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망 143명으로 (3월 23일 현재)
용의자 등 11명 체포, 국가 애도의 날 지정 … 국제사회 ‘애도 표명’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대형 공연장에서 3월 22일 (현지시각) 총격·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해 사망자가 143명으로 늘어났다. 현재까지 이번 공격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4명을 포함한 총 11명이 구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 (두마) 정보위원장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의원은 러시아 당국이 이날 새벽 러시아 남동부 브랸스크 지역에서 도주하던 르노 승용차와 추격전을 벌인 끝에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도주 차량이 전복되며 1명은 현장에서 검거됐고, 다른 1명은 인근 지역 수색 결과 오전 3시50분쯤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등이 숨지면서, 당초 60명대로 집계됐던 사망자 수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15명이다. 121명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약 60명이 ‘심각’ 또는 ‘매우 위중’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당시 상황이 담긴 여러 영상이 확산했다. 최소 4명 이상의 무장 괴한이 모스크바 북서부의 ‘크로커스 시티홀’이라는 대형 공연장에 들이닥쳐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다.
총격은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벌어졌다.
한편 CNN 보도 등에 따르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는 이날 총격 피해가 알려진 직후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친(親)우크라이나 혹은 반(反) 푸틴 세력의 연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그들이 키이우 정권의 테러리스트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들 모두를 찾아내 무자비하게 파괴할 것”이라며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국가의 대표들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다.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나 우크라이나인이 연루돼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도 이번 공격과 자신들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3월 24일을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이런가운데 국제사회는 규탄과 함께 애도의 메시지를 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유가족과 러시아 국민들, 러시아 연방 정부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이런 비난받을만한 테러 행위의 가해자들과 후원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국제 사회에 촉구했다.
유럽연합 (EU)은 이번 공격에 대해 “충격적이고 끔찍하다”며 “EU는 민간인에 대한 모든 공격을 규탄한다. 우리는 영향을 받은 모든 러시아 국민과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반목하는 서방 국가들도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끔찍한 총격의 희생자들을 애도한다”며 “사진이 너무 끔찍해서 보기 힘들 정도”라고 강조했고, 프랑스 엘리제궁은 “프랑스는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 모든 러시아 국민과 연대를 표명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독일과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테러를 비판하고 러시아에 애도를 표명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