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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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가 겪고 있는 가치갈등 (價値葛藤)의 사례 (事例)
호박의 꽃가루받이
필자는 비탈진 앞뜨락에 호박을 재배하며 애호박 수확하는 재미를 본다. 호박꽃은 다 아는바와 같이 암꽃과 수꽃이 있어서 숫꽃의 꽃가루를 발라 주어야 열매가 맺히게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이 작업을 뒤영벌이라고 하는 호박벌이 해 주었는데 호주에는 이 벌이 없어서 호박꽃이 피면 아침 일찍 일일이 작업을 해주어야만 한다. 뒤영벌과 관련된 복잡한 생태시스템이 있다. 뒤영벌은 한국에서 “뒝벌”로 불렀는데 뒝벌은 뒤웅박에서 유래된 곳이라고 한다. 벌의 몸이 뚱뚱한데 날개는 상대적으로 짧아 마치 뒤운박에 날개를 단것 같아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뒤웅벌의 여왕벌리은 곷가루로 뭉 경단을 만들고 그 안에 일을 낳으면 애벌레가 자라면서 경단이 뒤운박처럼 생긴 방처럼 된다는 것이다. 이저개 뒤영벌은 뒤웅박과 인연이 있는 셈이다. 진뒤영벌 (Bombus agrorum)은 벌목 꿀벌과의 뒤영벌속에 속하는 벌이다. 애벌레 시기에 뒤영벌의 알과 꿀을 먹고 자라는 남가뢰의 숙주이다. 여왕벌, 일벌 등으로 계급이 구분되어 있다. 현재 한국의 농업계에서는 뒤영벌을 식물의 꽃가루를 옮기는 데 이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벌이 ‘곤충‘이 아니라 ‘어류‘인 이유는?
최근에 (8 June 2022) 생태와 관련된 기사가 있었다. 미국의 “뒤영벌”에 관련된 기사이고 한국의 사례는 20여년 전에 있었던 “꼬리치레도롱뇽” 사건이다. 이 두 가지 사례가 법원에서 동물을 피고로 해서 내린 판결이기에 관심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의 사례는 꽃가루 매개곤충인 뒤영벌의 경우이고 한국의 사례는 좀 오래전의 일이지만 유사한 가치판단의 종결이었기에 되짚어 보는 것이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법원은 뒤영벌을 어류로 간주할 수 있다는 이례적인 판결을 내린 일이 있었다. 모두가 한 치의 의심 없이 ‘곤충’이라 할 뒤영벌이 캘리포니아에서 물고기로 탈바꿈한 이유는 뭘까?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제3항소법원은 지난 6월 31일 (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멸종위기종법 (CESA)에 따라 뒤영벌을 ‘어류’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뒤영벌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판결이었다. 사건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후변화로 미국 전역에서 뒤영벌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야생동물보호협회, 식품안전센터 등 공익단체들은 캘리포니아주에 뒤영벌 4종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CESA에 따라 특정 개체가 멸종위기종 목록에 등재될 경우 공식적으로 보호를 받을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담당부서인 캘리포니아주 어류 및 야생동물부는 4종을 모두 후보종으로 지정했고, 이들을 목록에 추가할지 검토하면서 임시 보호 조치를 취했다. 이에 초조해진 농업 단체들이 반격에 나섰다. 바로 캘리포니아 아몬드 연합, 캘리포니아 농업국 연합 등이다. 이들은 뒤영벌이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게 되면 큰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몬드 농장주들은 뒤영벌의 수분 활동에 크게 의존하는데, 뒤영벌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될 경우 농부들은 뒤영벌 주변에서 작업하는 데 제한이 생기게 된다. 나무는 보호하지만 벌에겐 해로울 수 있는 살충제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캘리포니아의 연간 아몬드 수확량이 30억 파운드 (약 136만t)에 달할 정도로 큰 만큼 보호 조치로 인한 피해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농업 단체들은 1970년 캘리포니아 멸종위기종법 원문을 샅샅이 뒤졌다. 해당 법은 멸종 위기에 처한 “조류, 포유류, 어류, 양서류 또는 파충류”를 보호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곤충은 법의 보호 대상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멸종위기종법 (C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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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농부들은 뒤영벌이 CESA에 따라 보호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고, 지난 2020년 새크라멘토 고등법원은 농업 단체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어류 및 야생동물부는 이에 항소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어류’에 대한 법적 정의가 모호하다는 점을 파고든 거다. CESA에 따르면 ‘어류’는 “야생 물고기, 연체동물, 갑각류, 무척추동물, 양서류 또는 이들의 일부”를 뜻한다. 이렇듯 어류를 폭넓게 정의한 덕분에 지난 1980년에는 달팽이가, 1984년에는 새우와 가재가 어류로 분류되어 멸종위기종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판결에서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됐다. 