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 Dead Poets Society
감독_피터 위어 / 제작_스티븐 하프트 / 출연_로빈 윌리엄스 / 1989.06.02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는 피터 위어 감독,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1989년 영화다. 이 영화는 호평을 받았으며, BAFTA 최고의 영화상을 수상했다.
1959년 버몬트의 개신교계 귀족학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립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교육 활동을 주 소재로 하고 있으며, 사실 이런 내용은 이 영화의 작가 톰 슐만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1959년을 배경으로 보수적인 남자사립학교인 웰튼 아카데미(Welton Academy)에 영문학 선생님 존 키팅(Mr. John Keating; 로빈 윌리엄스)이 부임하는데, 시와 문학을 가르치면서 틀에 박힌 삶을 강요받는 학생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이야기이다. 학교는 버몬트 주의 웰튼 아카데미를 배경으로 하지만, 촬영은 델라웨어주의 미들타운에 있는 성앤드루 학교(St.Andrew’s School)에서 했다. 6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로빈 윌리엄스), 각본상 4개 후보에 올라 이중 각본상을 수상했다.

○ 등장인물
– 존 키팅(Mr. John Keating) : 로빈 윌리엄스
윌튼 아카데미에 새로 부임한 영문학 담당 교사이다. 스스로도 윌튼 아카데미의 졸업생으로 과거의 친구들과 ‘죽은 시인의 사회’를 구성한 바 있다. 후에 비밀 조직을 주동했다는 혐의를 학교에게서 받게 된다.
– 토드 앤더슨(Todd Anderson) : 에단 호크
윌튼 아카데미 졸업생이자 최고의 우등생이었던 형 때문에 부모가 강제로 전학시켰다. 항상 부모의 압박을 받고 있어서인지 소심하고 내성적이다. 키팅 선생이 이 점을 고치기 위해 그를 월트 휘트먼의 초상화와 대면시켜 대화하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떠나는 키팅 선생에게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치며 책상 위로 올라가는 모습은 지금까지도 불후의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 닐 페리(Neil Perry) : 로버트 숀 레너드
아버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우등생이나 항상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연극 ‘한여름 밤의 꿈’에서 요정 퍽 역을 맡아 꿈을 이루지만 연극이 끝나자마자 아버지에게 끌려가 집으로 강제 송환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허락없이 시작한 연극 활동을 알게 된 아버지의 호된 꾸지람과 군사학교, 하버드 대학교를 나와 의사가 되라는 강요에 슬퍼하며 아버지의 총으로 자살하게 된다.
– 녹스 오버스트릿(Knox Overstreet) : 조시 찰스
아마도 아버지가 법조계의 높은 사람인듯 싶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연애 플래그가 서는 학생이다. 초대받아 간 사람의 집에서 그 아들(미식축구 선수)의 여자친구인 크리스에게 반해 그녀를 쫓아다닌다. 급기야는 크리스의 학교로 쳐들어가 시를 읊는 바람에 크리스는 학교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크리스가 결국 데이트신청을 받아들인다.
– 찰리 달튼(Charlie Dalton) : 게일 핸슨
개그 캐릭터 성격에 약간 반항아 기질이 보이는 학생이다. 게다가 미남이라 늘 인기가 많다. 하지만 상당한 의리파이며, 반항아 기질이라기보다는 조금 솔직하고 감정에 충실할 뿐이다. ‘누완다’라는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 이름을 스스로 짓기도 한다. 나중에는 키팅 선생을 쫓아내려는 놀란 교장의 강요된 자술서에 유일하게 끝까지 서명하지 않아 퇴학당하고 만다.
– 리차드 카메론(Richard Cameron) : 딜런 커스만
모범생이지만 좋게 말하면 현실적이고 눈치가 빠르고 나쁘게 말하면 속물적인 기회주의자다. 이후 ‘죽은 시인의 사회’를 학교에 고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적극적으로 키팅 선생에게 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씌우겠다고 나서며 다른 친구들에게도 남고 싶다면 서명에 협조하라고 반 협박을 할 정도로 배신자로 돌변한다.
– 스티븐 믹스(Steven Meeks) : 알래론 루게로
믹스는 라틴어를 잘한다. 손재주도 좋은지 피츠와 라디오도 만든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지 라디오를 들으면서 춤추는 것은 물론이고 죽은 시인의 사회 모임에서 손수 쓴 시를 노래처럼 부르면서 리듬을 타는데, 다른 친구들도 호응해서 노래 부르면서 춤추고 노는 모습이 백미다.
– 제라드 피츠(Gerard Pitts) : 제임스 워터스톤
‘죽은 시인의 사회’에 참여하는 여섯 번째 멤버. 키가 멤버 중에서 제일 크며, 이공계통에 재능이 있어 보인다. 스티븐 믹스와 함께 다니며 라디오를 만들어 춤추면서 놀기도 한다.
– 놀란 교장
졸업생들을 아이비리그에 보내는 학교에 상당한 자부심이 있으며 굉장히 보수적이다.
– 매칼리스터 선생
윌튼 아카데미의 라틴어 교사로 키팅의 교육 방침을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지만, 약간의 걱정을 한다. 나중에는 라틴어 수업 시간에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대신 이전에 키팅 선생이 그랬던 것처럼 학생들을 정원으로 데리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 그가 키팅의 교육 방식에 감화되었음을 암시한다.
– 크리스 노엘
녹스 오버스트리트가 초대받은 동문 선배님의 집에서 만난 소녀.
