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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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식량자원 굼벵이
초가지붕의 굼벵이
한국 전쟁 후 고도의 압축 성장을 한 한국은 1980년대 초반 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에 초가집이 남아있었다. 짚으로 지붕을 엮다 보니 오래가지 못하고 매년 초가집을 개·보수했다. 필자의 고향집도 지붕을 기와로 개량을 한 이후에는 이엉 잇기, 용마름을 틀어 얻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뒤 곁에 닭장이 있었는데 초가지붕 이어서 이따금 새지붕으로 단장해야 했다. 어느 해인가, 닭장의 헌 지붕을 뜯어내니 허연 굼벵이가 쏟아져 나왔다. 일하던 한 분이 이를 모두 수습해서 서울의 경동시장에 내다 판 일이 있었다. 굼벵이는 볏짚이나 썩은 나무, 톱밥, 부엽토 부식물질을 먹고 자란다. 오랫동안 약재로 사용해왔으며 일상적으로는 굽거나 튀겨 먹었다. 오늘날에는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가루로 빻아 식재료에 넣거나 건강 보조 식품으로 판매한다. 흙 속이나 지붕 아래, 썩어가는 나무 안에서 살기 때문에 다리가 퇴화되어 걷지를 못한다. 그저 몸을 꿈틀대며 등에 돋아 난 센털로 조금씩 움직일 수 있을 따름이다. 한마디로 말해 등으로 걷는 셈이므로 조상님 들은 행동이 굼뜨고 게으른 사람을 빗대어 “굼벵이”라고 칭했다.
굼벵이 곤충, 장수풍뎅이
솔처럼 생긴 입으로 수액을 핥아먹고 사는 장수풍뎅이는 어른벌레로 4달 정도 살 수 있기에 애완 곤충으로서 인기가 높다. 다른 수컷과의 교미를 막기 위해 날밤을 새며 짝짓기를 한다. 암놈은 30~100여 개의 알을 낳으며 애벌레는 썩은 낙엽, 부서진 나무조각 등을 먹고 커간다. 장수풍뎅이 유충은 곤충 세상의 뛰어난 도배장이다. 다 자라면 동그란 번데기방을 만들고 자신의 똥을 내벽에 칠해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잘 바른다. 성충으로 날개돋이 할 때까지 이 번데기집 속에서 겨울잠을 잔다. 방을 칠하기 위한 똥을 창자 속에 저장하고 있기에 몸통의 절반 정도가 거무스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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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파묻혀 사는 미래의 식량자원
굼벵이의 대표로서 전통 시장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녀석이 바로 흰점박이 꽃무지다. 볏짚이나 참나무 톱밥 등으로 키울 수 있으며 동의보감에 따르면 간 기능을 강화시켜 부스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나 “두엄더미 속에 살며 뒤집어져서 등으로 다니는 것이 좋다”고 적혀 있다. 식용곤충 사육은 많은 환경적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일부 환경 문제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식용곤충 사육과 관련된 주요 환경 문제를 거론해본다. 비료 및 물 사용: 일부 식용곤충 사육 시스템은 비료 및 물 사용량이 많을 수 있습니다. 곤충의 사료로 사용되는 작물을 키우기 위해 많은 양의 비료와 물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자원 사용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생태계 파괴: 일부 식용곤충 사육 방식은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야생 곤충을 채집하는 사례에서 생태계 파괴의 우려가 있다. 야생 곤충은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이며, 그들을 사냥하거나 사라지게 함으로써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문이다. 사료 생산: 곤충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 대규모 농경지가 필요할 수 있다.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비료와 물을 사용하고, 이로 인해 토양 침식과 오염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사료 작물을 키우기 위해 산림을 베어내는 경우에는 산림 파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폐기물 처리: 식용곤충 사육을 위해 많은 양의 폐기물이 생성될 수 있다. 사육 시스템에서는 식용곤충의 배설물과 사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 등이 처리되어야 한다. 이 폐기물 처리에 대한 효율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실 가스 배출: 일부 식용 곤충은 사료 생산 및 사육 과정에서 온실 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 사료 생산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의 온실 가스가 생성될 수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제어하고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이 중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은 식용곤충 사육의 환경적인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식용곤충의 잠재적인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사육 시스템과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적용 하여야 한다.
징그럽게만 느껴지던 곤충이 ‘블루오션전략 (Blue Ocean Strategy – 독창적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경영 전략)’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농촌에선 간식거리로 메뚜기와 귀뚜라미 등을 튀겨먹곤 했다. 하지만 시대가 흐를수록 인식도 변화하는 법. 요즘 젊은 세대의 머릿속에 곤충은 ‘식용’보다는 ‘혐오’가 더 가까운 표현이 됐다.
그러나 근래 들어 이런 인식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곤충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으면 서다. 유엔식량농업기구 (FAO)는 2013년 식용곤충을 ‘작은 가축’으로 지정했다. 단백질 1㎏을 생산하기 위해선 가축의 경우 10㎏의 사료가 필요하지만 곤충은 1㎏만 들어 경제적이다. 또 식용 곤충은 가축동물보다 온실가스와 음식물쓰레기를 적게 배출한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곤충이지만 산업화에는 여러 문제점이 따른다. 먼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곤충에게 먹일 이렇다 할 정식 사료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 곤충산업을 혐오시설로 보는 경향이 커 종종 ‘님비현상’이 벌어진다. 식용곤충이 일상 식품으로 자리 잡기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래 먹거리로 주목 … 지난해 (2019) 시장 규모 414억
식용곤충 시장은 매년 몸집을 키우고 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년 곤충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곤충산업 시장은 전년보다 2.1% 상승한 414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곤충산업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업종은 식용곤충 이다. 판매액의 51.6%가 식용곤충 관련 업종에서 나왔다. 이어 사료용 곤충 (22.5%), 학습·애완곤충 (10.7%), 기타 (15.6%) 순이다. 곤충별로는 흰점박이꽃무지 (147억원)가 가장 많이 거래됐다.
동애등에 (93억원)와 갈색거저리 (33억원), 귀뚜라미 (32억원), 장수풍뎅이 (29억원), 사슴벌레 (16억원)도 판매됐다. 곤충업을 신고한 농가나 법인도 증가세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 신고가 접수된 농가·법인은 2873개로 전년 (2535개)보다 330여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719개)가 가장 많았고 경북 (501개), 경남 (339개) 등이 뒤를 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료용 곤충 판매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곤충산업을 키우기 위한 거점단지 조성과 가공·유통 활성화를 위한 유통사업단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식용곤충
호주의 식용곤충 중에서 유명한 종류로는 버섯벌레 (mushroom beetle)와 땅게 (cricket)가 있다고 한다. 버섯벌레는 호주에서 주로 버섯을 파괴하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으며, 땅게는 곤충류는 아니지만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을 가지고 있어 식품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땅게는 생으로 먹을 수도 있고, 조리하여 요리에 사용할 수도 있어서 일부 지역에서 사육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의 식용곤충을 전통적으로 소비하는 지역사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호주인들의 식용곤충 섭취는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호주의 일부 지역에서는 환경 지속 가능성과 영양 가치를 강조하는 관점에서 식용곤충의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식용곤충은 동물 단백질의 풍부한 원천이며, 환경에 친화적인 육류 대안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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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3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민주화 실천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 (북랩)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