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진 박사의 특별기고
과도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사는 사람들
“미래와 과거를 반추하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자연스러운 것이나 인생을 성공적으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와 미래를 차단하고 현재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 기독교인 사역자가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을 했는데 결혼 후 아내에게 계속해서 불친절하게 대하고 짜증과 화를 많이 낸다고 합니다. 자신이 사역자인데 아내에게 그렇게 불친절하게 대하는 자신이 너무 싫고 괴로워서 상담사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그 분에게는 비밀이 있었습니다. 그 비밀은 자신이 결혼 전 약혼녀가 있던 상태에서 해외에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몇 번의 매춘 경험을 했던 것입니다. 이 사람에게 그 경험은 너무나 큰 죄책감으로 남아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고 아내에게도 그 사실을 이야기할 수가 없어서 마음으로 “나는 행복하게 살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며 결혼생활을 했던 것입니다. 마치 자신에게 벌을 주는 듯이 자신의 결혼 생활을 괴롭히고 그것이 죄없는 아내를 힘들게 하는 것으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전혀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방법으로 자책하는 방식으로 표현이 된 것입니다. 착하고 선한 아내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죄로 인해서 현재의 결혼 생활을 망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계 대전 이후에 그리고 베트남 전쟁 이후에 수많은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들은 전쟁에서 경험한 혹독한 트라우마에서 차단이 필요한 사람이었고 차단을 하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전쟁의 경험들과 기억들이 끊임없이 재생이 되어서 현재의 삶을 잘 살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일상의 삶은 전쟁의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 비하면 너무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져 오히려 현재를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원했던 전쟁이 종결되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전쟁의 총성과 두려움에 떠는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어떤 분은 살아오면서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사람이 죽고 다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불안 증세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바깥에 나갈 때마다 위험한 일이 생길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자꾸 당부를 하게 되고 아이들이 연락이 안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떻하지? 라고 하며 걱정을 하면서 초조해하기 시작합니다. 그 불안감이 모든 영역에 있어서 TV 뉴스에 살인, 사건을 보면,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까봐 두려워하게 되고 매사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재앙적 사고를 자꾸하게 되어서 점점 밖에도 나가지 못하게 됩니다. 가능한 사람들과의 약속도 최소화 하고 하루 하루를 걱정으로 보내게 됩니다.
위의 예들은,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서 또 미래에 대한 염려, 걱정으로 인해 현재의 삶을 잘 살아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런 사람은 과거와 미래를 차단하고 현재를 살아야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인데 실제 경험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쉽게 되어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트라우마의 정도의 깊이와 아픔에 따라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쉬울 수도 있고 아주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과거의 문제를 차단할 수 있을 까요?
여기에서 과거의 문제를 차단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과거의 상처와 관련된 생각이 나려고 하면 “내게 큰 상처 있었지, 그래서 또 이런 생각이 나는 구나, 그럴 수 있어! 그치만 나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질 않아. 그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겠어. 대신 좋았던 생각을 하자” 라고 생각을 전환시키는 것으로 생각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과거의 문제를 차단하는 것이 과거의 문제를 용서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차단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자주 생각이 나는데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분노가 올라오거나 큰 적대감이 느껴져서 힘들다고 한다면 그런 경우 부정적 생각을 그냥 무시하는 것이 과거의 문제를 차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처를 직시하고 인정한 후에 그 상처를 표현하고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 진정한 과거 문제의 차단으로 가게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첫 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사역자는 죄를 지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것이 현재를 살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과거의 문제를 차단하려면 자신에 대한 용서를 하나님으로 부터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과거를 차단하는 것이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인정하는 것과 관련된 것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와 아픔이 많았는데 그것을 ‘자기 방어’ 라고 하는 방어 막으로 씌워 놓을 경우 자신은 과거의 아픔이 없었다고 억압하거나 또는 문제를 축소해서 그 때는 누구나 다 그랬어 라고 말하며 자신의 상처는 아주 작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게 하면 현재를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도 해결되어지지 않은 상처가 무의식에 남아 있어 일상에서 툭툭 튀어나와 현재의 관계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께 상처를 받았던 사람이 비슷한 어른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쉽게 화가 나고 함부로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과거를 차단한다는 것이 ‘내가 차단해야 지!’ 라고 해서 쉽게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상처와 아픔을 인정하고 그것을 치료하는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크리스천의 경우, 기도를 통해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앙의 힘으로 과거의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고 내 자신도 용서받고 과거를 차단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지만, 오래된 상처와 아픔의 경우에는 재발되는 경우도 많기에 신앙의 힘과 더불어 전문 상담가의 도움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의 회복을 시도하는 것이 과거를 차단하고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과거를 차단하는 것처럼 쓸 떼 없이 두려움을 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차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직도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불안감으로 인해 오히려 미래에 대해서 잘 준비를 할 수가 없습니다. 걱정과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지금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구나. 파국적 생각을 하고 있구나” 라고 인식하며 그 생각이 어떤 생각까지 이어지는 지를 확인해 보고 자신의 생각을 코믹하게 바라 보며 웃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그런 나를 지켜 보며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미래가 아닌 오늘 뿐이다.” “ 걱정하는 일 중 99%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야” 라고 생각을 전환하며 나아가야합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걱정 대신에 오늘에 포커싱해서 살아가는 법을 하나씩 배워야 할 것 입니다. 오늘 하루라는 시간만 잘 살아내면 된다는 생각으로 내가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싶은 삶이 어떠한 지를 생각하며 그것을 위한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오늘은 내일이면 아름다운 과거가 될 것이고 그런 오늘을 보낸 사람은 내일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자신에게 질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어디에 살고 있지? 과거? 미래? 아니면 오늘? 상처로 인해 과거에만 묶여 살지 마시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을 너무 많이 희생하지 마시고 오늘에 집중한 삶을 삶으로 하루의 행복이 과거와 미래가 되는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미진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부학장, 호주한인 생명의 전화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