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동체(4)
브루더호프(Bruderhof)공동체
초대교회를 실현하는 비폭력, 무소유 신앙공동체
브루더호프(Bruderhof, 형제의 처소)는 독일의 저명한 강사이자 작가인 에버하르트 아놀드(E. Arnold)가 16세기 초 종교개혁 당시 제도권 교회를 떠나 삶의 단순성과 형제애, 비폭력을 추구하던 후터파 공동체에게 영향을 받아 1920년 독일에서 시작했다. 공동체는 1930년대 말 나치의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옮겨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2500명 가량이 12개의 공동체(미국에 7곳, 영국에 3곳, 독일과 호주에 각 1곳)에 나뉘어 살고 있다. 각 공동체는 250-300명 가량이 초대교회의 공동체 생활방식에 따라 일체의 사유재산 없이 부유하지도 않고 가난하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
브루더호프공동체 사람들은 겉치레에 연연하지 않는다. 집안에는 거울조차 두지 않고 마을길을 오가는 이들의 얼굴에선 화장기를 찾아볼 수 없다. 화려한 옷매무새도 없다. 공동 세탁소에서 세탁되는 속옷들은 대부분 구멍이 나 있을 만큼 공동체 가족들은 ‘좋은 내 옷’을 갖는데 관심이 없다. 그렇지만 이곳에선 바깥사람들의 경쟁에 지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린이를 위한 가구나 놀이기구 생산업체인 Community Playthings와 장애자용 기구인 Lifton생산이 이들의 주 수입원인데,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이들은 노동을 기쁘고도 당연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이들은 절대 남을 험담하지 않는다. “Straight Talking In Love”(사랑 안에서 직접 솔직하게 말하는 것)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여 세례 받을 때 서약까지 하는데, 이것이 없이는 함께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래서 이 글은 브루더호프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규칙 중에 하나로서 각 가정에 액자로 비치되어 있다. 자신의 욕구를 포기한 빈자리를 이들은 인류애로 채워 넣는다. 브루더호프는 죄수와 마약 중독자들의 교화, 사형 폐지운동, 쿠바 어린이들과의 교류 등의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브루더호프 지체들이 운영하는 플라우(Plough)출판사는 그리스도인의 급진적인 제자도, 공동체, 결혼 생활, 자녀 양육, 사회정의, 비폭력, 영적 생활 등에 대한 책을 보급하고 있다.
브루더호프는 교육의 천국으로도 손꼽히고 있다. 이곳 아이들은 공동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중등학교에서 부모 같은 선생님들의 사랑과 신뢰 속에서 자란다. 텔레비전이 없는 이곳 아이들은 부모나 공동체 가족들과의 깊은 대화와 교제, 독서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사고력이 깊어져 공동체 밖의 고등학교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고, 상당수가 영국의 명문대에 진학하고 있다. 브루더호프 아이들은 성장 시기를 이성에 대한 관심으로만 보내기보다는 내적 성숙에 초점을 맞추며 결혼 전까지 순결을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청년이 되면 1년 이상 바깥세상을 경험한 뒤 브루더호프에 남을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95% 가량이 브루더호프에 남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
호주 단토니아 브루더호프(Danthonia Bruderhof) 또한 다른 지역의 브루더호프와 같은 비전을 공유하며 공동체로 살아간다. 이 공동체에서 아침식사는 각 가정별로 하지만 점심과 저녁은 모여서 한다. 방문객들은 매일 아침마다 번갈아 여러 가정으로 초대되어 식탁의 교제를 나눈다. 아침 식사 후 8시에 오전 작업이 시작되고 성인남자들은 모두 공동작업장과 이외 여러 분야에서 일을 한다. 자매들은 함께 아이들을 돌보며 가사 일에 참여하며 아이들은 공동체 내에 있는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다. 오전 작업 후 12시에 공동식사가 있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오후작업이 계속된다. 그 이후부터 저녁의 공동식사 후 취침 전까지는 즐거운 휴식이 이어지며 주일에는 풍성한 대안식을 누린다.
2001년 인버렐의 외곽지역에 4백명의 브루더호프공동체 식구들이 정착할 공동체 건설 신청당시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브루더호프의 선한 영향으로 그들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했던 사람들까지 오히려 브루더호프를 지지하게 되었다. 호주 브루더호프의 주 수입원은 나무 간판제작으로 그들이 만드는 나무간판들은 인버렐 뿐만 아니라 팅가, 텐터필드, 빙가라, 마이틀랜드, 글렌 아이네스 등 주변지역으로 널리 퍼져 나갔다. 사실 브루더호프에는 화폐의 개념이 없다. 단지 외부생활에 필요한 화폐단위만 존재할 뿐이다. “소유의 도구는 화폐이다. 그리고 소유는 사람과 사람의 벽을 생기게 한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 것이라는 집착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소유하지 않으면, 물건으로 인한 이기심의 벽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표현이다.
브루더호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 받은 느낌은 평안이다. 거래나 경쟁이 아닌 근본적인 신뢰와 위로가 흐른다. 하루의 공동체 작업이 끝나는 네다섯 시경부터는 그야말로 잔잔한 안식이 스며든다. 기쁨, 평화, 사랑, 안식 같은 말은 여기선 더 이상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실제로 누려지는 것들이다. 한편 공동체 회원들에게 사석에서 어떤 가벼운 농담조의 험담도 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권면한다. 서로에게 문제가 있을 때 최선의 방법은 서로에게 ‘사랑 안에서 직접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생각한다.
호주 브루더호프(Danthonia Bruderhof) 안내
주소 : Glen Innes Rd. Inverell NSW 2360
전화 : 02) 6723-2213
공동체자료실 안내 http://cafe.naver.com/comsociety.cafe
임운규 목사(호주성산공동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