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개인적인 체험
오에 겐자부로 / 을유문화사 / 2009.7.25
“『개인적인 체험』은 우리 시대의 거의 완벽한 소설이다.” – 「뉴욕 타임스」
-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대표작
중중 장애아를 둔 아버지가 내적 변화, 성장을 통해서 비극을 극복하고 공생과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 27세의 학원 강사 버드는 결혼한 후 아기가 생기지만 아프리카로의 모험 여행을 꿈꾸는 부동 (浮動)하는 젊음이다.
태어난 아기가 뇌 손상을 가진 장애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일체의 행동의 자유를 빼앗긴 현실에 절망하고, 아기에 대한 책임감에서 벗어나려 술과 옛 여자친구 히미코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개인적인 체험』은 지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의 죽음을 원하는 청년의 영혼 편력, 절망과 일탈의 나날을 그리고 있다.
출구 없는 현실에 놓인 현대인에게 재생의 희망은 있는지 물음을 던지는 오에 겐자부로의 수작 (秀作)이다.
이 작품은 오에의 인생과 작품 세계에 전환점이 되었으며 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 목차
개인적인 체험
‘일찍이 맛본 적이 없는 끔찍한 공포감이 버드를 사로잡았다.’
주
해설: 오에 겐자부로, 세상의 모든 폭력에 맞서다
판본 소개
오에 겐자부로 연보
○ 저자소개 : 오에 겐자부로 (Kenzaburo Oe, おおえ けんざぶろう, 大江 健三郞)
일본 소설가.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 1935년 일본 에히메현의 유서 깊은 무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1954년 도쿄대학 불문과에 입학했고, 논문 「사르트르 소설의 이미지에 관하여」로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발표한 단편소설 「기묘한 아르바이트」(1957)가 [마이니치신문]에 언급되면서 주목받고 평론가들의 좋은 평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다.
이듬해에 단편 「사육」으로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최연소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등단 초기에는 전후 일본의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청년들의 방황과 좌절을 그려냈고 60년대에는 미일안보조약 재개정 반대 시위와 학생운동 등 민주주의로 향하는 진보적인 흐름을 작품 속에 그려냈다.
훗날 노벨문학상 수상식에서 대표작으로 언급된 『만엔 원년의 풋볼』(1967)에서는 이러한 주제를 100년 전의 농민 봉기와 연결하기도 했고, 『홍수는 나의 영혼에 이르러』(1973)에서는 일본의 급진 좌파가 몰락하게 되는 ‘아사마 산장 사건’을 다루었다.
1960년 평생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사회파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의 여동생 이타미 유카리와 결혼했다.
1963년 장남 오에 히카리가 뇌 이상으로 지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를 계기로 『개인적인 체험』, 『허공의 괴물 아구이』, 『핀치러너 조서』 등 지적 장애아와 아버지와의 관계를 모색하는 여러 작품을 집필했다.
폭력 앞에 놓인 인간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국경을 넘어 사회적인 약자,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작품 속에 그려 냈다. 대표작인 『개인적인 체험』(1964)은 실제 오에 히카리가 태어났을 때의 상황을 기반으로 해서 쓴 소설이다.
이후 소설뿐만 아니라 르포르타주인 『히로시마 노트』, 『오키나와 노트』 등을 발표하면서 전후 일본 민주주의의 주요 과제들을 주목했다.
199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가와바타 야스나리 이후 일본의 두 번째 수상자가 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작가 스스로 마지막 소설 3부작이라고 명한 『체인지링』, 『우울한 얼굴의 아이』, 『책이여 안녕!』을 발표했고 근래까지 장편소설 『익사』(2009), 단편집 『오에 겐자부로 자선 단편』(2014) 등을 발표하면서 현역 작가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역자 : 서은혜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도리츠대학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공부하였다.
현재 전주대학교 언어문화학부 교수다.
