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길복 목사의 설교문
호주노회 2026년 신년하례회 (명성교회당, 2026.1.18)
본문 : 요한계시록 2장 7절 (참고 : 요한계시록 2장 11, 17, 29절 / 3장 6, 13, 22절)
제목 :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 (요한계시록 2:7)
2026년 새해, 교회의 머리가 되시며 주인이 되시는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주시는 은혜와 평강, 소망과 기쁨, 그리고 사랑과 축복이 KPCA 호주 노회에 속한 모든 교회들과 성도들과목사님들과 15만명 쯤 되는 우리 교민들 위에 차고 넘치시기를 기원합니다. 한 달여 전에 정지홍목사님께로 부터 설교부탁을 받고 새해를 마지하는 이런 뜻깊은 자리에서 늙고 미천한 사람이 무슨 설교를 하면 좋을지 생각하다가 주님께 물어보았습니다. <예수님이라면 무슨 말씀을 전하시겠습니까?> 그즈음 제가 읽던 책이 찰스 쉘던 목사님이 지은 소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책이었기에 아마도 더욱 더 간절히 물어보았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같으시면 이런날 이런 자리에선 무슨 설교를 하시겠습니까?> 그런데 몇일이 지나도 주님은 영아무 응답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싶이 저는 별로 영성이 뛰어난 사람이 못되잖아요? 저는 하나님이나 성령님의 직접적 음성이나 계시를 잘 못 받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저라는 사람은 비교적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면을 좀 더 중요시하는 인간인지라 여러 날이 지나도 도통 <무슨 설교를 해야 할찌> 응답을 못 받았습니다. 그래서 기껏 생각한 것이 년초니까 의례적 인사와 축복의 말씀이나 나누고 그냥 내려올까 했는데, 그래도 제가 우리노회를 처음으로 만들고 또 KPCA 총회에 가입시키고 초창기 여러분들을 안수하여 목사로 세우는데 일조를 한 사람인데다가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인데 내년에 다시 여러분들을 이런 자리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교회와 목회에 대한 말씀 몇마디를 나누려고 준비했습니다.
아시다싶이 우리노회가 소속된 는 1976년 미국에 있는 한인장로교회들 한 30여 교회로 부터 출발한 교단 입니다. 1976년이었으니까 금년이 꼭 우리교단 창립 50주년, 희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미국 LA와 Chicago, 그리고 New York과 Philadelphia에 있던 장로교 통합측 출신 목사님들이 중심이 되어 <미주한인장로회, Korean 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라고 이름하였댔습니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2005년엔 New Zealand교회가, 2007년엔 저희 호주교회들이 함께하여 2009년엔 저도 참석한 총회에서 교단 이름을 영어로는 똑같은 이니시얼로 KPCA라고 쓰지만 마지막 In America 대신에 Abroad로 바꾸어 로 고쳐서 부르게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KPCA는 현재 영어노회 하나를 포함하여 20개의 노회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카나다 동, 서부노회, 중남미노회, 호주노회, 뉴질랜드노회, 유럽노회, 일본노회 등 7개의 노회는 미국 밖에 있고 미국내에는 13개의 노회가 있습니다. 교회수는 약 420개, 목사 수는 1040명, 세례교인수는 5만 5천, 등록교인은 모두 7만 5천명 쯤 됩니다. 호주노회는 2007년에 총회에 가입하였는데 한때 뉴질랜드노회와 통합하였다가 다시 분립하였습니다. 현재 우리 노회에 소속된 목사님은 모두 38분입니다. 이 중에는 2007년 우리 노회가 설립된 후 목사고시에 합격하여 적법하게 목사안수를 받으신 김경수, 윤치영, 최창렬, 정지홍, 최성렬, 전정희, 박춘창, 박진영, 유요한, 이은숙, 우종필, 추동수, 홍순규목사님 까지 모두 13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노회가 파송한선교사로는 김충석, 한경훈, 김현수, 홍순규 선교사들이 있고, 교회수는 18개, 세례교인수는 853명, 등록교인 총수는 1195명 입니다. 내년이면 우리노회가 생긴지도 20주년이 되는데 주님의 인도하심과 축복 가운데 이 이민자의 땅에서 건강한 교회로 자리매김을 해 왔습니다.
