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존 스콧슨 / 한길사 / 2005.1.10
‘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 최근 몇 년째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념논쟁을 통해 너무 친숙해진 개념들이다. 그 논쟁에서 기득권자는 대개 권력에 집착하고 개혁을 거부하는 비도덕적인 수구세력과 동의어로 사용되었고, 아웃사이더는 스스로 권력으로부터 벗어나 약자편에서 투쟁하는 진보주의자를 지칭하는 도덕적 기호로 부상하였다.
진보세력이 이데올로기 투쟁의 수단으로 창간했던 잡지의 이름이 ‘아웃사이더’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단어의 긍정적 함의는 충분히 증명된다. 다시 말해 한국사회에서 기득권자는 누구나 듣기 싫어하는 욕설이 되었고, 아웃사이더는 권력에 물들지 않은 순수함의 상징, 진보적 투사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엘리아스는 낯익고 친숙한 이 개념이 지칭하는 사태에 대해 우리가 정말 얼마나 알고 있는지 진지하게 되묻는다.
○ 목차
권력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l 옮긴이의 말
Ⅰ. 기득권자 – 아웃사이더 – 관계의 이론
집단카리스마를 가진 인간들
권력차이의 근원
집단 사이의 낙인찍기와 편견
집단 카리스마와 집단 치욕
불결한 아웃사이더
인종편견에 숨은 사회적 역학
비경제적 차원에서 본 집단갈등
집단환상의 면죄부
‘오래 된 집안’의 특별한 친밀감
집단의 의견이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
우리 – 이상은 집단적 질병의 징후
기득권 집단의 낙인찍기
카스트 질서의 근본구조
아웃사이더의 반격
Ⅱ. 윈스턴 파르바 마을의 권력관계
서론
- 연구방식에 관한 고찰
불평등한 서열
가설적 모델의 결합태와 집단 이미지
결합태 연구의 발전성 - 이웃관계의 형성과정
윈스턴 파르바 마을의 생성과 변화
이방인과 토박이의 마찰
공동체의 구조를 밝히는 이론적 모델 - 1구역과 2구역의 전체 인상
마을의 명망가 구의원 드류 씨
1구역과 2구역 사람들의 생활방식
‘마을’의 서열 매김 - 2구역의 모친 중심적 가정
이웃간의 유대와 강한 가족적 결속
여성들의 가족 내 역할
마을의 높은 협동심은 전통 - 지역단체들과 ‘오래 된 집안’의 네트워크
여가활동의 참여기회
에버그린 노인 클럽
‘마을’의 자랑스러운 전통 클럽
지역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다
‘마을’의 권력 엘리트 - 3구역의 전체 인상
의지할 곳 없는 ‘집단거주지’ 사람들
‘이글’에서의 냉대
자기 구역의 부정
전체를 왜곡하는 소수의 문제가정
조용한 삶을 택한 3구역 주민들 - 수다에 관해
소문의 오락성
소문과 집단의 의사소통
수다의 통합기능과 배척기능
집단 카리스마와 개인의 정체성 - 윈스턴 파르바의 청소년
지역사회의 사회적 통제
공허한 여가 시간의 고통
정체성 형성의 상이한 조건
사회학적 유전과 분열의 재상산
최고 악역을 담당한 ‘보이즈’
‘문제가정’의 이주와 범죄율의 하락
사회적 서열의 재생산 메커니즘 - 결론: 개인은 항상 결합태 속에 있다
지역공동체 연구
‘오래된’집단의 특징과 의미
근본적인 유형의 결합태
아노미 개념과 문제
개인과 사회의 관계
부록1 동일시의 사회학적 측면
부록2 사회구조와 아노미 개념에 관한 메모
부록3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관계
Ⅲ. 메이컴 모델: ‘앵무새 죽이기’에 담긴 흑백갈등
마르트스의 권력차이
‘앵무새 죽이기’에 담긴 흑백갈등
메이컴의 백인 사회
자기 집단의 가치를 높이려는 욕망
참고문헌
찾아보기
○ 저자소개 :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존 스콧슨
- 저자 :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Norbert Elias, 1897 ~ 1990)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Norbert Elias, 1897년 6월 22일 ~ 1990년 8월 1일)는 유대계 독일인 사회학자로, 나중에 영국으로 망명하였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Norbert Elias)는 1897년에 브레슬라우에서 태어난 독일의 유대계 사회학자다. 브레슬라우 대학에서 철학과 의학을 공부했고, 1924년 신칸트학파 철학자 리하르트 회니히스발트를 지도교수로 하여 박사학위 논문으로 ‘이념과 개인 : Idee und Individuum’을 발표했다. 1925년 엘리아스는 당시 사회과학과 철학의 중심지였던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 가서 사회학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에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문화사회학자인 알프레트 베버 밑에서 근대 과학의 발달에 관해 연구했으나, 1930년 이를 포기하고 친구였던 젊은 교수 카를 만하임을 따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그의 조교가 되었다. 엘리아스는 이곳에서 교수자격청구 논문으로 ‘궁정사회’를 집필하기 시작했으나, 1933년 나치 집권으로 만하임의 사회학연구소가 문을 닫으면서 엘리아스도 파리로 도피했다. 1935년 다시 영국으로 망명한 엘리아스는 대작 ‘문명화 과정’을 써서 1939년에 출판했다.
