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고대 신전 오디세이 : 아부심벨에서 마추픽추까지 잊혀진 인간들의 이야기
이종호 / 신인문사 / 2010.2.19
– 아브심벨에서 마추픽추까지 고대 신전을 여행하다!
과학자이면서 고대 문명 탐사가인 이종호의 『고대 신전 오디세이』. 세계 곳곳에 아직 남아 있는 고대의 대표적 성스러운 공간인 고대 신전을 둘러보면서, 시간과 자연 속에 묻혀져버린 인간의 이야기를 밝혀내 들려주고 있다. 크로마뇽인의 동굴벽화를 출발점으로 영국, 이집트, 중국, 이스라엘, 그리스, 멕시코 등에 남겨진 고대 신전을 통해 고대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현대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감동과 신비감을 느끼게 해준다. 아울러 고대인의 삶 속으로 파고들어 그들이 생각한 우주와 시간의 의미까지 구현해낸다. 고대 신전의 모습을 담은 그림과 사진을 풍부하게 담아내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 목차
0 여행을 시작하며
1 크로마뇽인의 동굴벽화: 우리가 떠나왔던 주술적 세계의 추억
2 솔즈베리 평원의 거인, 스톤헨지: 삶과 죽음이 함께 어울렸던 곳
3 신전의 나라, 이집트: 자연을 신으로 삼고 국토를 신전으로 뒤덮다
4 중국 우하량의 신비의 왕국: 한국과 중국의 고고학계를 충격에 빠뜨린 여신전
5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성전: 신화의 세계는 지금도 계속된다
6 에페수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인간들의 최후 피난처였던 세계 7대 불가사의
7 신전의 대명사, 델포이와 파르테논 신전: 세상의 중심에서 신의 뜻을 구하다
8 오티와칸과 치첸이트사의 피라미드 신전: 왜 사람을 신의 제물로 바쳤을까?
9 잉카 수도 쿠스코와 마추픽추: 안데스의 고봉 속에 감춰진 신성의 도시
주석
– 저자소개 : 이종호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와 과학국가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문부성이 주최하는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에서 연구했다.
과학기술처장관상, 태양에너지학회상,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으며, 기초 없이 빌딩을 50층 이상 올릴 수 있는 ‘역피라미드 공법’을 비롯해 특허 10여 개를 20여 개국에 출원하는 등 이론과 실제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그동안 『포스트 코로나 로드맵』,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전2권),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전2권), 『과학문화유산답사기』(전4권), 『미스터리와 진실』(전3권), 『황금보검의 비밀』, 『과학 삼국유사』, 『과학 삼국사기』, 『과학으로 보는 삼국지』, 『파라오의 저주』, 『천재를 이긴 천재들』(전2권), 『세계 불가사의 여행』, 『세계사를 뒤흔든 발굴』, 『노벨상이 만든 세상』 등 100여 권을 집필했다.
– 출판사 서평
.고대인들은 어떻게 삶의 의미를 만들었을까
미국의 저명한 종교학자 엘리아데는 시간의 공포에 굴복해야 하는 현대인과 달리 고대인은 다양한 행동을 통해서 영원을 추구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성스러움’의 발견이다. 즉, 신화와 의례를 통해 고대인들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 끊임없이 가치를 부여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고대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인이 보기에 영국의 스톤헨지나 크로마뇽인들이 남긴 동굴 벽화는 실용적 목적도 없고 심미적 가치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조금 심층적인 결을 볼 수 있다면 고대인들이 남긴 유산들은 결국 고대인들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나름의 방식이었다. 『고대 신전 오디세이』는 이집트, 예루살렘 등 고대문명이 활짝 꽃을 피웠던 곳의 유물과 유적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신전을 비롯한 다양한 유적지를 살펴봄으로써 물질문명과 기계문명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진지하게 물음을 던지는 듯하다. 첨단의 문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인에 비해 고대인은 빈곤하고 불행했던 존재일까. 원시사회에서 살던 사람들은 나름의 세계관과 생활 방식이 있었고 현대인의 잣대로 보기에도 우리보다 훌륭한 문화가 있다. 따라서 현대인의 잣대로 고대인의 삶을 함부로 제단하지 말 것을 책은 당부하고 있다.
.고대인들의 대서사시가 시작되다!
주거 지역과 동떨어진, 현대인들도 들어가기가 겁나는 미로와 같은 동굴 깊숙한 곳에 크로마뇽인들은 왜 동굴벽화를 그렸을까? 단순한 놀이와 예술 행위로만 보기에는 동굴벽화를 그린 장소가 이상하다. 발견된 뼈들로 볼 때 사냥 대상과 그림 대상이 반드시 일치하지도 않는다. 위험과 불편을 무릅쓰고 그들이 그곳에 그림을 그려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솔즈베리 평원에 세워진 기괴한 느낌의 스톤헨지 역시 의문투성이다. 로마제국의 손길이 닿기 전에는 문명의 숨길이 미치지 않은 야만인의 땅으로만 여겨졌던 곳에 거대한 스톤헨지는 서 있다. 그 때문에 스톤헨지를 놓고 거인들의 작품, 전설 속 인물들이 세운 곳, 고대 로마인들이 세운 건축물, 고대인의 천문관측대 등 온갖 신화와 전설과 추측이 난무했다. 그런데 최근 학자들이 스톤헨지와 가까운 곳의 더링턴 벽과 우드헨지 등을 함께 발굴하면서 스톤헨지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풀렸다.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생각은 황하 문명 중심론이었다. 황하 문명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이는 한족의 중화 문명으로 이어지며 이 지역의 역사를 선도해왔다는 것이다. 그런 중국인들이 얼마 전부터 한족 중심의 역사관을 폐기하고, 과거 오랑캐로 치부하던 지역의 집단을 중화민족으로 끌어들이는가 하면 중국 역사의 상한선을 더 고대로 끌어올렸다. 이는 동이족 혹은 동호족의 무대로 알려진 중국 우하량에서, 기원전 3500년 무렵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여신전(女神殿)이 발견된 것이 그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아울러 이는 단군신화를 신화로만 치부하며 고조선의 실체를 부정하던 한국의 많은 학자들에게도 충격을 안겨줬다. 단군조선 연대는 물론 그보다 이미 1천 년 전에 우하량 일대에 나라가 있었음을 알려주는 유적들이 발굴되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중국 우하량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고대인들의 신전은 지금의 우리에게 무엇일까?