우리가 속한 해외한인장로회의 신학적 경향성은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Evangelical Church입니다. 복음주의적 교회입니다. 전통적인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과 소요리문답을 기초로 한 칼빈주의적 성격이 강합니다. Sola Fide, Sola Scriptura, Sola Gratia를 기본으로 한 장로교회입니다. 우리교단은 지난 수년간 크게 잇슈가 되고 있는 동성애자의 성직안수를 거부하고 동시에 동성결혼도 반대하는 보수적 교회입니다. 우리교단은 미국 PCUSA나 호주의 UCA와는 달리 이런 문제에 대해 보수적 입장입니다. 둘째로 우리교단은 Ecumenical Church 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장로교회에는 수많은 교파들이 있는데 우리 해외한인장로회는 보수적 장로교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복음주의적 교회와 연대하고 일치를 지향합니다. WCC를 비롯한 각지역 NCC와 함께하고 사회정의와 사회참여를 소중히 여깁니다. 세 번째로 우리 교단은 Diaspora Church요, 동시에 Multicultural Church입니다. 우리는 고국을 떠나 지구촌 곳곳에 세우심을 받은 교회입니다. 우리 노회는 세계 180여개 나라에서 온 다양한 인종과 언어와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호주라고 하는 복합문화 사회 속에 세움을 받고 이곳으로 모여든 세계인들 모두를 섬기며 동시에 선교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인종과 언어, 다른 문화와 전통도 존중합니다. <우리는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오직 다를 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넓혀 가도록 기도하며 애쓰는 교회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틈나는대로 장로회 신학대학의 최윤배 교수가 쓴 논문 <호주 디아스포라 신학과 실천에 관한 연구>를 좀 더깊이 있게 살펴 보시고 발전시켜 나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45년 동안 줄기차게 예수님을 <이민자 예수> <디아스포라 예수>로 이해하고 소개하면서 목회해 왔습니다. 아시다싶이 신약성서에는 예수님에 대한 타이틀과 고백이 약 백여개 이상이나 됩니다만 저는 우리 이민교회는 예수님에 대해 <지금 여기>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고백>을 첨부해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늘 높고 높은 보좌를 버리시고 인간역사 속으로 이민오신 <이민자 예수님>, 두 살 때 난민이 되어 이집트로 도망치셨던 Refugee 예수님, 다시 돌아와서도 다윗 자손의 본관이요 고향인 베들레헴로 가지 아니하시고 갈릴리와 나사렛 같은 변방으로가서 Marginal Person으로 살아가면서 늘 <나사렛 예수>라고 불리웠던 그 예수님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의 중심부에 들지 못했던 이민자 예수, Boat People 예수, marginal person 예수에 대한 좀 더 깊은 성찰과 연구, 기도와 대화가 우리들의 이민목회를 새롭게 해 주고 의미있게 만들어 주고 창조적 가능성으로 이끌어 주리라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하여 우리 대부분은 자타가 인정하고 부르듯이 <목사님들>입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는 목사도 아니요, 목자도 아닙니다. 영어에서 쓰는 Minister란 섬기는 사람, 심부름하는사람, 종이요, 노예입니다. <목사>라고 번역을 하고 나니 <가르치는 사람, 지도하고 이끄는 사람> 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아닙니다. 사실은 우리도 다 양들입니다. 목자는 예수님 한분일 뿐입니다. 우리도 교인들과 마찬가지로 목자 되시는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는 양떼 중 하나입니다. 목회현장에서 은퇴한 후 제 아내는 가끔 이런 말을 합니다. <아이구, 목사부인으로 일하는 것 보다 평신도로 일하는 게 훨씬 더 힘들고 어렵네요> 저는 바로 4년전 이 자리에서 이은숙 목사님의 목사안수식 때 이런 권면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목사님, 목사가 되기 전에 먼저 양부터 되십시요. 착한 양이 되십시요. 목자되시는 예수님 뒤를 졸졸졸 잘 따라가십시오. 괜히 어설프게 목사가 되고나니 모든 것이 다 된것인양 착각하지 마십시오. 오늘날 사람들이 교회 잘 않나오고 예수 잘 않믿으려고 하는 것은 목사들이 목자 되시는 예수님 뒤는 잘 따르지 않고 돈 따라 가고 세상 따라가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목회학 교과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그때 막 목사가 되는 제 딸같은 젊은 사람에게 그런 말씀을 드렸고 지금 또 다시 Repeat하는 이유는 저의 경험 때문입니다. 참많이 부끄럽지만 저는 실패한 목사요, 실패한 선배입니다. 저는 권위주의적이었습니다. 저는 예수님을 제 목회의 모델이라고 생각은 했고 또 그렇게 말은 했지만 실상은 주님 가신 길을 제대로 따라 가지 못한 사람입니다. 목회자란 평생 하나님을 사랑하고 나에게 맡겨진 양떼를 사랑하도록 운명지어진 존재입니다. 그런데 저는 사랑을 받기만 했지, 사랑을 주는 데는 실패한 목사입니다. 우리는 성공사례에서도 배우지만 실패사례에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친구 여러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저 처럼 실패한 목사가 되지 마십시요.
