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인문학
제8장 종교, 젠더 그리고 성
(손호현 저 / 14가지 인문학 주제로 다각적 기독교 읽기 / 동연 출판 / 2015년)
들어가는 말
종교, 젠더, 성의 세 영역은 서로 긴밀히 얽혀 있으며 그 교차점에서 다양한 공통점과 갈등, 그리고 문제들이 존재한다. 더 나아가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을 규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종교는 신앙에 기반한 가르침으로, 성에 대한 이상적 모델이나 젠더 규범을 정의하며, 이는 개인의 행동과 역할을 제약하거나 형성하는 데 이바지한다. 그리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도덕적 규범을 제시하고, 금기와 규율을 통해 행동 기준을 설정하여 한 사회 내에서 성적인 행동과 젠더 역할에 대한 사회적 규제를 통해 도덕적 기준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서로 살펴보고 있다. 종교는 인간의 본성을 초월적 관점에서 해석하며, 이를 성과 젠더에 투영된 인간의 성적 정체성이나 젠더가 인간 존재의 근본적 부분인지, 어떤 초월적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철학적, 인문학적, 질문을 두고, 이를 통해 인간 본질에 대해 어떻게 이해를 도모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1. 피타고라스주의의 10가지 대조표
아리스토텔레스 하나의 담론 “여자는 정말 불안정한 남자일까?”라는 물음을 통해, 고대 서양인들은 여자를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자연의 어떤 알 수 없는 힘의 상징으로 이해했다. 이 때문에 여자를 두려워하고 미워하고 정복의 대상으로 여겼다. 그래서 남성을 이성과 문명의 상징으로 여성을 감성과 자연의 상징으로 여겼다.
서양의 언어는 사물들이 성을 가진다는 일종의 “성적 존재론”은 인간의 성적인 존재 방식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인간이 단순히 성적 행위나 욕망을 넘어, 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성이 인간 경험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게 된다. 성적 존재론은 젠더, 섹슈얼리티, 정체성, 그리고 사회적 규범이 어떻게 서로 얽히고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며, 성이 사회문화적, 윤리적, 그리고 정치적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탐구한다. 이 개념은 퀴어 이론, 페미니즘, 실존주의 철학 등 다양한 학문과 연결되며, 이를 통해 성에 대한 이해를 더욱 넓히고 깊이 있는 논의를 끌어낸다. (하나님은 남성대명사 he, 교회는 여성대명사 she/ 독일어 자연 (나투르 die Natur: 여성형), 인간 (맨쉬 der Mensch: 남성형)이다. 이런 것들은 오래전 그리스 철학에서 나타난다.
2. 플라톤 아버지 이데아와 어머니 자연
동양의 남성적 원리와 여성적 원리인 음양의 원리로 만물이 형성되었다고 보듯이 서양철학의 아버지 플라톤도 음양의 원리와 비슷하게 물질과 형상(이데아)의 원리로 세계가 이루어져 형상이 물질에 비해 우월하다는 피타고라스주의자들의 이론을 수용한다. 이것을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식의 예로 세계라는 자식은 여성적 원리인 어머니 ‘물질’ 위에 남성적 원리인 아버지 ‘형상’을 마치 도장을 찍듯 이루어진다고 봤다.
플라톤은 이렇게 물질세계에 형성을 부여하는 이성 혹은 ‘정신 (Nous)’의 원리는 신들과 오직 몇몇 남자들만이 지닌 속성이라고 생각했다. 그 예를 죽음을 들 수 있는데 신적인 정신의 원리로 이성이 물질이라는 육체의 감옥에 갇혀 있다가 해방되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이성적 영혼이 노예 같은 물질적 육체를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은 이러한 철학적 이원론을 종교적으로 수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과연 여자는 짐승과 같은 자연적 존재지만 남자는 천상의 신적인 존재일까?
3. 아리스토텔레스와 정자 속에 있는 영혼
고대 서양 문명은 영혼이란 육체라는 죽어 있는 기계를 움직이는 어떤 생명의 원리로 이해했다. 예를 들면 컴퓨터로 비유되는데 육체가 컴퓨터의 본체인 하드웨어이고, 영혼은 하드웨어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로 설명한다. 몸이란 아주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하나의 기계이다. 여기에 소프트웨어라는 운영 원리가 없다면 그 기계는 움직일 수 없다. 운영 원리 또는 생명 원리가 바로 영혼이다. 고대인들은 이런 생명 원리로서의 영혼이 남자의 정액 속에 존재한다고 믿었다. 영혼의 거주지인 정액은 머리에서 만들어져서 고환에 저장 되었다가 성행위를 통해 여성에게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자손으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여자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자는 불안전한 남자”라고 정의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 기독교는 성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나?
1) 기독교는 성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태도 가지고 있다. 성 어거스틴은 인류의 부모가 지은 원죄가 성행위로 발생하는 정액의 이동을 통해 후손들에게 전달된다고 믿었다. 즉 원죄의 개념을 일종의 생물학적 유전으로 생각했다.
2) 영혼의 자리가 정자의 씨라는 생각 때문에 정자를 낭비해서 안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정자가 영혼과 관련된 거라고 믿었으며, 전통적으로 교회도 기독교인들에게 수음 (Masturbation)을 금지하거나 자제시키며 자신의 씨를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중국의 고대 의학 서적에서도 수음이 남자의 양기를 손실시킨다고 금지했다. 그럼, 성서는 어떤 관점일까? 자세한 내용은 없지만 베커가 1720년에 오나니즘 (Onanism)이라는 말을 사용했다(창6:10)
3) 여성의 불리한 지위도 이러한 정자와 영혼의 관계에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영혼은 인간의 존엄과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다. 하지만 정자는 남자에게 있어서 여자는 남자보다 못하고 영적이지 못한 존재가 된 것이다. 이렇게 남성의 정액이 영혼의 자리라는 고대 사람들의 잘못된 생물학적 지식으로 여성에 대한 철학적 종교적 불평등을 낳게 된다. 영혼과 정자의 동일화가 이데올로기로 전락하며 여성 비하 폭력 문제로 번지게 된다.
