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경제와 사회 : 공동체들
막스 베버 / 나남 / 2009.2.15
.미완의 유작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다
근대 서구 문화의 특성과 기원, 그리고 운명을 경제와 사회 사이의 연관이라는 세계사적 전망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막스 베버의 미완성 유작을 최대한 원전에 가깝게 번역하였다. 역사 속의 여러 경제 체제 법 종교 등 사회적 제도들이 갖는 구조적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베버가 중점적으로 추구한 ‘합리성의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공동체 행위의 다양한 유형들을 분석하고 있는 ‘공동체들의 일반적인 경제적 관계’, ‘시장’의 독특한 면을 분석, 제시한 ‘시장공동체, 국가 등 정치 공동체들의 대외정치적 관계를 분석한 ‘정치 공동체들’ 등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되는 막스 베버의 원전들을 수록하고 있다. 독일어 원전을 그대로 번역하여 더욱 의의가 있으며, 총 6권으로 나오는 베버의《경제와 사회》전집의 1권에 해당한다.

○ 목차
옮긴이 머리말
《경제와 사회》의 편집에 부쳐
편집자 서문
편집자 서론
:: 저술
공동체들의 일반적인 경제적 관계
가정공동체들
종족 공동체들
시장공동체
정치 공동체들
권력위세와 국민감정
‘계급’, ‘신분’, 그리고 ‘당’
:: 부록
전사신분
가정단체, 씨족, 그리고 이웃집단
:: 목록과 찾아보기
인명목록
용어설명
막스 베버가 인용한 문헌목록
인명 찾아보기
사항 찾아보기
《막스 베버 전집》의 구성과 편집규칙
제2부의 각 권의 순서: 서신
옮긴이 해제
약력

○ 저자소개 : 막스 베버(Maximilian Weber, Maximilian Carl Emil Weber)
독일의 사회사상가 막스 베버(1864~1920)는 칼 맑스, 에밀 뒤르켐 등과 함께 현대 사회학을 창시한 사상가 중의 하나로 꼽힌다.
역사, 경제, 정치, 법제도, 종교, 철학, 예술 등 거의 모든 인문-사회과학적 현상들을 자신의 인식지평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이 현상들의 사회학적 분석에 필요한 이론들과 개념장치를 구축해, 현대 사회학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주요 저작으로는 흔히 사회학적 개념구성의 ‘건축학’이라고 불리는 《경제와 사회》, 세계 대종교들을 다루는 《종교사회학 논문집》, 그리고 방법론적 구상을 담은 《과학론 논문집》 등이 있다.
– 편저자 : 볼프강 몸젠(Wolfgang J. Mommsen)
1930년 독일 마르부르크에서 출생. 마르부르크대학과 쾰른대학에서 역사학, 예술사, 철학 전공. 1959년 막스 베버의 사회학과 독일의 근대정치에 관한 논문으로 철학박사학위 취득. 1967년 교수취임자격 취득. 뒤셀도르프대학 역사학과 교수 역임. 1977~85년 영국 런던 소재의《독일사 연구소》소장. 1988~92년《독일 역사학자 협회》회장. 2004년 사망.
– 편저자 : 미하엘 마이어(Michael Meyer)
1965년 독일 출생. 뒤셀도르프대학에서 역사학 및 철학 전공. 1998년 철학박사학위 취득. 1991년 이래《막스 베버 전집》의 공동작업자로 활동.
– 역자 : 박성환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독일 보쿰대학 및 바이로이트대학에서 사회학 전공. 1990년 막스 베버의 사회학에 관한 논문으로 철학박사학위 취득. 현재 초당대학교 교수. 주요 저서로는《질서와 행위》(Ordnung und Handeln),《막스 베버의 문화사회학과 인간학》,《막스 베버의 한국사회론》. 주요 논문에는 “카리스마와 일상의 문화적 역학”, “문화적 근대의 본질과 특성: 게오르그 짐멜의 사회학적 미학을 중심으로”, “고전 사회학에 나타난 근대사회의 ‘행복’ 논리”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미완의 유작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다
〈국제사회학회〉가 1997년에 전 회원을 대상으로 ‘세기의 책’이라는 제목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을 때, 사회학의 비조 중의 하나인 막스 베버의《경제와 사회》가 수위를 차지했다.《경제와 사회》는 근대 서구 문화의 특성과 기원 그리고 운명을 경제와 사회 사이의 연관이라는 세계사적 전망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사회과학 저술이다.
《경제와 사회》는 미완의 유작이다. 이 때문에 후세의 연구자들은 베버 자신이《경제와 사회》에 부여한 지위와 텍스트의 형태 및 배열 순서를 둘러싸고 숱한 논쟁을 거듭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베버의 원고에 대한 ‘역사비판적’ 검토를 통해, (베버의 부인을 포함하여) 후대의 편집자들이 자의적으로 가한 변형을 제거하여 원형 그대로 복원하여〈베버 전집〉최종판을 만들려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 책은 그 일환으로서 총 6권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베버의《경제와 사회》의 제1권, 공동체들(막스 베버 전집 22-1)이다. 이것이 이 판본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의이다.
이 책에서 베버는 역사에 나타난 모든 ‘주요 공동체 형식들’에 대하여 하나의 완결된 서술을 제시할 생각이었다. 동시에 이 서술은 극히 다양한 유형의 사회적 질서와 거기서 나타나는 다양한 유형의 ‘경제행위’의 형식에 관하여 기본적인 사회학적 인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베버는 당시의 지배적 이론이었던 맑스주의 이론과 국민경제학파의 역사이론에 맞서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구성체에 대하여 자신만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러한 기획의 초기 형태를 우린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이 책의 두 번째 의의이다.