신전은 절대적이고 성스러운 세계를 3차원 공간으로 만들어 절대자가 그 안에서 거주할 수 있게 한 곳이다. 물론 성스러운 공간은 인간의 건축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자연 공간 전체가 상징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스인의 올림포스산, 아프리카 동부 마사이족의 킬리만자로산, 힌두교도나 불교도 들의 히말라야산맥 카일라스산이 그러했다. 과거 영국에 살던 켈트인들은 영국 남서부의 글래스턴베리를 저승의 입구, 죽은 자들의 섬으로 여기며 숭배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을 어디에서나 찾을 수는 없기에 고대인들은 여러 상징들로 가득한 신성한 공간을 인위적으로 세웠다. 이들 공간은 벽이나 해자, 기둥 등을 통해 세속과 구별되는가 하면 아예 주거지와 분리된 성스러운 도시로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들은 이러한 신전을 통해 신성하고 영속적인 세계와 연결되었다. 때로는 거대한 우주적인 사건과 연결되기도 했다.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자유와 개성과 합리성은 몰랐을지 모르지만 대신 그들은 그 속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을 누리기도 하였다. 옛 예술 작품들이 시공을 초원해 우리에게 감동을 주듯이 고대 신전은 현대인들에게 신비감과 함께 감동을 안겨준다.
.신전을 통해 들여다본 고대 세계
『고대 신전 오디세이』는 세계 각 곳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우리와 달랐던 그러나 우리와 같은 인간들이었던 고대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위의 주제 외에도 카르나크에서 아부심벨까지 온갖 거대한 신전들을 세웠던 고대 이집트 세계, 예루살렘 성전산 바위 사원의 바위를 둘러싸고 유대교와 기독교와 이슬람 등 세계 3대 유일신 종교들의 현대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또 인간들은 물론 동식물들에게도 최후의 피난처 역할을 수행하며, 그 지역 일대의 에페수스인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주고 알렉산더 대왕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던 고대 세계의 전설적인 건물인 아르테미스 신전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중해 주변 일대에서 가장 유명한 신탁소(신의 계시를 받는 곳)였던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과 신전 건축의 대명사인 파르테논 신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아울러 수많은 사람을 신의 제물로 바쳤던 아직도 많은 것들이 의문에 휩싸여 있는 멕시코 일대의 테오티와칸과 치첸이트사의 거대한 피라미드 신전, 그리고 잉카 태양 신전의 독특한 건축미와 그들의 독특한 삶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들을 신비한 미지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 .
.고대인들에게 신전이란 무엇이었을까?
고대인들에게 종교나 신화는 자연과 인간사를 바라보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그리고 종교와 신화는 현대사회의 대학이나 기상청, 병원, 국립현충원, 점쟁이, 도서관, 각종 수련기관 심지어는 정치 영?의 일부 기능까지 수행했다. 당연히 신을 모신 신전은 그 집단의 가장 성스러운 장소였다. 또한 그 집단의 규범과 지식의 가장 중요한 잣대를 제공해주는 곳이었다. 즉 신전은 그 집단이 가진 최고의 능력을 집대성한 장소였다. 『고대 신전 오디세이』는 문명이 시작되기 전인 크로마뇽인의 동굴에서 각 문명의 절정기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 지역의 주요 신전을 살피고 있다.
.고대인도 현대인도 모두 인간이다
우리는 미래는 물론 과거까지 현대의 잣대로 바라본다. 그러나 원시사회에서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인간들은 세상을 보는 그 나름의 잣대들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현대라는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 누가 더 빨리 달리는 탈것을 가졌느냐 하는 현대적인 잣대로만 바라본다면 원시사회나 고대사회의 삶은 무시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최첨단의 스포츠카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과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것은 서로 다른 영역이다. 이 둘 사이에는 비교가 가능한 영역이 존재하지만 비교하기 힘든 영역도 존재한다. 둘 다 너무 다양한 삶의 의미와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갈 수 있는 사람은 삶의 편리함을 만끽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괴나리봇짐을 메고 산과 들을 보름 동안 걸어갔던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영원히 맛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현대인들은 삶을 보다 편리하게 보낼 온갖 장치들을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그 한편에서 옛날 사람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장비로 뙤약볕 아래서 공을 차고, 산을 오르고, 낚시를 하고, 사냥을 즐긴다. 트레킹은 남아프리카에 살던 원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이주하며 살던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옛날 사람들의 것은 무시해야 할 문화이고, 요즘 사람들이 하면 부러운 문화가 되는 건 아닐 것이다. 대양을 항해하는 초호화 유람선이나 거친 강물에서 즐기는 카누나 그 나름의 맛과 즐거움이 있다. 우리는 원시인이나 고대인을 폄하하지만 그들이 평소에 하던 것을 따라 하면서 삶의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고대의 신전을 돌아보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다양한 면에 대한 발견이자 지금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