옮긴 책으로 『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회복하는 인간』, 『오에 겐자부로론』, 『사죄와 망언 사이에서』, 『선생님의 가방』, 오에 겐자부로의 3부작 『체인지링』, 『우울한 얼굴의 아이』, 『책이여, 안녕!』과 『세키가하라 전투』, 『신들의 마을』, 『이상한 소리』, 『라쇼몬』, 『시의 힘』, 『게 가공선』, 『이 몸은 고양이야』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P. 48
느닷없이 버드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폴리네르처럼 머리에 붕대를 감고, 라는 이미지가 버드의 감정을 단번에 단순화하여 방향을 지워 준 것이다. 버드는 센티멘털로 질척질척해진 자신이 허용되고 정당화되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눈물에서 단맛조차 발견했다. 내 아들은 아폴리네르처럼 머리에 붕대를 감고 찾아왔다. 내가 모르는 어둡고 고독한 전장에서 부상당하여. 나는 아들을 전사자처럼 매장해야만 한다. 버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버드가 처음으로 산 실용적인 아프리카 지도였다. 하지만 내가 실제로 아프리카 땅을 밟아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아프리카의 하늘을 올려다볼 날이 찾아와 줄까? 하고 버드는 불안한 마음으로 생각했다. 오히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리카로 출발할 가능성을 결정적으로 잃어 가고 있는 것이나 아닐까? 요컨대 나는 지금 자신의 청춘에서 유일하며 마지막인 눈부신 긴장으로 충만한 기회에 속절없이 작별을 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고 한들, 이제 그것을 면할 길은 없는 것이다. -10쪽
버드는 고개를 돌리고 주저앉아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사라져가는 시가지를 바라보았다. 사이렌에 놀란 통행인들은 버드가 등 뒤에 두고 온 임산부의 무리와 마찬가지로 호기심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대를 드러내며 구급차를 지켜보았다. 그들에게는 필름이 갑자기 정지한 화면과도 같은 부자연스런 동작 정지라는 인상이 있다. 그들은 지금 평범한 일상생활의 극히 미세한 금을 들여다본 참이다. 그들은 순진한 경건함을 또한 표현하고 있다. 내 아들은 전장에서 부상당한 아폴리네르처럼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다고 버드는 생각했다. 내가 모르는 어둡고 고독한 정장에서 내 아들은 머리를 다친 것이다. 그리고 아폴리네르처럼 붕대를 감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48쪽
느닷없이 버드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폴리네르처럼 머리에 붕대를 감고, 라는 이미지가 버드의 감정을 단번에 단순화하여 방향을 지워준 것이다. 버드는 센티멘털로 질척질척해진 자신이 허용되고 정당화되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눈물에서 단맛조차 발견했다. 내 아들은 아폴리네르처럼 머리에 붕대를 감고 찾아왔다. 내가 모르는 어둡고 고독한 전장에서 부상당하여. 나는 아들을 전사자처럼 매장해야만 한다. 버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48쪽
버드는 머리가 둘 달린 것처럼 보이는 자기 아이와 언젠가 보았던 방사능 장애로 인한 장애아의 사진을 비교해 보려 했다. 하지만 버드에게 있어 아이의 이상(異常)은 그것을 둘러싸고 타인과 이야기를 하긴커녕 혼자서 다시 생각해 보려하는 것만으로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뜨거운 수치의 감정이 목구멍까지 치올라오는 버드만의 고유한 불행이었다. 그것은 지구상의 모든 타인들과 공통의, 인류 모두에게 걸려 있는 문제는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73쪽
버드는 여자 친구에게 자신이 뻔뻔스런 젊은 제비같이 엉기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히미코의 남자 친구들은 대개들 그녀에 대해 이렇게 구는 것이다. 히미코와 결혼했던 남자는 버드를 위시한 다른 어떤 남자들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남동생 같은 태도로 그녀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목을 매어버린 것이다. -73쪽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 버드. 