그후 케임브리지에 머물며 여러 곳에서 강의하면서 집단심리치료 공부도 했다. 1954년 레스터 대학에 전임강사로 임용되었고 1962년 정년퇴임 때까지 이곳에서 8년간 강의했다.
일부 사회학자와 역사학자 사이에서만 회자되던 ‘문명화 과정’이 1969년 재출간되면서 엘리아스는 뒤늦게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현대 사회학계의 거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1977년에 ‘아도르노 상’을, 1987년엔 ‘사회학 및 사회과학 부문 유럽 아말피 상’을 수상했다. 그밖에 ‘사회학이란 무엇인가?’ (1970), ‘죽어가는 자의 고독’ (1982), ‘인간의 조건’ (1985), ‘개인의 사회’ (1987) 등을 저술을 남겼다.
1990년 8월 1일, 암스테르담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 저자 : 존 스콧슨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영국 에섹스대학교의 사회학과 교수였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 플리머스대학교의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회 계층화, 경영 조직, 경제 권력, 엘리트 파워, 사회학 이론 등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강의를 해 왔으며, 사회 연구 방법론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주요 저서로 『기업, 계급, 그리고 자본주의』(1985), 『기록의 유물: 사회연구의 다큐멘터리 소스』(1990), 『누가 영국을 지배하는가?』(1991), 『빈곤과 부』(1994), 『사회학적 이론』(1995), 『계층화와 권력』(1996), 『기업경영과 자본주의 계급들』(1997), 『권력』(2001) 등이 있다.
The Journal of the European Sociological Association과 European Societies의 편집자이며, 1970년부터 British Sociological Association의 평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그 기간 동안 소식지 편집자, 총비서, 회계감사, 의장, 위원장, 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명예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영국의 The Royal Society of Arts와 The British Academy의 펠로이며, The Academy of Learned Society in the Social Sciences의 회원이다. - 역자 : 박미애
1955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에서 사회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유교예법을 통한 가부장제도Patriarchat durch konfuzianische Anstandsnormen》 《인간복제에 관한 철학적 성찰》(공저) 등이 있으며, 《막스 베버》 《새로운 불투명성》 《문명화 과정 1, 2》《로자 룩셈부르크》 《생각 붙잡기》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공역)《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 《냉소적 이성비판 1》(공역), 《전체주의의 기원》(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책 속으로
윈스턴 파르바의 길거리를 우연히 걷게 된 방문객이라면 한 구역 주민들이 너무나 분명하게 다른 구역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아마 놀랄 것이다. 주택의 정도로 볼 때 두 구역의 차이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 그들 사이에는 국적 차이도, 출신 민족, 피부색 또는 인종 차이도 없었다.
