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버섯의 특성(1)
계통수[系統樹]
계통수[系統樹]는 생물의 진화 과정을 가지가 갈라지는 나무에 비유한 그림이다. 조상으로 부터 후손이 유래되는 것을 줄기에서 가지로, 가지에서 더 가는 가지로 갈라진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이다. 계통수는 생물들 사이에 진화적으로 가까운 정도인 유연관계에 대한 가설을 나타내는 것이다. 계통수를 그린다는 것은 간단치가 않다. 생물 분류의 기준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세분화 되다 보니 간단명료[簡單明瞭]하게 다이어그램(diagram)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생물학에서 생명을 분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크게 동물계와 식물계, 균계로 생명들을 어림해 나눈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버섯을 식물로 보아 꽃을 피우지 않는 기타 식물(이끼, 양치류 등)의 일원으로 ‘음화식물’이라고 불리었다. 그러나 최근의 생물학에서는 생물을 동물, 식물, 균류(곰팡이류와 버섯류)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균류는 동물도 식물도 아닌 제3의 생물이다.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통해 무기물을 유기물로 바꾸는 생산자 역할을 한다면, 동물은 그 유기물을 먹고 소화하는 소비자 역할이다. 그렇다면 균[菌]들은? 균계[菌界-Fungi]는 진핵생물[眞核生物]의 분류 중 하나로, 효모와 곰팡이, 버섯 등이 포함된다. 균계는 동물, 식물, 세균 등과 구별되는 독립된 계이다. 균계[菌界-Fungi]는 균[菌]의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균사[菌絲] 중간에 존재하는 격벽[隔壁]의 유무, 포자의 형성 방법에 따라 분류하며 접합균류, 자낭균류, 담자균류가 있다. 이 3종류 중에 담자균류에 속하는 것이 버섯이다. 이 계[界]에 속하는 생물들을 진균(眞菌), 팡이(Eumycota/Eumycetes)라고도 한다. 균은 유기물을 분해해 무기물로 환원시키는 분해자다. 균은 동물도 식물도 아닌 별도의 자리를 차지하며 지구 생태계를 건강하게 순환시키는 기특한 청소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균계[菌界]인 버섯은 동물과 식물의 생태적 특징을 두루 가진다. 동물 보다는 식물에 가까운 모양새지만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못하고, 동물처럼 호흡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식물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가 하면, 동물보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월등이 풍부하다. 동물과 식물, 정확히 그 경계에서 버섯이 자란다,
버섯의 생물학적 특성
버섯은 분류학상으로 진균류에 위치하며 대부분 담자균류에 속하나 일부는 자낭균류(안장버섯, 곰보버섯, 동충하초)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버섯은 미세하고 실같은 균사로 되어 있으며 수많은 균사의 집합체를 균사체라 하며 이들이 모여서 자실체[버섯]라는 것을 형성하게 된다. 버섯의 균사에는 세포벽이 있다는 점에서 세균이나 동물의 세포와 다르고 반면에 세포벽의 조성중에 셀룰로스[Cellulose]는 없고 키틴질이 있다는 점과 엽록소가 없다는 점에서 식물과 다르다. 버섯은 미생물로써 엽록소가 없어 식물체 처럼 태양 에너지를 조정할 능력이 없으므로 다른 영양체를 포식하여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게 된다. 버섯균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양분을 흡수하므로 영양 섭취 방법에 따라 사물기생[死物寄生-대부분의 버석 종류], 활물기생[活物寄生-뽕나무 버섯류], 공생[共生-광대버섯] 등의 3가지로 구분하게 된다. 인위적인 버섯 재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이들 버섯이 자생하는 장소에서 환경 조건과 생리 생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버섯의 생활사
버섯이 완전히 자라면 갓의 뒷면에 있는 주름살에서 담자 포자가 형성되며 이 포자들은 광범위한 지역에 비산된다. 발아한 균사는 단핵 균사체라 하며 이 단핵균사는 방사상으로 성장하며 서로 엉키게 되는데 이를 균총(colony)이라 한다. 서로 다른 이성의 단핵 균사체는 균사가 생장하여 서로 근접하면 상대 균사쪽을 향해 성장 또는 분지를 내어 접촉을 한다. 균사 융합이 이루어지면 그 다음에 1개의 핵이 상대방의 균사내로 이동하여 2개의 서로 다른 핵을 가지는데 이 과정을 복핵화라고 한다. 복핵균사는 생장하여 세포분열을 한다. 분열이 완료되면 균사의 중앙부로 2개의 핵이 이동하여 2핵 균사로 되며 이렇게 하여 생긴 복합 균사체는 환경 조건이 알맞으면 뭉쳐져서 자실체인 버섯으로 발달 할 수 있는 균사괴를 형성한다. 이러한 균사괴를 원기라 하고 이 원기가 발달하여 눈에 띄게 커져서 자실체를 형성하게 된다. 보통의 식물이라면 녹색을 띄고 꽃, 가지, 잎, 뿌리, 열매 등의 구별이 있는 공통점이 있으나, 버섯의 경우에는 외관적이로나 생태적으로 다양성이 풍부하여 단순한 관점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분류로 버섯은 ‘담자균류’ 와 ‘ 자낭균류’로 두 그룹으로 나눈다. 양자의 구별은 포자의 생식세포(담자균류에는 담자기, 자낭균류에는 자낭이라 부른다)의 외측에 형성되느냐(담자균류), 내측에 형성되느냐(자낭균류)에 기준을 두고 있으며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육안[肉眼]으로 관찰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일반인이 다소 지루하고 난해한 담자균류, 즉 버섯의 분류 검색 내용을 인용한다.