우리에겐 우선 이 현실 세계가 하나 있는 거지” 하고 히미코는 이야기를 시작했고, 버드는 새로 따른 위스키 잔을 아이의 장난감처럼 소중하게 손바닥에 올려놓고 듣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나 자기나 완전히 이질적인 존재로서 포함되어 있는, 이곳과는 별개의 수많은 다른 우주가 있는 거야, 버드. 우리는 과거의 여러 시간 속에서 자신이 사느냐 죽느냐가 피프티-피프티(fifty-fifty)였던 기억을 갖고 있지. 예컨대, 나는 어릴 때 발진티푸스로 거의 죽었었어. 난 자신이 죽음을 향해 떨어지느냐 아니면 회복으로 가는 비탈을 올라가느냐 하는 인터체인지에 섰던 순간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걸. 그리고 지금 목하 너와 마찬가지로 이 우주에 있는 나는 되살아날 방향을 선택한 거야. 그런데 그 순간에 또 하나의 내가 죽음을 골랐어. 그리고 빨간 발진투성이인 나의 어린 주검 주변에는 죽어 버린 나에 관해 약간의 추억을 지닌 사람들의 우주가 진행하기 시작한 거야.”-80쪽
“있잖아 버드,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인간은 그가 죽어버려서 그와는 관계가 없어진 우주와 그가 여전히 살아 나가면서 관계를 이어가는 우주라는 두 개의 우주를 앞에 두게 되는 거야. 그리고 옷을 벗어 버리듯이 그는 자신이 죽은 자로서밖에 존재하지 않는 우주를 뒤에 버려두고 그가 계속 살아가는 쪽 우주로 찾아오는 거지. 그래서 한 사람의 인간을 둘러싸고 마치 나무줄기에서 가지와 잎이 갈라지듯이 갖가지 우주가 튀어 나오게 되는 거고. 내 남편이 자살했을 때도 그와 같은 우주의 세포 분열이 있었던 거야. 여기 있는 나는 남편이 죽어버린 쪽 우주에 남았지만, 남편이 자살하지 않고 살아가는 건너편 우주엔 또 하나의 내가 그와 함께 살고 있는 거지. 한 인간이 요절하면서 뒤에 남겨 두는 우주와 그가 죽음을 면해 살아가고 있는 우주라는 형태로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끊임없이 증식해 가는 거야. 내가 다원적인 우주라고 부르는 것은 그런 의미지.”-80~1쪽
“서둘 건 없어” 하고 히미코가 달랬다.
“그럼, 서둘 거야 없지, 나는 꽤나 오랫동안 참으로 서둘러야만 할 일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아. 어린아이 땐 항상 서둘고 있었는데. 그건 왜 그랬을까?”
“금세 아이가 아니게 되어 버리니까 그런 거겠지?”
“정말 나는 금세 아이가 아니게 되었어. 그리고 지금은 아버지 나이지. 하지만 아버지로서의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니까 제대로 된 아이를 만나지 못한 거야. 내가 규격에 맞는 아이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 것은 언젤까? 나는 자신이 없어” 하고 버드는 감상적으로 말했다.
“그런 건 누구도 자신할 수 없어, 버드. 다음 번 아이가 튼튼한 아이일 때, 자기 역시 제대로 된 아버지였다는 것을 확실할 수 있는 거지, 그리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자신을 갖는 거야.”-92~3쪽
아아, 나는 어쩌면 좋을까, 하고 버드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나의 일상생활은 언제나 이런 최악의 함정이 입을 벌리고 내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설상가상으로 아프리카에서 내가 만났을 모험적인 생활의 위기와 달라 나는 이 함정에 빠진다 해도 기절조차 못하고 사고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언제까지나 멍하니 함정의 벽을 바라보고 있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야말로 전보를 치고 싶어, AM RATHER IN TROUBLE, 하지만 누구에게? -115쪽
“사모님께는 신생아의 뇌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내장이 좋지 않다고 해 두었습니다. 뭐, 뇌도 내장임에는 분명하니까 거짓말은 아니지. 완전히 거짓말로 급한 불을 끄려다가는 그 거짓말이 탄로 났을 때 또 다른 거짓말을 해야 하니까!”
“네” 하고 버드는 말했다.
“자, 그럼.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버드와 의안을 한 의사는 예의 바르게 머리를 숙이고 서로를 외면한 채 스쳐 지나갔다. 그건 다행이네요! 하고 버드는 의사의 인사를 되새김질했다. 수술이 가능해지기 전에 쇠약해져서 죽는다. 다시 말하자면 수술 후의 식물인간 아기를 끌어안을 일도 없고, 또 자기 손을 더럽혀 갓난이를 죽일 것도 없고, 그저 아기가 근대적인 병실에서 청결하게 쇠약사하는 것을 기다린다. 더구나 그동안 아기를 잊어버리고 있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그것이 버드가 할 일이다. 그건 다행이네요! 깊고 어두운 수치심의 감각이 되살아나서 그에게 온몸이 굳어지는 듯한 기분을 맛보게 했다. -157쪽
“분명히 이건 나 개인에게 한정된, 완전히 개인적인 체험이야” 하고 버드가 말했다.
