
3) 회복기의 이스라엘에게는 율법과 선지자가 성전에 못지 않는 중요한 요소로 등장되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다윗 왕가의 지도하에 언약적 의무 이행, 곧 율법 준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심지어 다윗같은 왕이 없어도 무방하고 성전이 없을지라도 그 백성은 스스로 안정과 축복을 확신할 수 있었다. 다만 이스라엘 백성과 왕들의 율법에 대한 준수 여부가 절대적인 조건으로 부각된 것이다 (28:7; 대하 6:16; 7:17; 12:1; 33:8).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을 통해 주신 예언의 말씀도 율법과 같은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실한 왕들 즉 다윗, 아사, 여호사밧, 히스기야, 요시야 등은 선지자들을 선대하고 그들의 말을 추종하였다. 그러나 불의한 왕들은 그들의 말을 무시함으로써 멸망하고 말았다 (여호람, 대하 21:12-19; 요아스, 대하 24:19-25; 아마샤, 대하 25:15, 16, 20; 므낫세, 대하 33:10, 11; 36:15, 16). 사실상 역대기는 사무엘서나 열왕기에서 언급한 횟수보다 더 많은 선지자들의 사역을 기술하고 있다(대하 20:20). 역대기 저자는 열왕기 저의 경우보다 율법과 선지자들의 사역을 더욱 역사 속에서 결정적인 요인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특히 역대기에서는 율법과 선지자들에 대한 순종 여부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즉각적인 보응이 따른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5) 역대기 저자가 본서를 쓴 의도는 분명히 약속된 메시야를 소망하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다윗의 언약 (삼하 7장)에 따른 바이며, 후기 선지자들 (학개, 스가랴, 말라기)의 핵심 메시지였다. 그는 다윗 시대의 영광을 회상하면서, 다윗과 맺으신 하나님의 언약을 기억하라고 권면한다. 그리고 다윗, 솔로몬, 아사, 여호사밧, 히스기야와 요시야 왕을 메시야를 상징하는 이상적인 모범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왕들의 모습은 선지자들이 강조한 바대로 좌절과 실망에 빠진 당대의 백성들에게 다윗 시대를 회상케 하고 다윗과 같은 왕의 도래를 소망케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6) 한편 역대기의 중요한 또 하나의 관심은 ‘온 이스라엘’ (9:1; 11:1-4; 12:38-40; 16:1-3; 18:14; 21:1-5; 28:1-8; 29:21-26; 대하 1:1-3; 7:8-10; 9:30; 10:1-3, 16; 12:1; 18:16; 28:23; 29:24; 30:1-13, 23-27; 34:6-9, 33)에 두고 있다. 사실상 모든 이스라엘의 남은 자로서 회복된 공동체는 남왕국과 북왕국을 통합한 상태를 가리킨다 (9:2-3)
7) 자주 등장하는 계보를 통해서도 과거와 같이 변함없이 지속되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증거하고 있다. 동시에 역대기 저자는 회복된 공동체를 위한 하나님의 관심이 창세기로부터 (1:1) 작정된 하나님의 계획임을 계보를 통하여 천명하고자 한 것이다.
8) 역대기 저자는 사무엘서나 열왕기에서는 기록되지 않는 설교체의 연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역대기에 등장하는 165개의 연설문 중 겨우 95개만이 사무엘 서와 열왕기에 병행구로 등장한다.
4. 신학과 역사관
저자는 역대기를 기록함으로써 일차적 독자인 당대의 하나님 백성에게 소망을 주고 그들의 삶을 역사가 제시하는 근본 방향과 목적을 향하여 돌이키게 할 뿐아니라,그 역사의 의미에 따라 신실하게 살 것을 권면하고자 하였다. 이것은 모든 시대의 모든 하나님의 백성이 명심해야 할 내용이며, 세상 역사의 이면에 흐르고 있는 하나님의 역사 섭리를 가르치려는 것이다.
5. 내용 및 주요사상
역대상의 핵심어는 “왕가의 계보”와 “헌신” 등이다. 역대상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절대 왕권에 이르게 되는 다윗 왕가의 계보를 특별히 자세하게 설명한다. 다윗의 일생은 철저히 하나님께 헌신된 삶으로 묘사된다. 그는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했으며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다시 가져왔고 하나님을 위하여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려 했다.
역대상의 내용은 열왕기 상·하 두 권에 기록되어 있는 역사를 대체로 포함하고 있으나 북왕국 이스라엘의 역사는 거의 빠져있고, 남왕국 유다 특히 다윗왕국과 솔로몬 왕국에 관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 즉 저자의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선민 이스라엘의 역사를 종교적으로 해석하며 후세를 위하여 역사에 대한 종교적 교훈을 주려고 본서를 쓴 것이다. 저자가 가르치려고 하는 사상은 다음과 같다. 즉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제사장으로 삼기위하여 선택하셨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 사명을 자각하며 율법을 지키며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실하게 산 때에는 약속하신 대로 큰 축복을 받았으나 반대로 우상을 섬기며 종교적으로 타락하고 도덕적으로 부패할 때에는 불행과 비참이 왔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을 이스라엘의 과거의 역사를 가지고 증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서를 보면 제사장 나라로서 왕을 비롯하여 모든 국민이 자각하고 노력한 때인 다윗과 솔로몬시대의 역사는 상세히 힘을 주어 기록하고있는 반면에 책임을 소홀히 하고 타락한 북왕국에 대해서는 그 죄로 받은 멸망의 사실 외에는 별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다. 이러한 것은 이스라엘 민족으로 하여금 다시 제사장 나라의 책임을 재인식하고 분별할 것을 촉구하고자 한 저자의 의도를 짐작케 한다.
6. 분해
I. 족보 (대상1:1-9:43)
1) 모든 민족의 조상 (대상1:1-54)
2) 유다의 후손 (대상2:1-55)
3) 다윗의 후손 (대상3:1-24)
4) 유다의 아들들의 후손 (대상4:1-23)
5) 시므온의 아들들의 후손 (대상4:24-43)
6) 르우벤,갓,므낫세의 후손 (대상5:1-26)
7) 레위의 후손 (대상6:1-81)
8) 북쪽 지파들 (대상7:1-40)
9) 베냐민의 후손 (대상8:1-40)
10) 예루살렘에 산 가족들 (대상9:1-16)
11) 성전을 지킨 가족들 (대상9:17-34)
12) 사울왕의 족보 (대상9:35-43)
II. 다윗의 통치 (대상10:1-29:30)
1) 사울의 말년 (대상10:1-14)
2) 다윗의 승리 (대상11:1-12:40)
3) 법궤를 옮기는데 실패함 (대상13:1-14)
4) 다윗의 궁궐 건축과 승전록 (대상14:1-17)
5) 법궤를 시온으로 옮김 (대상15:1-16:43)
6) 다윗이 성전을 건축 하려고 함 (대상17:1-27)
7) 다윗의 승전록 (대상18:1-20:8)
8) 인구 조사와 병의 전염 (대상21:1-22:1)
9) 다윗이 성전 건축을 준비함 (대상22:2-19)
10) 레위인의 의무 (대상23:1-26:32)
11) 군정과 민정 (대상27:1-34)
12) 다윗이 성전 건축의 계획을 발표함 (대상28:1-29:22)
13) 다윗이 죽고 솔로몬이 왕이됨 (대상29:22 대하30)
12) 유다의 남은 왕들의 역사 (대상36:1-23)

임운규 목사 (호주성산공동체교회 시무, 본지 편집·발행인)
CerIII · IV, Diplom, B.Th, M,A, M.Div, M.Th, D.Th, D.Pt c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