4.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제는 일반적으로 학문과 지식의 힘을 강조하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철학을 깊이 분석해보면 베이컨의 과학적 방법론에는 자연에 대한 지배와 통제를 추구하는 면이 담겨 있다. 이로 인해 베이컨의 철학이 지식과 권력을 연결짓는 관점에서만이 아니라, 당시의 여성성을 지닌 자연을 남성적 지식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존재론적 차원에서도 해석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자연과 지식의 관계를 통해 베이컨은 자연을 “여성적인” 존재로 비유하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으며, 이러한 자연을 연구하고 탐구하는 과학자 (지식인)는 이를 이해하고 통제하는 “남성적”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이 시각에서 자연은 복종해야 할 대상, 연구와 분석을 통해 정복해야 할 존재로 묘사했다. 따라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은 단순히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억제하고 다스리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2) 존재론적 이원론으로 베이컨의 철학은 자연과 인간, 또는 지식과 무지의 이원론적 대립을 전제로 한다. 이때 자연을 통제하려는 과학적 지식은 자연의 혼돈과 무질서에서 질서와 예측 가능성을 찾아내려는 일종의 “지배”의 수단으로 작용한다. 자연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지식이야말로 인간에게 권력을 부여한다는 그의 사상은, 지식이 자연 위에 군림하는 위치에 놓이게 만들었다.
3) 성별 은유로 베이컨의 시대적 맥락에서 자연은 종종 여성적인 속성으로 묘사되었고, 남성적 속성을 지닌 이성이 이를 통제해야 한다는 은유가 당연시되었다. 이는 단순히 은유가 아니라, 그가 실제로 자연을 탐구하는 과학적 방법론에 있어서도 지배적이고 도구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게 했다는 점에서, 지식을 통해 자연을 다스리려는 그의 철학적 입장이 드러난다. 베이컨의 과학적 탐구는 수동적이고 감각적인 자연에 이성적인 지식을 적용하여 자연을 “정복”하고 활용하려는 태도로 이어진다.
따라서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는 단순한 배움의 가치 강조를 넘어, 자연(여성성)과 지식 (남성성) 사이의 이원론적 구도 속에서, 자연을 통제하고 활용하기 위한 남성적 지식의 우위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5. 잘린 손의 여성들
1900년대 초 조선에 온 무즈 (R Moose) 선교사의 보고에 남편에 의해 처벌을 받아 코가. 잘리고 발에 화상을 입은 채 거리에 빈사 상대로 버려진 유대 봉건사회의 여인 이야기가 있다. 이런 여성 학대는 세계사를 보면 시대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기독교의 구약성서 신명기 25:11-12에서 11 “두 남자가 싸울 때, 한쪽 남자의 아내가 얻어맞는 남편을 도울 생각으로 가까이 가서, 손을 내밀어 상대방의 음낭을 잡거든, 12 너희는 그 여인의 손을 잘라라. 조금도 동정심을 가지지 말아라”는 성서 구절이 나온다.
구약성서 신명기 25:11-12는 독자들에게 다소 당황스럽고 직설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구절이다. 저자는 이 구절을 여성혐오로 읽고 있다. 그러나 이 구절은 단순히 싸움을 중재하려는 아내의 행동을 처벌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 이스라엘 사회에서 공동체의 존엄성 가정의 질서와 성적인 순결을 지키는 규율을 설명하는 부분으로, 역사 비평적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
성서와 기독교 전통에서 남아 있는 남성우월주의와 여성혐오 주의의 근원은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독특한 종교적 3가지 이유가 있다.
1) 남자가 먼저 창조되었고 여자가 나중에 창조되었기 때문에 남자가 우월하다.
2) 여자가 남자를 먼저 타락하게 했기 때문에 여자는 위험한 존재라는 것이다.
3) 하나님이 남자로 하여금 자연을 정복하라고 하였듯이 더욱 자연에 가까운 여자도 다스리고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1:2-16절에서 ‘여성은 너울을 사용해야 한다’라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린도전서 11장 2-16절을 저자는 남성 우월과 여성혐오 부분으로 읽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역사적 비평으로 해석해 보면, 본문이 쓰인 당시의 문화적 배경과 바울의 논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역사적 비평 방법은 본문의 사회적, 종교적, 문화적 배경을 통해 본문이 어떻게 해석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보자.
1) 본문의 역사적 배경
고린도전서가 쓰인 고린도 지역은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혼재한 곳으로, 그리스, 로마, 유대 전통이 섞여 있었다. 바울이 이 서신을 쓸 당시 고린도 교회는 이러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10여 개의 문제로 씨름하고 있었다. 따라서 바울은 그들의 신앙생활과 공동체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몇 가지 권고를 하고 있다.
2) 성별과 머리덮개에 대한 권고 (2~16절)
바울은 “여자가 기도나 예언을 할 때 머리를 덮으라.”라는 규정을 말하며, 이는 당시 문화와 관련이 깊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는 여성이 공적인 자리에서 머리를 덮는 것이 정숙함과 겸손의 표시로 여겨졌다. 머리덮개는 여성이 남편에게 속해 있음을 상징하기도 했고,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데 중요했다. 바울은 이러한 관습을 인정하고, 고린도 교회의 질서를 위해 이를 권고한 것이다.
(1) 남자와 여자의 관계: 하나님, 그리스도, 남편, 아내 (3절)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아내의 머리는 남편이요,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나님”이라는 구절은 당시의 가부장적 구조를 반영한다. 여기서 “머리”라는 표현은 권위를 의미한다. 당시 그리스-로마 세계에서는 가족 내에서 남성이 권위를 지니고 있었고, 이 질서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바울은 이 권위 체계 안에서 남녀의 역할을 존중하고, 특히 예배와 기도 중에 이러한 질서를 지키라고 권고하고 있다.
(2) 하나님의 형상과 영광 (7-9절)
남자와 여자의 창조 순서에 대한 언급은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에 기반을 둔 것이다. 바울은 남자가 하나님의 형상과 영광이므로 머리를 덮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여자는 “남자의 영광”으로, 남자를 위해 창조되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언급은 바울이 당시의 창조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질서를 정당화하려 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 천사와 머리 덮개 (10절)
여성이 머리에 덮개를 쓰는 것은 “천사들 때문에”라고 언급됩다. 여기서 천사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거나 예배에 함께하는 존재로 이해되며, 바울은 예배가 신성한 행위임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예배 중 질서를 유지하고 경건함을 지키기 위해 여성이 머리를 덮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4) 남녀 상호 의존성 (11-12절)
바울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바울이 남녀 간에 어느 한쪽이 우월하거나 독립적이지 않다는 점을 드러내는 구절로, 앞에서 말한 성별 구분을 보완하는 균형 잡힌 관점을 보여준다.