담자균류의 분류
담자균류는 담자기의 특징에 따라 이[異]담자균류와 동[同]담자균류로 나눈다. 이담자균류로서는 목이류가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은 동담자균류이다. 본래 현미경을 사용하여 검토하지 않으면 버섯의 정확한 이름을 밝히는 동정(同定)이 불가능하다. 육안으로는 같은 것으로 보여도 현미경으로 조사하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버섯을 잘 동정하기 위해서는 버섯을 잘 아는 사람과 동행하여 여러 장소를 답사하여 확실히 배우는 수밖에 없다. 버섯의 감정에는 외관 특징을 잘 조사하는 이외에 맛과 냄세, 접촉했을 경우의 색 변화 여부, 생태, 계절, 나무의 종류와 상태 등을 파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버섯은 복잡한 내용을 갖고 있는 그룹이다. 몸은 격벽이 있는 다세포의 균사체로 되어 있으며, 균사벽은 주로 키틴질로 이루어져 있다. 무성 생식은 출아법이나 분생 포자에 의해 진행되는데,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한편, 유성 생식은 대체로 단핵성 균사(1차 균사)의 체세포 접합에 의해 시작된다. 접합의 제1단계에서는 세포질이 연락되며, 이 균사끼리 접합하여 2핵성균사(2차 균사)를 만든다. 대부분의 경우, 이 균사가 그대로 자라서 자실체를 이루고, 자실체의 끝에 담자기를 만든 다음, 두 핵이 융합하고 감수 분열을 거쳐서 4개의 담자 포자를 만든다. 이 4개의 담자포자가 각기 다르게 핵융합과 감수 분열이 각기 일어나기 때문에 담자균류의 성[性] 4종류라고 말하기도 한다. 핵융합이 이루어지는 곳을 ‘담자기 하낭[下囊]’, 감수 분열이 이루어지는 곳을 ‘담자기(담자)’라고 하며, 한편 담자기에서 주머니 모양을 한 팔이 생길 때는 그것을 ‘담자기 상낭[上囊]’이라고 한다. 담자기는 보통 자실체[子實體-sporophores-버섯]에서 하나의 층을 이루면서 많이 배열되어 있는데, 이 층을 ‘자실층’이라고 한다. 유성 생식과 생활사에서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의 변화를 볼 수 있는데, 담자균류는 담자기가 생기는 방식에따라 원생담자균강, 이형담자균강, 진정담자균강으로 나뉜다. 여기서 이형담자균강과 진정담자균강은 원생담자균강으로부터 병행적으로 진화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원생담자균강은 2차균사는 자실체를 만들지 않고, 휴면 포자(동포자)가 된다. 동포자는 그 속에서 2핵이 융합하는 담자기 하낭으로서, 나중에 동포자의 발아관으로 형성된 담자기 안에 담자 포자가 만들어진다. 이들은 주로 고등 식물에 일시적으로 또는 영구적으로 기생한다. 깜부기균, 녹병균 등이 있다. 이형담자균강은 자실체를 형성하여, 그 안에 4실 담자기를 만든다. 두꺼운 벽의 담자기 하낭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동포자에 해당한다. 이 종류에서는 자실체라는 균사 조직으로 보호되어 있기 때문에 동포자가 살포되지 않은 채 싹이 트게 되었고, 또한 담자기 하낭도 형성하지 않고 균사 끝에 직접 담자기를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되었다. 이 중에는 색은 나무 등에 한천질 자실체를 만드는 것도 많으며, 기생하는 것도 많다. 목이, 흰목이 등이 있다. 진정담자균강은 자실체와 자실층이 잘 발달되어 있다. 1실 담자기를 가지며, 그 끝에 있는 작은 자루에 담자 포자가 만들어진다. 이들 중에는 담자기 하낭을 가진 것도 있다. 떡병균, 사마귀버섯, 향버섯, 먼지버섯, 말벌버섯, 대구알버섯, 말뚝버섯, 뱀버섯, 송이버섯,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광대버섯, 조개껍질버섯, 싸리버섯, 그물버섯, 송이 등이 있다.(다음호에 계속)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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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