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감상
바그너 (Wilhelm Richard Wagner, 1813 ~ 1883)의 ‘탄호이저 서곡’
탄호이저 (독: Tannhäuser, 또는 Tannhäuser und der Sängerkrieg auf die Wartburg) WWV.70은 바르트부르크의 노래 경연대회와 탄호이저에 관한 독일 전설을 기초하여, 리하르트 바그너가 작곡하고, 대본을 작성한 3막의 독일어 오페라이다.
-작곡과 초연
1843년부터 1845년 사이에 작곡된 1845년 10월 19일에 드레스덴의 궁정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그 때 지휘자는 바그너 본인이다.
‘파리 판 “의 초연은 1861년 3월 13일에 파리 국립 오페라에서 이루어졌다.
한국 초연은 1979년 11월 12일, 홍연택의 지휘로 국립오페라단에 연출가 한스 하르트레트와 안무가 프레드 마르티니가 참여해 국립극장 대극장에 올려졌다.
-버전 정보
.드레스덴 판 (1845년)
1845년의 드레스덴 초연에서는, 제3막의 종막 부분에서 베누스는 나타나지 않고, 엘리자베트의 죽음도 암시에 머무르고 있어서, 결말이 청중한테 이해하기 어렵다고 악평을 샀다. 바그너도 그 점을 자각하고 있어, 상연 후 조속히 개정에 착수했다. 1847년에 엘리자베트의 시신과 베누스를 등장시켜, 탄호이저의 구제를 강조하는 형태로 고쳐 썼다. 이 제2 원고가 오늘날 「드레스덴 판」으로서 상연된다. 연주회 등에서 다루어지는 「탄호이저 서곡」은 일반적으로는 이 드레스덴 판의 서곡을 가리킨다.

.파리 판 (1861년)
1859년에 파리를 다시 방문했을 때, 바그너에게 나폴레옹 3세로부터 「탄호이저」상연의 칙명이 내렸다. 바그너는, 대본을 프랑스어로 번역할 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개정을 실시했다. 주된 개정 내용은, 제 1막 서두의 베누스베르크 부분을 개정해 「바카날레」라고 일컫는 발레 음악을 첨가하고, 제 2막의 노래 자랑 장면에서 발터의 아리아를 삭제한 것이다.
바카날레 추가는 당시 파리에서 유행했던 그랜드 오페라 관행을 따라서, 발레 삽입을 극장 측이 상영 조건으로 부과해 왔기 때문이다. 바그너도 염원하던 파리에서 성공을 위해 요구를 받아들였지만, 타협하지 못하고, 보통 제 2막이 아닌 제 1막 발레를 삽입했다. 이것은 무희 목적의 제 2막에서 오는 귀족들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당시의 정치 대립도 얽혀 방해 공작으로까지 발전하고, 공연 3일만에 중단되는 사태가 되었다. 그러나 이 처참히 실패한 사건이 반대로 바그너의 주목을 끌어, 이를 계기로 프랑스 음악계와 문단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 사용된 버전이 좁은 의미의 ‘파리 판’이지만, 오늘날 거의 연주되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서곡은 아직 오페라 본체에서 분리된 형태였다.
개정에 따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후의 더 색채적이고 박진감적인 것으로 변모를 이룬 음악이 담겼지만, 이것은 “탄호이저” 작곡 당시의 음악과 양식상의 일관성이 없게 돼버렸다. 바그너는 이후에도 작품에 계속 손을 가하여, 1867년 뮌헨에서 대본을 독일어로 다시 번역하여 상연했다.
.빈 판 (1875년)
또한 1875년 빈 공연은 서곡에서 피날레 부분을 삭제하고 단절, 구분없이 제 1막 바카날레로 전환하는 형태 (서곡 289마디에서 바카날레로 들어간다)를 취하도록 했다. 이것이 오늘날 이른바 ‘파리 판’으로 정착한다. 엄밀하게는 이것은 “빈 판”이라고 부르고 실제로 새로운 전집 판에서는 “빈 판”으로 앞의 “파리 판”과 구별한다.
바그너 자신은 최종 버전도 만족하지 못하고, 그 뒤에도 여러 번 개정에 임하려고 했다. 아내 코지마의 일기에 따르면, 1883년 죽기 전달에도 “아직 세상에 탄호이저라는 빚이 있다”고 털어 놓았었다고 한다.
바이로이트 축제는 코지마의 의향에 따라 오랫동안 “파리 (빈 판)”을 사용했지만, 볼프강 이후 “드레스덴 판”이 다시 다루어졌다. 이밖에 제 1막은 “파리 (빈 판)”, 제 2막부터는 “드레스덴 판”을 사용하는 절충판이 사용되는 경우도 빈번하여, 지휘자에 따라 미세 교체를 할 수 있다.