(5) 자연적 관습과 논쟁 금지 (13-16절)
바울은 “남자가 머리를 길게 하는 것은 불명예”이며, “여자가 머리를 길게 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규정은 당시 문화 속에서 자연스러운 관습으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크다. 바울은 이와 같은 관습을 존중하고 교회의 질서를 위해 따를 것을 권고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문제로 교회 내에서 논쟁을 피하라고 덧붙임으로써, 바울은 교회의 일치와 조화를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린도전서 11장 2-16절은 당시의 사회적, 종교적 관습에 따라 남녀의 역할과 예배 시의 행동에 대해 권고하는 내용이다. 바울은 이러한 규정을 통해 교회의 파벌싸움과 서열싸움에서 질서를 지키고, 공동체 내에서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고자 했다. 이 본문은 바울이 당시 문화적 배경 속에서 고린도 교회에 적합한 권고를 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창세기 1장과 2장을 통해서 남성우월주의적이며 여성혐오주의적 요소가 있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필자는 역사비평적 방법과 문학비평적 방법으로 성서 읽기를 권한다.
창세기 1장과 2장에 나타난 인간 창조 이야기를 역사비평적 관점에서 해석할 때, 이 이야기들이 남성우월주의나 여성혐오주의를 지지하는 근거가 아니며, 오히려 인간 존재의 평등과 상호 보완성을 강조하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
(1) 창세기 1장: 인간 창조의 평등성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며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신다는 내용 (창 1:27)을 담고 있다. 이 구절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남성과 여성 모두를 포함하며, 특정 성별이 하나님의 형상에 더 가깝거나 우월하다는 구절은 없다.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라는 표현은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가치와 존엄성을 가지고 창조되었음을 강조다. 이는 창세기 1장이 모든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동일하게 창조된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형상이란 재정일치 시대에 왕에게 붙여진 칭호였다 그러나 성서는 하나님 백성들 모두에게 형상이라는 자격을 동등하게 부여하고 있다 그래서 창세기 저자는 인류 최초 인권선언부터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에 중요한 방점이 있다.
(2) 창세기 2장: 남성과 여성의 상호보완성
창세기 2장은 아담과 하와의 창조 이야기를 통해 인간 관계의 상호 보완성을 표현합니다. 아담이 먼저 창조되고, 하와는 그의 갈비뼈로부터 창조되었다는 구절(창 2:21-22)은 표면적으로 남성 우월성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역사비평적 해석을 통해 본문을 살펴보면, 하와는 “돕는 배필” (히브리어로 ‘에제르’)로서 아담과 동등한 파트너로 창조된 것이다. “에제르”라는 단어는 구약성서에서 종종 하나님이 인간을 도울 때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따라서 ‘돕는 배필’은 결코 종속적 위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돕고 함께 하는 동반자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님과 인간의 위격이 같듯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모든 관계도 동등함을 강조한다.
(3) 문화적, 역사적 맥락
이 본문들이 기록된 고대 근동 사회에서는 남성 중심의 문화가 일반적이었지만, 창세기의 인간 창조 이야기는 당시의 문화적 배경을 넘어서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남녀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강조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존엄성과 가치를 부각한다. 남성과 여성이 모두 하나님의 창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서로 상호의존적이라는 점은 고대 근동의 가부장적 사회에서도 혁명적인 관점을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창세기 1장과 2장의 인간 창조 이야기는 남성 우월주의나 여성 혐오주의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모두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동등하고 존엄한 존재임을 강조하는 이야기로 해석해야 한다.
21세기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자연을 지배하는 것보다 자연을 가꾸고 보살피는 것이 휠씬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자연과 여성에 대한 지배논리보다는 생태계의 보존과 상생의 논리가 필요하다.
6. 기저귀 찬 여자는 목사가 될 수 없다?
가톨릭교회와 몇몇 개신교 보수 교단에서는 여자가 성직자가 될 수 없다. 왜 여자는 안 되는가? 신의 사랑에도 차별이 있는가? 여성 성직자 반대하는 이유와 반박을 살펴보자.
1) 예수 그리스도는 여자가 아니고 남자여서 성직자도 남자만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신이 남자가 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된 것이다. 예수가 남성인 것은 하나의 역사적 우연에 속한 것이다. 역사적 우연과 신앙의 필연은 구분되어야 한다.
2) 그리스도는 12명의 남자를 선택하여 그의 복음을 선포하게 하였다. 여자는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예수 당시의 문화에서 여성은 모든 면에서 불평등을 감수해야 했다. 여자는 남편의 재산 목록 중에 하나였다. 공직적인 석상에는 나타날 수 없었다.
3) 사도바울은 여자가 교회 안에서 침묵을 지킬 것을 명령하였고 여자는 설교의 주체가 될 수 없었다. (고전14:32-35) 바울시대는 여성은 시민권조차 가질 수 없는 시대적 배경에서 해석해야 한다. 여자나 남자의 한 특정한 성을 억압과 피지배의 위치에 두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 수 없다.
4) 에덴 동산에서 여자의 갈비뼈로 지어졌으며 먼저 죄를 지은 사람도 여자이므로 여자가 남자를 다스릴수 없다고 바울이 주장했다는 것이다. (디모데전서 2:12-15) 창조의 우선순위가 가치의 서열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창세기 2장의 이야기는 남성의 노동력이 결정적 중요성을 가진 농경사회를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남자에 대한 여자의 종속이 아니라 여자와 남자의 동질성과 한 몸 됨을 가리킨다. 최초의 범죄와 관련하여 둘은 한 몸이요 공범자라는 것이다. 즉 성서의 메시지는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자유롭게 죄를 범했다는 것이다.
5) 교회의 역사에서 여자가 사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예수의 첫 여성 어머니 마리아도 사제나 목사가 되지 못한 것을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교회사에서 여성 사제에 대해서 언급은 없으나 여성 부제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다. 여성부제는 4세기 말 이후로 안수에 의한 임직을 통하여 담당하였으며 교회의 성직제도에 소속되었다.