“개인적인 체험 중에도 혼자서 그 체험의 동굴을 자꾸 나아가다 보면, 마침내 인간 일반에 관련된 진실의 전망이 열리는 샛길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체험이 있지? 그런 경우, 어쨌든 고통스런 개인에게는 고통 뒤의 열매가 주어지는 것이고. 흑암의 동굴에서 괴로운 경험을 했지만 땅 위로 나올 수가 있음과 동시에 금화 주머니를 손에 넣었던 톰 소여처럼! 그런데 지금 내가 개인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고역이란 놈은 다른 어떤 인간 세계로부터도 고립되어 있는 자기 혼자만의 수혈을 ㅈ러망적으로 깊숙이 파들어 가는 것에 불과해. 같은 암흑 속 동굴에서 고통스레 땀을 흘리지만 나의 체험으로부터는 인간적인 의미는 단 한 조각도 만들어지지 않지. 불모의, 수치스러울 따름인 지긋지긋한 웅덩이 파기야. 나의 톰 소여는 끝없이 깊은 수혈 밑바닥에서 미쳐 버릴지도 몰라.”-204쪽
“어째서 수술을 하지 않고 쇠약사하기를 기다리는 거지?” 하고 델체프 씨가 미소를 거두더니 용맹해 보일 정도로 남자답고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 아이가 수술을 받아 정상적으로 자랄 가능성은 백분의 일도 안 돼요” 하고 버드는 당황하며 말했다.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 있는 말이지만, 아이에 대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찾아오는 아기를 받아들이는 것뿐이랍니다. 자네는 아기를 맞아주는 대신 그를 거부하고 있는 건가요? 아버지라고 해서 타인의 생명을 거부하는 에고이즘이 허용되는 걸까?”-218쪽
타인들의 공통된 세계에서 인간 일반을 위한 오직 하나의 시간이 진행되고, 온 세상 인간이 한 가지로 겪게 될 나쁜 운명이 형성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버드는 그의 개인적인 운명을 지배하고 있는 아기 괴물의 요람에만 매달려 있다. -252쪽
나는 스무 살이 아냐. 내가 지금 잃지 않고 소유하고 있는 스무 살 때와 같은 거라고는 버드라는 어린애 같은 별명뿐이지. -269쪽
나는 아기 괴물에게서 수치스런 짓들을 무수히 거듭하여 도망치면서 도대체 무엇을 지키려 했던 것일까? 대체 어떤 나 자신을 지켜 내겠다고 시도한 것일까? 하고 버드는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기가 막혔다. 답은 제로였다. -269~270쪽
“자넨 이번 불행과 정면으로 맞서 잘 싸웠군 그래” 하고 교수가 말했다.
“아뇨, 저는 여러 번 도망치려 했었어요. 거의 도망쳐 버릴 뻔했었죠” 하고 버드는 말했다. 그러고는 자기도 모르게 원망스러움을 억누르는 듯한 음성이 되어 “하지만 이 현실의 삶을 살아낸다고 하는 것은 결국…
히미코는 쏟아지는 햇빛에 놀라 마치 암탉처럼 허둥지둥 반쯤 열린 문 뒤로 물러섰다. 지금 히미코는 이미 젊은 아가씨의 무방비한 아름다움을 잃어버렸고 더구나 다음 연령의 충실감을 획득하기엔 이르지 못한, 어정쩡하기 이를 데 없는 빈약한 상태였다. -70쪽
버드에게 있어 아이의 이상은 그것을 둘러싸고 타인과 이야기를 하긴커녕 혼자서 다시 생각해보려하는 것만으로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뜨거운 수치의 감정이 목구멍까지 치올라오는 버드만의 고유한 불행이었다. 그것은 지구상의 모든 타인들과 공통의, 인류 모두에게 걸려 있는 문제는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73쪽
나는 무서운 일을 만날 때마다, 만약 거꾸로 내가 누군가 다른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 쪽이라면 훨씬 더 무서울 거라고 생각하면서 심리적인 보상을 받아. 넌 자신이 받았던 가장 무서운 감정과 비슷한 정도의 공포를 타인의 머리에 심어 놓은 적이 있을 것 같아? -79쪽
개인적인 체험 중에서도 혼자서 그 체험의 동굴을 자꾸 나아가다 보면 마침내 인간 일반에 관련된 진실의 전망이 열리는 샛길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체험이 있지? 그런 경우, 어쨌든 고통스러운 개인에게는 고통 뒤의 열매가 주어지는 것이고. (중략) 그런데 지금 내가 개인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고역이란 놈은 다른 어떤 인간 세계로부터도 고립되어 있는 자기 혼자만의 수혈을 절망적으로 깊숙이 파들어가는 것에 불과해. 같은 암흑 속 동굴에서 고통스레 땀을 흘리지만 나의 체험으로부터는 인간적인 의미의 단 한 조각도 만들어지지 않지. 불모의, 수치스러울 따름인 지긋지긋한 웅덩이 파기야. -204쪽
아기를 둘러싼 가정사는 어떤 국제 문제보다도 구제적이고 무검고 절실하게 버드의 목덜미를 틀어쥐고 있었다. 버드는 델체프씨가 그의 신변에 숨기고 있을 온갖 함정들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웠다. 아기 사건 발단 이후 처음으로 버드는 자신이 남들에 비해 확실히 폭넓게 소유하고 있는 일상생활의 여유를 깨닫고 비틀린 우스꽝스러움을 느꼈다. -211쪽
“당신 여자 친구는 영어를 못 하죠?”
