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히피아스 (Greater Hipp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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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대화편(the Dialogs of Plato) 중 ‘대(大)히피아스'(Greater Hippias)에 등장하는 엘리스 출신의 그리스 소피스트로 소크라테스와 동시대인으로 모르는 것이 없는 만물박사다.
본서는 ‘대 히피아스’가 소크라테스적 탐구로부터 플라톤 자신의 형이상학적 사고로 이행하는 중간 단계의 작품임을 규명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대 히피아스’를 둘러싸고 벌어져온 진위 논쟁과도 직결되어 있으므로 진위 논쟁의 전말을 조망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해서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1.소크라테스적인 정의의 일반적인 요건들에 대한 탐색, 2.중기 대화편들에 나타나는 형상론의 가정들에 대한 고찰, 3.소크라테스적 정의의 요건들과 형상론의 가정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검토.
1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①초기 대화편들에서 제시된 정의들을 기각하는 소크라테스의 논변들에 대한 분석은 정의가 수락 가능하려면 충족시켜야하는 요건들을 보여주며, 그것들은 ②’대 히피아스’에서 아름다움에 대해 정의를 탐구하는 소크라테스적 논변들 속에서 설명적 요건, 자기 술어적(Self-predication) 요건, 단일성 요건으로 작용한다. 이 세 요건들의 관계는 설명적 조건에 대해 자기-술어 조건과 단일성 조건은 독립적인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닌 것으로 정리된다. 설명적 요건은 논리적 원인으로 개념화되고, 자기-술어 요건은 피정의항인 F임(F 자체)은 F인들을 F이게 해 주는 원인(논리적 원인)을 가리키며, 자기-술어 요건(F 자체는 F이다)은 F임은 엄밀한 의미의 서술임과 동시에 F 자체는 F인 바로 그것(F인 것)이라는 진술로 이해 할 수 있다. 그리고 단일성 요건은 모든 F인 것들을 F이게 해주는 논리적 원인으로서의 F 자체는 하나라는 뜻으로, 정의를 통해 소크라테스가 추구하는 앎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동시에 소크라테스적인 논박을 강제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작업 2는 중기 대화편들에 나오는 형상들에 관한 언급들을 분석해서 플라톤의 완숙한 형상론의 기본 가정들을 유형화하고 그 특징적인 측면을 드러낸다. 1과 2 작업은 3으로 연결된다. 형상론의 기본 가정들 가운데서 여럿 위에 놓이는 하나, 논리적 원인, 자기 술어의 가정들은 초기 대화편들에도 나타나지만, 존재와 생성,지식과 의견의 이분법적 구분이나 형상의 독립성과 우선성은 전혀 나타나지 않아서 대화편들을 초기와 중기로 구분 짓는 근거가 되지만, ‘대 히피아스’에는 그런 구분을 어렵게 하는 구절들이 있고, 또 세 가지 요건들(여럿 위에 놓이는 하나, 논리적 원인)이 초기 대화편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중기 형상론의 가정들과 공통성을 보이고 있는데, 이 구절들과 세 가지 요건들은 존재론(형상론)을 배경에 두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대 히피아스’의 이런 특징들은 중기와 후기를 연결하는 고리로서 재해석 될 수 있다.
– 엘리스의 히피아스
엘리스의 히피아스는 기원전 460년 즈음에 태어났을 것으로 짐작된다. 천재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그리스 전역을 여행한 탓에 풍물에 능통하고 박식했다. 스스로 고안해낸 기억술로 인해 기억력에 자신감이 있었으며, 한 번에 50개의 이름을 외울 수 있었다고 한다. 풍문에 따르면 기억력을 보강해주는 약물도 만들었던 애용했던 모양이다. 천문학, 수학, 기하학, 족보, 역사, 신화, 회화, 조각, 음악, 글쓰기 등 수많은 것을 강의할 수 있었다고 하며 본인 스스로도 문학 작품을 썼던 모양이다.
이와 같은 박식함으로 인해 그는 널리 사람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외교관으로 활약했으며 스파르타에 자주 다녀왔다고 한다.
반면 플라톤은 히피아스를 대화편에서 땅콩 까듯 까는데,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나타나는 히피아스는 거만하고 허영심이 많은 모습이며, 많은 주제에 대해 알지만 어느 하나라도 깊이 있게 알지는 못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히피아스는 올림픽 승리자의 목록을 올림피아드 지방의 기록을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이를 통해 투키디데스가 그의 저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수학에 있어서의 공헌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초의 철학사가로 추정되기도 한다. 히피아스 저술의 인용으로 보이는 문구가 전해지는데, 그 구절에서는 오르페우스, 무사이오스, 헤시오도스, 호메로스와 기타 등등을 언급하며 이들 주장의 공통점을 엮어 보겠다고 선언한다. 이는 플라톤이 선배 철학자들을 능숙하게 계보로 정리하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주장되기도 한다.
Hermann Diels와 Rosamond Kent Sprague가 함께 지은 책에서는 히피아스를 자연법의 창시자로 본다. 자연법은 대체될 수 없는데 왜냐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엘리트 계층이라 할지라도 그 개개인은 사회라는 덩어리 안에서는 다른 이들과 구분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사회는 마치 서로서로가 서로서로에 대한 개인 정보를 잘 모르는 익명인 것처럼 대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키니코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를 거쳐 로마법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