6) 여자는 달거리를 하는 불결한 존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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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하나님 어머니
여성학자 메리 데일리 (Mary Daly)는 “만약에 하나님이 남자라면, 남자는 하나님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종교적 남성우월주의와 사회적 남성우월주의가 서로 지탱해주고 서로를 선전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남편이 자기 아내를 복종 시키고 지배하는 것이나 군주가 자기 백성을 지배하는 것은 어떤 나쁜 의도가 아니라 단지 흉내 내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주신 천부적 권리인 동시에 남자가 지니는 자연적인 권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언어는 세계를 보는 눈이다. 그래서 종교언어의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언어의 개혁이 곧 사고 개혁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역사 (history)’는 남자의 이야기 (his-story)다. 왜 역사는 남자의 이야기 (his-story)고 여자의 이야기 (her-story)가 될 수 없는가?” 반문하면서 ‘아내’라는 의미도 안에 있는 사람,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선입견이 담겨 있다. ‘집사람’도 집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랍이라는 뜻이다.
기독교의 종교적 언어도 새롭고 신선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니라고 불러야 한다. 여성신학자 셀리 맥파이그 (Sallie McFague)도 ‘아버지라는 남성적이라는 이미지가 독점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균형 잡기 위해서 하나님을 ‘어머니’로 불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실 하나님은 문자적 의미에서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니며 종교적 언어는 메타포적이고 상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사야 49:15-16; 42:14; 엡2:14)
8. 마녀들의 망치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은 그의 저서 “종교와 과학” (Religion and Science, 1935)에서 “잘못된 철학은 단지 사람들을 우매하게 하지만, 잘못된 종교는 사람들을 실제로 해치게 한다.”라고 했다. 이런 증상은 중세기 휩쓸었던 ‘마녀사냥’이다.
마녀사냥은 주로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유럽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회 현상으로, “마녀”라고 여겨진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마법, 악마 숭배, 기근이나 질병의 원인 제공 등을 이유로 50만 명이 죽고, 박해당한 사건이다. 이 현상은 복합적인 역사적, 종교적, 정치적, 철학적 요인에 의해 촉발되었으며, 심각한 사회적 결과를 초래했다.
1) 역사적 배경과 원인
중세 말과 근세 초기 유럽 사회는 급격한 사회적 불안정과 변화에 직면해 있었다. 흑사병 (1347-1349), 전쟁 (카톨릭과 개신교간의 30년 전쟁으로 박해받던 종교 기독교가 박해하는 종교로 변했던 것이다), 기근, 자연재해 등이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이러한 재난들은 사람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안겼다. 과학적 설명이 부족했던 당시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비극의 원인을 인간적인 요인에서 찾으려 했고, 이는 미신과 종교적 신념을 통해 현실을 해석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졌다.
2) 종교적 요인
기독교의 영향이 강력했던 유럽에서는 교회가 사회와 도덕적 기준을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15세기 이후, 가톨릭교회와 개신교가 경쟁적으로 마녀사냥을 촉발시켰다. 가톨릭에서는 악마와의 연관성이 깊은 마녀를 추방하려 했고, 종교 개혁을 통해 권력을 얻고자 했던 개신교도들도 마녀사냥을 독려했다.1486년에 출간된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마녀의 망치)이라는 책은 마녀의 존재와 처벌 방식을 체계화하면서 마녀사냥의 교본으로 사용되었다. 이 책은 마녀의 특성을 정의하고 고문을 정당화함으로써 사냥의 논리적, 신학적 근거를 제공했다.
3) 정치적 요인
근대 초기 유럽의 왕국들은 중앙집권화 과정에서 점차 자신의 권력을 강화해갔다. 이런 과정에서 종교와 결탁해 사회 질서를 강화하고, 불안 요소를 통제하려 했다. 마녀사냥은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종교적 비난과 마녀 혐의는 정치적 반대자나 불온한 집단을 억압하는 도구가 되었으며, 마을이나 지역 내 갈등을 해결하고 문제를 외부화하는 방법으로도 이용되었다.
4) 철학적 요인과 미신
중세와 근세 초기에는 철학적, 과학적 사고보다는 초자연적 신념과 미신이 인간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상적으로는 실재를 초월적인 힘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강했고, 악마와 마녀의 존재를 실제로 믿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또한,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시대에 새롭게 대두된 “악”과 “순결한 신앙”의 이분법적 이원론 사고는 마녀를 악의 화신으로 여기게 했다. 이러한 사상적 배경은 비과학적 의심을 강화했고, 특히 미신과 두려움을 바탕으로 여성에 대한 두려움까지, 마녀사냥이 폭력적 형태로 나타나게 했다.
5) 결과 및 영향
마녀사냥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으며, 특히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표적이 되었다.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이 강화되었고, 이로 인해 여성들은 불공정하게 박해받았다. 수만 명의 희생자가 고문과 처형을 당하면서 사회에 공포와 불신이 조성되었다. 또한, 이로 인해 사회는 더욱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분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결국, 마녀사냥은 18세기에 이르러 계몽주의와 과학적 사고의 발전에 따라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이 사건은 사회가 무지와 편견에 사로잡힐 때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교훈으로 남아 있다.
9. 기독교 이전 서양 문명의 성에 대한 태도
기독교 이전 서양 문명, 특히 고대 그리스와 로마, 켈트 및 게르만 문화권에서는 성에 대한 태도가 비교적 다양하고 개방적이었다. 기독교가 도래하기 전에 이들 문명에서 성은 인간 경험의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되었고, 종교적, 사회적, 철학적, 예술적 측면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졌다. 아래에 각 측면에서 이들 문명의 성에 대한 태도를 설명하겠다.
1) 종교적 및 신화적 측면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성이 신성한 요소로 여겨졌으며, 신화 속에 다양한 성적 이야기가 등장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는 인간과 신들 사이에 다양한 성적 관계를 맺으며 후손을 퍼뜨렸고, 이는 성적 행위가 자연적이며 신들마저도 겪는 일로 여겨지게 만들었다. 또한, 아프로디테 (비너스)와 같은 사랑과 미의 여신들이 숭배되었으며, 이 여신들을 위한 축제에서는 종종 성적인 자유로움이 강조되었다. 로마의 바쿠스 축제나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축제도 술과 성을 통해 신과의 일체감을 경험하고자 하는 의식의 일부였다.
