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해
지난 2022년은 임인년 (壬寅年)으로 무인 (戊寅) 생인 필자는 지난해 연초에 호랑이띠의 해의 행복감에 잠시 젖었던 일이 있었는데 어느덧 해가 바뀌고 토기띠의 해인 계묘 (癸卯)의 새해를 맞고 있다. 60갑자 (甲子)의 12지지 (地支)로 인간사 (人間事)를 재단 (裁斷)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나 한국을 비롯한 동양문화권에서 오랜 세월 애용돼 온 일이니 어쩌랴?
지난해 무인년 (壬寅年)을 검은 호랑이 해라고 했는데 금년은 검은 토끼해라고 한다. 믿든 안 믿든, 이러한 개념이 아직 한국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이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새로 시작된 해의 띠를 가진 유명인의 사주팔자는 어떠한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연례행사이니 말이다.
계묘년의 새해의 두 가지 소망이 있다. 그 첫 번째는 남북관계 개선의 희망의 메시지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은 휴전협정 이후부터 현재까지 3,000여 회 이상의 대남군사도발을 자행해 왔다. 북한의 대남군사도발은 북한의 대남정책 및 남북한관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만 해도 최근 12월 23일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40회에 걸쳐 65발의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이는 2019년 27발의 2배를 훨씬 넘는 역대 최다 기록이라고 한다. 새해가 됐다고 북한의 도발의 변화가 있을 조짐은 전혀 없다고 보여 지지만 양측이 이성은 찾아 서로 한발짝 물러서서 소통의 노력을 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과거의 호주교포들은 이보다 더한 남북관계의 엄혹 (嚴酷)기에도 양자의 손을 끌어 잡아당겨 협력 할 것을 종용 (從容)하였다. 왜냐하면 손해를 보는 평화 (平和)가 승리를 담보하는 전쟁 (戰爭)보다는 낫다는 명제 (命題)를 믿기 때문이다. 최고 지도자가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 부치는 것 만이 전쟁을 잠재울 수 있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한다, 이와 같은 발상이야 말로 위험천만한 사고이다.
두 번째의 소망 (素望)은 새해 계묘년에는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우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해에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있었고 내년에는 국회의원 등을 뽑는 총선이 있다. 국가의 살림꾼을 뽑는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일직부터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나라들은 민주주의의 장체성 (正體性)을 잘 발전시키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들도 많다.
한국의 민주주의도 고도의 발전을 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은 안정을 찾지 못하고 갈등과 분열로 혼란을 면치 못하고 있지 않은가? 특히 일부 정치꾼들 중에 극심하게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본다. 반상제도 (班常制度) 시대의 사고 속에 젖어서 국민을 아랫사람들처럼 대하는 듯한 언행을 서슴없이 해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아니꼬운 꼴을 못 보는 특성이 있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동학혁명, 3.1만세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촛불혁명 등 나라꼴이 말이 아닌 때에는 에누리 없이 들고 일어났지 않은가? 이는 다른 어느 민족들이 넘볼 수 없는 한국인들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예로부터 토끼는 지혜와 꾀가 뛰어난, 영리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별주부전에서도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자기 간을 뭍에 두고 왔다라고 기지를 발휘하기도 한다. 게다가 토끼는 새끼를 낳을 때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낳는 특징이 있어서 다산과 풍요, 번창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2023년은 어떤 어려움이 와도 지혜롭게 이겨내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3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민주화 실천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 (북랩)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