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가우디 공간의 환상
안토니 가우디 / 다빈치 / 2001.11.30

가우디는 평생 단 한 차례의 강연도 하지 않았고 단 한 권의 책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에 실려 있는 가우디의 글은 청년시절에 쓴 논문초고와 만년에 그를 방문했던 이들에게 남긴 말들을 모으고 정리한 것이다.
만년의 어록 (語錄)은 방문객들이 기록한 것이고 자필원고는 가우디 자신의 건축관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가우디의 육성이 담긴 글과 더불어 그의 건축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141개에 이르는 컬러 도상을 함께 실었다.
또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우디 생애와 작품을 설명하는 글도 수록했다.
○ 목차
I. 지중해의 열정
II. 가우디 건축의 미학
III. 모범적인 생애 작품연보

○ 저자소개 : 안토니 가우디 (Antoni Placid Gaudí i Cornet, 1852 ~ 1926)
본명은 안토니 가우디 이 코르넷 (Antoni Gaud i Cornet, 1852 ∼ 1926). 정열의 나라 스페인이 낳은 20세기 최고의 건축가 가우디는, 카탈루냐 지방의 레우스에서 태어나 ‘예술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했다. 밀가루 반죽으로 빚어 놓은 듯 구불구불한 6층 아파트 ‘카사 밀라’, 기묘하고 아름다운 창문장식이 보는 이를 매혹시키는 ‘카사 바트료’, 환상적인 돌조각과 타일장식이 공원 전체를 구불구불 덮고 있는 ‘구엘 공원’ 등의 걸작을 남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남긴 대표작은 신이 머물 지상의 유일한 공간이라 말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 [聖]가족) 교회’이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네 개의 탑과 생동감 넘치는 우아한 조각으로 장식된 이 교회는 착공한 지 115년이 지났고 완성되려면 앞으로도 200년이 더 걸린다고 한다. 가우디는 일찍이 바그너가 주창했던 종합예술론과 ‘자연에는 직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괴테의 자연론에 영향을 받아, 스페인 고유의 고딕 양식과 이슬람 양식 (무데하르, Mudejar) 양식을 재창조하여 대담하고 환상적인 건축양식을 완성했다. 피카소, 미로, 카잘스 등 동시대의 위대한 예술가들도 바르셀로나 곳곳에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가우디는 건축을, 자연의 여러 가지 형상을 기초로 하여 구조·형태·기능·상징의 종합으로서 제시한 위대한 건축가였다.
– 역자 : 이종석
1969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남.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예총 서귀포 지부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옮긴 책으로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역사기행』등이 있다.중이며 예총 서구포 지부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옮긴 책으로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역사기행』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지식은 여러 사물로 가득 찬 바구니이다. 사물이 아무리 많더라도 그것을 다루기는 쉽지 않다. 예술은 바구니에 손잡이를 붙여 최초의 행위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지식에서 끄집어낸다. — p.47
전원건축은 그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어야 한다. 농민들이 농사일을 하는 사이에 자연의 재료들을 사용해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들장미처럼 간소하면서 보기 좋고 아름다운 울타리 재료는 없다. 울타리 자체가 꽃이 피고 낙엽이 지면서 계속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p.83
예술은 아름다움이고 아름다움은 진실의 광채이다. 진실이 없으면 예술은 있을 수 없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본질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름다움은 생명이며 생명의 움직임으로 인간은 존재한다. 골격은 근육을 이용하여 우리 몸을 움직이는 지렛대이다. 예술적 표현은 골격에 해당한다. 그 밖의 것은 겉옷에 불과하다. — p.35
나에게 점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슬프게도 내 손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를 완성시키지 못할 것이다. 내 뒤를 이어서 완성시킬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교회는 장엄한 건축물로 탄생하리라. 타라고나 대성당의 예에서 보았듯이 처음 시작한 사람이 마지막 완성까지 보았다면 그 만큼의 웅장함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대와 함께 유능한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남기고 사라져 갔다. 그렇게 해서 아름다움은 빛을 발한다. — p.15
그림은 색채, 조각은 형태로써 사람과 사물 등의 유기체를 표현한다. 외면적인 것을 통해서 그 내면을 표현한다. 그리고 건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유기체를 창조한다. 그래서 자연의 모든 법칙과 조화의 법칙을 가져야 한다. 이 법칙을 따르지 않는 건축가는 예술작품 대신 졸작을 남기게 된다. — p.77
교회는 신이 머무는 곳으로 기도하는 장소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교회는 신의 집으로 기도와 명상을 위해 짓고 있다. 인간을 종교적 감정의 표현과 연결시킬 수 있는 모체로서 이 교회는 종교를 올바르게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다. — p.13
건축가는 장식가처럼 막연하게 말하지 않는다. 건축가는 구체적으로 말을 해야 한다. 건축가의 언어는 기하학이다. 각각의 기능에 맞는 형태를 발견하는 일은 건축가에게 어울리는 작업이다. — p.91
가족에 대한 헤아릴 수 없는 추억, 지나온 역사, 땅이 전하는 바, 시인의 섬세한 상념, 어머니의 품과 같은 자연풍광 등이 장관을 이루면서 자자손손 전해진다… 우리들이 상상하는 집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그 위생적인 환경을 갖추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예술적 환경을 통해 사람들이 좋은 품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곳에서 태어나는 어린이들을 진정한 구가舊家의 어린이로 만드는 것이다. — p.65

