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의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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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돌봄
한국 사람들은 바쁘게 사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TV 드라마에서 보면 주인공은 늘 일 중독에 빠진 사람이다. 최선을 다해서 늦게까지 일을 하고 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모두 좋게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적 대화에서도 나타난다. 많이 바쁘다고 하면 “바쁜 게 좋지요“라고 이야기를 한다. 과연 바쁜 것이 미덕이고 좋은 것일까?
한자로 바쁘다는 바쁠 망((忙)은 마음 심(心)자와 망할, 죽을 망(亡) 과 합쳐진 단어인데 해석을 하자면 바쁘다는 것은 마음이 망하게, 죽게 되었다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필자는 이 한자의 뜻이 이해가 된다. 너무 바쁘다 보면 중요한 마음을 돌아보는 것을 놓치게 되고 바쁘다 보면 나의 마음에 어떤 부분이 회복이 필요한지도 모른 채 달려가다 나중에는 탈진해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예전의 우리 세대나 우리 부모님 세대들에 비하면 돈을 벌기 위해서 바쁘게 살기보다는 즐거움을 위해서 바쁘게 사는 경우도 많지만 여전히 바쁘게 하루 하루를 살면서 건강한 쉼과 자기 돌봄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몇 가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잘 쉬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잘 쉬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일찍 이혼을 했거나 또는 부모님이 너무 바빠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해서 또는 부모의 학대로 인해 어릴 때 마음 기댈 곳이 없었던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은 인생은 나 혼자서 스스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곳이 야라고 느끼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생존력이 강하고 생활력이 강해진다. 그것 때문에 사회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고 주위의 사람에게 손을 내밀지 않고 인정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편히 마음을 쉬게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육신도 쉬지 못하게 하면서 열심히 일을 한다. 열심히 일을 하고자 하는 깊은 내면 속에는 세상과 타인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들어 있고 내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와 강한 신념이 들어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은 자칫 잘못하면 일중독이 될 수 있고 많은 것을 나중에 가지게 되었음에도 누리지 못하고 여유를 갖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잘 쉬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는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회적 불안’ 이 그 몫을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물질적 부유함과 성공, 능력 이기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간다.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불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유와 성취로 인한 행복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소유와 성취로 인한 행복은 일시적인 것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부요함이 주는 소유의 안정감과 성공과 능력이 주는 성취를 여전히 기대하며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가만있으면 도태될 것 같고 가만 있으면 실패할 것 같은 두려움이 사회가 만들어 놓은 잣대로 인해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세 번째로 잘 쉬지 못하는 사람들은 완벽 주의자들인 경우가 많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완벽하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잘 쉬질 못한다. 아는 지인은 가족이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짐을 바로 정리하고 집도 정리가 완벽하게 되어야 잠을 잘 수 있다고 한다. 어떤 날은 정리한다고 잠을 안자고 꼬박 샐 때도 있다고 한다. 또 어떤 분은 아이가 과자를 먹으면 부스러기가 떨어질까 봐 따라다니면서 일일이 다 닦는다고 한다. 비단 집안 일 뿐 아니라 일에 직장에서도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은 직장에서는 인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사람의 경우 직장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소비하고는 집으로 돌아와서 정작 사랑하는 가족과는 편안한 대화조차 나누지 못하고 힘들어하면서 짜증과 불친절함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완벽주의의 성향이 높으신 분들이 필자가 일하는 학교에 들어오면 완벽주의자들은 너무나 열심히 하기 때문에 눈에 확 들어오고 리더에게 인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런 분들의 경우 초기에 열심히 하다가 오래 견디지 못하고 일을 그만 두는 경우를 종종 본다.
네 번째로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잘 쉬지 못한다. 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과 각성 상태에 있으면서 생각을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지속해서 많이 하는 경우를 본다. 사람은 자율 신경계가 있어서 과하게 각성을 하다가도 다시 편안한 상태에 들어올 수 있도록 자율 신경체계가 호르몬을 통해서 조절을 하는데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은 생각으로 뇌를 활성화시켜서 쉬지 못하게 하고 긴장하게 만든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주로 밤에 하는 생각들이 편안하고 좋은 것이면 잠을 잘 자게 되지만 깊은 고민과 부정적 생각과 부정적 기억에 대한 것들을 반추하고 있다면 몸은 긴장이 되고 잠이 오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쉬지 못하는 사람들은 탈진과 같은 기력이 쇠하는 경험할 뿐 아니라 각종 신체 질병에 노출이 될 수 있고 또 정신 질환에도 노출이 될 수 있음으로 이런 사람들은 특히 자기 돌봄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친구가 있는데 전화만 하면 온 몸이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된다. 이 친구는 엄청난 재력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 일을 그만 두어도 충분히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이것은 비단 이 친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쉬어야 하고 자신을 돌보는 일을 해야 하는 데도 그것을 적절히 하지 못하고 있다. 자기 돌봄은 내가 아픈 다음에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아직 일을 잘 하고 있을 때, 함께 삶의 한 부분으로 지켜 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자기를 돌보는 일을 할 때 그 사람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좀 더 잘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자기 돌봄은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 다양한 영역을 고려해서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람에게는 육체도 있지만 영혼이 있음으로 육체와 영혼을 함께 균형 있게 돌보아 주어야 하고 사람은 혼자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님으로 사회적 관계에서의 자기 돌봄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자기 돌봄이라고 할 때는 신체적인 부분, 영적인 부분, 생각의 부분, 정서적 부분, 관계적 부분, 일의 부분 과 같이 다양한 영역을 점검해 보고 그 부분에서 나는 나를 어떻게 돌보고 있는 지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성경에 모든 사람이 한 가지로 치우쳐져 있다고 하는 것처럼 모든 영역을 균형 있게 자신을 잘 돌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므로 균형 있게 자신을 돌보는 일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점검하며 계획을 세워서 자신을 돌보며 쉬어야 할 때 쉴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잠시 쉬어 가는 것이 다른 사람보다 더 늦게 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를 잘 돌보는 것이고 더 멀리 가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부부 갈등
