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의 특별기고
질문의 중요성
필자가 아직도 기억하는 선생님이 한 분 계신다. 이 선생님은 한자를 가르치시던 선생님이셨는 데 무조건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서 그날 배운 내용에 대해서 답을 하게 하셨다. 답을 못하는 것이 창피했던 필자와 뭇 다른 급우들은 모두 그래서 예습을 하게 되었고 선생님의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한 시간 내내 긴장하며 모두가 열심히 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덕택에 학생들 모두는 그 시간에 배우는 한자어를 익힐 수 있었고 나중에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 한자 시험에서 공부를 잘 할 수가 있게 되었다.
그 분이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킨 것을 보게 된다. 이것은 유대인 학습법에서도 볼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집에 왔을 때 배운 것을 설명해 보게 하고 또 질문을 통해서 아이들이 더 많이 생각을 해보게 함으로 인해 아이들이 배운 것이 자기 것이 되게 하고 뇌가 발달하도록 자극을 주게 된다.
예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하면서 그 자리에 참석한 한국인들을 지명하면서 질문을 하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질문을 자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자리에는 영어를 아주 잘하고 높은 학위를 가진 기자들이 많이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도 질문을 하지 못했다. 어쩌면 한국인들은 주입식 교육에 노출이 되어 있다 보니 막상 자유롭게 사고하고 질문하는 부분이 훈련이 덜 되어 있어서 사고를 해야 할 때 경직된 반응을 하게 된 것이라 여겨진다.
질문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게 하는데 너무 중요한 기술이다. 지시형으로 많은 좋은 것을 가르쳐도 되지 않는 것들이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바로 질문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한 개인으로 하여금 동기 부여를 하게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최근 필자는 코칭을 접하게 되면서 결국, 코칭이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으로 시작되어 질문으로 끝을 내면서 한 사람이 자신의 목표를 향해서 구체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칭에서 하는 대표적인 질문을 살펴 보면 먼저 관계 맺기를 위해 일상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인데 “지난 한 주가 어떻게 지내셨어요?“ “지난 한 주간 선생님이 성취한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지금 기분이 어떠신 가요? “와 같은 것들이다. 이런 질문을 통해서 충분히 코치와 코치를 받는 사람 사이에 신뢰가 쌓이면 그 다음으로 가는 것이 목표 설정인데 코칭에서는 코치가 목표를 절대로 설정해 주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목표라 할 지라도 스스로 정한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질문을 통해서 스스로 생각한 후에 목표를 설정하게 한다. 예를 들면 “오늘 어떤 주제로 진행을 할까?” ,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까요? “와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주제를 이야기하면 그 주제가 선생님에게는 어떤 의미 또는 가치가 있나요? 라고 물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질문을 통해서 고객에게 다가가다 보면 고객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세워 나가게 된다.
이뿐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 자원, 방해물 확인 등의 작업에서도 코칭에서는 무조건 질문을 하게 한다. 이 질문들은 고객으로 하여금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게 하며 자신의 삶의 주체자가 되게 한다. 그러므로 질문을 잘 하는 것은 참 중요하다.
바른 질문은 한 사람으로 자신의 삶의 목표를 향해서 더 나아가며 바르고 건강한 목표를 갖게 만들지만 잘못된 질문은 반대로 한 사람을 조정하고 유인해서 ‘가스 라이팅 (gas lighting)’처럼 왜곡된 생각의 노예가 되게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너가 어릴 때부터 잘 한 것이 없었는데 지금 갑자기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질문을 생각해 보자. 또는 “왜 자꾸 실수만 하는 데 왜! 말해봐” 라고 말하는 것들이 그런 예다.
관계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제일 좋은 것은 그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질문을 생각하고 사용해서 자녀를 키울 때도 배우자를 대할 때도 사용해 보자. 그러면 그 질문은 그 사람을 잘 성장하고 바른 길로 가게 하는데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코칭의 질문들을 평소에 연습해 보았다가 가족들에게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활력소, 긍정적 피드백
우리집 다섯 째 딸이 이스터 쇼에 같은 반 남자 친구와 함께 간다고 신이나 있었다. 잘 다녀오라고 말을 했지만 막상 이성친구와 둘이서만 어디를 간다고 하는 것이 마음에 놓이지 않았다. 다녀온 후에 딸에게 재미있었는 지 그 아이는 어떤 아이인지 물었다. 그러자 딸아이가 하는 말이 자신은 더 이상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왜 그런지를 물어보았더니 하루 종일 8시간이나 이스터 쇼에서 함께 있었는데 말을 너무 안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수줍어서 그런가 했는데 8시간 내내 너무 말이 없어서 자신만 말을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한 마디로 피드백이 없는 일방적인 대화를 하니 재미가 없어서 남자 친구에 대한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대화에서나 삶에서 피드백은 참 중요하다. 피드백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잘 하고 있는 지 어떤 것을 계속해야 하는 지 그리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 지를 알게 된다. 대화를 할 때 공감적인 피드백을 잘 주게 되면 신이나서 사람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래서 좋은 피드백은 삶을 즐겁게할 뿐 아니라 성장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마스터 코치인 우수명씨는 그의 책인 5 R 코칭 리더십에서 친절한 인사는 피드백의 가장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평소에 우리가 사람들과 친절하게 인사를 하는 것도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주는 행위라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한다면 그 사람은 ‘ 내가 환영받고 있구나 ‘ 라는 피드백의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피드백은 중요할 뿐 아니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피드백을 받기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게 된다. 2003년 미국 창조적 리더십 센터의 설문 조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의 74%가 피드백 기술이 아주 중요하다고 답변을 했는데 그 중 50%가 상사로부터 피드백을 좀 더 원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56%는 상사로부터 피드백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고 단지, 22%만 상사로부터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받는다고 한다.
