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근대 세계관의 역사 : 칸트, 괴테, 니체
게오르그 짐멜 / 길 / 2007.1.31

일반적으로 짐멜을 사회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회학은 그의 ‘부전공’이며 철학이 ‘주전공’이었다.
그는 칸트와 괴테, 그리고 니체에 대해 다양한 글을 남겼다.
이 책은 근대 세계관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칸트, 괴테, 니체에 대한 게오르그 짐멜의 글을 선별해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 목차
제1장 칸트와 괴테
제2장 괴테와 칸트의 도덕적 세계관에 대하여
제3장 니체와 칸트
제4장 개인주의의 두 형식
제5장 칸트의 의무와 행복 이론
제6장 괴테에 대한 주석
제7장 니체의 이해를 위하여
해제 : 양적 개인주의와 질적 개인주의의 종합

○ 저자소개 : 게오르그 짐멜 (Georg Simmel, 1858~1918)
게오르그 짐멜 (Georg Simmel, 1858~1918)은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슈트라스부르크에서 세상을 떠났다.
베를린 대학에서 역사학, 민족심리학, 철학, 예술사 및 고대 이탈리아어를 공부했으며, 칸트 철학에 대한 연구로 1881년 박사학위를, 그리고 1884년 ‘하빌리타치온’ (대학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학자로서의 짐멜은 불운했다.
1885년부터 베를린 대학 철학과에서 사강사로 가르치기 시작했으나, 아주 오랫동안 사강사와 무급의 부교수로 재직하다가 세상을 떠나기 4년 전인 1914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슈트라스부르크 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그는 학계에서 주변인, 아니 이방인이었다.
그러나 짐멜은 『돈의 철학』(1900)을 위시해 『사회분화론』 (1890), 『역사철학의 문제들』(1892), 『도덕과학 서설』(1892~93), 『칸트』(1904), 『칸트와 괴테』(1906), 『쇼펜하우어와 니체』(1907), 『사회학』(1908), 『철학의 주요 문제들』(1910), 『괴테』(1913), 『렘브란트』(1916), 『사회학의 근본 문제들』(1917), 『현대 문화의 갈등』 (1918)을 비롯해 사회학, (사회)심리학, 문화철학, 예술철학, 인식론, 윤리학, 형이상학, 미학 등에서 다양한 저서를 남겼으며 수많은 글을 발표했다.

특히 그의 철학적 주저인 『돈의 철학』에서는 경험적 현실세계로 임하는 철학, 또는 달리 말해 경험과학의 차안과 피안에 위치하는 철학을 제시했으며, 이에 입각해 돈과 개인의 자유 및 인격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논구했다.
또한 그의 사회학적 주저로 꼽히는 『사회학』을 비롯한 여러 저술에서 형식사회학을 구축해 사회학적 인식에서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으며, 1909년 막스 베버 및 베르너 좀바르트 등과 더불어 독일사회학회를 창립하여 사회학의 제도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짐멜이 남긴 방대한 지적 유산은 총 24권으로 된 『게오르그 짐멜 전집』에 담겨 있다.
오늘날의 모더니티 담론과 포스트모더니티 담론은 짐멜이라는 거대한 정신세계에 회귀하면서 더욱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
– 역자 : 김덕영
1958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사회학 마기스터 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카셀 대학에서 게오르그 짐멜과 막스 베버에 대한 비교연구 논문과 사회학 및 철학에 대한 강의를 바탕으로 ‘하빌리타치온’을 취득했다. 현재 카셀 대학 사회학과에서 가르치면서 저술과 번역에 전념하고 있으며, ‘게오르그 짐멜 선집’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저서로 『현대의 현상학-게오르그 짐멜 연구』『주체 · 의미 · 문화-문화의 철학과 사회학』『논쟁의 역사를 통해 본 사회학』『짐멜이냐 베버냐』『기술의 역사』등이 있다.
○ 책 속으로
괴테가 그의 정신적 삶을 관통해 끊임없이 예술적 직관을 하는 것은 단지 그의 예술가 기질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이 기질은 세계를 직관함으로써 다시 한 번 이 세계와 물리적으로 통일되는데, 바로 여기에 천재의 형이상학적 본질이 존재한다. 괴테의 부단한 예술적 직관은 동시에 내적인 어두운 세력에 대한 평형추였다.
즉 과거의 그늘을 없애버리는 현재의 등불이었던 것이다. 그가 직관에 대해, 그리고 현재적인 것의 생동감에 대해 말하는 경우, 그것은 안도나 해방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괴테가 충격적인 체험에서 받은 중압감을 간과해왔다. 충격적인 체험은 기억되면서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왜냐하면 단지 그의 예술적 창조, 즉 투쟁의 명백한 결말에서 승리를 거둔 엄청난 저항력만을 보았기 때문이다. – 143쪽에서

○ 출판사 서평
스스로 이방인, 주변인이라 칭하고 작고할 때까지 결코 정식 교단에 서보지 못했던 불우한 사회학자 짐멜. 하지만 1980년대 들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현대 사회학계의 거장 게오르그 짐멜 (Georg Simmel, 1858~1918). ‘돈의 철학’으로도 유명한 게오르그 짐멜이 독일 카셀대에서 하빌리타치온 (Habilitation, 대학교수 자격논문)까지 취득한 김덕영 교수에 의해 본격 소개된다.
짐멜은 칸트, 괴테, 니체 등 근대 세계관의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철학자들을 다룬다. 짐멜에게 칸트는 인식론의 토대이고, 괴테는 통일성의 원칙이며, 니체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의 대상이다.
칸트의 철학은 근대와 근대인에게서 관찰할 수 있는 분화와 경계지음으로 특징지워질 수 있다. 이는 곧 주체와 객체의 거리두기, 즉 주체로서의 개인의 자율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로 외적 상황과 조건에 종속적이지 않은 모습을 형상화시킨다. 형식과 내용의 분리로 끌어온 칸트의 인식론은 그대로 짐멜의 사유체계에서도 적용되는데 이것이 바로 분화와 경계지음이다.
이에 반해 짐멜은 괴테에게서 통일성의 원칙을 발견한다. 신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 자연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전체와 부분, 내면과 외부, 감성과 오성, 인식과 행위 등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이 세계는 통일성의 원칙에 따라 지배되게 된다. 짐멜에게 괴테의 삶과 작품은 곧 ‘주체의 객관화’의 전형으로 파악된다.
짐멜에게 니체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의 대상이다. 처음에 짐멜은 니체의 사유에 대해 모순투성이 내지 사소한 것이라고 여겼지만 1890년대 들어 그의 철학의 위대성을 발견하게 된다. 짐멜은 니체 철학에서 개인 다수의 상호 의존과 작용에 기초하는 사회적인 것 외에도, 사회로 해체되지 않고 내적으로 완전히 자족적인 세계인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것이 존재함을 본다. 니체의 지적 세계에는 현대세계와 현대인의 삶의 근본적인 두 가지 원칙과 경향 가운데 하나인 개인주의가 뛰어나게 형상화되어 있는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