… 유일한 차이라면, 한 구역 주민들은 2, 3세대 전부터 거주해왔던 주민이었고, 다른 구역 사람들은 새로 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첫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상급자이며 더 훌륭한 인간종자인 것처럼 행세하게 하는 것인가? – 본문 20쪽 중에서
○ 출판사 서평
기득권자 대 아웃사이더의 구도는 과연 사회적 불평등에서 기인한 것인가? 지은이는 1960년대 런던 근교의 파르바 마을에서 일어난 권력 및 인간관계를 가치중립적 입장에서 살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계급, 신분, 계층과 무관한 노동자 주거 지역인 파르바 마을에서도 기득권자와 아웃사이더 계층이 생겨나고 분리된다. 파르바 마을의 예는 보편적 인간관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미시사회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지은이는 물질의 독점 사용으로 권력차이를 설명하려는 기존 이론의 한계에서 벗어나, 권력이 집단의 응집력에서 생겨나며 권력의 차이가 인간성 차이로 바뀌는 모습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즉 기득권 집단이 다른 집단을 아웃사이더로 낙인찍고, 그들이 열등 집단이라는 통념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이에 저항하지 못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 사회 및 국내 정치 상황을 돌아보게 된다.
○ 독자의 평
대한민국 강남과 강북의 격차는 나날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강남 거주자의 60%인가가 세 채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뉴스도 얼마 전 있었다. 이러한 격차는 단지 경제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소위 명문대로 불리는 학교에는 강남 거주자들의 비율이 높다는 통계도 있다. 강남과 강북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패션이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경제적인 것이 전제된 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파급 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연구해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은 영국의 윈스턴 파르바 라는 마을에 대한 연구를 담고 있다. 마을은 세 구역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물론 1구역과 2,3구역간에는 외관상으로 좀 차이가 있긴 했으나) 노동자 계층이 거주한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이들 구역간에 그다지 차이가 없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이들 구역은 형성된 배경, 시기에 있어서 차이점을 지니고 있었고, 그 차이점만큼이나 삶의 양태에서도 사뭇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1구역은 이 마을에 가장 먼저 정착한 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구역이었다. 상대적으로 2,3구역에 비해 집값은 비쌌고, 거리는 깨끗했다. 거주자들은 자신들의 사생활을 존중 받고 싶어했으며, 자신들의 삶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도 이들의 삶은 2,3구역 거주자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1구역에 거주한다는 것은 윈스턴 파르바 사람들에게 성공을 의미했으니 말이다. 2구역은 1구역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 마을에 정착해 나름대로의 문화를 형성한 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그들 간에는 왕래가 많았고, 2구역에 속한 사람들끼리는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있는 듯했다. 이 구역에 속한 이 한 명을 인터뷰한 사실이 구역 사람들 전부에게 퍼질 정도로 그들은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반면 3구역은 정착한 지 얼마 안 되는, 소위 아웃사이더들로 이루어진 집단이었다. 그들이 거주하는 집은 1,2구역에 위치한 집들에 비해 작고 허름했으며, 그들 대다수는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숙련공이었다. 이러한 차이점은 단지 하나의 사실에 머무르지 않았다. 1,2구역 사람들은 자신들을 3구역과 끊임없이 구분하고 있었다. 교회나 술집 등에서 그들은 3구역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으며 내부자, 즉 1,2구역 거주자들이 3구역 거주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들은 윈스턴 파르바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3구역 사람들에 의해 3구역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3구역에 거주하는 청소년 대다수가 1,2구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과 그리 다르지 않은, 가정 안에서의 평범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소수의 3구역 출신 문제아들을 통해 3구역 사람들 전체를 정의했다. 이러한 낙인의 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해 3구역 거주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자신들이 1,2구역 거주자들에 비해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 싶다는 생각도 품고 있었다.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지금까지 나의 삶을 돌이켜 보았다. 7살 때 이 곳으로 이사를 왔으니 지금 살고 있는 곳에 거주한 지도 꽤 오래되었다. 같은 동네, 같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 때 살던 동과 지금 살고 있는 동에서의 삶은 다르다. 상대적으로 작은 아파트에 살았던 이전에는 이웃과의 왕래가 잦았다. 어느 집에 누가 사는지, 부모가 어떤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지 등 거주자들은 서로에 대해 익숙했다. 같은 층에 거주하는 이들끼리 단체로 외출하는 경우도 잦았고… 하지만 지금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는 예전과 같은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옆집일지라도 누가 거주하는지 얼굴도 모르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행해지는 반상회 등을 제외하면 만남의 기회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사회학은 이처럼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한다. 관심을 가지는 그 순간부터 하나의 현상은 현상 이상의 것으로 변화하게 된다. ‘왜?’ 라는 질문을 던지기 보다는 모든 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