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신화
헤스티아 (Hestia)
헤스티아(그: Εστία)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 가운데 하나로 화덕을 지키고 가정의 질서를 담당하는 여신이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베스타(라: Vesta)와 동일시된다. 그녀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화덕을 뜻한다. 레아와 크로노스 사이에 태어났으며, 제우스 등과는 남매뻘이 된다.

비록 신화에는 자주 등장하지 않으나 매일 아침 첫 공양물을 받는 중요한 지위를 지니고 있었다. 헤스티아가 관장하는 화덕은 당시 모든 가정과 신전의 중심이었으며, 여성의 생식기와 결부되어 여성성을 상징하기도 했다. 이는 남성성을 상징하는 기둥과 대조된다.
호메로스의 전설에 의하면 헤스티아는 포세이돈과 아폴론에게 구애를 받고 모두 거절하여 평생 처녀로 살겠다는 맹세를 했다.
○ 개요
헤스티아 (Hestia)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올림푸스 12신 중 하나로 화로의 신이자 가정의 수호신. 로마 신화에서는 베스타다.
올림포스의 가장 막내인 디오니소스에게 황금 의자를 넘겨 준 이야기가 유명하나, 이 신화는 고대부터 존재했던 전승이 아닌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The Greek Myths”(1955년)에서 나온 것으로 현대에 창작된 것이다. 고대 전승에 헤스티아가 디오니소스에게 황금 의자를 넘겨 주었다는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12신 구성은 전승마다 자주 바뀌었던 편이다.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서 가장 첫 번째로 태어난 자식이자 막내이다. 눈에 띄는 신화가 거의 없는, 다툼을 멀리하는 평화를 좋아하는 자애롭고 너그러운 신이다.
다른 신들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과 달리 언제나 화로 곁에서 불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주부들의 수호자로 받아들여졌고, 그에 따라 여성들의 공경을 주로 받았다고 한다.
화로의 신이라고 하면 언듯 생각하기에는 별로 대단한 것 같지 않으나, 고대 사회의 집에서 화로에 담긴 불씨는 가사 생활의 중심이 되는 필수품이었으므로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졌다. 불은 인간 생활의 필수품인데 고대에는 불을 지피는 것이 오늘날만큼 쉽지 않았기 때문에 불씨와 그를 담는 화로를 매우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다.

각 집안의 화로는 또한 집안의 수호자로 여겼으며, 가정 내에서 가장이 주도하는 제사도 화로에서 집행되었다. 어떤 처녀가 시집을 가게 되면, 먼저 친정의 화로 앞에서 자신을 그동안 지켜주셔서 고마우며, 이제 시집을 가니 가호를 거두어달라고 청한다. 그리고 시가(媤家)에 가서는 시가의 화로 앞에, 이 집안에 새로 들어온 며느리이니 잘 지켜달라고 인사했다. 그로 인해 친정에서 시가에 가는 동안에는 어느 쪽 신으로부터도 가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위험한 기간 동안 삿된 것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친정에서 시가로 가는 동안에는 시끌벅적 요란하게 하고 갔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만이 아니라, 결혼하는 즐거움은 돋우고, 낯선 집에 들어가는 불안감은 낮추자는 실제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고대 사회의 현실상 ‘화로’의 신인 헤스티아의 위상은 상당히 높았다. 그뿐 아니라, 고대 종교의 발원과정을 따져 보자면 가정종교(부족종교) 국가종교로 이어지는 흐름을 찾아낼 수 있는데 가정 종교의 근원이 바로 화로의 주재자인 헤스티아이기 때문에 고대로 가면 갈수록 그 위상이 더욱 높아진다고 한다.
비슷하게도 동양에서도 조왕신이라는 개념으로 화로나 부엌의 신이 있다.
헤스티아 자기 자신은 수많은 구혼자를 물리고 독신으로 지냈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기를 즐겨한 이 자애로운 여신은 고아의 비호자로서도 이름이 높다.
아테나, 아르테미스와 함께 올림포스 3대 처녀신이기도 하다.
헤스티아에게 공개 구혼한 신이 아폴론에 포세이돈, 아레스라 전쟁날 뻔한 것을 순결을 지킨다는 맹세를 함으로써 막았기 때문에 제우스가 순결을 지킬 권리를 준 것이다.
신화상에선 상관은 없지만 이미지적으로 대비되는 신은 헤르메스다. 이는 끊임없이 이동하며 경계 사이를 넘나드는 상인-도둑의 수호신 헤르메스와 공동체(폴리스, 가정에 관계없이)의 중심에 들어앉아 타 세력과 경계를 만드는 헤스티아라는 특징에서 온다고 생각된다. 나이상으로 봐도 헤스티아는 가장 나이가 많은 신이지만 헤르메스는 막내라는 이미지가 강한 신이다.
올림푸스 12신임에도 불구하고 신화상에서 헤스티아의 비중이 적다. 어떤 설에 따르면 고대 로마 시대에 들어서며 헤스티아의 자애로운 여성성이 당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강인한 남성성에 반(反)하였기에 소외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설은 신빙성이 낮다. 오히려 고대 그리스의 헤스티아 숭배보다 고대 로마 시대의 베스타 숭배가 훨씬 성행했다. 베스타는 국가의 수호여신으로 승격되었을 정도다.
그러나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오면서, 집 구조 변화와 수렵-채취 위주의 경제활동에서 농업 위주의 경제활동으로 넘어오면서 집안의 불을 관리하는 여성의 지위가 하락해 보이기도 한다. 원전에서는 꽃무늬가 그려진 베일을 입고 다니며 차분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미인이라 묘사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