○ 출판사 서평
바르셀로나는, 한국내에서는 1992년의 세계올림픽으로 이름이 알려졌고, 스페인 내란 당시에 인민전선 정부의 거점이 되었던 스페인 제1의 도시. 예술사에서는 피카소와 미로, 카잘스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세계의 관광객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으로 남는 것은,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들이라고 한다.
이 책의 표지에도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가족) 교회’. 사진으로만 보아도, 어떻게 이런 건물을 상상했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건축물이다. 흘러 내릴 듯한, 살아 움직일 듯한. 그 앞에 서면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그 장엄함에 마음이 흔들릴 것 같다. 가우디는 서른 한 살인 1883년부터 1926년 사망할 때까지 이 건축에 매달렸고, 전에는 반교권주의자였으나 독실한 카톨릭신자가 되었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와 2부는 가우디의 자필 원고와 그가 남긴 말들로 엮은 것. 그가 생전에 강연을 하거나 책을 쓴 적은 없다. 자필 원고로는 ‘대를 이어 사는 집’과 ‘레우스 박물관 초고’가 이 책에 실렸고, 남긴 말들은 그의 아틀리에를 방문했던 건축가와 건축학교 학생들에게 했던 것으로 방문객들이 기록해 남긴 것이다. 3부는 가우디 연구가인 호안 바세고다 노넬의 연구를 참고로 옮긴이가 정리한 가우디의 ‘모범적인’ 생애이다. 가난한 구리 세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바르셀로나 시립 건축학교를 최하위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놀라운 상상력, 인문학과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로 위대한 건축물들을 창조해낸 가우디의 생애와 작품들을 시간순으로 서술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글보다는 141개의 컬러 도판들이다. 가우디의 작품들을 구석구석,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당장에라도 바르셀로나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사진들을 보노라면, ‘시대와 함께 유능한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남기고 사라져 갔다. 그렇게 해서 아름다움은 빛을 발한다’는 가우디의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 추천평
각 작품마다 신에 대한 외경이 느껴진다. – 김수환 (추기경)
가우디는 우리에게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얼마나 많을 것을 얻을 수 있는지, 하늘로부터 우리가 받은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아름다운 형태와 공간으로 우리에게 보내준, 신과 인간 사이에 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김석철 (건축가, <20세기 건축산책>에서)
그의 건축물은 식물이다. 아니다, 어느 땐 동물이다. 살아 있다. 숨을 쉬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건축이 개인주의적이며, 몸부림치는 움직임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동화가 현실을 구축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어떻게 건축이 이렇게 살아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단 말인가. – 김혜순 (시인, <들끓는 사랑, 세계문화예술기행 3 스페인>에서)
○ 독자의 평
책의 1부와 2부는 그의 자필 원고와 남긴 말들을 중심으로, 3부는 생애의 대략적인 역사 정리가 나타나있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이 낳은 20C 최고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는, 카탈루냐 지방의 레우스에서 태어나 ‘예술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했다.
그는 신이 머물 지상의 유일한 공간, 사그라다 파밀리아 라는 성당을 세우느라 모든 일생을 바쳤다. 가우디는 1883년부터 40년 이상을 이 교회의 건설을 책임졌으며, 말년의 15년간은 여기에만 매진했다.
1935년 스페인 내전으로 건축이 중단되었다가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에 다시 재개되었다.
1926년 가우디가 죽은 후 미완성 건물 일부와 성당 모형이 스페인 내전 와중에 부서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적은 예산으로 공사를 시작했으며 완공하기까지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건축물에 경외감을 나타내고 싶어 했었다. 그 때문에 빛의 명암, 요철의 모티브, 비장미를 나타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하려 하였다. 그리고 건물 자체가 희생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 했다. 아치를 파괴하고 열주를 쓰러뜨리더라도 희생의 피 흘림을 상기시킬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가 자신이 건설한 모든 건물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책을 읽는 행위만 했을 뿐인데도 상당히 전달이 되었다.
그는 빛은 모든 장식의 기초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독일의 음악가 바그너가 주창했던 종합예술론과, 괴테의 자연론에서 영향을 받았다. 가우디는 건축을 자연의 여러 가지 형상을 기초로 하여 구조, 형태, 기능, 상징의 종합으로서 제시한 건축가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