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오늘
1883년 10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루마니아의 지우르지우를 잇는 ‘오리엔트 특급’ (Orient Express) 개통
오리엔트 특급 (Orient Express)은 국제 침대차 회사에서 운행하던 장거리 기차로 1883년 10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루마니아의 지우르지우 연결선이 개통됐다. 오리엔트 특급은 단지 국제 철도 시설을 의미하는 말이었지만, 곧 호화스러운 여행의 동의어가 되었다. 개통 당시의 종착점은 이스탄불과 파리였다.
1882년 벨기에의 조르주 나겔마케르가 2,000km 빛나는 호화 기차 (Train Eclair de luxe) 여행에 손님들을 초청했다. 기차는 1882년 10월 10일 18시 30분에 파리를 출발했고, 다음날 23시 20분 빈에 도착했다. 1882년 10월 13일 16시 40분 다시 빈을 출발한 기차는 다음날 20시 파리에 도착했다. 기차는 2개의 수하물 차와 총 58개 침대의 침대차, 식당차로 이루어져 있었다. 1883년 6월 5일 첫 기차가 파리를 출발해 빈으로 떠났다. 빈은 1883년 10월 4일까지 종착점으로 남아 있었다.
오리엔트 특급의 정식 노선은 1883년 10월 4일 파리를 출발해 루마니아의 지우르지우로 떠났고, 지우르지우에서 다뉴브 강을 건너 루세에서 바르나까지 기차로 이동했고 바르나에서 페리를 이용해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1885년 빈-베오그라드-니시-플로브디프-이스탄불을 잇는 새 노선이 개통됐다.
1889년, 기차의 동쪽 종착점은 이스탄불행 배를 탈수 있던 불가리아의 바르나가 됐다. 1889년 6월 1일 첫 파리-이스탄불 직행 기차가 출발했다. 후로 이스탄불은 1977년 5월 19일까지 동쪽 종착점으로 머물렀다. 페리가 부두에서 종착점까지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 승객들을 날랐다.
1977년부터 오리엔트 특급은 이스탄불을 경유하지 않았다. 2007년 6월 8일까지, 파리에서 빈까지 운행했었고, 이도 스트라스부르에서 빈을 잇는 것으로 축소됐다. 2009년 12월 12일 마지막 운행을 했고, 12월 14일 운행을 중지했다.
2009년 12월 14일 이후로는 TGV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 역사
1882년 조르주 나켈마케르가 파리 동역 – 빈 간 호화 열차 여행인 ‘빛나는 호화 기차(Train Eclair de luxe)’에 손님들을 초청한 것이 시초로 꼽힌다. 그 해 10월 딱 한 번 운행된 이 열차는 그 자신의 회사에서 운행할 열차의 전신격이었다.
이후 1883년 6월 5일, 파리 – 빈 간의 정기 운행이 시작되었다. 그 해 10월, 노선이 연장되어 부다페스트와 부쿠레슈티를 경유하여 루마니아의 지우르지우까지 노선이 연장되었다. 여기서 열차를 갈아타고 불가리아의 바르나에 도착하면, 배로 갈아타고 이스탄불까지 이동하는 구조였다. 1885년에는 부다페스트를 출발해 이스탄불까지 직행하는 노선이 개업했다. 이후 1889년 노선 조정이 이루어져 6월 1일부터 파리-스트라스부르-뮌헨-빈-부다페스트-부쿠레슈티-이스탄불까지 직행하는 노선이 완성되었다.
벨 에포크가 끝나고,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자 물론 이 열차도 멀쩡하진 못했다. 그야말로 1차대전의 주요 격전지를 꿰고 다니는 노선 구성 탓에 운행할 생각도 못 했고, 덕분에 1918년까지 운행이 중지되었다. 전쟁 이후 열차 운행이 재개되었고, 1919년 파리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 – 스위스 국경의 심플론 터널을 경유하여 밀라노, 베네치아, 베오그라드를 거쳐 이스탄불로 향하는 심플론 오리엔트 급행이 추가로 개업했다. 1930년 아를베르크 터널을 거쳐 취리히, 인스브루크를 경유하는 아를베르크 오리엔트 급행이 개업하였다. 아를베르크 오리엔트 급행의 경우는 이스탄불 뿐만이 아니라 아테네로 향하는 노선도 있었고, 서쪽으로는 칼레를 거쳐 런던까지 연계되었다. 이 시기가 오리엔트 급행의 전성기.
제2차 세계대전은 사실상 오리엔트 급행을 몰락으로 밀어넣었다. 전쟁통에 호화 침대열차가 굴러다닐 여념이 없었음은 물론이고, 전후 철의 장막이 유럽에 드리워져 국제열차 운행이 곤란해진 것이다. 1962년 오리지널 오리엔트 급행과 아를베르크 오리엔트 급행이 운행을 중지했고, 심플론 오리엔트 급행만 남아서 직행 오리엔트 급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파리 – 베오그라드 간을 매일 운행하면서 이스탄불 및 아테네 노선의 운행 빈도는 떨어졌다.
1971년에는 원 운영사였던 CIWL사가 영업을 철수하면서 오리엔트 급행열차는 각 나라의 평범한 국철차량으로 운행하게 되었으며, 1977년 5월 19일 파리발 이스탄불행 열차가 마지막 출발을 하였고, 5월 22일에는 이스탄불발 열차를 끝으로 직행 오리엔트 급행은 이스탄불 직통운전을 중지. 전설의 동방행 호화 침대열차는 막을 내렸다.
1977년 이스탄불 직행이 폐지되면서 오리엔트 급행의 역사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이름과 열차는 계승되었다. 오리엔트 급행이라는 이름을 유지한 채 파리 동역 – 부쿠레슈티 북역간 정기 여객운행을 하였으며, 독일 및 동유럽권에서는 급행열차 (D-Zug)를 뜻하는 D라는 기호가 열차번호에 붙여서 D262/263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열차로 운행되었다. 상술하였다시피 일반 국철차량으로 운행하였으며 고속철도와 항공교통의 점진적인 발전으로 이 시기부터 오리엔트 급행은 화려함이라기보다는 느리고 불편한 초장거리 근성열차의 이미지가 되었다.
2001년에는 빈 – 부다페스트간 운행이 폐지, 파리 – 빈으로 운행구간이 축소됨과 동시에 열차등급도 바뀌었는데, 1990년대 유럽철도의 열차 등급 조정으로 생겨난 유로나이트열차로 명칭이 바뀌어서 EN 262/263열차가 되었다. 공교롭게도 1882년의 첫 열차와 같은 노선이 된 셈이다.
2007년 파리 – 스트라스부르 간 LGV 고속선의 개업으로 스트라스부르 – 빈으로 운행이 축소되면서 역사와 전통이었던 262/263열차의 번호를 잃고 EN264/265열차로 변경되었다. 단축되는 파리~낭시~스트라스부르 구간은 스트라스부르역에서 연계되는 TGV를 이용하도록 안내하였으며, 이 시기에 프랑스 국철 차량이 편성에서 빠지고 열차 운영은 온전히 오스트리아 연방 철도 (OBB)가 담당하게 되었다.
2008년 12월엔 EN 468/469로 열차번호가 변경되었다.
○ 오리엔트 특급 관련
오리엔트 특급을 무대로 한 작품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일 것이다. 다만 원제는 오리엔트 급행에서의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인데 이걸 ‘오리엔트 특급살인’이라고 번역을 해 급행 (Express)은 특급 (Limited Express)으로 불리게 되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