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의 특별기고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네플릭스에 2023년 영화 중 미국의 유명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의 생애를 담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작품이 있다. 평소 피아노음악을 좋아하는 필자는 번스타인의 삶은 어떠했는 지가 궁금해하며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젊은 시절 결혼 직전의 삶과 아내와 함께한 결혼 생활까지의 삶을 주로 담고 있었다. 그는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를 오가면서 갈등이 있는 결혼 생활을 했는데 아내인 펠리시아는 남편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로 우울함과 정서적 고통을 경험하면서 암투병을 하다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는 사랑을 받고자 하는 욕구,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 가치있는 존재로 살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 영화에서 펠리시아는 자신은 남편의 사랑이 충분치 않아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펠리시아는 남편이 동성애의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결혼을 했고 그것이 자신이 극복을 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배우자가 주는 안정된 사랑이 없음으로 펠리시아는 명예와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결코 행복하지 않고 늘 외로움을 겪었음을 보게된다. 결혼에서 배우자는 첫번째 애착의 대상이며 어려운 일이나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 때 정서적으로 외로울 때 안전 기지의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데 기쁠 때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손을 잡고 있는 배우자를 통해서 정서적 필요가 채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번스타인이 성공적인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고 있을 때 아내인 펠리시아는 그 자리를 빨리 떠나 혼자 외롭게 있는 모습은 채워지지 않은 펠리시아의 욕구와 그 고통을 보여준다.
아내에게만 사랑을 주지 않고 많은 남성들에게도 사랑을 준 번스타인은 정서적으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을까? 번스타인은 음악가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고 많은 남자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그의 삶도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영화에서 아내인 펠리시아를 만난 후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함으로 친밀해지는 시간을 가지는데 그의 비밀은 ‘자신이 아버지를 죽이는 꿈을 꾼다는 것 그리고 꿈에서 깬 후에도 아버지를 죽이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부모로 부터 특히, 아버지로 부터 충분한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한 번스타인은 채워지지 않는 자신의 정서적 욕구를 다른 남성들로 채울 수밖에 없었고 그 중독적 경험은 결혼 생활이후에도 지속되었다. 그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억압에서 풀려서 ‘자유’를 추구하는 삶의 모습으로 합리화시켰지만 결혼생활을 행복하지 못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 소속감을 느끼고자하는 욕구, 가치 있는 존재로 살고 싶은 세 가지 욕구는 자신이 태어난 가정에서 시작되어야만하는데 번스타인에게 채워지지 않은 그 욕구는 결핍 욕구가 되어서 평생동안 자신을 목마르게 하는 욕구가 되었고 그것이 평생으로 젊은 남자들을 사랑하는 중독적 삶을 살게 하였다.
이 영화를 통해서 어린 시절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아이들이 채워져야 하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사람은 중독적인 것을 통해서 위로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채워지지 않은 결핍의 욕구는 평생 따라다니면서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것도 다시한 번 생각하게 되면서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한번 즈음은 이 부분을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한 부모는 어린 시절에 너무나 가난하게 살면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좋은 장난감을 가져본 적이 없었기에 자신의 자녀를 낳은 후에 끊임없이 아이의 장난감을 사주곤했다. 그러자, 어느새 아이의 방에는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으로 가득찬 쓰레기장 같은 방이 되었다고 한다. 이 아버지의 채워지지 않은 물질적 결핍욕구는 지나치게 물질적인 것으로만 아이에게 채워주려고 하는 사랑으로 잘못 전달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부모는 아이에게 장난감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아이와 다른 부분에서 사랑을 나누는 법을 배워야 건강해질 수 있다. 이렇게 채워지지 않은 결핍은 사람을 중독으로 그리고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으로 이끌 수 있음을 기억하고 내 안에 채워지지 않는 결핍이 현재의 삶에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또 자녀를 사랑하는 관계에서 어떻게 나타나는 지를 살펴보고 인식할 수 있을 때 거기에서 변화의 힘이 나올 수 있다.
어떤 한 사람은 어린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차별대우를 받아서 언제나 아버지의 인정을 받는 것에 목말라 했는데 그 채워지지 않은 결핍의 욕구가 직장 생활을 하는데 영향을 주었다. 직장에서 차별대우를 받거나 자신보다 어린 사람이 더 빨리 승진을 하는 모습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기에서 실패감을 크게 느끼고 자신보다 적극적인 사람을 볼 때 화가 나고 분노하는 모습을 갖게 된 것이다. 그 사람이 상담을 통해서 자신의 그런 열등감이 어린 시절의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온 결핍 욕구임을 인식하고 자신이 가진 자원들을 바라보며 감사하기 시작했을 때 직장 생활을 훨씬 더 편안하게 하는 힘이 생기게 되었다.
내 안에 충족되지 않은 욕구들은 생애 전반에 걸쳐서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욕구들을 인식하고 건전한 방법으로 욕구를 해소할 수 있게 도우며 더 나아가 성장 욕구로 발전시킬 때 열등감은 사회에 기여하는 승화된 모습으로 발전되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의 채워지지 않은 욕구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이미 나에게 있는 긍정적이고 좋은 자원들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으로 세상에 어떻게 기여하며 살아갈 수 있을 지를 생각하자. 그렇게 할 때 나의 삶은 채워지지 않은 깨어진 장독이 아닌 손이 닿는 곳마다 꽃이 피어나는 살만한 곳이 될 것이다.