2) 사회적 측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성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남성 간의 동성애가 특히 명예롭고 고귀한 관계로 여겨졌다. 예를 들어, 성인 남성과 청년의 교육적, 정신적 유대와 동성애적 관계는 일반적이었고, 이는 “페데라스티아” (pederasty)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또한 고대 로마에서는 혼외 관계나 매춘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었으며, 성에 대해 관대하고 포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로마의 성매매는 합법적이었고, 성매매를 위한 특정 구역이 있을 정도였다. 결혼 또한 가족과 사회적 지위를 위한 계약적인 성격이 강했으며, 배우자 간의 성적 충실함보다는 가문의 번영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3) 철학적 측면
고대 철학자들은 성과 사랑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가졌다. 예를 들어, 플라톤은 그의 대화편 ‘향연’ (Symposium)에서 사랑을 육체적인 욕망에서 시작하여 궁극적으로는 영혼의 고양과 진리의 추구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보았다. 플라톤적 사랑은 육체적 성에 대한 탐닉보다는 정신적 사랑을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한편, 에피쿠로스주의는 쾌락을 삶의 중요한 목표로 보았으나, 지나친 성적 욕망은 불안과 고통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철학적 접근은 성이 쾌락의 원천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4) 예술적 표현
기독교 이전 문명에서는 성이 예술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미술, 조각, 도자기 등에는 성적인 이미지와 장면이 자주 등장했으며, 이는 성을 일상의 일부로 여기는 태도를 반영한다. 그리스 도자기나 로마의 모자이크에는 종종 성적인 장면이나 신과 인간의 성적 행위가 묘사되었고, 이는 대중적인 미의 기준으로도 받아들여졌다. 또한, 성기는 생명의 상징으로 여겨져 행운을 기원하거나 악령을 쫓기 위해 종종 조각상이나 벽화에 묘사되었다. 이러한 예술 표현은 성이 감춰야 할 금기보다는 인류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존중받았음을 보여준다.
5) 법적 측면
고대 로마에는 성과 관련된 법적 규제도 있었으나, 이는 주로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혼외 관계나 동성애가 특정한 규제 속에서 허용되었고, 매춘 역시 법적으로 인정된 직업이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성적 자유에 차이가 있었으며, 여성이나 노예는 성적 결정권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기독교 도래 이전에는 성 자체가 도덕적으로 문제시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규율되는 문제로 여겨졌다.
6) 성과 여성에 대한 태도
고대 서양 문명에서 여성의 성은 대체로 남성의 지배 아래에 놓여 있었으나, 몇몇 문화에서는 여성의 성적 주체성이 허용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스파르타에서는 여성의 체력과 건강이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여성의 결혼과 출산이 독려되었고, 이로 인해 여성의 성적 역할이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반면, 아테네와 같은 도시에서는 여성의 성이 남성의 지배와 통제 아래에 있었고, 결혼을 통한 가문 유지가 여성의 주요 의무로 여겨졌다.
정리하면, 기독교 이전 서양 문명에서 성은 인간 경험의 중요한 부분이자 신성한 주제로 간주되었으며, 성에 대해 관대하고 개방적인 태도가 주류를 이루었다. 성은 종교적 신념, 사회적 규범, 철학적 탐구의 대상이었으며, 다양한 예술적 표현과 법적 규제를 통해 사회 내에 자리 잡고 있었다. 기독교의 도래 이후 성에 대한 엄격한 도덕적 기준과 금기 사항이 생겨나기 전까지, 성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으로 존중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10. 성서의 성 관념
성서에서 성에 대한 개념은 구약과 신약 각각에서 다르게 다루어진다. 구약에서는 성이 주로 생명과 가문을 이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며, 하나님과의 언약과 도덕적 법에 맞춰 성을 규제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반면 신약에서는 성이 신앙과 순결의 맥락에서 보다 영적인 차원으로 다루어지며, 금욕과 절제의 의미가 강조된다.
1) 구약에서의 성 개념
구약성서에서 성은 생명의 창조와 민족의 지속성을 위한 필수적 요소로 간주된다. 또한, 성을 통해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며 그의 뜻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정한 성행위는 용인되고 장려되지만, 일부는 금지되어 있어 성에 대한 규제가 뚜렷했다.
(1) 생명과 가문의 연속성이 있었다. 창세기에서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창세기 1:28)라는 말씀이 나오며, 성이 생명을 창조하고 인류를 번성하게 하는 신성한 행위로 여겨집니다. 이 구절은 성이 신이 부여한 인간의 사명임을 시사합니다. 특히, 후손을 낳아 가문을 잇는 것은 이스라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었으며, 결혼과 자녀 출산이 성의 주요 목적 중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2) 언약과 성적 순결을 강조했다. 구약에서는 혼외 성관계나 간음이 엄격히 금지된다. 출애굽기와 레위기에 나오는 십계명 중 “간음하지 말라” (출애굽기 20:14)는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는 핵심적인 법으로 제시했다. 레위기 18장과 20장에서는 근친상간, 동성애, 수간 등을 금지하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거룩함을 유지하는 데 있어 성적 순결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규제는 하나님의 율법을 따르려는 이스라엘 민족의 신앙적, 도덕적 정체성을 나타난다.
(3) 성에 대한 긍정적 표현도 있다. 아가서 (솔로몬의 노래)는 사랑하는 남녀의 성적 열정과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로, 성적 사랑이 죄스러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감정으로 묘사된다.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구나” (아가서 2:16)라는 구절에서 보듯이, 성은 부부 사이의 친밀한 사랑의 표현으로 긍정적으로 그려진다.
2) 신약에서의 성 개념
신약성서에서는 예수와 사도들의 가르침을 통해 성에 대한 개념이 영적 순결과 절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된다. 신약에서는 성을 통해 신앙의 정결을 지키며, 결혼과 금욕을 통해 신앙 생활을 순수하게 유지하는 것이 강조된다.
(1) 금욕과 절제를 강조한다. 사도 바울은 성적 순결을 강조하며, 독신과 금욕이 신앙 생활에 유익하다고 가르친다. 고린도전서 7장에서 그는 “너희가 각각 자기의 아내를 두고 또 각각 자기의 남편을 두라” (고린도전서 7:2)고 하면서도,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내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이는 종말이 가까운 시기, 하나님에 대한 헌신과 순결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독신이 더 낫다고 여긴 당시 초대 교회의 신앙적 배경을 반영한다.