-악기편성
플루트3 (3번은 피콜로 겸함), 오보에2,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3, 바순3, 호른6, 트럼펫3, 트롬본3, 튜바, 팀파니, 큰북, 탬버린, 심벌즈, 트라이앵글, 캐스터네츠, 하프, 현5부
무대 뒤, 별도: 호른8, 트럼펫3
-연주시간
드레스덴 판 : 서곡 15분, 1막 51분, 2막 1시간 10분, 3막 54분
빈 판 : 서곡 10분, 1막 1시간
총 연주시간 : 3시간 10분
-등장인물
탄호이저 (기사이며 음유 시인, 테너)
볼프람 폰 에센바흐 (탄호이저의 친구이며 기사, 바리톤)
헤르만 (Hermann, 튀링겐의 영주, 바리톤)
엘리자베트 (헤르만의 조카딸, 소프라노)
베누스 (사랑의 여신, 소프라노)
그밖에 귀족, 기사, 귀부인, 순례자, 요정, 주신의 시녀들 등
-줄거리, 구성
13세기 독일 튀링겐

.1막 : 베누스베르크의 산속 베누스의 궁전
베누스베르크의 산속 베누스의 궁전으로, 기사이며 음유 시인인 탄호이저가 베누스의 무릎에 기대어 누워있다. 그는 밤낮을 모르고 주지육림에 빠져 있었다. 이때 사이렌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하여 난파시키는 마녀)의 합창소리가 울려 퍼지고, 고조된 베누스베르크 산의 음악이 들려온다. 그무렵 탄호이저는 향락에 권태를 느껴 지상의 세계를 동경한다. 베누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하면서도 좀 더 기쁨을 나누자며 그를 유혹한다. 그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결국에는 다시 자기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그의 뜻대로 내버려 둔다.
장면은 바뀌어, 바르트부르크의 계곡이다. 평화스럽기 그지없는 대지를 바라보며 탄호이저는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길가의 십자가에서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드린다. 이때 순례자의 행렬이 로마를 향해 지나간다. 탄호이저는 이들을 따라 가기로 마음을 먹는데, 마침 볼프람과 사냥하는 몇몇 무리들이 영주와 함께 들어온다.
볼프람이 그에게 한 가지 사실을 일러주는데, 그가 “그대의 고귀한 노래 (Als du in kuhnem s ange)”를 남기고 떠난 이래로 엘리자베트는 전과 같지 않으며 영주는 다가올 노래 경연에서 우승자를 그녀의 약혼자로 내정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탄호이저는 그들과 함께 바르트부르크로 되돌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들은 서로 흥겹게 어울리는데, 탄호이저의 목소리는 다른 사람들보다 빼어나며 행복이 흘러 넘쳐 보인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사냥할 때 부는 호른소리에 맞추어 길을 떠나 간다.
.2막 : 바르트부르크의 음유시인들이 모여있는 성안
바르트부르크의 음유시인들이 모여 있는 성안이다. 엘리자베트가 등장하여 유명한 아리아 “노래의 전당(Dich, theure Halle)”을 부른다. 그때 볼프람이 탄호이저와 함께 다가온다. 탄호이저는 엘리자베트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그녀는 그가 돌아왔음을 기뻐한다. 두 사람이 기쁨으로 새 생활에 대한 2중창을 부를 때, 엘리자베트를 연모
해 오던 볼프람은 단념의 노래를 부른다. 잠시 후 그들이 떠나고 영주가 나타난다.
영주는 노래 경연 개막을 선포하면서 엘리자베트는 노래 경연의 우승자와 결혼하게 된다는 것을 밝힌다. 그녀는 그 사람이 탄호이저이기를 기대한다. “축제 행진곡”이 트럼펫으로 울리고 이어서 음유시인들이 차례로 순수한 사랑의 기쁨을 표현하는 노래를 부른다.
볼프람이 첫 번째 순서였다. 그는 잔잔하게 사랑을 찬미하는 아리아 “볼프람의 아리아 (Blick’ ich umher)”를 남자답게 노래한다. 다음은 탄호이저로 육감적인 사랑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베누스에 대한 찬미로 이어지자 청중들은 술렁대기 시작하고 격분한 기사들은 칼을 빼어들고 결투하려고 달려든다. 탄호이저 스스로 베누스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하여 자신이 베누스베르크에 있었다는 것이 폭로되고 만 것이다. 볼프람은 사람들을 진정시키려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기사들은 탄호이저를 죽이려 하는데 엘리자베트가 간곡하게 목숨을 애걸한다. 그녀의 간곡한 부탁으로 기사들은 무기를 놓게 되고, 탄호이저는 후회한다.