마음의 생각
저는 마음이 상한 사람을 많이 만납니다. 직장에서 왕 따를 당해서 마음이 상한 사람, 남편의 통제로 인해 답답해하는 아내, 부모님을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 어린 시절부터 늘 외로웠던 사람, 결혼을 못해서 힘들어하는 사람, 관계가 늘 버거운 사람, 불안감으로 늘 살아가는 사람들, 문제 자녀로 인해 고민이 많은 부모, 화가 통제가 되지 않는 사람과 같은 사람들이 제가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면서 수십년간을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에 관심이 많고 그 마음의 고통이 기쁨으로 그리고 그 기쁨이 평안으로 바뀌어지는 것을 늘 그려보며 살아갑니다.
만인들의 베스트 셀러인 성경에는 876번의 마음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는 모두가 같은 뜻은 아닙니다. 마음과 관련된 성경 구절을 읽고 그것의 영어의 의미를 찾다가 몇 가지를 발견하였습니다. 한국어로 똑같이 마음으로 번역된 단어는 어떤 경우에는 Heart 가 번역이 된 것이고 어떤 것은 Mind 그리고 어떤 것은 Spirit이라는 것이 번역된 것입니다.
여기에서 마음에는 ‘생각이 포함되는 구나’, ‘영도 마음과 관련된 것이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란 무엇일까요? 많은 학문이 있지만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이 심리학입니다. 영어로는 psychology 인데 여기에서 말하는 것은 인간의 정신 즉, psyche 를 연구하는 것이 심리학이라는 것이죠.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마음은 우리의 정신과 관련된 것이구나.라는 것입니다.
사전적의미로 마음은 사람이 사물에 대해서 어떤 감정, 의지, 생각등을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상태를 말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또 알 수 있는 것은 마음에는 지, 정, 의라고 하는 것이 관련되어져 있는 데 또 마음을 이렇게 정의하기도 합니다. ‘감정, 생각,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를 잡는 사람의 가슴속에 있다고 믿어지는 공간입니다. ‘ 지금까지 마음에 대해서 나온 것을 다 합쳐보면 마음에는 생각, 감정, 의지, 우리의 영, 그리고 기억과 관련이 되어 우리로 하여금 반응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마음이 중요할까를 생각해 보면 많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보면, 아무리 조건이 좋고 잘 생기고 주위에서 사귀어 바라 권해도 마음이 가지 않으면 요즘 젊은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젊은 청년에게 조건이 좋은 치과의사를 소개했는데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동하는 것에 사람은 움직입니다. 수년 전에 방송이긴 하지만 KBS에서 마음에 대해서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는 말하기를 “ 나를 지배하고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마음이다 “ 라고 언급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그 중에 나오는 한 가지 예가 프라시보 효과입니다. 두통약이라고 주는 비타민이 실제로 치료 효과가 있고 심지어 새로 개발한 암을 치료하는 약이라고 속여서 약을 먹였는데 암세포가 사라지게 된 사례까지 있습니다. 마음으로 믿으면 그것이 실제 삶에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은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힘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잘 돌보는 것은 육체의 건강을 돌보는 이상으로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노력을 하면서 나의 마음을 돌보는 것에는 등한시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인의 많은 사람들은 정신 질환을 경험하곤 하는데 대부분의 마음의 병들은 마음의 가장 중요한 한 파트인 생각의 왜곡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울증에 걸리면 자신과 세상과 미래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지. 자신을 한없이 불쌍하게 보는 자기연민에 빠지기도 하고 세상에 소망이 없어서 살 이유가 없다고도 생각하게 됩니다. 불안 장애로 힘들어 하는 사람은 최악의 상황을 자꾸 생각하는 재앙적 사고를 합니다. 예를 들어, 남자친구가 오는 문자를 보내오지 않았다고 이제 나에게서 마음이 떠났어! 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조현병에 걸린 사람은 망상적 사고를 합니다. 예를 들어, 성관계를 한 번도 안해본 십 대 아이가 매독에 걸린 것 같다고 생각을 하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욕한다고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분노를 잘 내는 사람은 ‘ ~ 해야해 그렇지 않은 것은 견딜 수 없어’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강박증은 원치 않는 생각이 자꾸 떠오릅니다. 예를 들면, 내 손이 자꾸 감염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건강하게 잘 유지하기 위해서 생각을 건강하게 하고 평소에 생각 훈련을 하면 도움이 많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마음의 생각을 지키는 훈련을 위해 저의 감정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마음의 감정이 갑자기 힘들어지거나 낙담이 되거나 화가 나면 그것을 신호등으로 생각하고 그 마음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어느 날 상담을 마쳤는데 마음이 이상하게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어떤 감정을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지, 그 감정 뒤에는 어떤 생각이 있는 지 그것을 파고 드니 제 안에 “내가 실패했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것 더 깊은 곳에는 “나는 충분치 못한 사람이야 “ 라고 하는 생각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상담의 결과는 전적으로 나에게 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삶에는 실패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연속을 통해 성장하는 것임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저의 마음을 다루자 마음에 평안이 다시 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러분은 감정적인 고통이라고 하는 사인을 통해서 생각을 바꾸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은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직결되어서 우리의 삶의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바로 마음을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마음을 생각의 훈련을 통해서 아름답게 지켜갑시다.
김훈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