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
아름다운 비행 : Fly Away Home
감독 _ 캐롤 발라드 / 주연 _ 제프 다니엘스, 안나 파킨 / 1996년
“때때로 사랑은 기적처럼 아름다운 여정이며 용기있는 모험입니다.”
시련을 겪던 주인공이 동물과 교감하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서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온다. 기러기들과 함께 비행하는 장면은 상당한 영상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69회 아카데미 촬영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1996 : 토론토 국제 영화제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 3등상 수상
1997 : 브로드캐스트 영화 비평가협회상 최우수 가족영화상 수상
1997 : 크리스토퍼 어워드 수상
1997 : 제네시스 어워드 수상
1997 : 영 아티스트 어워드 최우수 가족영화상
영화의 내용에 모티브를 준 실제 일화가 있다. 캐나다의 빌 리슈먼이라는 화가 겸 발명가는 1993년 자신이 제작한 초경량 항공기를 타고 기러기들을 캐나다에서 미국 버지니아 주 까지 이주시킨 적이 있다. 리슈먼은 영화에 직접 항공기 스턴트 더블로 참가했다. 다만 아내를 사고로 잃었다거나 딸과 함께 비행했다는 내용 등은 영화만의 픽션이다.
순수한 자연의 이미지를 가진 거위들과 에이미 일행이 인간 세계와 충돌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이 영화의 소소한 재밋거리다. 대도시 볼티모어의 마천루 사이를 비행하는 장면이나, 연료 부족으로 나이아가라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하자 기지에선 전투기 스크램블을 걸며 발칵 뒤집히는 에피소드 등이 그 예이다.
○ 줄거리
여행 중이던 에이미(안나 퍼킨)는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아버지 토마스(제프 다니엘스)와 10년 만에 만나 다시 고향을 찾는다. 엄마를 잃은 슬픔과 좁혀지지 않는 아빠와의 거리 사이에서 에이미의 작은 방황이 시작된다. 학교 수업이 있을 시간, 개발업자들의 횡포로 속이 훤히 드러난 늪 주위를 거닐던 에이미는 미처 부화하지 못 야생 거위알을 발견한다. 조심스럽게 집으로 옮겨진 거위알들은 에이미의 따뜻한 손길 속에서 귀여운 새끼 거위들로 태어난다. 세상에서 가장 먼저 본 에이미를 어미새로 알고 있는 거위들은 오로지 에이미의 곁에서 쉬거나 그녀의 행동만 따라한다. 서로 엄마가 없는 상황에서 에이미는 이제 16마리 거위의 작고 소중한 엄마가 된다.

야생거위를 집에서 키우는 것은 불법이라며 경관이 찾아오자 에이미의 아빠는 거위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기로 한다. 어차피 이 거위들은 철새이기 때문에 추위가 몰아치기 전,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미만 따르는 거위들에게 아빠의 경비행기는 그저 덩치 큰 물체로밖엔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아빠는 에이미를 위한 또 하나의 경비행기를 만들고 하루 하루 어려운 실습을 익혀간다. 철새 서식지의 개발 착수 공사가 발표되자 에이미네는 서둘러 비행을 준비한다. 개발 업자가 발표한 날짜에 철새들이 도착하지 않으면 그나마 있던 보금자리까지 잃게 되는데 악천후과 비행기의 고장, 사람들의 무관심 등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에이미와 기러기들은 겨울을 날 수 있는 서식지까지 비행하는데 성공한다. 이 비행으로 철새들의 중요성이 제기되어 서식지의 개발은 취소되고 기러기들 또한 이곳에서 지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봄이 되어 중간에 크게 다쳐 에이미의 비행기에 같이 타고 이동했던 이고르를 포함한 16마리의 기러기들은 자신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 올덴 가의 농장으로 스스로 찾아 날아오고 에이미는 이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 14세 소녀 어미거위 에이미와 16마리 거위의 힘겨웠지만 ‘아름다운 비행’ _ 사람, 동물, 환경을 향한 사랑을 말하다
영화 ‘아름다운 비행'(Fly Away Home)은 많은 감동을 전해준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사람과 환경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가볍게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해 영화는 말해주고 있다.