오늘 우리에게 주신 기록된 요한 계시록의 말씀은 익히 잘 아시는 말씀입니다. 초대교회 때 소아시아, 지금의 튀르키예 지방에 세워졌던 7 교회에 주셨던 말씀입니다. 에베소교회 부터 라오디게아교회 까지, 그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은 다 다릅니다. 칭찬도 있고 책망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7교회에 주신 말씀들의 끝마무리는 모두 똑같습니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 지어다>
시작하면서 말씀드린대로 저는 별로 영성의 강한 사람이 못됩니다. 성령의 음성을 듣지도 못하고 설교를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2026년을 시작하면서 제가 아니라 성령님께서 친히 여러분 한분 한분에게 주시는 말씀을 잘 들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 지어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 지어다> 정말 심령을 열어 우리 호주노회 산하의 모든 교회들과 목사님들이 인간의말이 아니라 <성령님께서 지금, 여기에서, 그리고 2026년 내내 우리 삶과 사역의 현장에서 세미하게 들려주시는 음성, 잘 들으시기 부탁드립니다>
<기도>
목사들의 목자가 되시는 주님, 2026년 새해 첫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들려주시는 성령의 음성을 마음에 세깁니다. 다문화 사회인 호주에 세워주신 우리 노회 산하의 모든 교회들은 2천년전소아시아 세워주셨던 에베소교회, 서머나교회, 버가모교회, 두아디라교회, 사데교회, 빌라델비아교회, 그리고 라오디아교회의 또 다른 그림자인 줄 믿습니다. 그 때나 이제나 모든 교회들은 칭찬받을 일도 있고 책망 받을 일들도 뒤섞여 있을 터인데 성령께서 들려 주시는 음성을 통하여 내모습, 우리교회의 모습을 똑똑히 보고 듣게 해 주시옵소서. 칭찬해 주시는 음성엔 교만하지 말게해 주시고 꾸중하시는 음성에는 정신 차려 제 자리를 찿게해 주시옵소서. <진실로 성령이 우리교회들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을 똑똑히 듣게 해 주시옵소서>
새해를 시작하면서 우리 동료요 후배 목사님들을 위해서 기도드립니다. 늘 기본을 잊지말고, 근본과 기초를 든든하고 확실하게 세워가게 해 주시옵소서, 목회를 기술과 테크닉, 프로그램과 행사로여기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인간의 영혼에 대한 가장 진솔하고 거룩한 사랑을 통하여 주님의 사랑을 이어가도록 성령의 능력을 더하여 주시옵소서. 큰 교회에서 목회한다고 우쭐거리거나 호리라도 교만한 생각에 사로잡히어 명령하고 지시하는 목사 되지 않게 해 주시고, 주어진 교회를 더욱 더 성숙하게 만들어가게 해 주시옵소서. 작은 교회를 섬긴다고 해서 기죽거나 대충 대충하는어리석은 일일랑 없게 해 주시고 알차게 열매맺는 교회를 만들어 가게 이끌어 주시옵소서. 교인이 너무 적어 목회자들에게 생활비도 제대로 드리지 못하여 second job을 가지고 사역하는 종들에게는 Carpenter 예수님, tent maker 사도바울을 생각하며, <일하며 목회하고, 목회하면서 일하는> 더 높은 차원의 목회 모델을 창조해 가도록 지혜와 능력을 더하여 주시옵소서. 이 이민자의 땅에서 별다른 사역을 찾지 못하여 고뇌하는 목사들,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목사들, 주어진 사역의 자리를 떠나 아직 새로운 자리를 잡지 못하며 기도하는 종들, 이제 막 새롭게 이민목회를 시작하는 종들, 담임목사 밑에서 더 많은 일을 하면도 차별을 받으며 고생하는 부교역자들과 여성목사들 – 이 모든이들에게 인간의 생각을 넘어서는 영안을 열어 주시어 주님 인도하시는세계가 보여지고 성령께서 들려주시는 음성이 들려지게 하옵소서. 저를 포함하여 은퇴후 늙어가는 목사들에게는 이 땅에 속한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지혜를 주시사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인생과 목회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해 주시옵소서.
투병 중에도 온 힘을 다하여 노회를 섬기는 정지홍 목사님에게는 목사들의 영적 의사가 되시는 주께서 잠간 고난을 받은 그를 친히 온전케 하시고 굳게 하시고 새롭게 하시어 우리 시대의 좋은 지도자로 훈련시켜 주시옵소서. 함께한 우리 모든 사역의 친구들에게 이 2026년, 모두들 건강한 몸과 밝고 빛나는 영성을 비쳐 주시어 모든 일에 감사하고 항상 기뻐하는 한해가 되도록 복을 내려 주시옵소서. 목회의 진정한 모델이 되시는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 (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4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