베버는 인문사회과학계의 마지막 대가로 불린다. 대가의 초기 원고를 읽는 재미는 그가 나중에 좀더 발전된 형태로 제시한 이론적 사유의 원형을, 혹은 원래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인데, 후학들에게는 발전된 이론보다는 이것이 오히려 더 풍부한 이론적 상상력과 통찰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이 책이 갖는 세 번째 의의이고, 내용면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의이다. 예컨대, 여기서 베버가 사용하는 공동체 개념은 퇴니스의 공동체/사회의 역사적 이분법과 다르다.
퇴니스는 중세의 유기적 ‘공동체’가 근대의 기계적 ‘사회’로 역사적으로 대체된다고 보았는 데 비해, 베버는 ‘공동체적 결합’과 ‘이익사회적 결합’은 모든 역사과정의 기본모형이라고 본다. ‘공동체’가 전적으로 감성적/감정적 관계를 통해 성립된 실체로서 이익사회적 결합의 형식들과 대립상태에 있지는 않았다. ‘공동체’는 순전히 목적합리적인 사회적 관계를 통해서도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공동체와 이익사회 간의 복잡한 착종관계를 연구하는 단초를 제공해준다.
.새로운 이론적 상상력의 원천
여러 글 중에서〈계급, 신분, 그리고 당〉을 제외하면 모두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되었다. 따라서, 손으로 꼽을 정도의 학자들을 제외하면, 여기에 실린 글을 직접 읽은 전공학자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더구나 베버의 의도를 최대한으로 살린 형태의 원고를 읽은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다수의 사회과학자들과 학생들에게 새로운 이론적 상상력의 원천이 되리라고 본다.
〈공동체들의 일반적인 경제적 관계〉는 공동체 행위가 경제활동에까지 연장되는 한에서 나타나는 공동체 행위의 다양한 유형들을 다룬다. 여기서 베버는 공동체행위의 형식들은 고유의 법칙성을 지니며, 경제적 조건에 완전히 소급되지 않으며, 상이한 정도로 경제와 관계를 갖는다고 본다.
〈가정공동체들〉에서 베버는 ‘공동체’ 일반의 원초적 형식을 다룬다. 가정공동체는 비록 성적 관계에서 출발하지만, 항상 부양공동체였고, 또 이때 비로소 상대적 지속과 안정을 이룬다. 이 맥락에서 베버는 여성에 관한 자유처분을 배타적으로 독점하려는 노력이 소유권의 원천이라고 보았으며, 이와 함께 가정공산주의가 가부장제로 대체되고, 이것이 이웃집단과 자치공동체 같은 이차적 ‘공동체적 결합’을, 나아가 씨족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이 맥락에서 모권제가 먼저 존재하다가 부권제로 대체되었다는 모건의 이론과 이를 대중화시킨 엥겔스를 비판한다. 다른 한편 그는 무제한적이었던 ‘아버지의 강제력’이 경제적 이유에서 점차 약화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종족 공동체들〉에서 그는 인종주의 이론을 거부하면서, 인종은 주관적 성질의 사회적 요인에 기반을 두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객관적 요인이 작용해도 그것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베버의 이런 관점은 민족이란 하나의 ‘상상된 공동체’이고 좁은 범위의 지식인 엘리트를 통해 만들어진 다음에 점차 광범위한 인뢱층의 의식 속에서 기반을 갖게 된다는 견해의 출발점을 제공한다.
〈시장공동체〉가 다른 ‘공동체 형식들’과 다른 점은, 시장참여자는 전적으로 목적 합리적 동기에 좌우된다는 점이다. 시장공동체는 재화교환에 대한 참여자들의 공통된 이해관계를 통해 성립하며, 시장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는 이유도 참여자들이 거래관계의 계속에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정치공동체’의 과제는 원래 외부위협으로부터의 보호에 있었다. 그러나 국가가 등장하면서 물리적 강제력의 독점적 사용(physische Gewaltanwendung)이 등장하는데, 국가는 자국민을 상대로 강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동시에 공동체 행위(강제력의 사용)의 적법성에 대한 믿음, 즉 지배의 정당성(Legitimitatseinverstandnis)에 대한 믿음이 발전한다.
〈권력위세와 국민감정〉에서는 ‘정치 공동체들’의 대외정치적 관계를 다룬다. 여기서 베버는 대외팽창에 따른 ‘위세’의 증대, 즉 국가 힘의 증대에 따른 엘리트의 사회적 및 경제적 지위 증대를 강조하고, 경제적 이윤기회를 추가요인으로 부가한다.
〈‘계급’, ‘신분’, 그리고 ‘당’〉에서 문제는 계급상태나 신분적 소속 자체가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베버에 의하면, ‘계급상태’가 반드시 상응하는 공동체 행위를 초래하지는 않고, 계급상태와 그 원인 및 결과가 부당한 것으로 인식될 때만 그렇게 된다. 이에 반해, 명예라는 특유한 개념과 특수한 삶의 방식을 통해 성립되는 신분은 그 자체로 공동체행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권력’이란 자원에 바탕을 두는 당과 관련해서는 당이 경향적으로 초국가적성격을 지닌다는 지적이 흥미롭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