월스트리트저널 (WSJ)에 따르면 항소법원은 육지나 바다 등 거주 환경과는 상관없이 그 어떤 무척추동물도 어류의 일종으로 주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판사 3명은 판결문을 통해 “육상 무척추동물인 뒤영벌이 ‘어류’에 속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됐었다”라면서 “어류는 일반적으로 물속에 사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법원은 입법부가 제공한 단어의 기술적 정의가 있다면 이를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맥상 해석이 아닌 법리적 해석에 따라 뒤영벌을 어류에 포함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뒤영벌의 보호를 요청한 단체 중 하나인 야생동물보호협회의 파멜라 플릭 캘리포니아주 대표는 “오늘은 캘리포니아 뒤영벌들에게 있어서 정말 멋진 날”이라며 항소법원의 판결을 반겼다고 한다. 그는 “오늘 결정은 CESA가 위험에 처한 모든 토착종에 적용되며, 캘리포니아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천성산 도롱뇽사건
2003년도에 미국의 칼리포니아 판결과는 대비되는 생태관련사건이 있었으며 대법원의 최종판결로 종결된바 있지만 그 내용은 전혀 달랐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인 대구~부산 구간 중 천성산 터널 구간에 대해 그 일대 12개 사찰의 승려들이 수행환경 저해 및 자연 파괴 문제가 제기되었다. 환경영향평가서에는 화엄늪과 무제치늪 등 보존가치가 높은 생태계에 대한 언급이 되어 있지 않아 부실 논란이 커졌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대로 2003년 5월부터 건교부와 시민단체들이 대안 노선 및 기존노선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했다. 지율스님의 100일 단식 이후 2005년 환경영향공동조사를 시작했으나 파행으로 끝났고, 2006년 대법원이 도롱뇽 소송을 기각하자 공사가 추진되어 2007년 터널 공사가 완료되었다.양산 천성산의 지율스님의문제기로 드러난 고속철 사업으로 인한 천성산 생태계 파괴 문제는 당시,형식적이고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던 환경영향평가 실태를 사회에 알려내는 계기가 되었다. 경남, 부산 지역 등 전국 환경단체는 꼬리치레도롱뇽 실태 및 천성산 생태계 조사, 파괴 현장 조사, 정책 대응, 지율 스님 단식 지원 등 일련의 활동에 참여했고, 2002년에는 범불교계가 나섰다. 이른바 도롱뇽 소송은 소송인단 16만명 을 모집하여 원고를 천성산의 도롱뇽으로 한 공사착공금지가처분 신청(도롱뇽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도롱뇽의 원고적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경남 영산시에는천성산이라는 명산이 있다. 두 개의 봉우리로 된 산 인데 922m의 주봉(主峯)과, 812m의 제2봉으로 되여있다. 천성산의798m에 형성되어 있는 산습지(山濕地), 화엄(華嚴)늪의 생태문제가 생긴 것이다. 늪의 크기는 길이 500m, 폭 150m로 특이한 생태환경으로 습지생물의 서식지이고 산란처이며 희귀한 식충식물도 발견된다.
꼬리치레도롱뇽
몸통보다 긴 꼬리를 흔들어 앞으로 나아간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양서류 도롱뇽과의 한 종이다. 1급수에만 사는 꼬리치레도롱뇽은 개체 수가 점점 줄고 있으며, 서울특별시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학명은 Onychodactylus fisheri Boulenger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자료집(Red List)에는 관심필요종(LC, Least Concern)으로 분류되어 있다..몸길이는 12∼18㎝이다. 꼬리 길이는 몸통 길이와 같거나 1.2배 정도 더 길다. 등면은 황갈색, 황적색 또는 암갈색이고 황색의 작은 반점이 산재한다. 배면은 회백색 또는 담적색으로 반투명하고 별다른 무늬가 나타나지 않는다. 두 눈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와 있다.앞발가락은 4개, 뒷발가락은 5개이며, 발가락 끝에 작고 날카로운 흑색의 발톱이 있다. 꼬리는 원통형인데 끝으로 갈수록 가늘고 납작해진다. 유생은 겉아가미로 호흡하며 성체로 탈바꿈한 뒤 피부로 호흡한다. 유생은 물속에서 2∼3년 동안 전체 길이 5∼6㎝까지 성장하며, 이후 성체로 탈바꿈한다.성체 암컷은 긴 타원형의 알주머니 1쌍 2개를 가지고 있는데, 11월부터 3월까지 산란한다. 알주머니는 대부분 돌, 바위 등에 단단하게 부착시킨다. 수온과 용존 산소량의 변화에 민감하며 한 곳에 알을 집단적으로 산란하기도 한다. 깊은 산간계곡의 바위 밑이나 낙엽 속에 숨어 산다.먹이 중 곤충류의 비율이 매우 높은데 물속에서는 수서곤충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월경부터 활동해 5∼7월 사이 계곡의 지하수면, 지하수가 흐르는 동굴 안에서 번식한다. 번식기 뒤에는 산림지대의 서식지로 이동한다. 주로 밤에 활동하며 육상에서는 지렁이, 거미류, 곤충류 등을 잡아먹는다[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 두가지 사건은 기후변화 한께 지 속적인 가치갈등의 본보기가 될 수 밖에없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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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3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민주화 실천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 (북랩)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