영주는 탄호이저에게 죄의 사함을 받기위해 로마 순례 여행을 명한다. 계곡에서 순례자의 합창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탄호이저는 자책하며 달려나가 순례자들에게로 간다.

.3막 : 바르트부르크의 계곡
가을의 황혼이다. 엘리자베트가 하얀 옷을 입고 무릎을 꿇은 채 기도를 드린다. 탄호이저가 베누스베르크를 떠날 때 기도를 드렸던 그 십자가 앞이다. 볼프람은 그녀를 찬찬히 지켜보는데, 사실 그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순례자의 합창” 소리에 맞추어서 순례자의 악대가 무대를 가로질러 간다. 모두들 로마로부터 돌아온 것이다. 엘리자베트는 탄호이저를 찾지만 그는 그들 틈에 끼어있지 않았다.
그녀는 실망하여 자기 연인의 영혼을 구원해 달라는 기도를 하면서 그가 죄를 용서받는다면 자기의 목숨은 버려도 좋다는 내용의 유명한 아리아 “엘리자베트의 기도 (Elisabeths Gebet)”를 부른다.
볼프람은 자신과의 동행을 거부하고 가버린 그녀를 생각하며 “저녁별의 노래 (O! du mein holder Abendstern)”를 부른다. 이 아리아는 생명의 종말이 가까운 엘리자베트를 굽어 살펴 달라는 것으로 별을 바라보며 간구하는 내용이다. 이때 기진맥진해진 탄호이저가 병이 난 발을 끌고 들어온다.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는 그는 볼프람에게 비켜서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로마의 이야기 (Romerz-ahlung)”를 노래하는데, 그 내용은 자신이 로마에 가서 죄의 사함을 받고자 빌었지만 교황은 그의 나무지팡이에 잎이 돋고 꽃이 피어야만 용서받을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곧 탄호이저가 용서를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지은 죄를 참회하고 견딜 수 없는 격심한 고통을 감내할지라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볼프람은 그를 위로하면서, 성스러운 엘리자베트가 탄호이저의 마음을 되돌려서 베누스베르크 산의 잔영과 베누스의 유혹적인 목소리를 그의 가슴속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면 용서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횃불을 든 행렬이 지나가는데 그것은 엘리자베트의 장례 행렬로서 그녀의 유해가 보인다. 탄호이저는 “성스러운 엘리자베트, 나를 위해 기도해 주오”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그녀의 관 옆에서 죽어간다. 그때 순례자의 일행이 꽃이 핀 교황의 지팡이를 가져오는데 놀랍게도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 교황의 지팡이에는 꽃이 만발해 있었다. 탄호이저의 구원을 알리는 합창이 울려 퍼지면서 막이 내린다.
-서곡
서곡은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운데에 관능적인 베누스베르크의 세계가 배치되고 그 앞뒤로 경건한 순례자들의 합창 음악이 배치되어 있다. 3부 형식은 이 오페라 전체의 기본 형식으로 각각의 막과 장은 모두 3부 형식을 취한다.
곡의 제 1부는 안단테 마에스토소, E장조, 3/4박자로 장엄한 ‘순례의 합창’이 먼저 관악기 합주로 시작된다. 이어서 현악기가 들어와 이 주제가 반복되면서 차차 음량이 커지고 트롬본으로 다시 장엄하게 연주된다. 이 모티브가 여러번 연주되고 난뒤 멀리 사라져가듯이 목관군으로 조용히 연주된다.
제 2부는 갑자기 알레그로, 2/2박자로 바뀌어 베누스베르크의 요염한 세계가 뚜렷해지며 ‘환락의 동기’가 먼저 비올라에 나타난다. 이어서 ‘시레네의 부르는 소리’가 목관으로 연주된 다음, 처음 템포로 돌아와 현악기로 힘차게 ‘베누스 찬가’가 연주된다. 그 뒤 첼로, 바이올린, 클라리넷 등으로 ‘베누스의 동기’가 나타난다. 이어서 ‘유혹의 동기’가 바이올린에 나타나고 음악이 계속 고조되다가 베누스베르크의 세계는 멀리 사라져간다.
이제 제 3부로 넘어오면서 관악기로 ‘순례의 합창’이 들려온다. 이 합창이 한층 힘차고 장엄하게 연주되면서 곡이 끝난다.
-주요 아리아
노래의 전당 Dich, teure Halle (소프라노)
볼프람의 아리아 Blick’ich umher (바리톤)
엘리자베트의 기도 Elisabeths Gebet (소프라노)
저녁별의 노래 O! du mein holder Abendstern (바리톤)
○ 바그너 (Wilhelm Richard Wagner, 1813 ~ 1883)의 ‘탄호이저 서곡’ _ 카라얀 지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