“우린 언제나 말 없이 이해합니다”-217쪽
버드는 너무나 격렬하게 깊은 곳에서 그 제안에 동요되었기 때문에 한심하게도 당황하며 “그건 안 되죠, 그건 안 돼요” 하고 부질 없는 한숨과 함께 말했다. “어째서?” 하고 대들 듯이 히미코가 물었다.
“아기의 쇠약사를 야프리카에서 자연스레 잊어버린다. 라는 건 지나치게 그럴듯한 이야기니까! 난 그런 짓은 못해!”-223쪽
만일 히미코의 시아버지가 나에게, 자살한 남편의 환영으로부터 히미코를 구해 낸다고 하는 도덕적인 목적으로 아프리카 여행을 받아들여주지 않겠어요? 하고 말을 꺼냈더라면 나는 펄펄 끓는 물을 부은 고형 수프처럼 녹아버릴 거야. 그리고 나는 이 달콤하고 맛있는 기만의 여행에 서둘러 자신을 풀어노흘 것이다. 버드는 시아버지의 그 말을 두려워하며 동시에 열망하고 있는, 뻔뻔스럽고 욕심 많은 자신을 어두운 구덩이에라도 숨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223쪽
나는 아기 괴물에게서 수치스런 짓들을 무수히 거듭하여 도망치면서 도대체 무엇을 지키려 했던 것일까? 대체 어떤 나 자신을 지켜내갰다고 시도한 것일까? 하고 버드는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기가 막혔다. 답은 제로였다. -269쪽
“이 현실의 삶을 살아낸다고 하는 것은 결국 정통적으로 살도록 강요당하는 것인 모양이네요. 기만의 올무에 걸려 버릴 작정을 하고 있는데도 어느 샌가 그것을 거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리는 그런 식으로요.”
“그렇지 하지 않고 현실의 삶을 살 수도 있다네, 버드. 기만에서 기만으로 개구리 뜀 뛰듯이 죽을 때까지 가는 인간도 있지”-274쪽
˝분명히 이건 나 개인에게 한정된, 완전히 개인적인 체험이아하고 버드가 말했다.
˝개인적인 체험 중에도 혼자서 그 체험의 동굴을 자꾸 나아가다 보면, 마침내 인간 일반에 관련된 진실의 전망이 열리는 새기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체험이 있지? 그런 경우, 어쨌든 고통스런개인에게는 고통 뒤의 열매가 주어지는 것이고, 흑암의 동굴에서괴로운 경험을 했지만 땅 위로 나올 수가 있음과 동시에 금화 주머니를 손에 넣었던 톰 소여처럼! 그런데 지금 내가 개인적으로체험하고 있는 고역이란 놈은 다른 어떤 인간 세계로부터도 고립되어 있는 자기 혼자만의 수혈(수穴)을 절망적으로 깊숙이 파들어 가는 것에 불과해. 같은 암흑 속 동굴에서 고통스레 땀을 흘리 지만 나의 체험으로부터는 인간적인 의미의 단 한 조각도 만들어 지지 않지. 불모의, 수치스러울 따름인 지긋지긋한 웅덩이 파기야. 나의 톰 소여는 끝없이 깊은 수혈 밑바닥에서 미쳐 버릴지도몰라.˝
˝내 경험으로는 인간에 관한 한 완전히 불모인 고통이라는 건없는 것 같아, 버드˝
개인적인 체험 중에도 혼자서 그 체험의 동굴을 자꾸 나아가다 보면, 마침내 인간 일반에 관련된 진실의 전망이 열리는 샛길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체험이 있지? 그런 경우, 어쨌든 고통스런개인에게는 고통 뒤의 열매가 주어지는 것이고, 흑암의 동굴에서괴로운 경험을 했지만 땅 위로 나올 수가 있음과 동시에 금화 주머니를 손에 넣었던 톰 소여처럼! 그런데 지금 내가 개인적으로체험하고 있는 고역이란 놈은 다른 어떤 인간 세계로부터도 고립되어 있는 자기 혼자만의 수혈(竪穴)을 절망적으로 깊숙이 파들어 가는 것에 불과해. 같은 암흑 속 동굴에서 고통스레 땀을 흘리지만 나의 체험으로부터는 인간적인 의미의 단 한 조각도 만들어 지지 않지. 불모의, 수치스러울 따름인 지긋지긋한 웅덩이 파기 야. 나의 톰 소여는 끝없이 깊은 수혈 밑바닥에서 미쳐 버릴지도몰라.˝
