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이야기
A. S. 니일의 “서머힐 자유학교 – Summerhill School”
A. S. Neill (17 October 1883 ~ 23 September 1973)
십여년 전 (2014.3.14일) 크리스천 라이프에 교육칼럼을 올린 일이 있었다. 그로부터 10여년(2023.12.17.)이 흐른 현금의 한국의 교육풍토는 어떻게 변모하였는지, 되짚어본다. 대한민국이 경제와 문화 모든 면에서 천지개벽에 가까운 발전과 변화를 하였지만 교육분야는 구태의연 (舊態依然)한 모습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최근에 한국의 학교에서 벌어진 학교폭력 뉴스들을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제만 해도 초등학교에서 남학생 두 명이 여학생의 머리채를 잡고 두들겨 패는 동영상을 봤다. 우연하게 벌어진 특별한 경우의 상황이 아니란 생각이다. 근본적으로 교육의 밑바닥으로부터 오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기사는 너무 많다. 유명인사의 아들이 중학생시절에 동급생을 심하게 폭행한 사실이 들어 난 사건이며 유명국가 대표 급 배구선수가 학창시절 동료학생을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사실이 들어나 제명되고 퇴출되는 사건 등 부지기수로 학교폭력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면에서 A. S. 니일의 재조명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니일의 불행하였던 어린 시절
1883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니일은 엄격함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기를 펴지 못하고 공부도 잘하지 못하며 행복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학력이 곧 삶의 지위상승을 의미한다고 믿는 부모 밑에서 니일은 열등한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니힐은 우여곡절 끝에 학교의 견습교사로 어린이들에게 읽기 쓰기 등을 가르치게 된다. 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보다 자기가 배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것은 인생역전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그는 도서실에서 많은 책을 빌려보며 열심히 공부를 하여 4년만에 정규교사자격증을 얻게 되고 보수가 좋은 학교에 채용되지만 권위주의 적인 교장의 태도나 엄벌주의로 두려움을 주는 학교분위기는 큰 실망감을 준다. 자신도 너무 부족한 것이 많다는 자각으로 교직을 사퇴한 후, 공부를 더 하여야겠다고 대학에 입학하기에 이른다. 대학 졸업후에 “새시대 (The New Eva)라는 급진적인 잡지의 편집장을 맡으며 교육문제에 관하여 신랄(辛辣)한 교육이념을 펼치며 대안 제시를 하게 된다. 교육철학을 깊이 있게 파고들게 되고 교육사상의 기초를 다지게 되었다. 그 후에 결혼하였던 두 부인의 도움으로 서머힐 학교를 맡게 되며 이 학교에서 그의 이상 (理想)인 자유주의 교육을 펼치게 된 것이다. 니일의 사상은 억압에서 올바른 인간은 결코 길러질 수 없는 것이며 자유를 누리면서 스스로의 배움을 추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깨우쳐 지는 즐거움
자신도 부모로부터 공부 못하는 못난 자식으로 낙인 찍혔었지만 늦게 서야 스스로 공부 방법과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스스로 깨우쳐 지는 것이야 말로 소중한 것이고 이것은 누구나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니일은 주장한다. “남에 의해 부여된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남에 의해 강요된 규칙은 잘 지켜 지지 않는다”, “어린이는 모두가 선 (善)하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겁쟁이로도 영혼이 없는 로버트로도 태어난 것이 아니며 모두가 삶을 사랑하고 삶에 대한 흥미를 느낄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교육의 목표는 즐겁게 일하며 행복하게 되는데 있다”, “자유는 방종 (放縱)이 아니다”, “학습을 강요하는 것은 벌을 주는 것과 꼭 같은 불안을 낳게 하며 적개심을 불러 일으킨다”,
서머힐 자유학교의 실증 (實證)
우리사회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린이들의 일탈 (逸脫) 행동은 엄벌해야 죄책감을 갖게 되고 탈선하지 않게 되기를 기대하지만 벌을 받은 어린이는 오히려 반항아가 되고 불행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을 간과 (看過) 하고 있다. 니일은 그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것을 서머힐 학교를 통해 실증 (實證)으로 보여주며 50여년간 이 학교를 운영하다가 1973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간지 50여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서머힐 자유학교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서머힐 학교가 비교적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영국보다는 히틀러의 독대정권하에서 독재이념을 강요당 하였던 독일인들에게 환영받고 있으며 한국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문제아는 문제부모, 문제사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니일 자신을 증거로 내세웠으며 서머힐 자유학교를 통해서 그 해결방안을 만천하에 보여주고 있다. 행복한 아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교사–사랑의 실천인 (實踐人)
학교란 무엇일까? 그저 아이들의 첫 사회화 공간이라고 만 생각하는데 아이의 행복한 삶의 초석인 행복한 유년시절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공간이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이유도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생각해본다면,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명분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교사는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아이들을 생각하고, 아이들의 자유를 우선으로 여겨야 하며 아이들을 자유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 지지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공동체 안에서 서로서로를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자기의 자연스런 관심에 따라 살아가도록 허용해 주어야한다. 나의 교육목표로 삼아 미래 교사가 되었을 때 꼭 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니일의 말 중 가슴 따뜻했던 말을 음미한다. “사랑의 실천인 (實踐人), 자유안에서의 존중이 참으로 인격적이고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마음속 깊이 새겼다. 서머힐의 교육 이념과 방법에 부족함 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3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민주화 실천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 (북랩)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