한 몸이 되어서 한 뜻으로 살아가기로 언약하고 시작한 결혼 생활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결혼 전의 모습과 바뀐 배우자를 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세월이 가도 전혀 바뀌지 않는 배우자의 모습에 마음을 접어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결혼 초에는 착각을 잘 합니다. 자신이 배우자에 대해서 모두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배우자의 나쁜 습관을 내가 고쳐줄 수 있다고 믿거나 내 배우자가 나의 부족한 면을 온전하게 채워줄 것이다 라고 보는 것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결국 깨닫는 것은 그 반대 입니다. 배우자에 대해서 다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알아 가야 한다는 것과 배우자를 내가 결코 바꿀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배우자는 나의 빈자리의 공간을 온전히 채워줄 수는 없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사실, 결혼 생활에서 부부 갈등만 잘 해결하게 되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서 결혼 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부 갈등은 왜 생겨나는 것일까요? 위의 예처럼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더 알려고 하지 않음으로 인한 갈등이 많습니다. 한 마디로 ‘몰라서’ 부부 갈등은 많이 일어납니다. 남편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 지 아내의 역할을 어떠해야 하는 지 그리고 엄마, 아빠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모르고 막연하게 결혼하시는 분들에게 갈등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결혼을 했는데도 싱글 때처럼 친구를 많이 만나고 주말의 휴가를 전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혼을 하면 배우자를 위해서 자신의 일부의 삶을 포기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상대 배우자만이 포기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의사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부부들이 많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칭찬을 하고 공감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누르기 보다는 ‘I’ 메시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모릅니다. 평소에 사용하던 욕을 결혼해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평소에 화가 나면 아무 말도 안하던 버릇을 결혼 이후에도 그대로 가지고 갈 경우 갈등이 생기면 어려움이 올 수 있습니다. 또한 결혼 생활은 지속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인데 처음 형성된 관계 패턴을 아이가 생기고 세월이 지났는데도 계속해서 지켜나가길 원함으로 인한 갈등들이 있습니다. 가정은 하나의 유기체입니다. 그래서 상황과 시간이 변화하면 역할도 변화해야 하고 인격도 성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라온 환경에서 좋은 결혼 생활의 모습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어떤 모습이 건강하고 합당한 결혼 생활의 모습인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결혼 생활을 잘 해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바르고 건강한 결혼 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배우고 노력하려는 자세입니다. 서로에 대해서 더 알려고 노력하고 좋은 엄마, 아빠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 위해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석하고 상담을 받는 그런 성장에 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서로가 ‘달라서’ 갈등을 합니다. 부부는 자라온 배경이 다릅니다. 저희 남편과 저는 똑같은 기독교인이지만 신앙의 색깔이 많이 다릅니다. 물론 생김새도 무척이나 다르고 기질도 다릅니다. 저는 따뜻한 음식을 좋아하고 남편은 차가운 음식을 좋아합니다. 어떤 분은 자신은 온실의 화초로 자랐는데 남편은 야생 잡초처럼 자랐다고 말합니다. 어떤 분은 자신의 취미는 고상해서 클래식 음악을 듣고 책을 늘 보는데 남편은 집에만 오면 TV를 틀어 놓고 잠자기 전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까지 누워 있다가 잠이 든다고 합니다. 이렇게 달라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쉽지 만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다른 성격의 부부가 만나서 함께 살도록 하나님은 고안해 놓으셨습니다. 서로의 다른 점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도 하고 자신의 것만 주장하지 않는 조화로운 삶을 배우도록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기본적으로 남녀는 성별이 다름으로 인해 느끼는 부조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라오면서 형성된 습관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다른 점을 이해하지 못할 때 부부는 갈등을 겪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서로가 ‘아파서’ 갈등을 합니다. 이혼을 하려고 하는 부부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거나 중재를 하게 되면 회복이 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이미 서로에게 상처를 너무나 많이 받아서 일시적인 노력이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서로를 생각하면 ‘아파서’ 관계를 잘 풀어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 부부가 있는가 하면 어릴 때 받았던 상처가 배우자의 어떤 모습을 통해 되 살아나서 과거의 감정이 증폭될 때 너무나 아파서 관계를 잘 풀어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의 화 내는 모습 속에서 늘 자신을 나무라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기 때문에 배우자가 존경스럽지 않은 것입니다.
이마고 부부 치료에서는 말합니다. 치유란 ‘관계 속에서 받은 상처를 관계 속에서 풀어나가는 것인데 각자의 어린 시절의 상처와 미해결된 과제를 치유할 수 있도록 배우자를 주었다. 그러므로 배우자는 내 속의 어린 아이를 치유하기 위한 치료자’다.
부부가 갈등을 해결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모르기 때문에 알아가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것이고 서로를 더 알기 위해 애정 통장에 잔고를 자꾸 늘려 가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르기 때문에 다른 것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만 옳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아픈 부분이 아프기 때문에 공감해주고 이해해주고 감싸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부 갈등을 잘 해결함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부부 생활을 영위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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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