˝아뇨, 저는 여러 번 도망치려 했었어요, 거의 도망쳐 버릴 뻔했었죠˝ 하고 버드는 말했다. 그러고는 자기도 모르게 원망스러움을 억누르는 듯한 음성이 되어 ˝하지만 이 현실의 삶을 살아 낸다고 하는 것은 결국 정통적으로 살도록 강요당하는 것인 모양이네요. 기만의 올무에 걸려 버릴 작정을 하고 있는데도 어느 샌가 그것을 거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그런 식으로요.
P. 204
˝개인적인 체험 중에도 혼자서 그 체험의 동굴을 자꾸 나아가다 보면, 마침내 인간 일반에 관련된 진실의 전망이 열리는 샛길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체험이 있지? 그런 경우, 어쨌든 고통스런개인에게는 고통 뒤의 열매가 주어지는 것이고, 흑암의 동굴에서괴로운 경험을 했지만 땅 위로 나올 수가 있음과 동시에 금화 주머니를 손에 넣었던 톰 소여처럼!
그런데 지금 내가 개인적으로체험하고 있는 고역이란 놈은 다른 어떤 인간 세계로부터도 고립되어 있는 자기 혼자만의 수혈(竪穴)을 절망적으로 깊숙이 파들어 가는 것에 불과해, 같은 암흑 속 동굴에서 고통스레 땀을 흘리지만 나의 체험으로부터는 인간적인 의미의 단 한 조각도 만들어지지 않지. 불모의, 수치스러울 따름인 지긋지긋한 웅덩이 파기야. 나의 톰 소여는 끝없이 깊은 수혈 밑바닥에서 미쳐 버릴지도몰라.˝
˝내 경험으로는 인간에 관한 한 완전히 불모인 고통이란 건 없는 것 같아.˝…
P. 218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 있는 말이지만, 아이에 대해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찾아오는 아기를 맞아들이는 것뿐이랍니다. 자네는 아기를 맞아주는 대신 그를 거부하고 있는 건가요?
아버지라고 해서 타인의 생명을 거부하는 에고이즘이 허용되는걸까?˝
P. 255
˝아기가 우는 소리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구나˝ 하고 히미코는 아기 울음소리에 대항하여 자신도 소리를 질러 가며 말했다.
˝인간의 온갖 말의 모든 의미를 품고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
아기는 여전히 아이, 아이, 아이, 이야 , 이야, 이야 , 이에, 이에, 이에, 이에 하고 울었다.
˝우리가 그 말을 못 알아들어서 다행이야‘ 하고 버드는 불안해하며 말했다.
P. 275
˝자넨 이번 불행과 정면에서 맞서 잘 싸웠군 그래˝ 하고 교수가말했다.
˝아뇨, 저는 여러 번 도망치려 했었어요, 거의 도망쳐 버릴 뻔했었죠˝ 하고 버드는 말했다. 그러고는 자기도 모르게 원망스러움을 억누르는 듯한 음성이 되어 ˝하지만 이 현실의 삶을 살아 낸다고 하는 것은 결국 정통적으로 살도록 강요당하는 것인 모양이네요. 기만의 올무에 걸려 버릴 작정을 하고 있는데도 어느 샌가 그것을 거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그런 식으로요.˝
˝그렇게 하지 않고 현실의 삶을 살 수도 있다네, 버드, 기만에서 기만으로 개구리 뜀 뛰듯이 죽을 때까지 가는 인간도 있지.˝하고 교수는 말했다.