(2) 결혼과 성적 순결을 강조한다. 신약에서는 결혼을 통해 성이 정당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혼인은 귀히 여기고 침소를 더럽히지 말라” (히브리서 13:4)는 구절에서 보듯이, 결혼 관계 안에서의 성이 정당하며 하나님이 축복하신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결혼 외의 성관계는 신앙의 순결을 더럽히는 것으로 간주되어 금지된다.
(3) 성과 신앙의 관계로 본다. 신약에서는 특히 성적 순결이 신앙의 순수함과 연결된다고 강조한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고린도전서 6:19)라는 말씀처럼, 신체는 성령이 거하시는 곳이므로 순결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는 성을 영적인 순결과 밀접하게 연결하는 신약의 관점을 보여준다.
정리하면, 구약에서는 성을 생명 창조와 언약을 지키기 위한 신성한 행위로 보고 있으며, 가문과 민족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면서도 율법에 따라 엄격히 규제한다. 반면 신약에서는 성을 금욕과 절제의 차원에서 바라보며, 결혼을 통한 성적 관계만이 정당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구약과 신약의 성 개념 차이는 당시 시대적, 문화적 배경과 더불어 신앙의 실천 방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11. 자연스러운 성 (기독교의 성에 대한 견해)
가톨릭의 성에 대한 견해는 중세 교회의 성에 대한 견해를 대표하는 신학자 중 한 명인 토마스 아퀴나스 (Thomas Aquinas)는 그의 저서 ‘신학대전 (Summa Theologica)’에서 성에 대한 심도 있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아퀴나스는 성을 단순한 육체적 행위로 보지 않고, 인간의 목적, 자연법, 도덕적 규율의 관점에서 설명하며, 성이 하나님이 창조한 인간 본성 안에 존재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다. 그의 사상은 중세 가톨릭교회의 성 이해와 도덕적 기준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퀴나스는 성을 아름다운 것이면서도 도덕적, 윤리적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고 여겼으며, 성적 행위가 지니는 목적과 가치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었다.
1) 자연법과 성적 행위
아퀴나스는 성적 행위를 자연법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모든 창조물은 목적이 있으며, 성적 행위의 자연적 목적은 ‘생식과 가정의 형성’이라고 보았다. 아퀴나스는 성이 인간 본성 안에 자연적으로 포함된 것이며, 이는 자손을 통해 인간 종족을 지속시키고, 가족이라는 사회적 구조를 이루기 위한 본능으로 간주했다. 이러한 자연법적 관점에서 그는 성적 행위가 인간의 진정한 행복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도덕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생식 가능성이 없는 성행위는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않다고 여겼다.
2) 결혼과 성적 순결
아퀴나스는 결혼 안에서의 성을 신성하게 여겼다. 그는 결혼이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신성한 제도이며, 결혼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적 행위는 생식을 통한 창조의 목적을 실현하는 한편, 남녀 간의 사랑을 통해 상호 존중과 헌신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결혼은 단순히 사회적 계약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이루어진 성스러운 언약이며, 이를 통해 성적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견해를 가졌다.
또한, 아퀴나스는 ‘혼외 성관계와 간음을 강하게 비난’했으며, 이러한 행위들이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님의 창조 의도를 왜곡하고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아퀴나스의 관점에서, 성적 순결은 가톨릭 신자로서 중요한 덕목이며, 이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영적 깨끗함을 지키기 위한 필수 요소로 간주되었다.
3) 성과 쾌락에 대한 관점
아퀴나스는 성적 행위에 수반되는 쾌락을 죄로 보지는 않았으나, 쾌락이 목적이 되는 성적 행위는 비난했다. 그는 쾌락이 성적 행위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생식’이라는 본래 목적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성적 쾌락은 혼인이라는 정당한 관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이 혼인 관계를 강화하고 자손을 낳는 목적을 위해 사용될 때 정당화된다고 주장했다. 쾌락을 지나치게 추구하거나 그것이 생식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탐닉될 경우, 도덕적 타락으로 간주되었다.
4) 금욕과 성적 절제
아퀴나스는 금욕과 절제를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했다. 그는 성적인 욕망이 통제되지 않으면 인간의 도덕성을 타락시키고, 신앙생활을 해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성적 충동은 이성을 통해 통제되어야 하며, 금욕은 높은 덕목으로 여겼다. 아퀴나스는 사제와 수도자들이 성적 관계를 피하고 독신을 유지하는 것이 하나님께 더 헌신된 삶을 살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보았으며, 독신이 높은 신앙적 가치를 지닌다고 여겼다. 하지만 아퀴나스는 금욕이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결혼 관계에서는 절제가 필요하지만 성적 관계가 불가피하다고 보았다.