피드백을 받고 성장하기를 원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바램이나 피드백을 통해서 상처를 받고 또 피드백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경험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 많은 사람들은 피드백을 원하면서도 부정적 피드백을 힘들어하고 부정적 피드백을 회피하거나 무시해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피드백의 내용이라기 보다 대부분 피드백을 하는 방식에 의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좋은 피드백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피드백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를 설명해 보자. 5 R 코칭 리더십에서는 피드백을 4가지로 설명을 한다. 하나는 어떤 행동이 반복되도록 하는 지지적 피드백( Supportive feedback) 이다. 이것은 하고 있는 것을 계속해서 더 잘 하도록 어떤 부분을 잘 하고 있다고 확인하는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긍정적 피드백으로 칭찬과 인정과 같은 것으로 잘 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줌으로 계속해서 그 일을 잘 하도록 돕는 것이다.
두 번째 피드백은 교정적 피드백 (Corrective feedback)이다. 이것은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서 구체적인 행동의 변화를 위한 피드백이다. 예를 들어서 교실에서 출석을 부르는데 반응하는 학습자의 소리가 너무 작다고 한다면 더 크게 답하라고 피드백을 줄 수 있고, 학생이 과제를 제출했는데 참고 목록을 적지 않았다면 다음에는 꼭 참고 문헌을 특정한 참고 문헌 방식으로 기록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잘못된 것을 고쳐서 다음에 똑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돕는 피드백이다.
다음으로 모멸감을 초래하는 학대적 피드백 (abusive feedback)이다. 피드백을 줄 때 고쳐야하는 구체적인 행동이나 말에 대해서 알려주고 고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비방하고 비난하고 모멸감을 느끼게 만드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너, 바보야 ? 이것밖에 못해 ? 왜 못했어? 기대 이하네! 그런 식으로해서 너가 뭘하겠어!” 와 같은 표현들이다. 구체적이지 않고 건설적이지 않으며 사람에 대한 비난으로 가득차 있다. 이런 것은 사람의 자존감을 깍아내리고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에 학대적 피드백이다.
마지막으로 무의미한 피드백( insignificant feedback) 이 있다. 정성이 들어 있지 않은 형식적인 인사 차례로 하는 피드백, 예를 들면 “잘 했어요” 라는 한 마디로 끝나는 피드백 또는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으로 표현된 피드백과 같은 것 그리고 상대방의 성향이나 기질 그리고 어디에서 동기 부여가 되는 지를 전혀 알지 못하고 하는 긍정적 피드백은 무의미하게 다가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참, 예쁜 옷을 입었네요.” 라고 피드백을 할 때 어떤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외적인 차림새를 보고 칭찬해 주는 것을 어색해 하면서 불편해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은 무의미한 피드백에 가까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피드백을 힘들어하는 이유가 피드백이 특별한 의미가 없거나 피드백을 받을 때 지지적이며 교정적인 구체적이고 친절한 피드백이기 보다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학대적인 피드백을 부모나, 교사 또는 상사에게 받은 경험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린 어떤 피드백 스타일을 삶에서 많이 사용하는 지를 스스로 살펴 보고 지지적이며 교정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 특히 지지적인 피드백을 먼저 주고 중간에 교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다시 지지적인 피드백을 주는 샌드 위치식의 피드백을 삶에서 많이 활용한다면 피드백을 통해서 우리는 서로 서로에게 더 많은 긍정적 에너지를 주어서 힘을 내어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또 활기차면서도 즐겁게 나아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한 분이 자신은 쇼핑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이유는 자신이 쇼핑을 하면 잘 하지 못해서 배우자에게 교정적이며 학대적인 피드백을 자꾸 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예 쇼핑은 하지 않고 배우자에게 다 맡겼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피드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피드백은 사람으로 하여금 무기력하게 하고 행동을 멈추게 하지만 어떤 피드백은 사람으로 하여금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힘을 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로 인해서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더 힘을 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피드백을 사용하는 사람은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좋은 리더십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개발함으로 좋은 리더십의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힘써 보자.
김훈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