P. 186
불행의 유령에게 사로잡힌 인간이 이 근처에서 너 하나뿐이라고 오만하게 말하고 싶은 거야?
P. 14
나는 지금 아내가 아이를 낳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겠지.
또한 내가 꽤 오래전부터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싶다고 생각해 왔고
그 여행 뒤에 <아프리카의 하늘>이라는 모험기를 출판하는 것이 꿈속의 꿈이라는 것도 이야기하리라.
그리고 일단 아내가 출산하고 내가 가족이라는 감옥에 갇히게 된다면 (사실 결혼 후, 나는 그 감옥 안에 있는 것이지만)
아직 감옥의 뚜껑이 열려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태어날 아이가 그 뚜껑을 꽉 하고 내리덮어 버릴 것이다.
나는 이제 아프리카를 혼자서 여행한다는 건 완전히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이야기할 것이다.
P. 48
내 아들은 아폴리네르처럼
머리에 붕대를 감고 찾아왔다.
내가 모르는 어둡고 고독한 전장에서 부상당하여.
나는 아들을 전사자처럼 매장해야만 한다.
버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P. 73
버드는 머리가 둘 달린 것처럼 보이는 자기 아이와
언젠가 보았던 방사능 장애로 인한 장애아의
사진을 비교해 보려 했다.
하지만 버드에게 있어
아이의 이상 그것을 둘러싸고 타인과 이야기를
하긴 커녕 혼자서 다시 생각해 보려하는 것만으로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뜨거운 수치의 감성이
목구멍까지 치올라오는버드만의 고유한 불행이었다.
그것은 지구상의 모든 타인들과 공통의,
인류 모두에게 걸려 있는 문제는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아들의 경우는 단순한 액시던트 같은데˝ 하고
버드는 말했다.
P. 130
그리고 별안간 버드는 자신이
일종의 수치스런 욕망에 사로잡혀있다는 것을
실로 명확하게 깨달았다.
그것은 버드가 소아과의 창구에서
아기의 생존을 알았을 때
끔찍하게도 시커먼 멸구 떼처럼
그의 머릿속 암흑에 나타나 엄청난 기세로
증식하면서 그 자체의 의미를 점차 명확하게
만들어 온 열망이었다.
나와 아내에게 그 식물적 존재,
아기 괴물이 한평생 들러붙어 살아야 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P. 164
버드는 자신이 타인을 규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자긍심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몽을 가져왔어˝
하고 버드는 용서를 구하듯이 말했다.
˝어째서 자몽이야?˝
하고 아내가 날을 세웠다.
버드는 단박에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아아, 맞아, 당신은 자몽 냄새를 싫어하지?˝
버드는 자기혐오에 빠져 말했다.
˝어째서 또 나는 하필이면 자몽을 사온 거지?˝
˝당신은 나나 아기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거 아냐?
버드 당신이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잖아.
우린 결혼식 디저트를 정할 때 자몽 때문에 싸웠는데 그걸 잊은 거야?˝
P. 204
˝개인적인 체험 중에도 혼자서 그 체험의 동굴을 자꾸 나아가다 보면,
마침내 인간 일반에 관련된 진실의 전망이 열리는 샛길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체험이 있지?
그런 경우, 어쨌든 고통스런 개인에게는 고통 뒤의 열매가 주어지는 것이고
흑암의 동굴에서 괴로운 경험을 했지만 땅 위로 나올 수가 있음과 동시에 금화 주머니를 손에 넣었던 톰소여처럼!
그런데 지금 내가 개인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고역이란 놈은 다른 어떤 인간 세계로부터도
고립되어 있는 자기 혼자만의 수혈을 절망적으로 깊숙이 파들어 가는 것에 불과해,
같은 암흑 속 동굴에서 고통스레 땀을 흘리지만 나의 체험으로부터는 인간적인 의미의 단 한 조각도 만들어지지 않지.
불모의, 수치스러울 따름인 지긋지긋한 웅덩이 파기야.
나의 톰 소여는 끝없이 깊은 수혈 밑바닥에서 미쳐 버릴지도몰라.˝
P. 218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 있는 말이지만,
아이에 대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찾아오는 아기를 맞아들이는 것뿐이랍니다.
자네는 아기를 맞아주는 대신 그를 거부하고 있는 건가요?
아버지라고 해서 타인의 생명을 거부하는 에고이즘이 허용되는걸까?˝
P. 221
버드는 히미코가 지금 보였던 반발에 충격을 받았다.
