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토종식물 [native plant]
아카시아 [Acasia pycnantha- golden wattle]
추위가 완전히 물러가지 않았는데 시드니의 나무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 것 같다. 동백꽃이 한물가니 뒤 딸아 철쭉꽃이 피고 몇 일 사이에 원조[?] 아카시아 꽃이 만발하였다. 한국에서 5-6월에 절정을 이루는 아까기꽃과 혼동이 있었던 식물이다.
한국임학회는 “과수원 길”에 나오는 “아카시아꽃”이 잘못된 표기라는 것을 확인하고 “아까지나무”, “아까지꽃”으로 표기하여야 한다고 결정한 일이 있다. 한국의 아까시나무는 학명이 “Robinia pseudoacasia”로 가짜[pseudo]아카시아라는 뜻이다.
이 학명의 유래는 1601년 프랑스의 정원사인 Robin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 아까시나무를 옮겨 심게 되었으며, 그 후 식물분류학자인 린네가 그를 기념하기 위해 아까시나무의 학명을 Robinia로 명명하게 되었고, 그래서 아까시나무는 “Robinia Pseudoacacia”로 부르게 된 것이며, 한국에서 아카시아라고 부르게 된 상세한 경위는 밝혀진 바가 없지만 번역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국립국어연구원은 기왕에 귀가 닳도록 들어온 “아카시아”를 “표준국어대사전”에다 “아카시아”라고 버티는 바람에 “아까시나무”가 “아카시아”로 굳어져 버렸다.
한국의 나무이름의 헌법재판소에 해당하는 “한국임학회”에서 아까시나무라고 확인하면서 “아까시나무”라고 고쳐 부르고 있다. 호주 토종[土種]의 원조 아카시아 꽃이 제철을 만났다. 호주의 국화[國花]로 선정된 아카시아는 학명이 Acasia pycnantha이며 golden wattle라고 부른다. Wattle은 Anglo-Saxon word이며 나무줄기가 주름 잡힌 껍질로 덮힌 줄기의 나무라는 뜻인데 실제로 주변에서 보이는 아카시아 나무는 껍질이 꺼무죽죽하지만 껍질이 험상 굳게 거칠게 갈라져 있지는 않다. 호주 원종의 아카시아를 wattle이라고 한다.
아카시아는 콩과[Fabaceae]식물 중에 Acacia속[屬-genus]으로 호주의 약 950개의 Acacia 종[種-species]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주택가나 도로변에 아카시아 나무를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2가지가 눈에 뜨인다. 노란색의 꽃 색깔은 같지만 이파리가 길죽한 것과 잎자루에 자질구레한 이파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두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 이파리가 길 죽 한 것이 golden wattle이다.
아카시아가 호주 토종 식물이기 때문에 원주민들은 아카시아나무를 다양하게 이용하여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용에서부터 의약용, 주방기구, 깎아서 방패와 창도 만드는 등 원주민들에게 아카시아 나무는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무다. 호주에 영국인 등 타 대륙의 이민자들이 모여 들면서 호주의 재래종 나무인 유카립투스 못지않게 아카시아나무도 큰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종류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붙였다. 나무껍질 형태, 이파리 모양, 향기 등의 특성에 따라, Black Wattle 혹은 Green Wattle (Acacia mearnsii), Flax Wattle(Acacia linifolia)과 Sweet Wattle or Sweet-scented Wattle(Acacia suaveolens) 등의 이름을 붙였다.
1988년 9월 1일에 Ninian Stephen총독은 정부간행물의 호주 식물 상징물[emblem]로 선포하였고, 1992년 9월 1일에, 보타닉 가든에서 이날을 “아카시아날-National Wattle Day”로 선포하였다.
박광하(본지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