– 닥터 헤거(Dr. Heger) : 조지 마틴
○ 줄거리
전통, 명예, 규율, 그리고 최고를 4대 원칙으로 한 전통있고 보수적인 남학생 학교인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운 영문학 선생님 키팅이 부임해 온다. 틀에 박히고 힘든 강의에 지쳐가고 있던 학생들에게 키팅은 특별한 존재가 된다. 이 학교를 졸업한 선배이기도 한 이 선생님은, 자기를 ‘오! 캡틴! 마이 캡틴!’(월트 휘트먼의 시 제목)이라고 부르게 한다.
키팅 선생님은 여러 모로 학교 기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 학교를 졸업한 선배이기도 한 키팅은, 자기를 ‘오! 캡틴! 마이 캡틴!’(월트 휘트먼의 시 제목)이라고 부르게 하며, 교실을 벗어나 오래된, 지금은 사라진 선배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카르페 디엠(라틴어: Carpe,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너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라!) 정신을 불어넣어 준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시의 이해’라는 책 내용에 대해 강의하는듯 싶더니 갑자기 쓰레기 같은 이론이라면서 교과서의 그 페이지를 찢어버리도록 하기도 한다. 또한 교탁에 올라서서 세상을 넓고 다양하게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독특한 그 강의 방식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끌리게 된다.
그러던 중, 한 학생이 오래전에 키팅 선생님이 학창시절 활동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라는 고전문학클럽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되고, 자기들도 학교 근처 동굴에서 선생님처럼 같은 클럽 활동을 할 것을 제안하게 된다.
학생들은 그 클럽 활동을 하면서 다들 나름대로의 진정한 삶에 눈뜨게 되는데, 수줍은 전학생인 토드는 자신에게 숨겨진 능력을 발견하고, 찰리는 학교 플라이어에 여학생을 입학시키자는 불법적인 내용을 싣고는 문제가 되자 숨지 않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교장선생님을 놀리다가 징계를 당한다. 녹스는 크리스라는 여학생을 우연히 알게 되어 사랑에 빠지면서 시를 만들고 학급에서 칭찬을 듣고 그 시로 여학생에게 고백한다. 닐은 엄격한 아버지의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아버지만의 꿈에 힘들어 하다가 우연히 세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주연을 맡으면서 자신의 자질과 능력을 발휘하는데, 결국 아버지의 허락없이 시작한 연극 활동을 알게 된 아버지의 호된 꾸지람과 군사학교, 하버드 대학교를 나와 의사가 되라는 강요에 슬퍼하며 아버지의 총으로 자살하게 된다.
닐이 자살한 원인이 키팅에게 있다고 믿는 닐의 부모와 학생의 자살에 대한 희생양이 필요했던 학교는 키팅을 제물로 삼아 사건을 수습하려 한다. 결국 자기 자식들의 이익만 생각하는 부모님들과 책임회피에 혈안이 된 학교측의 합의로 그는 학교를 떠나게 된다. 키팅이 떠나는 날, 그 대신 수업을 맡게 된 놀란 교장은 ‘시의 이해’를 가르친다. 수업 도중 자신의 물품을 찾아 교실에 들어온 키팅 선생에게 학생들은 자기들을 위해 진정한 교육을 선사했던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에 하나 둘 책상을 밟고 올라서서 경의를 표하게 된다.
○ 감상 평
– 미국 최고의 명문 사립 고등학교인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 부임해 온 국어(영문학) 교사 존 키팅과 6명의 그의 제자들(닐, 토드, 낙스, 카메론, 믹스, 달튼)이 이뤄 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
졸업생 70% 이상이 미국의 최고 명문 대학으로 진학하는 웰튼 아카데미,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철저하고 엄격한 교육을 받는 영재 고등학교의 목표는 오직 명문대 진학.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결정과 판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목표 설정과, 그 목표에 대한 정당성은 학교와 부모가 내려줄 뿐이다. 그런 웰튼 아카데미에 존 킨팅이 국어(영문학) 교사로 부임하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키팅 역시 웰튼 아카데미 출신이지만 색다른 교육 방법으로 학생들을 사로 잡는다. 앞날을 스스로 설계하고 그 방향대로 나아가는 일이야말로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학생들 스스로 깨우치게 한다.

획일화되고 출세만을 고집하는 교육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이 영화는 분명히 보여준다. 키팅 선생은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 곧 ‘오늘을 즐겨라’(Carpe, carpe diem)라고 말한다. 이것은 학교와 학부모들이 강요하는 미래에 도전하는 자유 정신을 상징하는 말이다.
오늘날 대학 입학 설명회 장을 메우고 있는 사람들은 학생들이 아니라 학부모들이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 대학의 학과 선택도 주도적으로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의타적이 되어 버렸다. 청소년들이 아직 미숙하고, 그래서 기성세대들의 적절한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청소년 역시 독립된 완전한 인격체인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기성세대들은 청소년들에게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교육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잘 보여준다.
자식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많은 부모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쪽으로 자식의 인생을 몰아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영화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학부모들이 대개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작가는 주인공 닐의 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자식들에게 맹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존 키팅은 학생들에게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지 말라고 했다. 외워 시험을 치르기 보다는 가슴으로 느끼고, 늘 해 왔던 대로 답습하기 보다는 새로운 눈과 마음으로 사물을 보라고 가르쳤다. 이 영화에서 존 키팅은 진정 참 교육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