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진 박사의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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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을 비는 기도
금주자들 모임에서 공식적으로 ‘평온을 비는 기도’의 내용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 “하나님,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시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저에게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일어날 많은 것들에 대해서 파국적 사고를 함으로 그 불안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데 극단적인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을 종종 사고하면서 그것에 대한 해결책이 내게는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남편이 늦게 들어오는 경우 남편이 술을 많이 마셔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사고나 나는 상상을 한다 거나 술김에 도박을 한다 거나 하는 상상을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솔직히 아내로서는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에 위에 나오는 평온을 위한 노력을 위해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과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여서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남편이 늦게 귀가하는 것에 대해서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아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화를 해서 언제 오는 지를 확인한다 거나 또는 조심해서 안전하게 귀가를 하도록 당부를 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남편을 지켜주도록 하나님께 기도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아내가 남편의 늦은 귀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다음의 도박을 하면 어쩌지 또는 사고가 나면 어쩌지 하는 일은 아내가 바꿀 수 없는 일이기에 그 부분은 내가 바꿀 수 없는 일임을 받아들이고 믿음으로 안전할 것을 기대하며 소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감정은 에너지가 있다. 그래서 사람으로 하여금 행동을 취하게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작은 불안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자신에게 불안감을 주는 일들을 빨리 빨리 처리하기도 하고 불안감이 들면 그것을 짜증이나 화로 분출하기도 하고 불안감이 심해지면 극도 한 불안감으로 인해 과 각성 상태가 되어 잠을 자지 못하고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걱정과 불안의 대부분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고 그렇기에 걱정과 불안에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거나 잠을 자지 않거나 화를 내는 것과 같은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고 불안의 에너지를 앞에 나오는 것처럼 기도를 통한 믿음으로 바꾼다 거나 그 불안의 에너지를 나를 성장시키는 도구로 사용한다면 불안은 이빨을 내민 공룡처럼 거대하게 나를 삼키는 요인이 아니라 불안을 통해 나를 성찰하고 불안을 잘 이해함으로 성장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유노북스에서 나온 ‘불안과 잘 지내는 법’ 책에는 불안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강력한 자극이라고 보며 불안의 에너지를 건강한 것에 ‘포커싱(집중)’해서 잘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불안감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불안이라는 것 자체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다 빼앗기에 되는데 그렇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그 시간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있는 것에 포커싱(집중)을 해서 초점을 맞추다 보면 불안이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담자를 도우면서 내담자가 불안한 것에 너무 시간과 마음을 빼앗겨 버리는 것을 보고 불안이 왔을 때 포커싱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전략적인 대비를 했더니 한 주가 지난 다음 내담자는 불안을 상당히 많이 다스리고 평안을 되찾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방법은 수용 전념 치료에서 사용하는 법과 비슷하다. 불안이라고 하는 것을 없애려고 노력하기 보다 불안이 없을 때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 보고 지금 불안이 없는 때 하고 싶은 일, 그것에 초점을 맞추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불안이 어느새 나를 압도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주 전에 빈 집에서 남편과 하루를 머무는 경험을 했다. 밤이 되어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면서 불안이 다가왔다. 그리고 머릿속에 이상하게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막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남편은 벌써 잠이 들었는데 그런 느낌이 들자 갑자기 불안해졌다. 그 생각에 압도가 되면 안 될 것 같아 그 빈집을 축복하는 기도를 하고 그 날 낮에 있었던 좋은 기억들을 떠올려서 감사한 생각했더니 마음이 다시 평안해 졌고 금방 잠에 들 수 있었다. 이 경우에 ‘포커싱 기법’을 의도적으로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시각적인 나쁜 이미지를 일부러 없애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았던 기억에 집중하고 감사한 마음에 집중함으로 불안감이 사라진 것이다.
불안감이 몰려오면 그것을 특히 잘 견디지 못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은 좌절감에 약한 분들이다. 특히, 이런 분들 중에는 어린 시절에 부모님으로부터 마땅히 형성되었어야 하는 안전함, 중요 감, 가치감과 같은 필요들이 채워지지 않아서 너무 쉽게 자아감이 흔들리다 보니 불안감을 많이 경험하게 되고 그것이 관계에서 어려움을 가져오게 하거나 정서적인 장애로 이어지게 되기도 한다. 불안감을 느낄 때 배우자에게 짜증과 화를 쉽게 내기도 하고 그것이 관계를 어렵게 만들게 한다. 그리고 불안감 때문에 강박적으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분의 경우에는 불안한 내면의 자아를 인정해주고 격려해 주고 존중해주는 경험을 많이 하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기억의 새로운 조작을 통해 자신의 불안을 다루어 나가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불안해하는 내면의 자아가 필요로 하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그것을 내가 자기 공감으로 또는 자기 돌봄으로 양육해 주는 것을 통해 스스로 불안을 다스리고 이겨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건강한 자아상이 없는 경우 외부적 위안이나 돌봄이 일시적인 위로를 줄 수 있으나 진정으로 평안을 되찾고 불안을 극복하는 힘을 얻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가 나를 돌보는 법을 배워서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서 트라우마 치료와 자기 돌봄을 배워가는 것이 필요하다.
불안이 다가올 때 그것에 압도되지 말고 앞에 나온 포커싱 기법이나 또 트라우마 치료와 같은 것을 통해 자아를 튼튼하게 하는 것들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툴 박스에 넣어두어 불안할 때 사용해 보자. 어느 때보다 불안함이 많은 시대에 사는 우리는 불안과 친구가 되어가는 지도 모르겠다. 그 불안의 친구를 좋은 에너지로 활용해서 더 성장하고 나를 알아가는 축복의 통로 그리고 나의 가치를 실현하는 도구로 사용하여 불안한 이 시대를 잘 살아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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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진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부학장, 호주한인 생명의 전화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