에이미는 어느 날 숲을 개발한다며 헤집어 놓은 불도저 사이에서 어미가 버리고 간 거위 알을 발견하게 된다. 에이미는 알을 가지고 와 서랍 속에 넣어두고 따스하게 감싸준다. 그리고 얼마 후 거위가 부화하는데… 새끼 거위들은 처음 본 에이미를 어미로 결정해버렸다.

에이미는 거위를 키우도록 허락받았지만 거위들은 어미에게 모든 걸 배운다. 먹는 법, 나는 법, 그리고 때가 되면 이동하는 법까지. 철새인 거위는 늦가을이 되면 미국 남쪽까지 먼 거리를 날아서 이동해야 한다.
때문에 집 거위는 날개를 잘라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환경보호단체에서 일하는 직원이 날개를 자르려 도구를 꺼내든다. 놀란 에이미와 아빠는 마구 두들겨패며 직원을 쫓아내 버리고, 그때부터 에이미는 더욱 거위들에게 매달린다. 하지만 거위들이 점점 자라면서 고민도 늘어간다. 하늘을 날아야 하는데 에이미를 따라 달리기만 하니까…
에이미는 점점 자라는 거위들을 보살피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던 중 아빠가 모터를 단 비행기를 완성하게 되고 에이미에게 제안을 한다. “거위를 지켜보니까.. 너만 따르더구나. 그래서 생각한 건데 비행기도 따르지 않을까? (안될 거라며 반대하는 에이미) 언젠가는 날 줄 알아야 해. 거위는 철새들이잖니. 수 천년 동안 그랬듯 남쪽으로 말이야.”
하지만 거위를 날도록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위들은 꼼짝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아빠가 에이미를 앉고 비행을 하자 어미가 사라진 하늘을 향해 거위들이 힘찬 날갯짓을 하며 솟아오른다. 드디어 하늘을 날게 된 거위들…
아빠는 거위들이 어미로 인식하는 에이미를 따라 나는 것을 본 뒤 에이미를 위한 비행기를 만든다. 그리고 철새들이 떠나는 가을 무렵 비행을 시작해 거위들을 남쪽으로 인도하기로 한다. 아빠는 이런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있던 것들을 팔아버린다. 에이미를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음이다. 아빠의 마음을 알게 된 에이미도 점점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비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사이 환경단체 직원이 거위들을 훔쳐 가서 우리에 가두기도 했다. 아빠는 삼촌들과 함께 보다 세밀한 비행 계획을 수립한다. 어디에서 날고, 어디로 착륙할지. 인간과 다르게 물이 있는 늪지를 선호하는 거위들을 위한 비행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철새이동 연구 박사의 도움을 받는다. 이처럼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이들이 하늘을 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비행은 날씨가 좋으면 4일 동안 나는 것으로 예정되었다. 첫째 날은 캐나다 온타리오를 거쳐 미국으로 진입한 뒤 토론토를 지나 뉴욕의 한 농장에서 랑데뷰하는 것이다. 둘째 날은 펜실베니아의 아팔라치아 산을 가로질러 120마일을 비행한 뒤 두 번째 랑데뷰를 한다. 셋째 날은 메릴랜드를 날아 버지니아로 간다. 넷째 날에는 체스피카만을 따라 작은 마을을 지나 비행하고 10마일 후면 발할라야에 도착한다. 출발일은 10월 22일.
예정보다 4일 늦은 날, 에이미는 120마일의 비행에 나섰다. 비행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미 공군 기지에 착륙했을 때는 미확인물체로 오해받기도 했다. 그러나 불가능할 것 같았던 비행은 모두의 격려 속에 안전하게 마무리된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애, 동물과 자연을 향한 동물과 자연애도 함께 느끼며 우리의 이웃과 환경도 돌아보게 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