5) 죄와 윤리적 책임
아퀴나스는 성적인 죄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혼외 정사, 간통, 매춘, 자위, 동성애와 같은 행위를 자연법에 반하는 행위로 간주하였고,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행위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성의 목적을 왜곡한다고 판단했다. 성적 죄는 신체적 만족을 위해 하나님이 정하신 창조의 질서를 어기는 행위로 여겼다. 특히 그는 ‘성의 절제와 책임’을 중시하여, 성적 행위가 무분별하게 이루어질 경우 인간의 영적 삶과 신앙을 타락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리하면, 아퀴나스는 성을 하나님이 부여한 자연적이고 신성한 행위로 간주하면서도, 그것이 생식과 가정 형성이라는 자연적 목적을 넘어서는 행위로 사용될 경우에는 죄로 여겼다. 그는 성적 행위가 결혼 안에서 이뤄질 때에만 정당화되며, 금욕과 절제를 통해 신앙과 도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아퀴나스의 성에 대한 견해는 중세 가톨릭 교회가 성적 윤리와 결혼을 바라보는 기준을 세우는 데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후 가톨릭 성 윤리의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개신교는 아름다운 성에 대한 이해와 주장을 성경의 가르침과 인간의 본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다. 개신교는 가톨릭과 마찬가지로 성을 창조주가 주신 자연스러운 부분으로 인정하지만, 그 실천 방식과 윤리에 대한 해석에는 차이가 있다. 개신교는 성을 하나님의 선물로 바라보며, 성적 순결, 결혼의 신성함, 그리고 부부 간의 사랑을 통해 성의 아름다움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음은 개신교의 아름다운 성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1) 성서적 기반에서의 성의 이해
개신교는 성을 성경에 기반한 가치관에 따라 해석한다. 성서는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할 때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두 사람이 “한 몸을 이루라” (창세기 2:24)고 명령하신 것을 통해 결혼을 하나님이 정하신 성적 관계의 유일한 틀로 이해한다. 이를 통해 성은 단지 육체적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녀 간의 깊은 연합과 사랑의 표현이며,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맞춰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1) 창조의 선물로서의 성이다. 개신교는 성이 인간에게 주어진 좋은 선물이며, 하나님이 정하신 목적 안에서 이루어질 때 아름다움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성이 결혼이라는 맥락 안에서 서로의 사랑과 헌신을 나타낼 때 진정한 의미와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부합하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2) 결혼 안에서의 성적 순결과 헌신이다. 개신교는 성이 결혼 관계 안에서만 이루어질 때 정당하다고 본다. 결혼 관계 외의 성적 행위는 성경적 가치에 위배되며, 성적 순결을 지키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도덕적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성적 순결은 하나님 앞에서의 순종이며, 남녀가 결혼 안에서 상호 헌신과 사랑을 통해 성을 나눌 때, 이는 부부 관계의 신뢰와 연합을 깊게 만든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은 고린도전서 7장과 히브리서 13장에 나오는 성경 구절에서 나타나는 개신교적 성윤리의 근거된다.
(3) 부부 관계와 연합이다. 개신교는 성이 부부 관계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부부가 한 몸을 이루어 신체적, 정서적, 영적 연합을 이루는 과정이라고 본다. 이는 결혼을 통해 남녀가 하나님 앞에서 서로에게 헌신하며 맺어진 관계로 성의 아름다움이 발현되는 최적의 조건으로 간주한다.
2) 성적 쾌락과 사랑의 조화
개신교는 성적 쾌락을 죄로 보지 않지만, 쾌락이 성의 궁극적 목표가 되는 것은 지양한다. 성적 관계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므로, 결혼 안에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그것이 사랑과 헌신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개신교는 성적 쾌락이 결혼 안에서 건강하게 추구될 수 있음을 인정하되,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1) 사랑을 통한 성의 아름다움 실현으로 본다. 개신교는 성적 쾌락이 결혼 안에서 상호간의 사랑과 이해를 통해 이루어질 때 성이 아름다울 수 있다고 봅니다. 성은 단순한 육체적 만족이 아니라 영적, 정서적 연합을 통한 관계의 깊이를 형성하는 요소로 간주됩니다.
3) 금욕과 성적 유혹에 대한 경계
개신교는 성적 유혹과 죄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금욕과 자제력을 중요시한다. 특히 미혼인 사람들에게 성적 순결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며, 성적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신의 몸을 지키는 것이 요구된다. 이는 고린도전서 6장에서 바울이 “너희 몸은 성령의 전”이라고 말한 것에 근거하여, 몸을 하나님께 바치는 신성한 책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 미혼과 성적 순결로 본다. 개신교는 결혼 전 순결을 지키는 것이 신앙인의 중요한 책무라고 여긴다. 이는 현대 개신교 청소년 및 청년 사역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며, 성적 순결 서약이나 관련 교육을 통해 이들의 성에 대한 도덕적 의식을 고양시키고 있다.
4) 성에 대한 용서와 회복의 메시지
개신교는 인간의 약함과 죄로 인해 성적 실수를 범할 수 있음을 인정하며, 회개와 용서를 통해 다시 하나님의 은혜를 입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죄로 인해 성적으로 실수한 사람들을 정죄하기보다는, 그들이 회개하고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며 성적으로 순결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을 중요한 사명으로 본다. 이는 하나님께서 죄를 용서하시는 분이라는 복음의 메시지를 바탕으로, 성적인 실패에서도 구원이 가능하다는 개신교의 긍정적인 관점이다.
5) 현대 개신교의 성 교육과 상담
현대 개신교 교회들은 성에 대한 건강한 이해와 교육을 위해 다양한 사역과 상담을 제공한다. 이는 성이 더 이상 금기시되는 주제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서 건강하게 이해하고 실천해야 할 요소임을 강조한다. 성서적 가치와 윤리를 토대로 성에 대한 바른 교육을 통해 신자들이 건강한 성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부부 상담이나 청소년 성교육 등을 통해 성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심어주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리하면 개신교는 성을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선물로 여기며, 이를 결혼 관계 안에서 사랑과 헌신을 통해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성은 부부 간의 신뢰와 연합을 강화하는 수단이며, 성적 순결과 자제력이 결혼 전과 후에 모두 요구된다. 개신교는 성적 유혹과 죄를 경계하면서도, 회개와 용서를 통해 성적 실패에서 회복할 수 있는 길을 강조한다. 이러한 개신교의 성에 대한 이해는 성경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성이 인간의 본성 안에 있는 중요한 요소이자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할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하고 있다.
정리하면, 천주교는 성을 도덕적으로 통제하고, 결혼 관계와 생식에 맞춰져야 한다고 보며, 금욕과 독신을 영적 이상으로 여긴다. 반면 개신교는 성이 결혼 안에서 건강하게 표현될 때 아름다운 것으로 보고, 성적 욕망을 결혼을 통해 정당하게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 차이는 천주교의 금욕 전통과 개신교의 결혼 중심적 접근에서 비롯된 것으로, 각각의 역사적 배경과 철학적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12. 한국의 매춘, 낙태, 노인의 성
한국에서 매춘, 낙태, 노인의 성 문제는 매우 복잡한 주제이며, 각각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관점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주제들은 사회적 논쟁과 법적, 윤리적 논의를 동반하면서 각각의 이슈가 지닌 특수한 배경에 따라 서로 다른 접근과 관점을 필요로 한다.