버드는 히미코의 집을 찾아온 이후 언제나 자기본위로 행동했고 자기 스스로에게만 집착하여,
히미코를 자신의 의식 세계의 세포 하나 정도로밖에 느끼지 않았던 듯하다.
나는 어째서 이유도 없이 그런 식의 절대적인 권리를 확신하고 있었던 것일까?
나는 개인적인 불행의 번데기가 되어 불행의 고치 안쪽의 일밖에는 안중에 없었고
번데기로서의 특권을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P. 269
나는 아기 괴물에게서
수치스런 짓들을 무수히 거듭하여 도망치면서
도대체 무엇을 지키려 했던 것일까?
대체 어떤 나 자신을지켜내겠다고 시도한 것일까?
하고 버드는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기가 막혔다.
답은 제로였다.
P. 274
˝자넨 이번 불행과 정면에서 맞서 잘 싸웠군 그래˝
하고 교수가말했다.
˝아뇨.
저는 여러 번 도망치려 했었어요,
거의 도망쳐 버릴 뻔했었죠˝ 하고 버드는 말했다.
그러고는 자기도 모르게
원망스러움을 억누르는 듯한 음성이 되어
˝하지만 이 현실의 삶을 살아 낸다고 하는 것은
결국 정통적으로 살도록 강요당하는 것인 모양이네요.
기만의 올무에 걸려 버릴 작정을 하고 있는데도
어느 샌가 그것을 거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그런 식으로요.˝
˝그렇게 하지 않고 현실의 삶을 살 수도 있다네, 버드.
기만에서 기만으로 개구리 뜀 뛰듯이 죽을 때까디
가는 인간도 있지˝ 하고 교수는 말했다.
○ 출판사 서평
- 1964년 신초샤 문학상 수상,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이번에 을유세계문학전집의 제22권으로 출간되는 『개인적인 체험』은 오에 겐자부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중중 장애아를 둔 아버지가 내적 변화, 성장을 통해서 비극을 극복하고 공생과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오에는 “시적 언어로 현실과 신화가 혼재된 세계를 창조하고, 곤경에 처한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 당혹스러운 그림을 완성했다”라는 노벨상 위원회의 찬사와 함께 그만의 개성적인 작품 세계를 인정받아 1994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본 현대 문학의 세계적인 거장이다.
이 책을 번역한 서은혜 전주대학교 언어문화학부 교수는 오에 겐자부로의 『체인지링』을 포함해서 그의 많은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관련 연구 논문을 집필했으며 이번 작품에서 원작에 충실한 유려한 번역을 선보였다.
- 작품 소개 : 존재의 상처와 분노를 인간애와 공존으로 승화시킨 일본 현대 문학의 걸작
27세의 학원 강사 버드는 결혼한 후 아기가 생기지만 아프리카로의 모험 여행을 꿈꾸는 부동 (浮動)하는 젊음이다.
태어난 아기가 뇌 손상을 가진 장애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일체의 행동의 자유를 빼앗긴 현실에 절망하고, 아기에 대한 책임감에서 벗어나려 술과 옛 여자친구 히미코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개인적인 체험』은 지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의 죽음을 원하는 청년의 영혼 편력, 절망과 일탈의 나날을 그리고 있다.
출구 없는 현실에 놓인 현대인에게 재생의 희망은 있는지 물음을 던지는 오에 겐자부로의 수작 (秀作)이다.
이 작품은 오에의 인생과 작품 세계에 전환점이 되었으며 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이 작품은 1963년 6월 장남 히카리가 뇌에 장애를 지니고 태어난 일을 계기로 쓴 장편소설로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스웨덴어 등 10개 국어로 번역되어 읽힘으로써 국제적으로도 오에의 대표작으로 여겨져 왔으며, 오에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를 누린 작품이기도 하다.
그때까지 거침없는 상상력을 구사하여 충격적이고 외설스럽고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을 요설체로 떠들어 대던 젊은 작가가 처음으로 자신의 체험을 더듬더듬 진솔하게 꺼내 놓은 것이다.
이 책의 판본은 大江健三?, 個人的な?? (東京: 新潮社, 1981)이다.
이 작품의 원작 초판은 1964년에 신초샤에서 출간되었다.
그 후 1981년에 같은 출판사에서 작가의 감회를 담은 일종의 후기를 덧붙여 새로 출간했다.
“오에의 문장은 송곳처럼 직접적이고 진솔하다.” – 라이프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