1) 매춘 문제
매춘은 한국에서 불법으로 간주되며, 이는 여러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 정치적 관점이다. 정치적으로, 한국은 매춘을 법적으로 금지하면서도 그 음성적 시장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매춘을 합법화하여 그 산업을 규제하고 성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동시에, 다른 쪽에서는 합법화가 여성 착취를 조장할 수 있으며, 성적 물화와 성범죄를 부추길 위험이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이러한 정치적 입장은 보수 및 진보 세력 간에 갈등을 일으키며, 법적 틀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자주 논의되지만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
(2) 사회적 관점이다. 매춘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주로 성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와 사회적 낙인에 관한 문제다. 성 노동자들은 건강 문제와 신체적 위험에 자주 노출되며, 사회적 편견과 법적 제약 때문에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사회 운동가들은 성 노동자를 보호하고 그들의 근로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편에서는 성 산업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착취를 재생산하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또한, 성매매가 일부 지역에서 암암리에 용인되는 사회적 현실도 문제가 되며, 이것이 성 평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3) 문화적 관점이다. 문화적으로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성에 대한 보수적인 가치관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는 성에 대한 개방적 논의와 인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춘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성매매를 규제할 필요성과 여성의 자율권을 옹호하는 주장이 맞물리면서 복합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매춘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문화적으로는 성을 상업화하는 행위를 꺼려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
2) 낙태 문제
낙태는 여성의 신체와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정치적, 사회적, 윤리적 측면에서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
(1) 정치적 관점이다. 한국에서 낙태는 2021년까지 형법상 불법이었으나, 헌법재판소가 낙태죄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하면서 법적 변화를 겪고 있다. 낙태 합법화 여부와 낙태를 둘러싼 윤리적 논쟁은 정치권에서 큰 이슈가 되었으며, 진보와 보수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제다. 일부 정치인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낙태를 합법화하고 의료 지원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보수 측에서는 생명권 보호를 이유로 낙태 제한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2) 사회적 관점이다. 사회적으로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생명권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여성 운동가들과 인권 단체들은 낙태를 형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여성의 건강과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선택권 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반면, 일부 종교 단체와 보수 성향의 시민 단체는 낙태를 비윤리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낙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의료적 접근성이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낙태와 관련해 사회적 낙인을 경험하고 있다.
(3) 문화적 관점이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문화가 지배적이었으며, 여성의 몸과 출산 문제는 가족과 사회 전체의 관심사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여성의 자율권과 성적 주체성을 인정하는 문화적 흐름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이는 낙태에 대한 관점에서도 영향을 미쳐, 여성들이 자신의 삶과 신체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권리가 있다는 주장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태를 죄악시하는 보수적 문화적 견해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3) 노인의 성 문제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의 성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주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관점에서 논의된다.
(1) 정치적 관점이다. 노인의 성 문제는 한국의 고령화 사회와 관련하여 정치적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의 삶의 질 향상과 복지 정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노인의 성 건강을 증진하고 성병 예방, 교육 등을 포함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노인의 성 문제는 다른 사회적 과제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어, 실질적인 정책 개선이 부족한 상황이다.
(2) 사회적 관점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노인의 성에 대한 담론이 제한적이며, 종종 금기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노인들도 성적 욕구와 성적 관계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노인들이 자신의 성적 욕구를 건강하게 관리하지 못할 경우, 성병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성 건강에 대한 교육과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또한, 노인의 성적 욕구에 대한 이해와 수용은 노년기의 정서적 안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문화적 관점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에서는 노년의 성적 욕구를 터부시하거나 경시하는 경향이 강했다. 노인은 성적 욕구를 더 이상 갖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었으며, 이는 노인의 성 문제를 논의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그러나 노년의 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노인들도 성적 삶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문화적 인식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의 삶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문화적 변화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리하면, 매춘은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논의가 활발하다. 성 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성매매 금지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낙태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생명권 보호 사이에서 논란이 있으며, 정치적 및 사회적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성의 자율권을 존중하는 문화적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낙태에 대한 보수적 관점이 존재한다. 노인의 성 문제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의 성 건강과 권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다. 노인의 성을 보다 개방적으로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과 문화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 세 가지 문제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주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각각의 이슈가 지닌 복합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사회적 논의와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
나오는 말
1. 종교는 종종 전통적, 이분법적 성 개념을 강조하며 젠더를 남성과 여성으로 이분화하고 고정된 역할을 부여한다. 이런 해석은 현대의 젠더 다양성과 맞지 않으며, 특히 성소수자와 관련된 문제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철학적, 인문학적 관점에서는 이러한 종교적 해석이 인간의 성적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2. 종교는 도덕적 이상을 통해 신앙인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지만, 철학적 관점에서 이는 개인의 자유와 주체성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성과 젠더에 대한 종교적 규율은 개인의 자유로운 자아 표현을 제한하거나 억압할 수 있으며, 이는 인문학적, 철학적 논의에서 주요한 비판점으로 작용한다.
3. 종교적 규범은 종종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 맞추어 형성되었으나 현대 사회의 변화된 성 인식과는 상충하는 경우가 많다. 인문학적 연구는 이러한 종교적 규범이 현대적 성과 젠더에 대한 인식과 부합하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으며, 특히 젠더 다양성과 인권에 대한 문제에서 종교와 다양한 현대 사회 간의 갈등을 고려해야한다.
결론적으로 한계와 문제점은 무엇인가?
1. 보편적 진리에 대한 종교적 접근의 한계다
종교는 성과 젠더에 대해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하지만, 이는 종종 특정 문화나 종파에 국한된 관점에서 형성된다. 이로 인해 종교적 관점은 보편적이라고 주장되지만, 다양한 문화나 시대에서 그 진리가 동일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2. 젠더와 성적 다양성의 제한이다
종교적 규범은 성적 다양성과 젠더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나 억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인문학적 관점에서는 이런 제한이 사회적 불평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 종교와 철학적 자유주의의 충돌이다
철학적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율성과 평등을 중시하는 반면, 종교적 교리는 때로는 집단적 정체성을 강화하거나 규율을 통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종교적 관점에서 이는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철학적 자유주의 관점에서는 개인의 권리와 자율성을 침해하는 문제로 삼을 수 있다.
종교, 젠더, 그리고 성의 교차 지점에서는 인간의 정체성, 자유, 다양성이라는 본질적 질문이 떠오르며, 이에 대한 종교적 해석과 철학적 비판이 계속해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충돌은 종교적 신념과 현대적 성인권의 균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해결책이 탐구되고 있으며, 이는 오늘날 학문적 연구와 사회적 논의에서 중요한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발제자 = 전현구 목사 (시드니조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